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베팅, 마틴게일 전략..

카지노 베팅, 마틴게일 전략..

연어입니다. 저번에 카지노 베팅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포스팅 했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흥미롭게 읽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관련 이야기로 살짝 버무려 볼까 합니다. 앞으로 몇 차례 베팅이란 흥미로운 주제를 놓고 같이 생각해 나가다 보면 투자자로서 반드시 결정지어야 할 자금의 투입, 회전, 그리고 회수에 이르는 일련의 행동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고찰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보면서 말이죠.

제게 (저와 달리) 포커를 상당히 잘치는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학과 동기였고, 다른 한 친구는 불.. 아니 죽마고우였는데요, 한 번은 동기 녀석이 제게 넌센스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맞추면 건만큼 돈을 주는 게임이 있어. 물론 틀리면 건돈을 고스란히 날리지.

네가 1을 걸었어. 틀려서 1을 날리게 돼.

이번에 2를 걸어. 두 배인거야. 맞췄어. 아까 손실을 만회하고도 1을 따.

다시 1을 걸어. 처음으로 돌아간거지. 틀렸어. 그 1을 다 날려.

이젠 2를 걸어. 또 틀렸네. 연속 합치면 3을 날린거야.

다시 4를 걸어. 따따블이지? 또 틀렸어. 이젠 3 + 4 = 7 만큼 잃어.

이번엔 8을 건다. 운좋게 맞췄어. 잃은 7을 만회하고 1을 챙겨.

자, 이런 식으로 더블 베팅을 해나가면 언젠간 손실을 만회하거니와 첫 베팅만큼 수익을 챙기게 돼.

이게 영원히 돈버는 게임이 될까? 문제가 있다면 뭘거 같어?


나중에 알고보니 이건 그 유영한 마틴게일 전략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베팅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적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궤변이나 패러독스 같은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바로 답을 못내리겠더군요.

마침 그날 밤에도 평소처럼 어슬렁 어슬렁 동네 애들이나 만나러 나갔다가 그 불ㅇ 친구.. 아니 죽마고우를 만나 이 베팅 방식에 대한 풀이를 부탁해 보았습니다. 친구는 뭐 어렵냐는 듯 얘기해 주더군요. (워낙 이런 방면을 즐기는 기질이 있는 친구라 재미있는 화제를 잘도 꺼냈다는 듯 희색이 만연해서 말이죠)


별거 아냐. 그렇게 베팅하면 돈만 좀 받쳐주기만 해도 맨날 돈 딸거 같지? 근데 여기서 생각해 봐야할게 우선 두 가지야.

먼저, 이건 사실상 무한한 자금을 요하는 게임이야. 역속적인 실패라는걸 절대 간과하면 안돼. 얼핏 생각하기엔 홀짝 같은거 몇 번 틀리다가도 쫌만 지나면 맞출 수 있을거 같지만 연타로 얼마나 오래 틀릴 수 있는지 알면 깜짝 놀랄걸? 그럼 다시 베팅으로 걸아야 하는 금액은 따블로 커지는데 그 불어나는 속도와 크기를 실제 감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 내가 돈을 대는 쩐주거나 투자자라면 왜 그 게임을 하고 앉아있겠냐? 필요한 금액과 버텨야 할 손실 폭이 어마어마한데 나중에 성공하면 챙기는게 고작 1? 이건 1억 투자해서 100원 벌겠다는 거야. 바꿔 말하면, 100원 벌자고 그 위험한 게임에 1억 투자하는 꼴이지.


이후 저도 거래니 투자니 관심을 갖게 되면서 베팅법과 자금 투입, 관리 등에 대해 지식과 통찰력이 쌓이게 되니 그 때 이 친구의 음료수를 쪽쪽 빨며 해준 이 얘기가 얼마나 정곡을 찌른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 질문은 꽤 일찍 해외 여행 기회들이 있어 그 때마다 카지노에서 돈을 따온 녀석에게 가장 기본이 되던 베팅이었기 때문에 나온 얘기였던걸로 압니다.

사실 질문을 던진 친구나 명쾌한 답을 제시한 친구나 둘 다 수리에 밝고 베터 기질이 있어 고스톱을 치든, 포커판에 참여하든, 카지노를 댕겨오든, 심지어 죽빵(?)을 치든.. 대체로 돈을 잘 따오던 녀석들인데, 지금 생각해도 대답을 해 준 친구 쪽으로 손을 들어주고 싶은 이유는 바로..

