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어머니와의 결혼 승낙을 얻기 위해 외할아버지 앞에 무릎 꿇었을 때 외할아버지의 반응은 이러했다고 합니다.
‘어디 감히 내 귀한 딸을!’
어찌나 그 자리가 어렵고 긴장을 했었는지 아버지는 식은 땀을 줄줄 흘리셨다고 하네요. 천하라도 호령할 듯한 배포 좋은 외할아버지 앞에 샌님같은 청년이 눈에 찰리가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의 가정을 이룰 수 있었는지 궁금해서 어머니께 여쭤본적이 있었지요. 아버지는 대체 어떻게 외할아버지의 굳은 마음을 돌릴 수 있으셨나요?
공교롭게도 외할아버지가 아버지의 사위 될 자질(?)을 떠보려 주문한 것이 바로 글씨였다고 합니다.
“자네 이름 한 번 한자로 써보게나”
안 봐도 뻔합니다. 외할아버지께서 움찔 하셨겠죠.
“일찍 작고하셨다는 자네 아버님 함자도 한 번 써보게” “그럼 할아버님 존함도 써 볼 수 있겠나”
사실 아버지의 펜글씨 솜씨는 제 중국 친구들도 혀를 내두를만큼 기가막히니까요. 한글도 그렇지만 한자가 어찌나 명필인지 저는 여태껏 저희 아버지보다 글씨를 멋지고 힘있게 쓰는 분을 뵙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생각지도 않게 그런 명필을 눈 앞에서 확인한 외할아버지는 얼마나 놀라셨겠습니까? 결국 외할아버지의 대답이..
“내 딸 데려가게”
이건 여담이지만.. 외할아버지의 독특한 종목(?) 선택 덕분에 저도 여기에 앉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할 수 있었네요. 가장 많이 고르는 종목이 이거 아니겠습니까?
“여보, 여기 술 한상 내주구려”
만약 외할아버지께서 그 때 사위될 놈 술 한번 진득히 먹여보자.. 하고 결심하셨으면 오늘의 저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젊을 때 아버지께서는 주사가 좀 있으셨거든요. ㅋㅋ
대개 이런 상황에 옛 어르신들은 술이나 바둑 한 판을 청해 사위될 사람을 탐색하곤 하셨습니다. 인품도 엿보셨을테고, 대담함이나 끈기 등등 정말 내 귀한 딸을 잘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녀석인지 꼼꼼히 체크하셨겠지요. 어릴 적에 무슨 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을 본 것 같습니다. 딸내미에게 청혼을 한 청년과 바둑을 같이 두시던 아버지가 돌을 두는 도중 나긋하게 얘기를 합니다.
“충분하네. 내 딸 데려가게나.”
저는 어렸을 때 이 장면을 보면서 대체 어떻게? 뭘보고? 하며 의문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이런저런 경험을 쌓아가다 보니 어렴풋이 상대의 행동과 선택을 보며 많은 부분을 가늠할 수 있는 눈이 생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게 술이 되었든, 바둑이 되었든, 당구 한 게임이 되었든 말이죠.
딸과의 결혼을 청한 사윗감을 고를 때야 인품이라든가 어른 공경하는 자세라든가 하는 부분까지 확인해봐야겠지만 일상적으로 이런 경우엔 상대방의 판단 과정, 선택 스타일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특히 베터 기질이 어떻게 되는지 말이죠.
■ 아웃복서 / 인파이터
제가 어렸을 때 세계 최고의 권투선수는 의심할여지 없이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었습니다. 헌데 세기의 권투 경기를 지켜볼 때 저의 감정 이입은 주로 아웃복서 쪽이었습니다. 이런저런 무술도 많이 배워봤지만 권투는 극히 꺼리게 되던데.. 아무래도 권투 하면 죽어라 맞아터질 각오를 해야한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을 겁니다. 어릴 땐 더더욱 맞는걸 싫어하는 성향이 상대의 주위를 뱅뱅 돌며 기회를 탐하는 아웃복서의 스타일에 마음이 갔던 것이죠.
아웃복서는 상대와 비교해 큰 신장과 긴 리치를 가진 선수들이 많이 쓰곤 합니다. 몸을 가볍게 움직일 수 있고 풋워크까지 날렵하다면 금상첨화죠. 정말 나비와 같이 움직이다 벌처럼 쏘는 몸놀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인파이터는 ‘복서’가 아니라 ‘파이터’라고 붙여줄만큼 저돌적인 면을 보여줍니다. 가드를 바짝 올리고 상대만 바라보며 뚜벅뚜벅 좇아다니죠. 상대에게 접근하는 중에 수많은 잽과 펀치를 맞게 되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계속 안으로 파고들어 훅과 어퍼컷을 꽂아 넣고 상대를 코너에 몰아 분풀이(?)를 해댑니다.
