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서로의 입장이란 것

[단상] 서로의 입장이란 것

연어입니다. 요새 이런저런 이유로 포스팅들을 탐독하지는 못했습니만 대략이나마 논의 중인 흐름들은 놓치지 않으려 해왔습니다 . 여기엔 그간 꾸준히 제기되어 온 어뷰징 문제, 그리고 증인에 대한 문제들이 있지요. 물론 이 문제에 관한한 우리 모두가 이해 당사자인 만큼 논의 되고 있는 문제들을 쉬 무시하고 넘길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는 자신의 입장을 잘 정리한 포스팅들, 그리고 곱씹어 볼만한 논지가 담겨 있는 포스팅들은 꾸준히 리스팀 해두기도 하였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한쪽 입장에 방점을 찍어주기엔 난처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아마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1) 우선, 정답을 모르겠습니다. 정녕 이 문제에 정답이란게 있을까요? (2) 의도나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1)의 경우, 사실 나름의 기준을 갖고 문제 제기를 하시는 분들이나, 고민 끝에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시는 분들이나 모두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분명 ‘적절한 합의점’을 원하고 계신 것 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합의와 타협이란게 좀처럼 되지는 않나 봅니다. 이것이야 말로 스팀잇이란 블록체인형 SNS 위에서 겪게 되는 영원한 숙제가 아닐런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2)의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엔 정치권에서 일했던 경험도 적쟎이 작용하고 있는데, 여러 정책들이 처음의 의도나 예상과는 전혀 다른 효과와 결론을 보였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종종 나의 ‘선하고 정의로운’ 의도나 확신이 과연 예상대로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런지 점점 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짧은 제 생각입니다만.. 일단 나와 다른 입장을 보이는 상대의 의견을 미리 최대한 경청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 주장이 억측과 단견처럼 들릴지라도 잠시 득도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죠. 물론 이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겁니다. 저도 늘 그렇거든요. 그러나 설령 지금은 나의 논지가 맞고 상대가 틀리다 하더라도 어느 시점에 이르면 판도가 상대 이야기처럼 흘러가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상대가 맞고 내가 틀렸다.. 상대가 나를 꺾고 말았다.. 라고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크게 보면 상대와 나의 의견은 모두 좋은 결과를 도출해 보기 위함이었을테고 세상의 흐름이란 것이 브라만 운동처럼 이리저리 부대끼고 움직여 가는 과정에서 쉽게 예측하지 못 한 쪽으로 움직여 가는건 어쩜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서 나의 확신과 예측이 틀릴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 또한 하나의 과정일 뿐입니다.

의견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입장은 더더욱 다를 수밖에 없죠. 사고 방식이 다르고 입장이 다른데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는 것이 저는 더 이상해 보입니다. 그러나 유전자란 것이 늘 자신과 다른 요소를 살짝 받아들여 더 나은 쪽으로 진화해가려 하듯이, 나와 다른 의견의 일부는 한 번 더 이해해 보려 하고, 더 나아가 ‘옛다, 속은셈 치고 한 번 받아준다’라고 너스레도 떠는 여유가 있으면 어떨까 합니다.

그래도 저는 우리 스팀잇 공간만큼 참여자 분들이 점쟎고 매너있게 행동하는 곳도 없다 봅니다. 대책없이 날선 주장들보다는 논리와 근거로 무장한 주장들이 묵직한 기운을 담아 포스팅으로 올라오는 곳이 이곳 아니던가요? 어쩌다 보니 오늘 제 글은 매우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얘기로 마무리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적지 않은 시간을 몸 담아온 스팀잇 kr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사견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함께 가는 길이 늘 직선이 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서로 의견을 꾸준히 나누며 걸어가다 보면 어느 시점엔 합치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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