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 파생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넘어..

단상 : 파생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넘어..

연어입니다. 한동안 대한민국 파생시장은 선물 세계 4위, 옵션 세계1위, 통틀어 종합 세계 1위의 기염을 토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세계의 내노라 하는 트레이더들이 앞다투어 한국 시장에서 거래를 해보려 했고, 이는 세계의 고수란 고수는 죄다 모여있는 화끈한 한국 파생 시장을 경험하지 않으면 일류로 인정받지 못하는 기류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자유시장 경제를 강화하겠다는 L-P 두 정부는 파생 시장을 단순히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양산한다는 이유만으로 옥죄기 시작했고, 반대급부로 중국 상해에 세계 1위 시장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한국의 자충수 덕분에 상해 파생시장은 순간 14배 이상으로 커졌고 당연지사 한국 파생 시장은 서서히 그 당당함을 잃어버리며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아시아 지부를 한국에 두었던 많은 외국 투자 회사들이 홍콩, 싱가폴, 상해로 발길을 돌렸고.. 아시다시피 한 번 떠난 발길은 되돌리기 어려운 법입니다. 시장에서 약자에 속하는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정작 우스운 것은.. 업계는 물론이거니와 그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억제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의 한 목소리를 냈었다는 점이지요.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해드릴까요? 바로 역사의 아이러니에 대해서입니다. 아마도 80년대 후반일까요? 전교조가 태동했습니다. (지금의 전교조와는 많이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당시 사회는 오랜 기간 눌려왔던 임금을 인상해 달라는 노동자들의 데모가 빗발치던 때였고, 정부는 나름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일어났던 많은 교사들을 임금 인상을 위해 싸우는 일꾼 정도로 폄하하며 탄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교사들이 이 압박에 뒤로 물러서고 말았죠. 그러나 소수의 교사들은 끝끝내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았습니다. 뭐.. 그런 역사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중학생이었고.. 저희 학교의 젊은 교사 두 분이 차마 그 의지를 꺾을 수 없다며 교직을 그만두고 말았죠. 떠나시던 두 분이 학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며 남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얘들아 미안하다.. 교사의 직분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속상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이분들의 선택이 옳았던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헌데.. 당시 이분들처럼 젊고, 잘 가르치고 (교사에게 ‘잘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니까요).. 그런 분들이 교직을 떠난 후.. 대거 학원계로 들어가기 시작했지요. 당시의 학원들은 학교에 비해 그 위상이 보잘 것 없던 때입니다. 종종 옛 이야기를 담아낸 드라마를 보면 해직당한 교사들이 학원을 ‘전전’하는 모습을 그리곤 하던데.. 딱 그런 느낌이었죠. 할 줄 아는게 가르치는 것이니 학교를 떠나면 ‘학원이라도’ 들어가야 했을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 시점이 학원을 중심으로 한 사교육이 공교육 시장을 누르는 시발점이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한 때 자부심 넘치고 의기양양했던 학교 선생님들은 지금 어떠한 대우를 받고 있나요? 패자 부활자 취급을 받던 학원가 선생님들은 지금 어느만큼의 위상을 갖고 있던가요? 이 역전된 상황을 생각하면 그 때 전교조 사건으로 인해 퇴직 당한.. 또는 자발적으로 퇴직하신 분들이 역사의 아이러니를 만든 또 하나의 ‘주역’들이 된 셈일 것입니다.

오랜기간 정부는 파생 시장을 눌러버렸고.. 코스닥 시장을 방치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해 정부가 할 말도 많고 뭐든지 ‘정부탓’을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코스닥 시장은 처음에만 그 위상이 반짝했을 뿐 그 이후의 모습은 여러분도 잘 아실겁니다. 그 여파일까요? 이 코인 시장으로..

파생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경험했던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 여파로 코인 시장은 파생 시장을 넘고, 코스닥 시장을 넘어서고 말았습니다. 거래 금액이나 전체 시총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코인 시장이 이 두 시장을 압도적으로 누르는 분위기이며 썰물처럼 사람과 자금이 빠져나가는 쪽과, 밀물처럼 사람과 자금이 들어오는 쪽으로 양분되어 버리고 만 것입니다. 정부가 허둥지둥 하는 모습은.. 어쩌면 그간 억누르고 방치했던 시장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역습일지 모릅니다.

최근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주식을 정리하고 핸드폰으로 업비트를 보며 시세를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늦은 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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