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독후감 경진대회 입상 소감입니다. [부제: 스팀 투자에 대하여]

제1회 독후감 경진대회 입상 소감입니다. [부제: 스팀 투자에 대하여]

연어입니다. 글 제목에 감히 ‘제1회’라는 문구를 맘대로 넣어 보았습니다. 이런 좋은 이벤트가 종종 열렸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본 것인데, 주최자이신 @oldstone님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바톤을 이어받아 개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저는 심사위원이셨던 @happyworkingmom님의 발표 소식을 한 대형마트에서 카트를 끌며 장을 보던 중 지인을 통해 받게 되었습니다. 설령 선정작에 포함되더라도 큰 떨림 같은 것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소식을 들으니 순간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스팀을 비롯한 알트장이 꿈틀거리다보니 알게 모르게 코인장 자체에 마음이 쏠려 있었던 것 같은데, 당선 소식 한 방으로 다시 스팀잇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기분입니다.

청춘 영화 ‘비트’를 보면 정우성이 고소영이 남겨 주었던 삐삐가 울리길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간혹 중국에 묶였던 계정이 풀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며 마냥 기다리고 있는 제 모습이 그런 것 같습니다. 계정이 더욱 꽁꽁 묶이기 전에 자금이라도 회수해야겠다며 처분했던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이 현재 각각 매입 평단의 50배와 40배로 치솟고 있습니다만, 한 번 철수를 시작해 버리면 다시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바로 투자의 세계인지라 저는 여전히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에 대해서는 먼 산만 바라보는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당시 이더를 중국에서 거래할 방법이 없어 전량 라이트코인으로 바꿔버렸는데 그 역시 50배로 부풀려 있는 상황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맨 처음 암호화폐에 발을 들였을 때 비트코인을 사두면서 @leesunmoo님과 개당 1억 갈 때가 분명히 올테니 그때까지 쥐고 가자며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입니다. 저도 나름 투자세계에서 먹고 살았던 사람인데.. 굳이 첫 매입 평균가였던 25만원선이 아니더라도 100만원에 사든 200만원에 사든 1억까지 쥐고 가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중간에 내린 말에서 다시 타려고 하면 여간 껄끄러운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대개 스팀이나 여타 코인을 사기 위한 매개체로서 사용했고, 되려 저의 애정(?)은 스팀이나 EOS쪽에 더 쏠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스팀이나 EOS도 언젠가 비트코인처럼 날개를 펼칠날이 온다면 비트코인과 그 순서만 다를 뿐 큰 투자수익을 얻는 것은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대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지요. 아.. 그 때 스팀 살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으면 왕창 뿔린 돈의 일부만 스팀을 다시 매입해도 대박이 연속되는건데 말이야..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렇게 되는 일이 쉬운 일일까요? 이 쪽에 투자해서 불린 돈으로 다시 저쪽을 투자해서 다시 불리고.. 이건 마치 분당에 있는 농토로 큰 보상을 받았던 어떤 농부가 천직인 농사나 짓겟다고 다시 일산에 땅을 샀는데 일산 역시 개발지구가 되어 보상을 또 받게 되고.. 할 수 없이 예전에 농사짓던 분당 옆 판교에 농지를 매입하자마자 다시 판교가 개발지구로 발표나고.. 뭐 이런 얘기와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조금만 욕심을 줄이고 현실적인 기회를 잡겠다면 한 번 내지는 두 번의 큰 흐름만이라도 제대로 타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 가급적 그 흐름을 즐기며 굳건히 버텨보는 것인 더 효과적인 방안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저는 스팀잇에 터전을 잡고 있는 스팀 투자자는 이런 측면에서는 매우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투자에서 수익이란 것이 꼭 시세 차익에서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배당같은 것도 무시 못할 수익인 것이지요. 제레미 시겔(Jeremy Siegel)의 명저 ‘투자의 미래(The Future for Investors)’를 보면 배당을 재투자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잘 증명되어 있습니다. 저는 채굴자가 아닌 일반 유저에게도 보상을 배분하는 스팀잇의 시스템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감행했던 1인입니다. 물론 제가 투자를 했던 초기에는 조금 더 자본가에게 유리했던 것 같습니다. 굳이 포스팅을 하지 않더라도 스팀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유저에게 배분되는 비율이 더 높았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물론 포스팅을 ‘노동’의 측면으로 인식한다면 보팅을 통해 얻게 되는 보상들을 온전히 ‘배당’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가요? 여러분이 스팀 코인에 투자를 하고 나서 애정어린 시각으로 여기저기 스팀에 대한 이야기를 쏟고 다닌다고요.. 어쩌면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해 놓은 투자처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홍보를 하고 다니지 않나요? 그런 면에서 스팀잇은 천편 일률적인 투자처 소개나 자랑을 떠나 일상의 관심사는 물론 많은 내용들을 이야기하며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새로운 장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좋은 정보도 주고 받고, 또 지루할 수 있는 투자 기간 동안 좋은 포스팅도 교류하면서 보상을 꼬박 꼬박 챙겨나가는 것이 이 얼마나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얻은 보상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시 재투자하는 것이 바로 제레미 시겔이 강조하는 파워풀한 투자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고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투자시간을 좀 더 길고 여유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틈틈이 저가에 스팀 매입도 해놓고 보팅을 통한 수익도 재투자하거나 유용하게 사용해 두고.. 이것이 통상 뮤추얼펀드가 투자 금액을 분산하며 모아가는 것처럼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퍼부울 수 없는 평범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과정 속에 @oldstone님께서 주최하신 이런 경진대회도 투자진행 과정이나 결과에 너무 큰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는 우리에게 의미있는 행사로서 즐거움과 보상금은 물론,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시간보내기를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이벤트가 되는 것입니다.