헌데 어느 때부터인가 저는 인파이터에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만약 권투를 배우게 된다면 저의 선택은 단연코 인파이터일테지요. 이는 권투 뿐만이 아니라 왠만한 운동 경기에 다 해당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엔 쇼트트랙을 보며 선수로 감정이입을 할때는 상대를 추월하기 위해 (안전하게?) 바깥쪽으로 먼 바퀴는 도는게 어떨까 했는데, 지금은 정 반대로 호시탐탐 순간의 찬스를 노리다가 손가락 만큼의 빈틈을 노려 치고 들어가는 주행에 매료되어 있습니다. 이 또한 비유하자면 인파이터겠지요.
■ 배팅이라는 것
제가 언제부터인가 인파이터 성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선택하게 된데는 아무래도 ‘베팅’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본능으로 자연스럽게 체득되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런가 싶습니다.
여러분 중에 장기를 즐겨 두시는 분들이 계시는지요. 장기를 두다 보면 가장 먼저 겪게 되는 선택이 있습니다. 나의 상(象)과 상대의 졸(卒)을 맞바꾸느냐 마느냐 하는 경우죠. 다시 말해서 장수로서 나의 코끼리 부대를 희생해 상대의 최전방 병졸들을 무너뜨려 보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마 장기를 두는 상대의 성향을 가장 먼저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파이팅이 이때일 것입니다.
장기를 두다 보면 이런 선택도 놓일 수 있습니다. 나의 차(車)나 포(包)를 상대의 차(車)또는 포(包)와 맞바꾸느냐 마느냐죠. 나의 전차부대나 투석부대를 희생해서 상대의 진영 또한 데미지를 입게 하느냐 마느냐는 승부의 과정에서 늘 직면하는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즐겨 하십니까?
저는 인파이터가 되었기 때문인지 단연코 나의 코끼리 부대, 전차 부대, 투석 부대를 희생해서라도 상대에게 데미지를 입히려 합니다. 서로의 부대를 살리는 것도 선택이지만 과감히 나의 것을 희생하고 상대의 것을 얻어내어 게임을 승부로 몰고 가는 것이죠. 이것이 상대의 가슴팍으로 파고드는 인파이터인 것입니다. 그리고 요샛말로 하자면…
‘과감한 베팅’에 들어가는 것이죠.
■ 블록체인의 겜블(gamble)은 어떤 것일까?
저는 실제 현실에서의 카지노 겜블과 블록체인 기반의 카지노 겜블은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겜블은 기본적으로 ‘할수록 망(亡)’이죠. 이건 만고불면의 진리입니다. 제가 예전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베팅은 나의 손익 그래프를 증폭/증감 시킬수는 있을지언정 우위 그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는 것이 베팅에 대한 저의 제1 명제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떠한 베팅법을 사용하든 당신이 불리한(우위가 낮은) 게임의 결과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카지노 게임은 당연히 카지노 업장에 유리한 룰을 갖고 있습니다. 우위가 플레이어에 있지 않고 딜러(카지노 측)에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시행이 많아질수록 돈은 카지노 쪽으로 옮겨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카지노 겜블을 하다니요? 미친 짓 아닐까요?
그럼에도 제가 종종 마카오에 들를 때 카지노에서 이런 저런 베팅을 하고 노는(?) 것은 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오늘의 주제와는 좀 별도의 이야기이니 제껴두도록하고, 소제목 대로 블록체인에 기반한 ‘겜블’에 대해 언급해 보죠.
카지노 겜블과 블록체인이 결합할 수 있는 가장 큰 궁합은 바로 ‘공정한 결과’를 증명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누구나 돈을 잃는 것을 싫어합니다. 헌데 카지노에서 돈을 잃으면 왜 잃은 걸까요? 플레이어에게 우위가 없는 걸까요? 아니면 뭔가 카지노 측에서 불공정한 승률 개입을 했기 때문일까요? 돈을 잃은 플레이어는 이런 의심을 해보게 됩니다.
“이 자식들, 내가 자꾸 돈을 따니까 뭔가 승부 조작을 건거 아니야?”
