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의 다시보는 영어 (27) the - 여기까지만! 더 이상을 허용하지 않는 the

연어의 다시보는 영어 (27) the - 여기까지만! 더 이상을 허용하지 않는 the

지난 부정관사 a 설명에 대한 호응이 여타 다른 글에 비해 당혹스러울 정도로 높았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달리 생각해보면, 그만큼 우리는 이 관사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사실 저에게도 (@clayop님 말씀대로) 부정관사 a보다 정관사 the는 더 골칫거리입니다. 지금껏 제가 대략 생각해오던 the에 대한 개념을 좀 더 포괄적으로 끌어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포괄적으로 끌어내리지 못하면 저 또한 그냥저냥 여러 용례를 나열만 하는데 그칠 수밖에 없을테니 연어의 이번 도전은 무모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인터넷에 떠도는 the에 대한 여러 정리들을 봤을 때 한국인이 the에 대한 명쾌한 이해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를 좀먹게 한 일본식 영어이론이 the를 그나마 이해한 수준은 바로 ‘한 번 나온 단어를 다시 말할 때 the를 붙인다’ 정도의 수준밖에 안 됩니다. 이 정도 파악 수준으로 멈추게 되면 우리에겐 수많은 용례들을 그저 무턱대로 다 외워야 하는 상황 밖에 남지 않습니다.

(1) the sun, the moon, the sky, the Earth.. 첫 문장부터 The sun이 나오면 어쩌실렵니까? (2) the first, the second, the third.. 일명 ‘서수형’ 표현들은 어째야 합니까? (3) the biggerst man, the highest building.. 일명 ‘최상급’ 표현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4) the dog, the deaf, the rich.. 일명 ‘대표자’ 표현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구요? (5) the Han river, the Pacific.. 대자연에 많이 붙인다고 하는데, 이 습관은 왜 생겼을까요?

자, 어쨌거나 연어의 썰은 시작됩니다. 우리가 지금은 관사(article)라는 주제에 빠져 있지만, 연어는 이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개념으로서 ‘naming 네이밍’의 강력함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름짓기’란 한글식 표현도 가능하겠지만 어차피 영어공부니까 그냥’네이밍’이라고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혹시본인의 이름앞에 the를 붙여보신 적인 있으신가요? 아마도 없으실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관사에 대한 한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결국 영어권에서 관사라고 하는 것은 확실하지 않은 어떤 것을 보다 확실하게 해나가려는 일련의 작업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이름이 있으면 확실합니다. 그럼 굳이 관사까지 끌고 다닐 필요가 없을겁니다. 이름이 없다면, 우리는 그 대상을 어떻게든 풀어내야 합니다. 다만 어느 선까지 풀어내느냐.. 어느 만큼 오차(?)를 허용하느냐의 문제만 남겠죠.

정관사에 대한 용례를 보니, ‘정관사를 붙이지 않는 경우’로서 호수, 공항, 광장, 산, 역, 항구 등이 있다고 합니다.

(1) Lake Michigan : 호수 (2) Gimpo Airport : 공항 (3) Time square : 광장 (4) Mountain Seolak : 산 (5) Jamsil station : 역 (6) Busan harbor : 항구

글쎄요.. 제가 일부러 골라 잡은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위 예문들은 공통적으로 이름을 지어둔 즉, 네이밍을 해둔 대상입니다. 결국 일반적으로 이름이 있는 경우, 비록 사람이 아니더라도 애칭처럼 이름을 붙여준 경우엔 굳이 관사의 영역까지 갈 필요는 없겠다, 그것이 연어의 첫번째 추론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정관사 the를 쓰는 경우 / 안쓰는 경우’ 이렇게 외울것이 아니라 ‘네이밍된 이름 선에서 끝날 경우 / 그것이 부족하여 관사를 통해 좀 더 상세히 알아가야 하는 경우’로 기억하면 되겠습니다. 더 합리적인가요?

자, 다시 the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the에 대한 설명을 두 단계로 나눠보면 어떨까 합니다. 첫 번째는 연어가 생각해본 the의 가장 근원적인 본질, 그리고 두 번째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the를 쓰냐/마냐를 빨리 결정지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것이 이론과 실전, 일명 ‘일타쌍피’를 잡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the를 사용하는 범위가 무척 넓은만큼 평소 잦은 연습을 통해 최대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영어권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연재글의 최초 목적이 ‘영어 다시 고쳐쓰자’임을 감안하여 내린 생각입니다. 어쨌든 연어가 생각하는 the의 가장 근원적인 본질은 무엇이더냐? 다음 그림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captured by Google.com

제 생각으론, The는 배타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부정관사 a와 정관사 the의 가장 큰 차이라고 파악했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여기까지만 돼’라고 할까요? the는 분명 화자와 청자, 또는 경우에 따란 일반적인 사람들이 허용하는 부분 이외에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명확히 구분짓겠다는거죠. the에 대한 포괄적인 개념을 잡는데 저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바로 ‘the deaf’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요녀석만 아니라면 전 그냥 다음 글에 말씀드릴 the를 실용적으로 빨리 선택하는 방법 선에서 지식이 멈추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헌데 @clayop님의 숙제 때문에 정리가 좀 빨라졌다고 할까요?

