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지난 2017년 코인 시장 최대 테마는 단연코 ‘플랫폼 코인’이었습니다. 플랫폼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본격적인 해였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를 이을 제3세대 코인의 명예를 누가 차지할런지 관심 또한 대단했습니다. 현재까지는 곧 토큰에서 코인으로 둔갑할 EOS가 막강한 위용을 자랑해 왔지요. EOS는 엄청난 처리 성능과 더불어 강력한 투자를 통한 주변 생태계 조성과 에어드랍 이슈까지 맞물려 90년대 초반 한국 가요계 이후로 제2의 이오스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팀의 D-POS 이웃사촌이 정말 제대로 달리고 있지 않나요?
우리 스팀 코인은 스팀잇과 함께 비교적 조용한 시작을 맞이했던 것 같습니다. EOS가 보란듯이 1년 짜리 장기 ICO를 감행하고 있는 반면, 스팀은 그 흔한 ICO 조차 없이 숨죽이며(?) 시작했더랬지요. EOS는 Dapp 생태계 조성과 우호 집단을 양성하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이런 절호의 찬스를 놓칠 수 없는 기업들은 에어드랍을 단행하며 간택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팀 코인은 시가총액 20~30위 권을 오가는 그저 그런 코인 정도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요? 당연히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지껏 스팀파워를 쥐고 있으면서 스팀잇 활동도 하고 있는거겠죠.
자, 스팀 코인은 ICO도 없었고, ‘플랫폼 코인’이나 ‘제3세대 코인’과 같은 번듯한 이슈거리도 없습니다. 그저 스팀 코인은 스팀잇을 하나 쥐고 갈 뿐입니다. 태생부터 스팀과 스팀잇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했고요. 스팀은 스팀잇만을 염두에 두고 만든 코인은 아니겠지만 첫 단추 부터 성공하려면 스팀잇의 성공적인 안착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러기에 스팀과 스팀잇은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요.
많은 사람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하는 것처럼, 스팀과 스팀잇은 사실 그 역할이 다릅니다. 스팀은 자산을 배분하고 결제를 진행시키는 블록체인 덩어리의 코인이지만, 스팀잇은 스팀이란 코인 장부로 녹아 들어가는 인간과 봇이 어우러지며 활동한 총체 그 자체인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스팀잇을 ‘글 쓰는 곳’이라고 개념잡고 계시지만, 어찌보면 이 곳은 단순히 ‘글 쓰는 곳’이 아닌.. 좀 더 확장해 ‘컨텐츠를 생산’해 유포하고 나누며 평가(보상)까지 마무리 짓는 세계라고 할 것이며, 좀 더 제 생각을 가미해 말씀드리자면.. 이곳은 그저..
커다란 백지 한 장 나눠주는 곳..
인도 모르죠. 이 백지에 무엇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그 결과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전적으로 참여자인 우리 모두의 손에 쥐어진 것입니다. 그게 바로 스팀코인-스팀잇 세트의 마법이지요. 어떤 내용물로 채우고,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는지는 정말 우리가 하기에 달려있습니다. 떨렁 SCV 네 마리와 소량의 미네랄로 시작하는 테란의 일원이 된 것이죠!
제가 초기에 스팀잇을 둘러 보자마자 이곳이 단순히 글을 쓰는 공간이 아닌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미개척의 땅덩어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매우 좋은 조건이었죠. 무엇보다 결제와 평가(보상)가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류 사회로 치자면 구석기니 신석기니 하는 시절을 이미 뛰어넘고 시작했다고 할까요? 이 사회는 이익을 탐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그러면서도 질서와 안정을 바라는 마음 사이에서 움직일 터인데, 그 안에서 화폐 경제 제도가 이미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일단 리스크를 계산할 수 있고, 이는 곧 확실과 불확실의 영역을 다이나믹하게 컨트롤해 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죠. 이 정도 기반이 갖춰져 있는 사회라면 설령 글 정도만 오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발전은 정말 끝없이 달려가는 기차처럼 되지 않겠습니까? 왜냐고요? 무엇보다 글이 오가는 데서 정보와 지식이 오갈 것이며, 함께 토론하고 맞짱뜨는 과정에서 적절한 합의와 새로운 혁신이 모두 나올 것이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스팀잇으로 포장된 스팀이란 코인은 자신의 입으로 ‘플랫폼 코인’이라고 외친 적이 한 번도 없었겠지만 어쩌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우회하며 플랫폼 코인의 위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 하긴 이제 곧 SMT가 발촉되면 스팀 코인은 명실 상부한 플랫폼 코인의 대열에 올라설 수도 있겠군요. 이 또한 스팀잇이란 소통 창구이자 많은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터전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쉬 가능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들어 스팀과 스달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저는 되려 스팀잇이란 생태계가 이전보다 훨등히 복잡하고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현장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의 호기심은 재발동 되고 있고, 이런 저럼 몸빵 테스트를 거치며 저 나름대로의 경험을 쌓아가고 있지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펼쳐가 봐야 할지 고심중이기도 합니다.
저는 스팀잇의 여러 강점 중에 ‘다양성’을 으뜸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 다양성이 함께 어울어지며 때로는 복잡해 지기도, 때로는 단순해 지기도 하는 과정에서 스팀의 가치는 여타 다른 코인들이 넘보기 힘든 경지로 올라서리라 봅니다.그야말로 Proof of Brain형 코인인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단계를 넘어가면 스팀, 그리고 스팀잇은 창시자의 의도를 뛰어 넘어 그 이상의 세계를 구현하는 블록체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개발 용도를 발전적으로 뛰어넘는 코인들이 대체 몇 가지나 있을까요? 참으로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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