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여행 : 피렌체 → 나폴리

이태리 여행 : 피렌체 → 나폴리

연어입니다. 인천공항을 떠난 이후로 당췌 잠을 못 이루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도 나폴리에 도착해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저녁삼아 밤 늦게 맛본 화덕피자 덕분에 잠에 빠져드나 했더니 두어 시간 눈만 붙이고 또 깨버렸네요.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진한 커피가 아닐까 합니다. 커피맛을 잘 모르는 저에게도 이태리의 진득한 커피 맛은 일품이더군요.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들르는 곳마다 커피 한 잔씩 들이키다 보니 이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 아침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조식을 하기 전만해도 흐린 날씨에 눈발이 휘날렸는데, 갑자기 햇살이 비추며 쾌청한 날씨로 변해버렸거든요. 눈이 녹지 않을만큼 추운 바람은 그대로였지만 하늘만큼은 한국 9월의 청명한 날씨때처럼 끝내줬습니다. 위 사진은 피렌체에서 나폴리로 가던 도중에 아시시(Asisi) 라는 곳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에서도 쾌청한 하늘을 느낄 수 있으신지요?

피렌체에서 부터 느낀건.. 한국인의 입맛으로 느끼기에 꽤 단조로운 유럽 음식중에서 이태리 음식은 단연코 손에 꼽을만한 맛을 자랑하지 않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딱히 엄청 맛있는 음식이 있다기 보다는 빵, 면, 과일, 커피 등의 기본적으로 늘 접하는 음식들을 매우 정성스럽게 만들어 대접한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습니다. 뭔가 조금 더 깊은 맛, 조금 더 풍부한 맛.. 이 한 끝 차이가 이태리 음식에 엄지 손가락을 들게 만들더군요.

아직 이태리 사람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무언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느 여행지를 가든 현지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엿보고 함께 경험하고픈 욕구가 있는데 아직 그런 부분을 채우지는 못하고 있어서인가 봅니다. 곧 채울 수 있는 부분이겠지요. 다만 어젯밤 어딜가나 나폴리 축구팀의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 주민들을 보며 정말 이 나라는 축구 빼곤 살 수 없는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축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제 피렌체에서 나폴리를 향해 남쪽으로 운전을 하던중 ‘페루자 (Perugia)’ 라는 지역을 통과해 보았습니다. 혹시 익숙한 이름이 아니던가요? 네, 제가 가장 좋아했던 축구선수 안정환이 이태리 세리에A 시절 몸 담았던 팀이 바로 폐루자였습니다. 그 팀이 있던 도시인 것이지요. 꽤 이국적인 도시던데.. 먼 타지로 꿈을 좇아 건너왔을 젊은 미남 청년의 모습을 떠올리니 가슴 뭉클했습니다. 저는 정말 안정환 선수를 좋아했거든요. 그에 대한 포스팅은 꼭 한 번 해볼겁니다. 제가 중국어를 배웠던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어쨌든 제겐 미켈란젤로의 발자취보다는 안정환의 발자취를 따라 이태리에 온 것이 아닌가 잠시 착각을 했을만큼 묘한 기분의 순간이었습니다.


이곳에 와서 자꾸 빵, 파스타, 피자를 맛보다 보니 몸이 탄수화물로 다져지는 기분입니다. 아무리 음식을 가리지 않는 저이지만 연일 서양 음식을 먹다보니 순간 얼큰한 라면이라도 먹고 싶더군요. 저녁으로 화덕피자를 먹고 들어오자 마자 친구와 컵라면에 참치를 풀어 넣어 김치와 함께 먹고 말았습니다. 외국에 나와서 김치를 찾으면 지는거라고 말해 왔는데, 통조림 김치를 챙겨온 친구 덕분에 1패 당한 기분이네요. ㅎ

이곳 나폴리는 지금 비가 오나봅니다. 지금 새벽 5시 반쯤 된 시간입니다. 하루정도 나폴리의 정취를 맛보고 여러분께 소식 알려 드리도록 하지요.

참고로 이 글은 핸드폰으로 적고 있는데 아까 실수로 미처 글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로딩이 한 번 이루어지고 말았습니다. 지금 수정글을 올리는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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