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자로 거듭나기 - 조지 소로스

코인 투자자로 거듭나기 - 조지 소로스

연어입니다. 최근 제 블로그에 자주 방문해 주시는 이웃분 중 @eunsik 님이란 분이 계십니다. 어제 제가 이 분의 최신글 한 편을 리스팀 해두기도 했는데요,

https://steemit.com/kr/@eunsik/42g1fh

저는 이 분의 블로그가 회수를 거듭할수록 더욱 값어치 있는 기록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에 영구 박제할 수 있는 내용으로서 자신의 실수와 크고 작은 성공의 경험만한 것이 있을까요? 코인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한 투자자로 남기 위해 매일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기록하고 복기해 나가는 태도는 훗날 반드시 좋은 보답으로 돌아오고야 말것입니다. 시장은 결국 이런 분들의 편을 들어줄테니까요. 어쨌든 @eunsik 님 뿐만 아니라 스팀잇 이웃분들 모두에게 성공이란 보람이 깃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간만에 주말이라고 뒹굴거리다 거래소 앱을 켜보니 코인 시장이 훈풍을 타고 항해를 계속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4월 초부터 틈틈이 진입해왔던 보유 코인들은 당연지사

Just let it go…

입니다. 제가 선택한 상승이란 방향은 시장의 흐름을 타고 지속되고 있으며, 이것은 가격들이 다시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거나 떨어질 것이 염려되어 포지션을 청산할까 고민 중인 분들과는 상대적인 입장으로서 아직은 제가 심리적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머니게임에서는 주도권을 쥐고 있는 쪽이 쉽게 그 자리를 내주어서는 안됩니다. 추세가 내편이라면 상대가 두 손을 들고 항복할 때까지, 아니 그 이후까지 자신의 포지션을 굳건히 쥐고 가겠다는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은 트레이더가 지녀야 할 매우 중요한 자세 중 한가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조지 소로스 옹(?)의 코인 시장 진출로 이야기가 많습니다. 조지 소로스는 시대가 배출한 전설적인 투자자, 엄밀히 말하자면 초고수 트레이더로서 이미 역사에 남을만한 인물이지요. 나이가 상당히 많을진대 아직 현역에 대한 의지를 불러일으킬 만큼 암호화폐 시장이 매력적이었을까요?

오래 되어서 기억이 좀 가물거리긴 한데.. 한번은 조지 소로스의 매매 방식과 거래 철학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살짝) 탐구해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간략시 정리해 보고자 하는 내용은 모두 급작스레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말씀드리는 것이니 혹 미진한 내용이 있더라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처음 주식이니 하는 금융거래에 관심을 두었을 때 너무나 많은 정보와 방법론 속에서 어떤 것이 제게 맞고 또 올바른 길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길잡이가 없어 막막했던 것이죠. 결국 제 스스로 그 길을 찾아나설 수밖엔 없었습니다.

한 번은 이틀간 날을 잡아 당시 서울 강남에서 가장 큰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금융투자에 대한 모든 책들을 (대충 읽으며) 독파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틀간 꼬박 책장을 넘긴 후 내린 결론이 참으로 쇼킹했지요.

딱 두 권 빼고 다 거짓말이네..

그리고 그 두 권의 책 중 한권이 조지 소로스가 쓴 책이었습니다. 제목이 어떤 것인지는 가물거리지만 자신이 투자자로서 정립한 ‘재귀이론’에 대한 내용이었지요. 재귀이론이라.. 좀 따분한 내용이라서 책으론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일독을 권하진 않습니다) 이 재귀이론을 저만의 방식으로 쉽게 이해하고 정리해 보자면..

어쨌거나 저쨌거나.. 시장이 마땅히 가야할 길을 가고 있지 않다면 언젠가는 마땅히 가야 할 방향을 향해 스스로 돌아올 것(재귀)이다.

그러므로 소로스가 체크 하는 것은 시장이 자연스레 가야할 길이 있는데 어떤 (인위적인) 이유로 반대쪽을 향해 꾸역꾸역 가고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만약 그러한 정도가 심하다면 소로스는 기꺼이 시장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쪽으로 배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부터 철두철미하게 돈질과 손절 관리가 들어가지요. 지독하리만큼 냉혹한 트레이더가 되는 겁니다.

사실 조지 소로스에 대한 평판은 워렌 버핏과 같은 투자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는 전혀 다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워렌 버핏 보다는 소로스가 훨씬 (투자자로서) 정직하게 활동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부분은 나중에 얘기할 기회를 잡도록 하고..

자, 소로슨 배팅을 시작합니다. 어느쪽으로 걸어야 할까요? 그냥 동전을 던져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 단 1퍼센트라도 높은 확률을 잡기 위해 소로스는 재귀이론을 펼쳐듭니다. 쉽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네가 원래 마땅히 가야할 방향이 어딘데?” 여기에 나름대로 답을 한 번 뽑아보는 것이죠.

그리고 그 답(방향) 쪽으로 소량(?)의 돈을 던져 봅니다.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먼져 던져본 자금은 손실을 보겠죠. 그럼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은 겁니다. 작은 손절로 그치거나 손실을 감내하며 다시 때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먼저 던져본 삥에 입질이 오면 슬슬 본격적인 배팅을 시작합니다. 돈질로 승부를 시작하는 것이죠. 소로스가 생각하기에 재귀이론으로 뽑아내 방향이 맞다면 삥으로 던져본 자금이 수익으로 화답할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시장은 원래 이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었어. 그럼 내가 그쪽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주지. 위선으로 흐르고 있는 시장의 가면을 벗겨낼 타임이 온거야!

