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우연히 뉴비이신 @happyworkingmom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잔잔히 써내려간 글이 무척 마음에 들어 저작권자의 허락 하에 한 번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아 참, 글에 집중하기 위하여 귀여운 아기 사진은 빼보았습니다. ^^ 원문 : https://steemit.com/kr-newbie/@happyworkingmom/6gw8ag
오늘 시누이가 카톡으로 “언니~~ 지웅이가 이런 시절이 있었네요~~”라면서 첫째 어렸을 때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사진 속에 그 아이는 이미 제 기억 저편에 저장되어 버린 큰 아이의 지금보다 훨씬 어릴적 모습이었습니다. 지금보니 제 눈에는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그때는 그냥 지나쳤던 그 모습이 지나고나니 더 예쁜건 지금은 이미 과거라는 시간속에 묻혀 사진으로밖에는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지금 모습 그 자체로도 충분히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오늘 내일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이기에 앞으로 보여줄 모습도 기대되지만, 지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얼마지 않아 과거라는 이름의 기억속으로 보내야한다는 것에 서운한 감정이 드는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아침 첫째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데 출근을 위해 다시 차로 뒤돌아 가는 저에게 5살짜리 아이가 고사리같은 그 작은손을 입에 모으고 “엄마 조심해서 가세요”라며 소리쳐 주었습니다. 그냥 별거 아닌데도 5살 꼬마 녀석의 입에서 그런 예쁜 말이 나온거에 혼자 감동했더랬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의 별거 아닌 행동에도 감동하고 그냥 웃는 모습만으로 예쁘기만 한 고슴도치 엄마, 저입니다. 제가 그런 아이를 보고 예쁘다고 어르고 뽀뽀하고 맘껏 사랑을 표현할라 치면 어른들은 말씀하십니다. 이쁜것도 잠시라고.. 곧 미운짓만 골라할 날이 온다고… 지금 아들이 해주는 볼뽀뽀에도 기분좋아지는데 10년쯤 지나면 볼 뽀뽀를 받을 일도 없어지겠죠. 그건 참 서운한 일일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냥 불연듯 커가는 아이들 모습이 웬지모르게 서운하게 느껴지는 그런날이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 글은 우리 이웃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 아이의 엄마가 쓴 글입니다. 읽다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은 작가가 딱 ‘아기 엄마’ 만큼의 경험과 감정을 드러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글을 쓸 때 자신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글을 잘 써야겠다는 부담감은 글 내용에 고스란히 묻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버’를 하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수준으로 표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솔한 글쓰기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을 쓰신 @happyworkingmom님께 100점 만 점(=풀보팅)을 드리고 싶군요.
오늘 시누이가 카톡으로 “언니~~ 지웅이가 이런 시절이 있었네요~~”라면서 첫째 어렸을 때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글의 서두를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단칼에 베듯 시작한 첫 문장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분처럼 자잘한 내용들을 과감히 쳐내고 시작해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 분이 전해주고픈 얘기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일 수 있겠죠. 물론, 이러한 방법이 능사는 절대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서 이런저런 설명을 담담히 적어가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하니까요.
이제 제가 이 글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낀 부분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우리는 글을 읽을 때 ‘타인이 쓴’ 글을 읽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사실은 타인이 글을 화두로 자기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해피워킹맘님께서는 귀여운 자신의 아이를 사진으로 올렸지만, 우리는 그 아이를 대신하여 자신과 관련된 어떤 존재를 떠올릴 것입니다. 나의 아이, 나의 조카, 또는 기억에 남아 있는 어떤 아이.. 우리는 해피워킹맘님의 글을 통해 각자의 경험과 기억 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그게 바로 이 글이 보여주는 힘이죠.
결국 이 글이 주는 묘한 감동은 다음 두 가지 사항에서 오는게 아닐까 합니다. 머릿 속에 담아 둘만한 내용이지요. 1. 현재 자신이 알고 경험한 딱 그만큼의 수준에서 얘기해 보자. 당신의 진정성을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2. 독자는 각자의 비슷한 경험과 기억에 의존해 나의 글을 읽어내려갈 것이다. 과잉 서비스는 필요 없다.
한 편의 글은 그 자체로 읽고 감상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글을 쓸데 없이 분석하고 해체해 봐야 좋을 것이 없는거죠. 그래서 설명드리고 싶은 것들도 많지만, 저도 한발자욱 뒤로 물러서서 여러분과 함께 잔잔히 이 글을 한 번 더 감상해 보려합니다. 왠지 선선한 저녁 무렵 읽으면 더 어울릴 것 같은 좋은 글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글을 제공해주신 @happyworkingmom님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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