연어입니다. 처음으로 폰을 통해 글과 그림을 모두 올려 봅니다. 글만 써본적은 있지만 그림까지 핸드폰으로 올려보는건 처음이네요.
저는 지금 막 태국 방콕에서 아침을 맞았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연휴 첫 날을 어떻게 시작하고 계신지요.
한국 출국후 중국 광저우를 경유하여 밤늦게 도착한 저희 일행은 체크인을 하고보니 얼추 밤 12시가 다 된 상황이었습니다. 틈틈이 라운지와 기내에서 기내식으로 배를 채워 놓아 배가 고픈건 아니었는데 뭐라도 배를 채워야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드는지 친구 한 명이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먹을걸 잔뜩 사왔더군요.
음.. 한국 탈출자들끼리 오손도손(?) 밤참을 챙겨 먹으며 이렇게 첫 날을 마감했네요. 당연지사 눈을 뜬 지금 라면에 불어버린 얼굴이… 어쨌거나 어제를 여행 시작의 1일차로 잡고 여행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미혼남 3명의 명절 탈출기
이번 여행은 미혼남 3명의 명절 탈출기이자 제게는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볼만한 유럽 일주의 첫 발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여름 휴가 때 독일 여행중 이웃나라 체코(프라하)를 잠깐 다녀오긴 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일정을 잡아 투어를 하는 것이니까요. 많은 분들이 청춘 시절 배낭여행으로 유럽 일주를 하셨겠지만 아쉽게도 저는 그러지 못했었습니다.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나름 돈질이 가능해 (표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비즈니스석도 끊고, 운전도 할 수 있게 되니까 기차가 아닌 차를 렌트하여 좀 더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 졌긴 했는데,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여행 시간을 빼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고 한정된 일정 속에 많은 여행지를 채워 넣으려다 보니 이래나 저래나 빡빡한 것은 다를 바 없는 것 같군요.
이제는 명절 때마다 꽤 압박에 시달려야 하는 저와 끝없이 해외를 싸돌아(?) 댕기려 하는 친구A가 함께 여행 계획을 세운 가운데 얼마전 모친상으로 마지막 가족을 떠나 보내야 했던 친구B가 넌지시 합류 의사를 밝혀와 3명이 여행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사실 친구A는 밤에 빗길 아우토반을 리미트까지(240km/h) 밟아버린 친구3과 동일인입니다. 저의 가장 오래된 친구 중 한명이고 마음도 잘 맞는 녀석이죠. 그러고 보니 이 친구에 대해 얘기만 해도 몇 달간 소재가 딸릴 일은 없겠네요. 소재 고갈시 친구팔이 좀 해서 스달을 벌어야 겠습니다.
친구B는 초중고 모두 같은 학교를 나온 동창인데, 이상하게 서로 이름과 안면만 있을 뿐 가까이 지내본 적은 없었습니다. 친구A와 친하다 보니 이번 여행 준비를 계기로 늦은 우정을 쌓아가고 있지요. 이친구에겐 이번 명절이 가장 외롭고 쓸쓸할까 싶어 친구A의 배려로 동반하게 되었는데, 마침 해외 여행을 한 번도 안하고 버티던 녀석이라 자못 기대감에 부풀어 있습니다. 한 때 자그마한 학원을 경영하며 본인이 직접 영어까지 가르치곤 했다던데, 이런.. 실전 영어는 잘 못한다고 발뺌부터 시작입니다. 언제 한 번 날잡아서 ‘연어의 영어 다시보기’시리즈를 소개해 줘야겠네요.
긴 여정이 시작되다
29일은 출발일로서 꽤 괜찮았습니다. 위 사진처럼 다행히 출국 인파가 많지는 않더라구요. 아침에 출국 행렬이 엄청나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다행히 정오 즈음에는 비교적 한산했던 것 같습니다. 저녁때부터는 속된 말로 ‘박이 터지겠지요~’
친구 B의 첫 해외 나들이인데 스타트는 얼씨구나~ 비즈니스석이었습니다. 표를 구하기 어렵다보니 독일까지 직항이 아닌 경유하는 노선만 남아 있었고요, 원래는 연휴가 아니면서도 독일로 가는 노선이 많은 일본을 거쳐가려 했으나 한국에서 대거 일본으로 관광가는 사람들로 인해 간신히 방콕 경유의 노선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 방콕도 광저우를 경유해야 했지요. 그나마 비즈니스를 끊어야 가능해서 이 참에 폼나게 한번 가보자 했는데, 왠걸 광저우까지는 비즈니스, 광저우부터 방콕까지는 일반석인 기묘한 콤비네이션의 표었던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B는 137kg의 거구라서 일반석으로 갈아 탈때는 고생을 좀 했네요.ㅎㅎ 그것도 다 여행에서 맛보는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인생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려나?”
