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었니?

그것이 알고 싶었니?

연어입니다. 친구와 작업할 것이 있어 토요일 밤을 함께 보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자정이 되자마자 카톡 메세지가 떨렁 뜹니다.


  • 비트코인이 뭐냐?

  • 형 ㅋㅋ 내일 전화로 설명 드릴게요. 지금 친구랑 작업중이라서..

  • 너두 하니?

  • 두 시간 주시면 만나서 설명을..

  •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다.


결국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것이 알고 싶다’가 떴고, 수백억 자산가인 이 형님이 떴으니까요. 모르긴 몰라도 투자에 관한한 철두철미하게 조사를 해보는 형님이니 얼추 알아볼 건 다 알아보고 저에게 확인차 메세지를 던져본 것일겁니다. 연어가 하고 있다면 진짜 뭔가 있긴 있겠구나… 정도랄까요?

‘그것이 알고 싶다’는 굳이 보지 않아도 뻔한 내용일 것입니다. (시각에 따라) 일확천금을 얻은 풍운아들.. 되려 낭패를 당하고 있는 투자 실패자들.. 몇몇 (철없는) 투자자들의 의견.. 몇몇 전문가의 의견.. 그리고 나름 ‘올바른’ 투자 방식을 지향하고 있는 (얼굴을 가리지 않는) 모범 투자자 한 명 정도..? 저는 방송 기획자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그것이 진짜 알고 싶었니?

진짜 알고 싶었던건지.. 알고 싶은 척 하면서 뭔가 경고를 해주고 싶었던건지.. 분명 우리의 많은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하고 사회에 많은 경종을 울려준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혹시나 뻔한 기획 의도와 뻔한 내용이 아니었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쇼킹했던건..

많은 자산을 지키느라 나름 조신하게(?) 살고 있던 저 형마저 궁금하게끔 만든 비트코인에 대한 사회적 열광이었습니다. 물론 투기로 치부되겠지만 말이죠.

일단 내일(일요일) 그 형과 오랜만에 만나기로 약속은 했습니다. 얼마전 연말 때도 얼굴 한 번 안 보여주냐고 투정을 부리시던데.. 이젠 빼도박도 못하게 생겼네요.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궁금한 것을 알아보고 싶은 것인지, 아님 돈을 벌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법을 묻고 싶은 것인지.. 헌데 저는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말씀드려 볼까요?


“형, 비트코인 그거 투기에요. 그런거 쳐다도 보지 마세요.”

(이런다고 그 형이 암호화폐 투자를 안 할까요?)

“비트코인..? 저도 얘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함부로 발 담그지 마시고 좀 알아 보시던가요.”

(이런다고 그 형이 암호화폐 투자를 안 할까요?)

“그거 제대로 해보려면 전문가급은 돼야 해요. 소액으로 재미삼아 해보는건 괜찮겠지만요.”

(이런다고 그 형이 암호화폐에 소액만 담글까요?)


일전에 비슷한 말씀을 드렸지만.. 자산가나 베테랑 투자자들은 무언가 투자 대상물을 확실히 파악했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확실해 지고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확신이 서게되면 비로소 크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움직이죠. 호랑이가 먹이를 낚아채는데 온 힘을 기울이듯 크게 움직이고 제대로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결정을 내리기까지 있었을 기회비용은 전혀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너무 불투명하고 불확실한데서 오는 리스크가 보다 확실한 리스크로 바뀌는 것을 확인한 확인비용으로 여길테니까 말이죠.

후아.. 어쨌거나. 여러분 어째야 합니까? 비트코인으로 이야기 꽃을 피운 후.. ‘기승전 스팀잇’으로 확 유도해 버릴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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