이런 의구심을 말소(?)시키기 위해 블록체인을 갖다 붙여 놓습니다. 이게 아이러니하게도 블록체인과 카지노 겜블이 강력하게 붙어버릴 수 있는 명분이 된 셈이죠.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더 매력(?)을 더해주는 유혹거리가 붙게 됩니다. 바로 토큰 발행을 통해 지분이 증명되고, 그 지분에 해당되는 업자 측 수익 배당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비유하자면, 당신은 카지노에서 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카지노의 주주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더 적나라하게 비유하자면..
“당신은 정선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강원랜드 주식을 사고 있는 것과 다를바 없다구요.”
여러분은 게임을 하며 돈을 탕진할 수도 있지만, 카지노 주주로서 그렇게 거두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배당받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구조가 이렇게 돌아가면 이제 카지노 겜블 게임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당연히 통밥으로라도 손익을 따지게 되는 것이죠. 이른바 ‘채굴’로 남는 장사가 되냐는 것입니다.
■ 겜블인가 채굴인가?
이쯤되면 게임에 들어가 베팅을 하는 것이 단순히 주최 측에 돈을 퍼다 주는 것인지, 반대로 채굴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고 수익을 분배받기 위한 투자인지 오묘한 상황에 들어갑니다. 때문에 여러분은 심심풀이 삼아 게임을 즐길수도 있고, 운을 걸고 돈을 좀 따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투자자로서 내가 들인(날린) 금액 이상의 회수(배당)할 수 있나 계산기를 두들겨 볼 때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델은 몇 가지 약점이 있기도 하지만 매우 강력한 투자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 지켜야 하나? 날려야 하나?
자, 딜레마의 명제가 더욱 세련(?)되어지고 있습니다. 이게 카지노 겜블이라면 자금을 지키고 불리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그럼 정답은 사실 하나입니다. 게임을 하면 안되지요. 아시다시피 카지노 겜블은 단 1%일지언정 카지노 측에 유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게임에 임하면 가장 좋은 정답은..
- 게임을 안한다.
- 굳이 하겠다면 한 판에 모든 것을 다 걸고 쇼부를 친다.
- 혹시 여러번 하더라도 + 일때 먹튀하라.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을 하면 불리합니다. 그리고 계속 할수록 불리합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에 서야하죠. 게임을 하지 말고(이게 최선임), 굳이 하겠다면 한 판에 다 걸고 승복하라. 이기면 먹튀하고. 이게 정답이니까요.
하지만 이게 채굴 투자가 되면 선택의 기로는 조금 달라집니다. 바로, 자금을 최대한 지켜가면서 하느냐, 시원하게 날리느냐의 문제입니다. 표현이 좀 이상하긴 한데.. 이런식이면 누구나 ‘당연히 자금은 최대한 지켜야 하는 것 아니야?’라고 반문할 것입니다. 제 이야기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좀 달리 표현해야겠군요.
저는 이 대상이 카지노 겜블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게임자금을 지키거나 불릴 수는 없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결국 판돈은 날리게 되어 있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바로 판돈을 ‘제대로 잘’ 날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효율의 문제이지요. 판돈을 날리는 건 다시 말해 채굴에 들어가는 투자 비용을 쓰겠다고 여기면 됩니다. 그렇다면 비용을 고효율로서 토큰 구매 단가를 낮게, 즉 같은 판돈(자금)으로 더 많은 토큰을 채굴해 나가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되는 것지요. 적은 가격에 더 많은 토큰을 채굴해 낼 수 있을수록 나중에 배당을 통해 본전을 회수하는 기간도 짧아지고 전체적인 투자 수익률 제고에도 좋을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이왕지사 (채굴을 위해) 겜블에 임했다면 어떻게 해야 판돈을 잘~~ 날릴 수 있느냐가 경쟁력인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잠수 기간동엔 나타난 ‘매직 다이스’를 보지 못했던 덕분에 이번 ‘크립토게이머스’의 태생과 성장을 지켜보며 꽤 많은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덧붙여.. 리퍼럴 좀 ㅋㅋ https://kryptogamers.com/dice/?ref=jack8831 (크립토게이머스 구경가기)
이상, KR에 크립토게이머스를 최초로 홍보해 본 나쁜 남자(?)였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의 홍보와 관심에 의해 KR 유저분들이 판을 쓸고 있다시피 한데.. 이왕에 투자 목적으로 달려드셨다면 소기의 목적을 꼭 달성하시길 바랍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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