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의 단상 : 중국의 암호화폐 시장 가능성

연어의 단상 : 중국의 암호화폐 시장 가능성

연어입니다. 짧은 상해 출장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아직 중국 내 많은 곳을 돌아다녀보지 못해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사람들은 상해가 중국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빨리 소화해 내는 곳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서울과 비교해 본다면 상해는 아직 투박한 도시입니다. 영화나 사진에서 보면 멋진 야경과 끝을 모를 마천루가 위용을 자랑하지만 조금만 지내다 보면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초 시절로 되돌아 온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우리보다 앞서간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제 눈에 가장 확연히 띄는 것은 바로 전동차와 알리페이(支付宝, 즈푸바오)입니다. 이 두 가지는 이미 뗄래야 뗄 수 없을 만큼 생활 깊숙히 자리 잡고 있는데, 한국 사람인 제 눈에는 한 두 단계를 급속히 건너 뛰어버린 것 같습니다.

전동차(電動車, 전기를 이용하는 수송 수단) 부분을 얘기해 보자면, 아무래도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평한 대륙 평야의 잇점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상해는 사람이 그다지 많이 살지 않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포강(浦江)을 중심으로 발전해 있는 지금의 도시 부근이 아니라 한적한 바닷가에서 어촌을 이루며 사는 정도였고, 정부의 주도적인 계획에 의해 지금의 상해라는 도시가 건설된 것이죠. 하지만 이런 배경 덕분에 상해는 엄청난 규모의 계획 도시로 거듭나게 됩니다.

계획 도시답게 도로를 격자형으로 만들어 두어서 목적지를 찾는 것이 매우 쉽습니다. 상해에서는 A로(路)-B로(路) 식으로 목적지가 놓여있는 주도로와 부도로의 위치를 불러주기만 하면 택시 기사님들이 재깍 달려가 줍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도로망이 잘 정돈되어 있는데다가, 자전거나 오토바이 전용의 도로를 넓직히 별도로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반 자동차와 섞이지 않고 비교적 안전하게 옮겨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로가 대부분 평평하니 특별히 힘들이지 않고 자전거나 소형 전기 모터로 된 전동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특히, 전기 오토바이를 저렴한 값으로 대량 공급해 두어 왠만한 여성 근로자들은 다 출퇴근에 이용하고 있다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전동기 구매와 사용이 익숙해서 그런지 테슬라(特斯拉) 같은 전기 자동차도 매우 잘 팔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전기 자동차를 이용하기에는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편인데, 상해의 경우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나날이 그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버(Uber)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사들이 최근 국산(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를 많이 운행하기 시작했는데, 이 또한 전폭적인 혜택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서, 바로 알리페이(支付宝, 즈푸바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말 이제 중국인들은 이 ‘지부보’ 결제 시스템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생활속 돈 지출과 결제에 관한 거의 모든 부분에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상해 같은 큰 도시에서는 택시가 아닌 우버(Uber)를 이용해 목적지를 오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이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알리페이 시스템이 쫙 깔려있는 데 따른 생활의 편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우리는 전자결제에 관한 한 중국만큼 많이 활용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물건사고 신용 카드를 꺼내거나 티머니 결제로 하는 정도지만 이 친구들은 껌 한 통을 사고도 알리페이 앱을 들이밉니다.

이런 결제 시스템에 자극받아 우리나라도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이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상해 사람들 남녀노소 모두 이 알리페이 시스템을 너무자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사실 알리페이는 알리바바라는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지나지 않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분권형 구조가 아니죠. 하지만 블록체인이고 알리바바고 간에 사용자 측에서는 일종의 ‘전자결제’로 잘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키포인트입니다. 향후 어떤 식으로든 블록체인 기반의 유사 서비스가 나온다고 하면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는데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중국 정부의 태도가 관건이겠지만요.

어쨌거나 이전부터 느껴온 것이지만 이번 출장을 통해 상해 사람들이 생활 속에 두 가지 인프라, 특히 전자결제 쪽 활용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은 더 커졌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블록체인화 되는 트렌드와 어떻게 결합하게 될 지, 또 한국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이를 대중들이 얼마만큼 받아들이게 될지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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