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제목이 거창하긴 한데, 그냥 요즘 스팀엔진을 중심으로 바람이 불고 있는 토큰 시장에 대한 저의 생각들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어느 때부턴가 ‘토큰 이코노미’라는 개념이 회자되면서 기존의 코인과는 사뭇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 토큰들에 대한 글들이 올라왔던 것 같습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읽기가 좀 어렵더군요. 논문 아닌 논문이랄까요?
마침, 최근에 @minigame 님의 포스팅에 아래와 같은 댓글들이 오가면서 이와 관련된 글을 좀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문: https://steemit.com/kr/@minigame/tpu
많은 분들께서 이런 생각을 하시리라 봅니다. ‘뭐 굳이 번거롭게 토큰 같은걸 만들고 쓰는거지? 기존에 있는 스팀과 스팀달러로도 충분히 다 할 수 있지 않나? 임대 시장도 열려있고 말이야.’
네, 많은 부분 일리가 있는 의견입니다. 왜냐하면 코인을 매개로 한 블록체인 시스템 자체가 자유롭고 공정한 전송과 분배를 실현시켜 두었기 때문이죠. 헌데 왜 저나 선무님, 오치님 같은 KR 커뮤니티 분들이 자꾸 이쪽 시장을 개척해 나가려고 하는걸까요?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오늘은 그 중에 실용적인 측면, 즉.. ‘스팀-스팀파워(임대)-스팀달러’에 연동되어 돌아가던 스팀잇 활동에서 매우 불편했던 부분을 스팀 기반의 토큰들을 활용해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할까요?
A라는 유저가 스팀잇에서 어떤 서비스나 프로젝트를 시작해 본다고 가정합시다. A가 제공하는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거나 혜택을 받으려면 참여자는 100스팀씩을 내야한다고 합니다. B와 C라는 유저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C는 A의 프로젝트는 마음에 드는데 도통 A라는 유저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쉽게 말해, 내 돈 100스팀 떼먹고 달아나면 어쩌지? 뭐 이런 고민이죠. 그래서 A가 (욕을 삼키며) C에게 제안합니다.
“아, 그러시면 100스팀을 보내지 마시고 저에게 100스파를 위임해 주시면 어떨까요?”
C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스파임대는 그냥 임대일뿐 소유는 나에게 귀속되니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회수하고 싶을 때 임대회수를 하면 되니까요. 그래서 C가 임대형식으로 100스팀 투자에 오케이합니다. 하지만 평소 A의 활동을 신뢰하던 B는 임대같은 번거로움(회수할 때 일주일간 묶이기도 하니까요)과 일주일의 투자 공백을 싫어하여 그냥 쌩으로 100스팀을 전송해 주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되겠죠?
[ A ] <- 100 STEEM [ B ] [ A ] <- 100 SP(임대) [ C]
이제 A는 B에게서 받은 100스팀을 스팀파워로 파워업하고, C에게서 임대받은 100스팀파워를 더해 뭔가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B가 급히 자금을 회수할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B가 A에게 자신이 투자하였던 100스팀을 환급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A가 (투덜거리며) 얘기합니다.
“아, 지금 스팀을 몽땅 스팀파워로 전환해 놓은터라 파워다운에 들어가 회수를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파워다운 중이라도 혹시 스팀으로 투자하는 다른 분이 나타나시면 그 분에게서 받는 쌩스팀으로라도 얼른 되돌려드리도록 할게요”
B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어차피 C의 스팀파워는 A에게 위임되었을 뿐 C의 소유이고, B가 준 스팀은 A의 스팀파워가 되어있던 터니까요. 그런데 그 때 새로 A에게 투자해 보려는 D가 나타났습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A는 D에게서 받을 100스팀을 바로 B에게 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B에게서 받은 스팀으로 파워업해 둔 100스파는 D의 지분이려니.. 하고 생각하려 합니다.
헌데, 새로 프로젝트에 가입하려던 D 입장에선 뭔가 좀 찜찜합니다. 그냥 가입비(?) 100스팀만 내면 문제가 아니긴 한데, 이 사람의 성격이 좀 깐깐하다 보니 자신이 가입하는데 따른 증표를 좀 확인받고 싶어합니다. A는 할 수 없이 기존에 가입해 있는 C, 새로 가입하려는 D, 그리고 프로젝트에서 빠져나가려는 B 등등 각자의 입장을 감안하여 이렇게 표를 짜봅니다.