비즈니스석에서 급 일반석으로 갈아타야 하는 신세(?)를 앞두고 농담으로 주고 받은 얘깁니다. 근데 비즈니스석을 몇 번 타보지는 않았지만 딱히 일반석보다 편하다는 기분까지는 들지 않던데, 실제 몸이 느끼는 편안함 보다는 더 높은 클래스에 대한 만족감이 비즈니스석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친구의 고향 광저우
웃고 즐기면서 한 레벨 높은 기내식을 먹고 나니 1차 경유지인 광저우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겐 처음 (공항만) 밟아보는 광저우인데, 사실 광저우는 제 친한 친구 @yangyang님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일찍 홍콩으로 이사를 해 홍콩과 마카오에 터전을 잡고 있지만 종종 어릴적 고향 친구들과 친척들을 보러 광저우쪽에 들르기도 하지요.
https://imgur.com/XWtLoFT
양양님은 첫 한국여행을 저, 그리고 저의 대만 친구와 함께 했었는데 그 때 완벽한 푸통화(보통화. 중국 표준어) 실력을 보여줘서 그에 익숙해 있다가 지난번 저의 마카오 여행때 모국어인 광동어 세례를 접하니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엄마와 삶의 터전에서익힌 광동어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학교 교육을 통해 배운 푸통화를 모두 완벽하게 하는 부러운 1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광동어의 음가를 너무나 좋아합니다. 광동어만의 독특한 사운드가 참 매력적이지요. (@megaspore님은 날마다 접하시겠네요)
어쨌든 광저우는 조만간 꼭 여행을 하고픈 곳 중 한 곳입니다. 친구를 통해 들은 이야기지만 상해보다 광저우가 훨씬 현대화 된 도시라던데, 정말 그런가요? ㅎㅎ
세 번째 방콕 여행
경유지인 덕분에 저희 일행은 하루동안 방콕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친구A와 함께 3년 연속으로 방콕을 오게 되었네요. 예전 중국 여자 친구와 3년 대만 여행하다가 헤어지곤 이 친구로 바톤 터치해서 연짱 해외여행 중입니다. 여행에 있어 워낙 얼리어답터인지라 이 친구와 동행하다 보면 일반적인 여행기를 통해 얻을 수 없는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어 좋더군요. 그간 뚫어낸 경험치로 최적화 된 여행경로를 선사해 주곤 했는데, 요새는 종종 같이 새 코스를 뚫으려 다니곤 합니다.한국 블로거들의 천편일률적인 여행정보는 절대 사절이거든요. ㅎ
방금 호텔 조식을 먹고 왔는데, 한국과 중국의 명절 연휴때문인지 예전과 달리 서양인과 일본인은 별로 없고 온통 한국, 중국, 홍콩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3년 째 같은 호텔을 이용하고 있는데 특이한 케이스네요.
이곳 방콕에서는 주로 서양인과 아랍인, 한중일, 싱가폴 등 상당 수준의 생활 경제력을 갖춘 관광객들로 가득합니다. 일찌기 태국으로 진출한 일본 상사들 때문인지 일본 관광객이 특히 많은 편이지요. 방콕은 일본인, 푸켓은 중국인.. 같은 태국내 관광지더라도 활보하고 다니는 핵심 관광객이 다른점이 이채롭습니다. 이상하게 대만이나 중국에 가면 저를 일본인으로 보던데 이곳 태국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체 이들 눈에는 저의 어떤 면이 일본스러워 보이는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네요.ㅋ
얘기를 조식으로 다시 돌려볼까요? 제가 이 방콕 호텔 조식을 이용할 때마다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는데, 바로 조식을 먹으러 온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특한 행동 패턴때문에 그렇습니다.
먼저 한국의 젊은 여성분들은 두 가지 특징을 보여줍니다. 바로 조식 패션! 네,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엔 한국 젊은 여성들에게는 ‘조식 패션’이란게 존재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신경안쓰고 부스스 나온척 하면서 모든 세팅이 이미 완비된 토털 패션! 헤어와얼굴 화장은 물론 대충입은 듯 그러나 혼신의 힘을 다해 조합해 낸 하늘하늘 패션.. 그리고 마무리용으로 신발과 핸드폰은 악세사리 역할을.. ㅋㅋ 솔직히 한국남자인 제 눈에는 빤히 보이는 부분이지만, 국제적으로 보면 꽤 매력있어 보이긴 합니다. ㅎ
그리고 한국 여성분들이 보이는 국제 뷔페(조식)에서 보이는 두 가지 행동패턴이 있는데, 이건 밋업이나 번개때 저한테 물어봐 주시면 직접 몸 제스춰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거 대박이거든요. 한국 여성분들을 업무로 많이 접해보거나 관광지에서 많이 본 외국 친구들 모두 제가 요걸 보여주면 박장대소하며 미친듯이 공감해 준답니다. ㅎ (한국 여성 비하는 아닙니다ㅋ)
짧고 굵은 방콕 여행의 시작
얼마전 저의 소중한 kr 이웃분 중에 한분인 @soosoo님께서 방콕에 거주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맘같아서는 번개 성격의 태국 밋업이라도 하고 싶지만, 일정도 짧고 친구들과 동행한 지라 이번은 그냥 곱게 여행하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수수님께서 직접 방콕 생활기와 좋은 정보를 올려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지금 잠깐 쉴 시간이 되에 포스팅도 하고 있는데, 오전중으로 체크아웃을 마치고 단골 맛사지집으로 맛사지를 받으려 갈 예정입니다. 이곳은 원래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폴, 대만, 한국 고객이 적당히 섞여 있던 곳이었는데 최근 한국 여행객들의 폭풍입장으로 이젠 한국인 전용 마시지샾이 된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 미씨분들도 많이 보였는데 이번엔 어떨까 궁금합니다. 조만간 친구A와 내기를 할지도 모르겄네요. 140킬로 가까운 거구 친구를 받아줄런지 말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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