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우토반(Autobahn)을 달리다 (6) 고속질주도 팀플레이다!

독일 아우토반(Autobahn)을 달리다 (6) 고속질주도 팀플레이다!

연어입니다. 고백하건데, 아우토반 고속질주 경험의 특별함은 다른 차를 제끼고 나홀로 골인하는 쾌감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두 차례에 걸쳐 시속 205km와 220km를 돌파하고 느낀 첫 감정은 바로 고마움이었습니다. 동시에 이런 엉뚱한 생각도 들었지요.

“독일 축구가 강한 이유가 이런 것이었나?”

우리는 늘 독일 같은 강팀이 구사하는 수준 높은 축구를 동경합니다. 개개인의 실력도 그렇고 전체 조직의 유기적인 플레이 수준이란게 쉽사리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아우토반을 질주할 때 저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비로소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같은 방향을 달리고 있는 많은 운전자들의 배려와 규정준수, 도로를 깔고 운영하는 기술진과 전문 인력들.. 또한 이런 멋진 도로를 닦을 수 있게 세금을 감당해 낸 독일 국민들.. 그 뿐인가요? 정말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는 멋진 차를 만들어낸 사람들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엮이고 엮여 비로소 저도 운전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었던 것이지요. 정말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아우토반을 질주하고 나자마자 뜬금없이 여러 사람들에게 “Danke Schön (Thanks a lot)”이란 생각이 들다니 말이죠!

상대적으로 한국 도로에서의 운전은 정말 각개전투와 같았습니다. 너 따로 나 따로.. 저 차를 제껴야 내가 빨리 갈 수 있다는 생각 뿐이지요. 앞의 차는 나의 질주를 가로막는 방해 요소로 보이는 것일까요? 안전거리고 추월차선 준수고 이 때부터 다 필요가 없는 것이 되어버립니다. 우리도 기본 규칙만 좀 지키면 편한 운전을 할 수 있는데.. 서로 협력이 안되니 그 피곤함은 우리가 다시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제가 질주를 시작할 타이밍엔 정말 누군가

‘지금이야,연어! 걱정말고 한번 질러봐! 질주하라구. 우리가 2차선은 칼같이 준수해줄게. 편안한 마음으로 추월차선으로 진입해 스피드를 맘껏 만끽해 보라구. 안심해!’

라고 속삭이는 듯 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무명일때 대표팀 감독이던 허정무가 보는 앞에서 대표선수들을 다 제끼고 골을 넣었다죠? 그때의 느낌을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정말 홍해가 갈라지듯이 제 앞을 가로막는 선수들이 다 사라진 기분이었어요. 전 그냥 편한 마음으로 공을 몰고가 골대를 향해 쐈을 뿐이죠”

제가 딱 그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저의 BMW은 한 대의 머쉰이 되어 공을 몰고 들어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넘어섰지요. 그리고 여러 운전자들이 동료가 되어 수비진을 모두 막아주었고요. 그 느낌, 이해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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