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앞에서 얘기했던 내용을 조금만 정리해 본 후 다음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월급쟁이’라고 불리는 근로자들은 월급(근로소득) 이외에 딱히 소득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을 경우 굳이 매년 5월에 실시하는 ‘종합소득 신고’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근로자에게 월급을 주는 회사가 신고 의무자가 되어 대신 신고를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회사는 몇 가지 기본적인 내용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부양가족이 몇 명인지, 급여와 상여는 얼마였는지, 그리고 그 급여 안에서 세금과 보험료를 얼마나 떼었는지 등등 말이죠. 왜냐하면 회사가 매달 ‘미리 떼어둔’ (= 원천징수) 기록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록을 한 장의 paper로 정리한 것이 바로 ‘원천징수 영수증’이지요. 이 원천징수 영수증에는 어떤 근로자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을 했는지, 근로소득(급여+상여)이 얼마나 되었는지, 근로소득세 등 세금과 사회보험료로 떼어둔 금액이 얼마큼인지가 모두 적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본공제’ 자료가 되는 것이지요.
근로자에겐 ‘경비’로 처리되는 것이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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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기요사키’가 썼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을 기억하시는지요? 이런저런 재테크 책들을 짜집기 한 것이 아니냐는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던 책이긴 한데.. 어쨌든 이 책에서 강조하는 메세지가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당신의 사업을 하세요!
였습니다. 왜냐하면 ‘경비’ 처리가 되니까 말이죠. 근로자가 소득에서 세금을 미리 떼고 남는 돈을 써야하는데 반해, 사업체는 이것 저것 쓴 돈들을 경비로 처리하고 나서야 비로소 남는 수익에 세금을 먹인다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식으로 경비처리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자에게도 일부 경비 비스므리한 효과를 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연말정산의 효과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대중교통을 타는데 쓴 돈이 해당됩니다. 한 번 생각해 볼까요?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는데.. 되려 일을 하기 위해선 돈을 써야만 합니다. 밥을 사먹고, 교통비를 써야하죠. 일을 하기 위한 지식 등을 쌓기 위해 공부할 필요도 생기죠. 교육비, 도서비 등등이 그런 겁니다. 게다가 일을 하기 위해 안경을 써야할지 몰라요. 이런 종류의 지출들을 어느정도 경비 비스므리하게 인정해 주겠다는 겁니다.
또, 가족을 부양하고 위해 쓰는 돈들도 국가에서는 일정부분 경비처럼 인정해 주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아이가 생기면 그 가정에서는 엄청난 소비가 시작됩니다. 노부모를 모시는 것도 그렇고.. 여하튼 가정을 꾸려 나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는 엄청난 돈들이 들어갑니다. 이 모든 것들이 결국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는데도 도움이 되니.. 일정 부분 경비로 인정해 주려는 것입니다. 이런 취지는 잘 아시겠지요?
게다가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활동에 대해서도 간접적인 지원을 하려 합니다. 교회나 절을 다니며 종교활동을 하다보면 헌금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랑의 열매’ 같은 기부단체에 기부를 할 수도 있고요, 국회의원 같은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모두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국가에서는 매우 장려하는 일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활동에 썼던 돈들도 경비 비슷하게 처리해주려고 하죠. 하지만 이런 경우들은 국세청이 취합하는 자료는 아닙니다.
자, 결국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일까요? 네, 여러분이 미리 뜯긴 세금이 있는데, 여기서 적어도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만큼은 받아내자는 것이죠. 그게 바로 연말정산입니다. 지금이 2018년 새 해니까, 이 경우엔 2017년 한 해에 미리 냈던 세금에서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을 확인시켜 주고 다시 받아챙겨 오자는 겁니다. 그럼 국세청에 어떤 자료를 제시해야 할까요? 이건 어제 말씀드렸던 내용입니다. 크게 세 가지지요.
(1) 회사가 알고 있는 자료 (원천징수영수증) (2) 회사는 모르는데 국세청은 알고 있는 자료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 이용) (3) 회사도 국세청도 잘 모르고 있는 자료 (해당 기관에 요청하여 영수증 발급 받음)
보시면 회사가 알고 있는 내용은 (1) 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에게 요청하겠죠. (2)과 (3)자료를 제출해 주세요~하고 말이죠. 그럼 회사는 세 가지 자료를 모두 합산하여 새로 신고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2)에 대해서 말씀드려 볼까요?
