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마블 프로젝트 - 새해 첫 화두는 '건강'이었습니다.

블루마블 프로젝트 - 새해 첫 화두는 '건강'이었습니다.

연어입니다. 짧은 연말 연휴동안 옛 동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후배뻘 되는 옛 남자 동료 한 명은 2년 전 갑상선 항진증을 판정받아 약을 꾸준히 먹어야 했는데 한동안 이를 등한시하고 지냈다고 합니다. 거기에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더니 급기야 우울증이 찾아오고 살이 110kg까지 찌며 몸이 망가졌다고 하더군요. 어느날 침대에서 일어나자 마자 바로 쓰러졌고, 의사의 진단은 이러다 죽을 수 있으니 무조건 운동을 하며 몸을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젊은 나이에 허무하게 죽는 것은 싫어 집안 곳곳에 운동기구를 들여 놓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싼 돈까지 내며 PT를 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기적적으로 3개월 만에 35KG를 감량할 수 있었고, 언제 무엇을 하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답니다. 좋아하던 해외 여행을 가서도 이전에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좁디 좁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으나 이젠 별자리가 꽤 높은 호텔에만 투숙하고, 현지 서민들이 먹는 음식으로 한끼를 때우던 것을 이제 미슐랭가이드에 나오는 맛집을 찾아 다니며 만끽을 한다고 합니다.

옛 여자 동료 한 분은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아이를 보며 어릴 때 반찬 가리지 않으며 잘먹고 자란 아이가 힘이 넘칠만큼 활동을 잘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입이 짧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이 조금 후회스럽노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도 할 것이 너무나 많은데 늘 기초 체력이 딸려 이루지 못 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푸념이었고, 무엇이든 어릴 때 잘 먹고 잘 비축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습관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죠.

오늘은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몇 시간 동안 저를 붙잡고 2018년에 함께 할 1년치 여행계획을 잡기도 했습니다. 세계 곳곳 출장과 여행을 다니며 모았던 어마어마한 마일리지를 날려 버린 이후로 친구는 어떻게 하면 최단시간에 마일리지를 쌓아 승격을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더군요. 저는 적어도 3년간 같이 일도 하고 여행도 하겠노라 약조했던 터라 저까지 덩달아 마일리지 쌓기에 혈안이 될 판입니다. 그러면서 친구가 하는 말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찡하더군요.

“작년에 급작스런 당뇨 수치로 내 인생을 그냥 날려먹을 뻔했는데.. 죽기 전에 아직 가보지 못한 전 세계 멋진 도시들을 다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딱 들더라.”

사실 작년에 두 번의 유럽여행을 함께 하는 동안 (본인도 모르고 있었던 당뇨의 영향으로) 체내 칼륨 수치가 비상적으로 높게 올라와 있었고, 이로 인해 그냥 심장이 멎어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죠. 친구는 비상 상황이었고, 급히 휴식을 위한 새로운 거처를 마련한 후 가까스로 당뇨 수치를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여러 사람의 생업을 책임지고 회사의 미래를 펼쳐나가고자 제 몸 아끼지 않고 일해온 친구를 잃기 싫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무리가 따르겠지만 그 여정을 함께 해주겠노라 약속하였습니다. 덕분에 마일리지 한 번 실컷 쌓을 판이네요.

원래 점이나 사주 같은건 믿지 않지만, 저의 사주나 점괘에는 늘 ‘해외에서 살 팔자’라고 나오던데.. 30줄을 넘어가도록 해외 땅 한번 안 밟아본 제가 어느 순간부터 툭하면 이 나라 저 나라 넘나들고 있으니 제 사주엔 정말 ‘역맛살’이라도 있나 봅니다. 이제 친구랑 일명 ‘블루마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 함께 블루마블을 하며 품었던 세계 여행의 꿈이 참 이상한 계기를 통해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그 첫 여행지는 당연지사 블루마블의 ‘빨간판… 저의 기억이 맞다면 뉴욕, 런던, 파리, 로마 등이 가장 비싼 이용료를 내야하는 빨간판 구역이었을 겁니다. 이 중에 로마를 필두로 2018년의 여행기가 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벌써 예매를 끝냈거든요)

친구가 무조건 비즈니스급 이상을 끊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긴 했습니다만.. 말로는 마일리지 승격을 빨리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긴 여행에서 급격히 저하될지 모를 체력과 내 몸 하나 없어지면 끝나는 인생이 아깝지 않기 위해서라도 비행 시간 동안 편하게 이용하고픈 절절함이 어우러져 내린 결정 같았습니다. 친구로서 이런 상황을 깊이 헤아려줘야 할 것 같아 같이 결과적으로 나름 럭셔리한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여행 경비를 감안해 이것저것 투자하는 것 모두 잘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까 봅니다.)

여러분, 정말 건강이 가장 중요하고 그 어떤 계획이든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할 전제인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2018년은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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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r, life, 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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