‘내게 불리한 상황의 연속성’을 더 진지하고 현실 가능한 위험(확률)로 받아들이며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 앞에서 마틴게일류 베팅에 대해 살짝 얘기해 봤는데.. 이걸 좀 뒤집어 보면 어떻게 될까요? 이른바 역마틴게일.. 즉, 잃을 때마다 베팅을 늘려가는 마틴게일과 반대로, 딸 때마다 베팅을 늘려가는 배포 키우기 전략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도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방금 딴 것을 고스란히 판돈으로 다시 퍼붓는다거나.. 아니면 수익으로 늘어가는 자본금에 맞춰 판돈을 늘려가는 방법 등 다양한 전략이 있지요. 우선 오늘은 버는 만큼 곧장 다음 판돈으로 다 쓸어넣는 역마틴게일을 한 번 맛볼까 합니다. 아까와 비슷한 상황을 고려해 보지요.

1을 겁니다. 잃습니다. 1을 날렸습니다.

다시 1을 겁니다. 맞췄습니다. 2를 가져옵니다.

이번엔 그 2를 다 겁니다. 틀립니다. 2를 몽땅 날립니다.

다시 첨으로 와서 1을 겁니다. 맞습니다. 2를 챙깁니다.

다시 그 2를 다 겁니다. 맞췄습니다. 이제 총 4를 챙겨옵니다.

또 그 4를 몽땅 겁니다. 이번에도 빙고! 4를 더해 8을 가져옵니다.


이것이 벌어들인 족족 다시 판돈으로 쓸어넣어 베팅판을 키워 나가는 역마틴게일입니다. 어떤분은 ‘어렵게 딴걸 좀 챙겨두지 왜 또 다 갖다 밀어넣는데?’ 라고 생각하실테고, 어떤분은 ‘어차피 딴거 없는셈 치고 그냥 밀어 넣는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후자 쪽의 생각을 함께 살펴 볼까요?

대개 이런 사고 방식에는 ‘내게 유리한 흐름이 왔을 때 몰아쳐야 한다’는 복심이 깔려 있을겁니다. 카지노 게임 같이 앞의 시행과 뒤의 시행이 전혀 별개인, 즉 앞에서 홀이 나온게 뒤에 뭐가 나올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50대 50 확률 게임에서 ‘좋은 흐름’이란게 존재할 수 있는 걸까요?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의 심리에선 어쨌거나 내게 득이 되는 결과가 나온 것 자체를 좋은 것으로 놓고 그 연속 선상을 ‘흐름’으로 치부하는 것이죠. 때문에 방금 딴 수익은 일종의 ‘땡큐’이자 행운의 씨앗으로 여기며 죄다 판돈으로 밀어넣는 겁니다.

헌데 때때로 이런 행동 방식이 가공할만한 결과를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어차피 벌은 돈을 쏟아붓고 실패하면 다시 소량의 초기 원금으로 돌아가니 원금이 까여나가는 쪽의 궤적은 비교적 따복 따복 천천히 진행되는 반면, 만약 운빨 좋게 연타로 승리를 챙기는 겨우엔 수익 곡선이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게 되는데, 이게 묘하게 금융시장에서 대분분의 투자 상품들이 시세 분출로 핫해지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게 되는거거든요.

그래서 의외로 수익을 다시 쏟아붓는 배짱좋고 지르는 기질이 강한 사람들이 (잠시나마) 큰 수익을 벌어재끼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는 겁니다. 헌데 문제는, 이것이 현명한 안목과 전략이 합리적인 베팅과 만나 부의 성공을 이룬것인지, 아니면 호기롭게 베짱으로 밀고 나간 베팅이 운좋게 잘 맞아 떨어져 대박을 친 것인지 구분하기가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아, 물론 저같이 이쪽 연구를 좀 하다보면 그 두 경우를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허나 문제는.. 사람은 늘 자신의 성공에 관대한 편이라 기실 운빨로 이룬 업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매의 눈과 같은 눈썰미와 판단으로 이룩한 성공이라고 스스로 굳게 믿는 오판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자신의 실력을 과신한 나머지 다른 투자나 사업에서 크게 말아 먹으며 그간 이뤄왔던 것을 모두 시장에 헌납하는 낭패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마치 따블에 따따블로 성공해 나가다가 한끗 잘못 걸어 몽창 도루묵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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