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우토반(Autobahn)을 달리다 (4) 마침내 운전대를 잡다

독일 아우토반(Autobahn)을 달리다 (4) 마침내 운전대를 잡다

연어입니다. 여러분께서 기다리시는 내용이 다름아닌 저의 드라이빙일터이니, 가급적 곁가지는 다 쳐버리고 제가 운전한 내용 위주로 말씀드려볼까요?

슈투트가르트를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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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 둘째 날, 화창한 날씨 아래 저희가 아침부터 달려간 행선지는 남부에 있는 슈투트가르트(Stuttgart)였습니다. 발음하기도 애매한 그 도시는 대체 왜? 네, 바로 포르쉐와 벤츠 박물관이 있기때문! 운전병 출신인 친구 2명은 여행지에 대한 코드가 좀 맞는 편인가봅니다. 이 두 친구가 차 박물관에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첫 행선지가 슈투트가르트가 되었고, 저희는 마인 강변을 따라 뻗어있는 아름다운 도로를 지나 큰 도로로 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스트리아를 향해 뻗어 있는 3번 도로를 타고 가다 81번 도로를 따라 우측을 빠지면 슈투트가르트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 3번 국도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뉘른베르크로 연결되고, 여기서 체코나 오스트리아 방향으로 갈리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도로라고 할 수 있겠군요. 여전히 운전은 소심남자 친구2가 하고 있었습니다.

소심한 친구2의 운전대 한 컷을 잡아 봤네요. ㅋㅋ 트램(Tram)과 일반차 도로가 혼재되어 있는 독일 시내의 모습도 담겨 있군요. 하늘에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선들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북동쪽에서 남서쪽을 가로지르는 5번 도로와,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향하는 3번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프랑크푸르트, 우리는 3번 도로를 탈 준비를 하였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차선과 차선 사이 도로폭이 꽤 넓어 보이지만 실제 운전을 할 때는 조심스러울 만큼 폭이 좁은 편입니다. 독일에서는 이상하게 사진에 보이는 빨간 트럭같이 매우 큰 박스형 트럭만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요, 정말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트럭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육중한 트럭들도 속도나 거리에 대한 룰을 잘 지켜주기 때문에 한국에서 처럼 위압적인 모습보다는 오히려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곤 하더군요.

동화같이 멋진 전경을 만끽하며 달린 우리는 드디어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아하, 인증샷 한 컷씩만 올려볼까요?

요거이 포르쉐 박물관..

그리고, 요거이.. 벤츠 박물관.. 이 곳 슈투트가르트는 포르쉐와 벤츠 박물관이 있을만큼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서 위상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연어, 운전대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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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길목에는 독일에서 유명한 아울렛 매장이 있었습니다. 2차 행선지를 가는 여정에선 드디어 제가 운전대를 잡게 되었지요. 자, 다시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렌트한 차량의 스펙은 신형 BMW 520d X-drive~ 적어도 달리는데 만큼은 그리 꿀리지 않는 스펙이였다 이 말씀. 하지만 말씀드린 것 처럼 저는 과속 운전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BMW 520d는 제게 ‘연비 좋은차’와 크게 다를 바 없었습니다.

살이 찐 이유겠지만, 역시 BMW는 차 안이 좁아~ 라고 궁시렁 대면서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BMW는 특별한 조향감각을 자랑하지요. 주행을 시작하니 전자식 감응장치를 바탕으로 하는 핸들 감각이 아우토반 도로와 만나 완벽한 직진성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오.. 이거 괜찮은데..? 슬슬 입질이 오기 시작하는 타이밍이었습니다.

경험해 보면 독일 도로들은 정말 확고히 체계가 잡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네를 누빌 수 있는 작은 길부터 우리의 고속도로 같은 큰 도로까지 갈 때는 몇 단계를 거쳐 진입하게 되어 있는데, 이 때마다 표지판의 색깔 등이 바뀌고 공통적인 룰을 느끼게 되지요. 큰 도로를 향해 나가다 보면 마치 기어를 변속해 올라가듯이 차와 운전자가 슬슬 달아오르는 마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아.. 이러시면 안되는데..

BMW에는 운전자가 속도나 네비같은 몇몇 중요한 정보들을 전방을 보며 바로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요. 전 이런 기능이 번거롭다고 생각했는데, 아우토반에서는 매우 유용했습니다. 왜냐하면 장착되어 있는 네비게이션은 그다지 규정속도를 재깍재깍 얘기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워낙 표지판을 필요한 만큼만 제공하다 보니 여차하면 내가 어느 속도까지 달릴 수 있는 구간에 놓여있는지 놓치기 쉬웠죠. 아무래도 독일 도로 사정에 익숙치 않은 외국이이어서 그랬나 봅니다.

이 표식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그 어느 곳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속도 무제한 구역을 알려주는 것! 남자들의 피를 들끓게 만드는 표식이지요. BMW에서 전방 화면에 이 표식을 자꾸 보여주니 편리하기도 하고, 전반적인 운전 흐름을 재빨리 파악할 수도 있었는데, 대개 2차선 도로에서는 속도 제한을 두는 편이고, 3차선 이상의 도로가 되면 무제한으로 바뀌는 편이었습니다. 독일 도로에서 (과속) 운전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딱 한 가지 있는데, 이건 나중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다음 글에서는 오로지 ‘속도 무제한 코스’에 대해서만 언급해 보도록 할까요? 피끓는 남자분들은 꼭 다음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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