국세청이 취합해둔 자료를 뽑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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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들이 전산화 되고 네트워크화 되어 있는 요즘엔 국세청이 여러분에 대한 상당히 많은 내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쓸 때, 현금 영수증을 끊을 때, 삼성생명이나 한화손해보험에 보험료를 낼 때, 대중교통비를 카드를 통해 처리할 때… 게다가 여러분이 냈던 병원비까지 죄다 파악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한 해 동안 썼던 모든 내역들을 다 정리해서 여러분이 다시 정리된 자료로 받아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걸 도와줘야한다고 해야할지.. 왜냐하면 자료만 찾아가게 해주고 있지 여러분을 대신해서 계산하고 알아서 돌려주지는 않으니까요 ㅋ)
이것이 그 유명한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입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이 자료는 엄연히 개인정보다 보니 여러분이 직접 개인인증서를 사용하여 건네줘야 하는 자료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저 개인인증서로 국세청이 제공하는 홈택스에 접속하여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PDF 파일 하나를 확보하면 되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PDF 파일이란 것이 일종의 이미지 파일인 줄 알았습니다. 헌데 그게 아니더군요. PDF 파일 안에 있는 텍스트는 일종의 데이터로 추출해서 쓸 수 있나 봅니다. 결국 국세청에 여러분에게 제공해주는 PDF 파일을 보시면 지난 일년간 지출, 결제했던 내역들이 쫘르륵 일목 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을 겁니다. 그러니 그 파일을 그대로 저장만 하세요. 괜히 이름 새로 짓지 마시고.. 그냥 그대로.. 이름과 생년월일 등이 자동 생성되는 파일명 그대로 받아두신 후 회사에 제출하면 됩니다. 요즘 회사들은 대부분 자체 프로그램(예: 더존)을 쓰거나 대행을 맡기고 있기 때문에 그 파일을 그대로 프로그램에 집어 넣으면 데이터를 뽑아 이런 저런 계산을 마무리해 버리니까요. 그 파일을 그대로 건네주는 것이 가장 편리할 겁니다.
그리고 홈택스에서도 나오지 않는 자료들.. 즉, 국세청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자료들은 해당 기관에 연락하여 직접 영수증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 자료들도 결국엔 국세청으로 증빙 자료로서 신고를 해야하니까 스캔을 해야 하지요. 회사가 하든, 근로자 여러분이 하든.. 일단 왠만하면 스캔 파일로 만들어 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 언제 돈을 돌려 받을 수 있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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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무조건 돌려 받는다’라는 생각은 접어두시기 바랍니다. 대개 연말정산을 하게 되면 조금이라도 돈을 돌려 받는게 사실이지만, 무조건 돌려받는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되려 돈을 뱉어내야 하는 경우도 생기니까요. 어쨌든 여러분이 조금만 발품을 팔아 PDF 파일 등을 제출하게 되면, 회사가 여러분을 대신해서 증빙 자료를 정리해 신고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만큼을 돌려 받게 되는지 계산이 나오죠. 그리고 그 계산은 일단 국세청이 받아 줍니다. 국세청은 일단 회사가 신고하는 내용을 믿고 갈 수밖에 없지요. 안 그러면? 그 많은 근로자들이 제대로 신고했는지 하나 하나 어떻게 확인합니까? 물론 신고에 이상이 있으면 나중에 다 찾아낼 순 있겠지요. 어쨌든 회사를 믿고 간다.. 이겁니다.
그리고 돌려받을.. 또는 더 내야하는 돈이 계산되면 그 금액은 2월 급여가 나갈때 얹어서 계산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2월 급여로 200만원을 받게 될 근로자가 환급 금액이 15만원이라면 215만원을 받는 것이지요. 만약 10만원을 더 내야 하는 근로자라면 10만원을 더 공제한 190만원을 받게 되는 것이고요. 이렇게 지난 한 해 내용을 모두 정리해서 1월에 자료를 취합하고, 2월에 이런저런 계산을 끝내서 2월 급여가 나갈때 다 합산하고 털어내버린다… 이런 말씀입니다. 어떤가요? 이해가 되시는지요?
그러면, 다음 글에서는 연말정산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로서 ‘원천징수 영수증’에 대해 조금만 더 파도록 하겠습니다. 이 내용을 잘 이해하면 여러분 중에 이직을 하거나 새로 취업, 또는 퇴직 등을 한 후에 연말정산을 누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것인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거든요. 이 내용 때문에 이래저래 헷갈려 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으셔서 (저도 그랬으니까요) 따로 포스팅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감사합니다.
p.s 최근 댓글에 대댓글을 남겨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댓글도 반가운 글이고 좋은 의견들이시니 응당 답변을 드려야하지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고충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대신에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의 블로그를 찾아가 남겨두신 포스팅을 살펴보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해보니 여러 분들을 더 많이 알게되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 같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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