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곧 점심 시간인데 너저분한 비유로 이야기를 시작하려하니 용서 바랍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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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다 보면 위와 같은 공용 휴지걸이를 이용할 경우가 생깁니다. 문제는 이게 버젓이 밖에 놓여 있다는 것인데.. 여러분도 다들 경험해 보셨겠지만 얼마 만큼의 휴지를 챙겨 일을 보러 들어가야 할지 가늠이 잘 되지 않다는 것이죠. 과연 여러분이라면 평소 사용하던 휴지 분량의 평균치나 최소치 만큼만 챙겨서 당당히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최대치.. 또는 그 이상의 여분을 감안하여 휴지를 챙겨두리라 생각합니다. 헌데.. 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애초에 휴지 걸이를 저렇게 밖에 걸어둔 이유가 휴지를 아껴쓰자는 취지때문이었을텐데 말입니다. ㅋ
저는 최초로 저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불확실성’에 대한 사람들의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게 적절한 비유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감지하게 되면 이를 대비하기 위한 어떤 행동들을 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에는 효율성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보다 자원을 소비하고 비용을 들여서라도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어떤 재산이나 기회, 가치 등을 보존하려 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되죠. 이런 행동은 결국 추가적인 비용과 기회 손실을 초래하고 이런 마이너스 요인이 다시 가격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에 따른 위험이 도래할 때마다 사람들이 사재기를 하곤 하는데 그 때 물건 값이 폭등하는 것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 비트코인을 한 번 생각해 볼까요? 과거 비트코인이 폭등한 여러 이유중에는 어떤 국가내의 화폐 기능이 정지할 뻔하거나 화폐제도를 통한 자산 유지가 매우 위험하다고 사람들이 판단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때 비트코인은 불안정한 자국의 화폐경제로부터 자산을 이체시켜 (잠시라도) 보존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가격이 치솟을 수 있었던 핫한 배경이었지요. 하지만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이런 가치 대체제로서의 이유라기 보다는 암호화폐 시장 자체의 배경이 좀 더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비트코인을 대체제로서라기 보다는 암호화폐의 원조이자 대장주로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비트코인의 주변에 많은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주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관점을 살짝 비틀어 말씀드린다면, 이제까지의 비트코인이 나름 시장의 불확실성을 먹고 성장했다면 적어도 앞으로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 자체의 확실성에 의해 가치와 가격이 판단될 여지가 더욱 커졌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이 시장을 쉽게 볼 수 없는 단계에 도입하고 있지 않냐는 것이죠.
어쨌든 이렇게 생성된 생태계는 점점 더 복잡해질 것이고, 이는 이전 사회로 되돌리기도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도 비트코인이 거품이냐 아니냐의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생태계가 쉽게 소멸되지 않으리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자, 우리의 관심사.. 바로 스팀은 어떨까요? 스팀잇과 연계된 스팀화폐의 특성상 저는 스팀이 비트코인과는 약간 다른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은 화폐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구성되었던 반면 스팀은 스팀잇이란 커뮤니티형 포장물을 걸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보다는 확실성에 좀 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많은 분들이 언급하고 있는 스팀잇 가입자수, 활동자수, 포스팅의 양과 질, 유저들 간의 스팀-스팀파워-스팀달러 이동 등등 모든 활동들이 결국 정량화되고 데이터로 기록될 수 있는 확실성에 기반한 내용들인 것입니다. 저는 이런 이유로 스팀화폐의 가격 상승은 일정부분 스팀잇 생태계가 얼마만큼 성숙된 기반을 쌓아가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격 상승에 호재가 되는 성격이라면 급등과 급락의 모습을 꽤나 보이겠지만 시장의 확실성을 먹고 자라는 녀석이라면 그 속도는 충분히 더딜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팀은 여느 화폐 못지 않게, 아니 여느 화폐보다도 더 (장기적) 투자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팀잇의 생태계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습니까? 네드를 중심으로 여전히 내부 프로젝트가 진행중이고, 댄은 열심히 (아마도 EOS를 통한) 간접적인 지원사격을 하고 있습니다. EOS 역시 스팀잇과는 생태계상으로 엮일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열심히 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 내부에 우리 KR과 같은 자생적이고 집단적인 움직임이 있습니다. 유저들은 대개 개별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만, 커뮤니티란 특성상 크게 보면 우리는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스팀과 스팀잇의 불안적인 요소는 여전히 많습니다. 스팀 화폐 역시 초반에는 급등과 급락이란 롤러코스터를 연출하기도 했지요. 그때 기회를 한 번 잡으신 분도 있고, 그 때문에 여전히 고생을 하고 계신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팀화폐는 이제 스팀잇이란 생태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전진해가고 있습니다. 저는 단순히 스팀을 많이 산다고 해서, 스팀잇에서 발생된 스팀과 스팀달러를 시장내 내다 팔지 않는다고 해서 스팀의 가치가 오르고 가격이 상승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스팀의 매집이 아닙니다. 사기만 하고 팔지 않으면 가격이 오른다.. 이런 가치관이 매집을 노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스팀잇은 그 가치를 다지면서 올라가야합니다. 가격이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면 말이죠. 그렇다면 탄탄한 발판을 다지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소요될 시간과 정성 말이죠. KR은 그런 생태계 구성을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저도 정답은 모르겠습니다만.. 네드는 일정 부분 인정해 주고 있나봅니다. 당연한 립서비스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 어쨌거나 우리는 지금껏 해온 것처럼 좋은 아이디어를 투여하고, 실행해 보고, 반성하고, 의견을 교류하고, 신나게 포스팅도 하고, 피곤하면 좀 쉬기도 하고… 그렇게 애정들 들이며 활동하면 되지 않을까요?
점심 맛있게 드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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