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이 질문은 주유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폄하하거나 험담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아마 여러분들께서도 공감해주시라 믿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방금 고속도로 주행을 마쳤습니다. 헌데 중간에 주유를 해야해서 평소 자주 애용하는 도로공사 프랜차이즈인 모 주유소에서 셀프 주유를 했지요. 그리고 평소처럼 찜찜함을 감내해 보려다가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 주유소 안으로 들어가 직원(으로 보이는 분)에게 항의를 좀 하였습니다.
도로 주행중 이 주유소를 종종 이용하는 사람입니다. 평소엔 그냥 그려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아까 경우를 보니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어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저의 항명은 이러했습니다. 여러분도 많이 경험하셨겠지만, 언제부턴가 셀프주유를 하다보면 계량기는 힘껏 돌고 있는데 막판에 기름이 나오는게 뚝끊겨버리는 느낌을 손잡이를 통해 전달받게 됩니다. 첨에는 한 오백원 정도 남는 선에서 귀엽게(?) 끊기곤 했는데 슬슬 천원 정도는 기본으로 까이다가.. 오늘 같은 경우엔 어림 짐작으로 1천5백원 전부터 기름이 뚝 끊기는 겁니다. 요새 유가로 치자면 1리터 정도를 빠진채 리터기가 도는 것이죠.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
전에는 이런 점을 이해하려고도 해봤습니다. 주유가 지속되다 보면 펌핑의 관성 때문에 기름이 더 흘러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 준다면 첨에 주유를 시작할 때 역시 기름이 호스를 타고 나오는 동안엔 리터기와 금액 계산기가 돌지 말아야 합니다. 헌데 그때는 신나게 돌기 시작합니다.
사실 예전에는 그나마 상식적으로 주유된다고 생각하는 주유소들만 기억해 뒀다가 이용하곤 했습니다. 상행선, 하행선, 동네, 자주 다니는 길 등등.. 그러나 이제는 어딜가나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가장 양심적이라고 생각했던 어느 직영점마저 그렇게 변하더군요. 저의 항의는 이런 상황에서 비롯 되었습니다.
일단 이분은 나름대로 근거 자료를 들고와 해명해 주시더군요. 요지는 이러합니다.
- 저희는 매일 주유에 관런된 사항을 점검받고 있습니다
- 이 기록들을 보시면 여태껏 한번도 문제가 없었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얼마전에도 같은 이유로 어느 분께서 소비자 고발을 하셨습니다만 저희에게서 문제점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 저희처럼 고속도로에 있는 주유소들은 쉬 장난을 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분의 해명이 나름 진실되리라 믿고 싶습니다. 아마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도 1~2 년 주유 경험이 있는것도 아닌데 그간의 변천사를 왜 모르겠습니까? 센서들이 더 정확하고 직관적으로도 합리적으로 느껴져야 할텐데 요즘 나온 장비들은 주유기를 직접 쥐는 소비자가 육안과 손에서 느끼는 주유 압력을 다르게 느끼도록 설계된 것입니까? 저도 마음 같아서는 어디서 기름통 하나 들고와서 주유받은 양을 정확히 눈으로 확인하고 싶더군요.
그분 말씀이 백번 맞다쳐도 주유량이 셀프주유자가 눈으로 리터기를 통해 확인하는 것과 다르게 느껴져도 문제아닐까요? 언제부턴가 돈 몇 백원, 천 몇 백원 정도의 내용가지고 온갖 공허함과 배신감을 느끼니 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차리리 속던 말던 주유원이 주유해주는 주요소에 걸리는게 차라리 정신 건강에는 좋더군요.
저는 리터당 얼마라는 식으로 기름값이 싼것처럼 포장해두고 사기당한 느낌을 받게 하느니, 차라리 기름값은 비싸게 표시되어 있더라도 주유기를 뽑는 그 순간까지 묵직하게 기름을 붓고난 느낌이 드는 주유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연히라도 그런 주유소를 다시 찾게 된다면 롤케잌이라도 사들고 가서 정직한 운영에 소비자로서 고맙다는 말을 전해줄거고요.
늘 주말마다 고속도로를 타고 다녀야 하는 입장에서 오늘의 찜찜한 기분이 한 주 시작을 망치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 해야겠습니다.
‘트윈님이 내일부터 스팀가격 폭락한다고 했던가?’
갑자기 기분이 화사해지는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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