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처음엔 미안한 마음만 잠시 내려놓으면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음 속 양심마저 내려 놓아야 합니다. 나중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면역력을 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죄책감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 말입니다. 표절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냥 몰랐어요’라고 하기엔 사회에서 짊어져야 할 책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요.
여러분께서 ‘연어마저 표절 시비를 들고 나오는구나’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표절에 대한 ‘시비’ 보다는 표절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분이 젊은 분이시라면 더더욱 함께 했으면 합니다. 누구나 표절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표절의 시비를 피해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표절의 유혹은 무척이나 달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걸려드는 사람이 분명 나옵니다. 하지만 유독 젊은 사람들이 그런 유혹에 쉽게 빠진다고 하면 이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함께 고민하며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이 소중하다…” 뭐, 젊은 사람들 빼고는 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저도 물론 그렇게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 시절엔 시간을 아껴가며 뭔가 열심히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멍~하니 공상에 빠지거나 빈둥거리는 것 또한 젊은 시절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뭔가 옳지 않은 방향으로 자신을 끌고 가거나 끌려가는 것 만큼은 단호하게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젊은이의 치기가 아닌 젊은이의 책임감입니다. 그런 저항이 없다면 자신의 젊음을 그 보다 낮은 가치와 맞바꾸는 것입니다.
다시 표절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는 종종 ‘표절 행위’를 ‘부가가치’ 측면에서 바라보곤 합니다. ‘부가가치세’라는 세금이 있는데, 이게 세금을 많이 먹이기 위해 각국 정부가 짜낸 절묘한 속임수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개념 만큼은 곱씹어 볼만 합니다. 당신이 어떤 투자나 행동을 통해 이전에 없던 가치를 창출하거나 가치를 키워냈다면 세금을 면해주겠고, 더 이상의 가치 창출 없이 이전까지 창출된 가치를 그저 향유하고 소비하겠다면 당신이 그간 발생한 가치들에 대한 세금을 내라는 것이 부가가치세의 개념이 아닐까 합니다. 그간의 가치를 만끽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만끽하되 이전에 발생했던 가치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하라는 것이겠죠. 저는 표절도 이와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누군가가 이리저리 확보한 재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산물이나 컨텐츠를 만들어 냈다고 합시다. 이 사람의 기지나 노력이 없었다면 재료가 되었던 그 어떤 것은 그냥 그 단계에서 머물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어떤 행동 때문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에 ‘보다 가치있는’ 어떤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노력이나 값어치를 인정해 주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스팀잇에 컨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이 분들이 자선사업 하듯 마음을 비우며 활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팀잇엔 보팅이 있고 보상이 넘나듭니다. 때문에 서로 좋은 컨텐츠로 인기를 얻으려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짭짤한 보상과 다른 이와 무언가를 나눈다는 심적 보상을 얻게 됩니다. 인기도 따라오고요. 분명 이기적인 동력이 작동하지만, 대개는 적절히 ‘룰’을 지키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룰’의 실체가 무엇일까요? 저는 ‘공정한 방식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자’가 아닐까 합니다. 백서같은 곳에 써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 사는 사회인지라 암묵적으로 작동하는 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룰을 잘 지킨 사람에게는 대개 좋은 보상이 갑니다. 즉, 사람들이 인정해 준다는 것이죠.
표절은 이런 룰을 비껴갑니다. 적당히 버무려 만들든, 대놓고 그대로 갖고 오든, 그 심리에는 ‘내가 키운 컨텐츠를 선보이자’ 보다는 보상과 인기가 먼저 자리잡은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알았다 몰랐다의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처를 밝혔다’는 사실만으로 면제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과정에서 하나 생각해 볼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data와 information의 차이입니다. 이 차이를 잘 구별하고 엮어 낼 줄 알면 굳이 표절 때문에 여기저기 기웃거릴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컨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위 그림을 한 번 볼까요? 노란색 박스 안에 @jack8831 바로 제 아이디가 보입니다. https://steemwhales.com에서 체크해본 현재 저의 스팀파워 순위입니다. 저는 오늘 스팀을 조금 더 매입하였고, 그래서 순위 변동이 어떤지 살펴보려 했습니다. 순위는 644등이고 13,566만큼의 SP(Steem Power)를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물론 이 사항들을 종합하면 하나의 정보(information)가 됩니다.
“연어는 13,566SP로 스팀파워에서 644등을 달리고 있다.”
굳이, 이것을 정보라고 하면 위와 같겠지요. 하지만 제가 이 내용을 가지고 포스팅을 한다면? 반응은 뻔합니다. “쟤 뭐야? 놀고 자빠졌네”
하지만 이 내용을 다시 data로 사용하고, 거기에 사람이 갖는 인식의 힘을 좀 빌리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때마침 제가 팬이기도한 @dubi님의 아이디가 보입니다. 우연치 않게 스팀파워 순위가 붙어 있습니다. 스팀잇 kr 에서 만나뵙던 분과 리스트에 붙어 있는 신기한(?) 장면입니다. 비로소 저는 컨테츠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식이든 가능합니다.
“@dubi님 반갑습니다. 살짝 이겨 드렸습니다”
이렇게 농(?)을 날리며 풋풋한 이웃 모드로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는 다음과 같이 데이터를 좀 더 모아서..
“@dubi님과 @jack8831이 큐레이션 성과에 차이가 나는 이유, @dubi님은 봇을 쓴 것인가?”
라는 식으로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알고 봤더니 봇을 쓴게 아니라 kr에 올라오는 많은 포스팅을 찾아다니면 좋은 글에 보팅하고 격려를 뿌리고 다니셨더라.. 하지만 @jack8831은 자기 글에만 폭 빠져 살았더라.. 이런 결론을 내려볼 수도 있습니다.
정말 별 것 아니지만, 이런 기지(?)가 데이터를 정보로 변환시키고, 정보를 컨텐츠로 탈바꿈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런 작업을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가요? 저는 젊은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젊기 때문에.. 더 생기 발랄하기 때문에 여러분은 저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소소한 데이터, 그저 그래 보이는 정보를 가지고도 멋진 컨텐츠를 뽑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의 컨텐츠를 자신의 자양분 삼아 더 그윽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처음엔 쉽지 않겠지만 분명 그렇게 해볼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저같은 사람보다는 더 있지 않은가요? 그런데 표절할 대상을 찾아 기웃거리다니요.. 저는 그 점이 너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러고 보면 스팀잇의 미래도 젊은 분들의 어깨에 달려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든 트위터든 요즘 sns, 그리고 앞으로 더 크게 영향력을 펼쳐갈 블록체인.. 이 모든 기술과 활용 분야를 온전히 흡수해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젊은 세대 그대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잠시 비껴가고자 했던 유혹에서 벗어나 정도(正道)을 걷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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