왠지.. 새로 가입하게 된 D는 여전히 찜찜하게 생각합니다.
자, 각자 입장에서 위 내용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불편함을 정리해 볼까요?
A: 참여자들 파악을 하려면 기록에 의존해야 한다. B: 신속한 투자금 환매에 어려움을 겪다. C: 투자금을 떼이는건 아닌기 걱정하였다. D: (전송 기록은 남겠지만) 내가 프로젝트 가입자라는 명쾌한 증빙을 받지 못했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들은 위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커뮤니티 내 상호간의 인간적 신뢰를 발동시켜야 했고, 정확한 기록을 복기해가며 지분을 파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에 ‘토큰’이 끼어들게 되면 많은 부분 명쾌한 해결이 가능해집니다. 그대로 한 번 적용해 볼까요?
A가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스팀과 1 : 1의 가격 비율로 ‘트와이스’ 토큰을 발행하고 시장에 매물로 내놓습니다.
B가 100스팀을 들여서 프로젝트에 가입하려고 합니다. A가 얘기합니다. “그냥 시장에서 100스팀으로 100트와이스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B가 100스팀으로 100트와이스를 구매하여 프로젝트에 참여합니다.
C도 100스팀을 들여 프로젝트에 가입하려 합니다. 혹시나 프로젝트 주인인 A가 사라지면 어쩌나 고민합니다. 그렇지만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트와이스 토큰을 보고 조금은 안심을 합니다.
D는 100스팀으로 100트와이스를 매입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과 마찬가지인 증빙을 받게 되었습니다. A는 가입신청 뭐 이런걸 따로 받거나 A계정으로 전송내역을 확인하지 않아도 나중에 D라는 계정이 100트와이스를 매입하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동시에 일정 지분을 확보하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D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차이가 무엇일까요? A가 토큰을 발행하고 유통시킴으로 인해서 A는 B, C, D와 직접적인 관계에서 시장을 거친 간접적 관계로 변화되게 됩니다. 그리고 B, C, D는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1차적 관계가 되는 것이죠. 왠만한 것은 A를 통하지 않고 시장을 통해 사고(참여) 파는데(탈퇴) 있어 서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림으로 그려보자면,
이런 관계쯤 될겁니다. 모든 참여자들과 A가 개별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죠. 하지만 토큰을 발행함으로써 그 관계는 이렇게 변하게 됩니다.
이렇게 토큰을 중심으로 한 시장이 형성되므로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A와 직접적인 거래가 아닌 시장내의 매수/매도 행위를 통해 프로젝트에 가입/탈퇴를 하는 것이고, B와 C나 D가 서로 상반된 입장에 있을 때 A가 직접 나서 처리하기 보다는 각자 시장의 논리에 따라 처리하면 되는 것이죠.
또한, A 입장에서는 물론 개별적으로 어떤 관계가 형성되어 있긴하지만, 프로젝트 생성과 관리 측면에서 보면 모든 참여자들을 발행 토큰의 구매-보유자 현황을 일괄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이익의 분배나 배당, 소유권 이전 등을 보다 편리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토큰 발행에 따른 잇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마도 몇몇 토큰을 구매해보며 실제 프로젝트에 참가해 보신 분들은 금방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뭐, 잘 모르시겠다면 FUND 토큰을 구매해 사딸라 펀드에 가입해 보시는 것도.. ㅋㅋ (어케 하다보니 홍보로 끝맺음을 ㅋㅋ)
- 펀드 발행 소개 글 : https://steemit.com/kr/@jack8831/2019-03-13-fund
- 펀드 발행 안내 글 : https://steemit.com/kr/@kr-fund/2019-03-12-fund
- FUND 토큰 구매 참여 : https://steem-engine.com/?p=market&t=FUND
- FUND 토큰 지분 현황 : https://bloks.xyz/token/FUND
- 펀드 안내 영문(1) : https://steempeak.com/kr-fund/@kr-fund/introduce-what-is-fund-token-on-steem-engine
- 펀드 안내 번역(1) : https://steempeak.com/kr/@kr-fund/f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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