일반적으로 ‘the + 형용사’ = ‘복수 보통명사’, ‘~한 사람들’이란 공식으로 많이 알고 있는 내용들을 한 번 볼까요? (1) the rich : rich people (2) the poor : poor people (3) the idle : idle people 게으른 사람들 (4) the young : young people

전 이런 표현을 볼때마다 ‘요놈들은 왜 굳이 the를 쓰는 표현을 만들어 냈을까?’하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냥 rich people이라고 하면 될 것을 쓰잘대기 없이 ‘the rich’란 표현을 더 만들었냐 이거죠. 제 추측으로는 영어권 사람들은 the가 지닌 이 배타적 성격을 통해 ‘~한 사람들’과 ‘~하지 않은 사람들’을 구분하는 스킬을 발휘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the가 뒤에 따라오는 rich까지만 받아내면 끝입니다. rich와 rich하지 않은 사람들로 딱 구분되지요. 그리고 rich로 구분되는 영역을 full로 채웁니다. ‘full’로 채운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것이 the에 있는 중요한 부가적 성격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런 스킬은 좀 더 넓은 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1) the British : 사람들을 British(영국인)과 British가 아닌, 즉 비영국인으로 나누고, the에 붙이 있는 영역을 full로 채운, 즉 영국사람들을 일컫습니다. (2) the good : 전체 대상을 good(좋은것)과 good이 아닌 것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그 ‘좋은것’으로 묶은 영역을 full로 지칭합니다. 그러다 보니 약간 상위 개념으로서 ‘선한 것’으로 해석이 되나 봅니다. good에 해당하는 것을 모두 묶어내서 좀 더 상위, 이상적인 개념으로 엮어내는 이 방식은 꼭 기억해 두시길 바랍니다. 많은 힌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3) the lastest : last한 것들을 한데 묶으면서 구분지었습니다. (4) the best : 역시 best한 것들을 한데 묶으면서 구분지었습니다.

(3), (4)번의 경우를 한 번 생각해 봅시다. (4)의 경우,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the best는 가장 좋은 것으로서 단 하나 밖에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문맥상 ‘가장 좋은 것들’이란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이것은 the가 여타 다른 것들과 구분짓은 허용범위를 딱 한개만 둔다면 the best가 최고 1등을 의미하겠지만, 구분짓은 범위를 어느 영역이든 1등이었던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로 둔다면 ‘좋은 것들’이란 의미를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제품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1등을 한다고 합시다. 반도체 1위, 핸드폰 1위, 에어컨 1위… 그렇다면 삼성의 제품들은 the best가 아닐까요? 반도체, 핸드폰, 에어컨 등 세부적인 품목을 넘어 ‘삼성의 제품들’이란 보다 높은 개념을 설명하려는데 the는 매우 좋은 방법이 될겁니다.

저는 the를 끄집어 쓰는 일반적인 원칙을 이야기 하기 전에, 나름대로 파악해 본 the의 본질에 대해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the의 본질은 꽤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말하면서 쓸 기준으로서는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the에 대한 대부분 사람들의 해석은 늘 겉돌기 마련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관사 이전에 ‘이름’이라는 강력한 우선순위가 있는데, 이 부분을 놓친다면 the가 들어가네 안들어가네 외워야 할 용례들만 점점 더 많아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the를 이해하고 익혀 나가는 순서는 4단계 입니다. (1) ‘이름’과 ‘관사’의 본질을 생각해보자. 둘 다 무언가를 자세히 인지하려는 것입니다. 이름은 매우 강력합니다. 이름을 붙이면 그 이름을 통해 어떤 것이었는지 매우 직접적으로 상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관사는 일정한 해석과 풀이가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2) the의 배타적 본질을 이해하자 . 정관사 the는 부정관사 a에 비해 상대적으로 확실한 무언가를 그려낼 수 있습니다. the에 배타적인 선을 그을 수 있는 능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the의 배타적 구분과 자기편(?)을 채워내는 공식은 새로운 함수가 되어 많은 응용표현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3) the의 일상적인 활용법을 익히자. 이는 영어를 실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일종의 기본원칙에 대한 얘기입니다. 다음번 글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입니다. 이 개념만 제대로 익혀도 순간적으로 the를 끌어내는데 실패 확률이 많이 없어질 것입니다. (4) the의 특수한 용례를 많이 연습해보자. 우리는 비영어권에서 자란 사람들이 아니겠습니까? 기본 개념을 어느정도 파악했다면 자주 사용하는 표현들을 그냥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연습하는 자세도 필요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the는 참으로 어렵다면 어려운 대상압니다. 저도 이참에 the에 대해 한번 정리를 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어쩌면 일생에 한 번은 도전(?)해 볼만한 작업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작업을 스팀잇이란 곳에서 글로서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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