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저는 지금 방콕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 안에 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 포스팅합니다) 유럽에 도착하게 되면 더욱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데다가 운전도 해야하는 처지라 이처럼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글을 적어두었다가 업로딩을 해야겠더군요.
이 항공편은 독일 루프트한자 소속인데 거의 대부분의 승객이 독일인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게도 탑승 하자마자 독일 국민들의 국민성이랄까요? 분명 그런 점을 느낄 수가 있네요. 이야.. 정말 이사람들의 침착함과 차분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분명 한국인과 독일인의 기질은 다른것 같네요. 제가 일본인이었다면 독일인들로 부터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을까요?
종종 한국인과 비슷한 기질을 지닌 유럽인으로 이태리와 아일랜드를 꼽곤하던데, 이번에 이태리 밀라노와 베니스에서 각각 1박씩을 할 예정이니 잠깐이나마 확인해 볼 있는 기회가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관광지로서 매력적인 태국, 그러나
어제는 1박의 짧은 일정으로 방콕 여행의 전반부를 마무리 했습니다. 유럽 일주를 마친 후에 다시 방콕으로 돌아와 1박의 여행을 이어나갈 예정이지요. 확실히 이번 연휴에는 한국과 중국 여행객이 방콕을 휩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콕 일정에 빼놓을 수 없는 타이 마사지샵에서도 온통 한국인들로 그득하더군요. 사진 속에 보이는 곳은 제가 친구와 3년째 같이 방문하고 있는 곳입니다. 아마 처음에는 일본 관광객을 주 타켓으로 영업을 시작했던 것 같은데 이 주변에 스멀스멀 한국 식당과 당구장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면서 주 고객이 한국인으로 바뀐 것 같네요. 불과 재작년만 해도 일본인 등 다른 아시아권과 손님들과 서양인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젠 한국인들이 통째로 전세를 낸 기분입니다.
저희는 2시간 짜리 아로마 마사지를 예약해 두었는데, 보통은 손님이 많이 오지 않는 시간대로 예약을 해두면 1시간의 추가 서비스를 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때문에 일정에서 장장 3시간씩이나 배분을 해야하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성분들은 3시간씩이나 마사지 받을 수 있겠다며 너무나 좋아하시겠지만, 짜장면 시켜먹으며 당구를 치거나 컵라면 후루룩 거리며 게임방에서 죽때리는(?).. 이렇게 뭔가 승부같은게 걸려 있지 않으면 한 곳에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 것이 남자들의 속성이다 보니 저희로써는 큰 맘 먹고 일정에 넣어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일상사에서 늘 몸과 마음에 늘 긴장감을 부여하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스트레스들이 우리를 감싸고 있지요. 게다가 ‘스릴’이라는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더더욱 우리 자신에게 긴장감을 불어 놓곤 합니다. 롯데월드 같은 곳에 일부러 찾아가 놀이기구를 만끽할 정도이니 여가 시간 마저 우리의 뇌와 몸을 쩌릿쩌릿하게 만드는게 바로 현대인들이지요. 그래서 여행객들에게 방콕이 선사하는 오랜 역사의 마사지 서비스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인가 봅니다. 일정상 부족한 잠을 좀 보충해 두기도 좋고 말이죠. 저희도 잠깐이나마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며 꿀잠을 잤네요.
에피소드를 하나 적어보자면, 룸으로 들어온 마사지사 세 분이 옥신각신 뭔가를 결정하느라 의견이 분분한 것 같았습니다. 태국말을 모르지만 저랑 친구A가 추정하기로는 누가 140kg의 거구를 맡느냐.. 뭐 그런 문제가 아닐까 했습니다. 그럼 뭐합니까. 어차피 저희 일행 3명을 모두 합치면 330kg에 육박하는 견적인 것을 ㅋㅋ 물론 고생했을 세 분의 마사지사에게는 미안함과 고마움의 마음으로 팁을 듬뿍 드렸답니다.
애칭을 ‘연어’에서 ‘면어’로 바꿔도 될만큼 면을 좋아하는 저에겐 꼭 빼놓을 수 없는 태국 음식이 바로 팟타이입니다. 한끼 식사로 흠잡을 수 없는 서민 음식이지만 고소하면서도 살짝 시큼 짭조롬한 맛의 조화가 일품이지요. 길거리에서 먹으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만끽할 수 있지만 저희는 자주 애용하던 쇼핑몰 푸드코트를 이번에도 이용하였습니다.
저는 여행길에서는 현지 서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값싼 음식들을 위주로 배를 채워가곤 합니다. 비싼돈을 주고라도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있지 않는한 그렇습니다. 특히 중국이 그러하지요. 제가 중국에서 얻은 팁을 말씀드리자면,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음식들이야 말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가장 맛있는 맛의 조합을 이뤄낼 수 있을까 고심한 작품들이라는 것이죠. 신비롭고 값비싼 재료로 별반 맛도 없고 입에 잘 안 맞는 음식들에 모험을 거느니 오랜 기간 여러 사람들을 통해 검증되고 계승되어온 소소한 음식들이 우리 여행객들에겐 더 값어치 있는 음식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호주머니 사정도 감안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랄까요?
제가 작은 타이틀로서 ‘관광지로서 매력적인 태국’에 그치지 않고 ‘그러나..’로 매듭을 지은 이유가 뭘까요? 글쎄요… 방콕과 푸켓을 관광한 후 태국을 떠나올 때마다 느끼는 여운이랄까요? 태국은 관광지로서 참 매력적인 곳이구나.. 하지만 다음생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해도 태국 국민으로 태어나 태국에 거주하며 살고 싶지까지는 않다는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국민들로 부터 사랑과 존경을 담뿍 받는 국왕의 나라, 친절과 해맑은 웃음이 배어있는 나라, 종교가 일상 생활에 스며들어 욕심을 낮추고 행복의 여정에 더 다가가 있을 법한 나라.. 그런 나라가 바로 태국이지만 빈부격차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이상 이국인으로 거쳐가는 나라, 사업상 거주하는 나라는 될 수 있을지언정 나의 모국으로서 받아들이기엔 아직 거리감을 둘 수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정작 태국이들이 스스로 느끼는 행복감이 우리보다 높을지도 모르고, 수많은 나라에서 끊임없이 관광객이 몰려들어오는 매력적인 나라지만, 그 이면에는 태국 국민들이 지고 살아야 하는 어두운 그늘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외국인으로 느끼는 점이지요.
제게도 한국이라는 조국에 실망감과 아쉬움이야 없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이렇게 해외로 나오다보면 대한민국이란 국가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점에 꽤 높은 만족감과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총체적 국력이란 것이 그만큼 중요한가 봅니다. 해외에서 받게되는 전반적인 대접이란게 분명 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까요. 그것이 늘 태국을 떠나오면 느끼는 한 한국인으로서의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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