소로스는 돈질을 시작합니다. 금융거래에선 선과 악, 옳고 그름이란게 없습니다. 시장이 흘러가는 것 자체가 정답이죠. 하지만 큰 물줄기란 것이 있습니다. 소소한 움직임은 용인할 수 있지만 소로스가 보기에 마땅히 가야할 방향으로 가지 않는 시장은 어차피 언젠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일테죠. 그렇다면 소로스는 그 서막에 불을 지필 뿐이죠. 그곳에 큰 수익의 기회가 담겨있으니까요.

소로스에게 돈질은 매우 중요합니다. 상대가 뻥카임을 확신해도 상대의 돈질에 누죽이 들면 레이스를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되어도 결국 돈의 위력에 무릎을 꿇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소로스의 퀀텀펀드는 대규모의 사모펀드로서 충성심 강한 투자자들로 부터 늘 탄탄한 실탄을 장전해 두었습니다. 소로스 본인도 막대한 수익을 펀드에 쟁여두에 포화를 쏟는데 힘을 보탰죠.

어쨌든 시장에서 맞붙는다는 것은 결국 돈질을 통한 머니게임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오르느냐 내리느냐의 단순한 머니게임! 그래서 소로스는 선물시장을 주 대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올라야 한다, 아님 내려야 한다 중에 선택할 뿐이죠. 그리고 소로스를 신의 트레이더이자 공포의 투기꾼으로 등재시킨 역사적 사건이 바로 파운드화를 둘러싼 영국은행과의 대결이었을 겁니다. 소로스는 승리했고, 영국은행은 파산했죠. 소로스가 보기에 영국은행은 억지로 땡깡을 부리며 버틴 상대였을 겁니다. 올바른 포지션을 취하지 않은 댓가가 어떤지 확실히 보여준 것이죠.

기실 이런 원리는 어렵지 않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IMF 이전, 당시 김영삼 YS정부는 국민소득 1만불 달성인가 하는 제업(?)을 달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손을 댄 정책이 원화를 강세로 유지해 미달러(US$)로서 상대적으로 평가되는 국민소득 평가치를 끌어 올리려 했지요. 원화 강세로 외국 물가는 싸게 느껴지니 ‘세계화’란 기치로 본격적인 해외 여행 시대마저 열어주며 원화 강세를 유지하려 했지요.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평가도 여기서 기인했을 겁니다)

이런 환경을 소로스 식으로 해석한다면, 원화 강세는 당시 한국 상황으로 볼때 아직 무리인 상태로서 중앙정부의 입김이 개입된 매우 인위적인 상태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외화시장 속에서 원화가 마땅히 가야할 길은 어느쪽입니까? 미달러 대비 원화의 가격이 올라야겠습니까? 내려야 겠습니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보다 더한 타킷으로 태국이 지목되었을 겁니다. 태국의 밧트화가 더 약점이 컸던가 힘이 약했을테지요. 세계 금융자본이 이 밧트화를 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투기자본이 밧트를 눌러버렸고, 그 파고가 한국 원화를 향해 돌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원화 방어를 위해 나섰습니다. 외환 트레이더는 절반쯤 한국의 국가대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유시장 경제 속에 있으면서도 국가의 귀중한 외환보유고를 실탄으로 쓸 수 있는 이면에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유지하고픈 환율을 수성한다는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 어쨌든 (소로스를 비롯해 많은 금융 투기 자본이 묶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어마어마한 돈질을 해대는 보이지 않는 상대와 머니게임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을테고, 마침내 원화의 가치를 고평가로 유지하기 위해 원화를 사재꼈던 한국 외환트레이더들에게 가뜩이나 많지 않던 외환보유고가 바닥나기 시작했고, 이는 곧 실탄이 고갈되고 있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제 선택을 해야했을 겁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하면 마진콜(margin call), 즉 지급불능으로서 게임아웃 될것이냐 아니냐를 말이죠.

결국 한국 정부는 손을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친듯이 사재끼던 원화를 포지션 청산(소멸)을 위해 다시 미친듯이 팔아야 했고, 이제 상대와 같은 포지션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두손 든 한국 정부는 되려 괘씸한(?) 상대방의 편이 되어 시장을 걷잡을 수없는 변동성으로 끌고 갔습니다. 원화 가치의 폭락, 미화 대비 1천원을 밑돌던 원화의 가격이 2천으로 치솟던 배경에는 이러한 머니게임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었던 겁니다.

소로스는 이런 종류의 전투를 즐겼습니다. 늘 승리했던 것은 아니지만 일정 이상의 손실은 과감히 잘라내 버리는 손절을 통해 아직ㅈ건재하고 있던 것입니다. 그런 그가 다시 갑옷을 입고 비트코인 선물시장이란 전장에 현역으로, 또는 코치로 나서려나 봅니다. 그가 지르려는 쪽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마땅히 가야할 쪽’일 것입니다.

참고로.. 헝가리 태생 유대인이었던 소로스는 독일 물리학자였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심취해 있었고, 그 이론을 기리기 위해 자신의 펀드를 ‘퀀텀(입자)’으로 지었던 것입니다. 불확정성 원리.. 세상은 결국 어느 한 가지로 고정되어 있지 않기에 불변이란 없는 것이고, 금융이야 말로 불변의 가격이 없이 늘 변동되는 가격속에 움직이는 세상이니 소로스에겐 자신과 마음속 스승의 이론을 검증하기엔 딱이었을겁니다. 그런 그가 우리 쪽으로 뛰어듭니다.(이미 뛰어들었을수도..) 그는 우리의 우군이 될까요? 적군이 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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