경진대회 입상 소감에 뜬금없이 코인 투자 이야기가 나와서 어리둥절하시겠지만, 제1회 경진대회가 진행된 약 일주일 동안 우리는 또 스팀잇에 애정을 좀 더 가질 수 있는 동기도 얻게 되었고, 제대를 기다리는 군인들이 순간 순간 잘 보낸 시간에 흡족해 하는 것처럼 스팀이 큰 가격을 형성할 그날이 좀 더 가까워졌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실이 독후감 경진대회 입상이라는 영광과 기쁨에 더하여 큰 의미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제가 심사위원이셨던 @happyworkingmom님의 댓글을 통해 밝히기도 했지만, 한 때 글을 쓰는 일을 도맡아 해야했던 (빡쎘던)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독후감 경진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맞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알고 보면 전공은 공학이었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글과 관련하여 그 누구에게서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거나 코칭을 받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좀 용기를 내 보았습니다. 사실 ‘독후감’이라는 컨텐츠가 요구하는 ‘포맷’을 기계적으로 맞춰가면 그런대로 더 독후감다운 독후감을 써볼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happyworkingmom님께서 마찬가지로 ‘독후감’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위주로 글을 평가하셨다면 대회의 마무리는 사뭇 그 성격이 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함께 울고 웃으며 교류하는 스팀잇 KR 멤버의 한 명으로서 저도 그 성격에 맞는 글을 남기고자 했고, 다행히 @happyworkingmom님께서도 지극히 인간적이고(?) 스팀잇 유저스러운 관점에서 평가를 진행하다 보니 제 글 가치 이상의 점수를 받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쨌든 다시 한번 개최자, 심사위원, 참가자, 그리고 응원해주시고 함께 즐겨주신 모든 분들께 이 영광을 돌리고자 합니다. 상금으로 받는 스달을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그냥 아무 고민없이 제가 꿀떡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런 저런 명분과 감사의 마음으로 좀 뿌려볼까 하다가.. 자칫 저의 행동이 부담스러운 선례로 남을지 모른다는 핑계로 말입니다. ^^ 어느 유명한 분의 시상 소감 말씀을 좀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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