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과 네이버 / ETH & Naver

이더리움과 네이버 / ETH & Naver

연어입니다. 요 몇일 크립토키티 때문에 발생한 이더(ETH) 먹통 사태를 지켜보다 보니 에피소드가 하나 생각나더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인터넷 세상이 자리잡기 시작하던 무렵 검색 엔진의 최강자는 야후(Yahoo)였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네이버(Naver)가 한국 최강 포탈의 지위를 차지하면서 검색 엔진으로서도 위상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잠시나마 야후와 네이버 사이에 여러 검색 엔진들이 자웅(?) 겨루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상당한 인기를 잠시나마 끌었던 검색엔진이 있었으니.. 바로 엠파스(empas)였습니다.

“야후에서도 못 찾으면.. 엠파스”

참으로 당차고 도전적인 카피가 아닐 수 없습니다만.. 우린 이제 야후에서도 찾지 않고 엠파스에서도 찾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저 광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셈이군요. 어쨌거나 잠시마나 엠파스가 막 신선한 인기를 끌며 야후의 아성을 조금씩 갉아 먹어가고 있던 즈음이었을 겁니다. 하루는 동문 선배 한 분으로 부터 전화가 오더군요.


연어야, 너 혹시 네이버라는 회사 아니?

아뇨, 첨 듣는데요?

아, 야후 같은 검색 엔진을 만든 한국 회사인데 내 친구가 한 명 거기에 책임자급으로 있거덩. 얼마전에 (이런 저런 설명 후..) 주변에 추천할 만한 젊은 친구가 있으면 좀 소개해 달라는데, 너 거기 가서 한 번 일해보지 않을래?

네? 아..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조금만 생각을 해보고 바로 전화 드릴게요.


선배의 추천은 다름 아닌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네이버가 검색엔진을 장착하고 뛰어들어서 야후 처럼 종합 포털사이트를 향해 달려가려 하는데, 전체적인 컨텐츠 구성 등을 함께 기획해 나갈 참신한(?) 젊은 친구가 필요하니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죠. 당시 막 태동하던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온라인으로 동문회를 이끌어가고 있던 제가 각인되어 있었는지 그 선배께서 바로 저를 추천해 주시려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럼 그 소식을 들은 저는 뭐를 했느냐? 바로 검색 엔진겸 포털 사이트 4군데에 접속을 해 보았죠.

야후 엠파스 알타비스타 그리고.. 네이버

그리고 창이 뜨는 속도나 링크로 페이지가 넘어가는 속도들을 체감하고는 이렇게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네이버..? 구리네.’


지금 생각해보니 @twinbraid님의 코인 역주행과 비슷했네요. (트윈님 죄송합니다. ( ;)) 그리고 저는 바로 전화를 걸어 선배님의 호의에 감사드리며, 제가 하고픈 일이 따로 있어 이번 추천은 정중히 사양해야 겠습니다.. 라고 요즘 젊은 친구들이 들으면 미쳤다고 할만한 대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네이버가 막 태동한지 얼마 되지 않을 때니까 ‘추천’ 채용 같은 이야가 될 법하지만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을 일이지요. 어쨌든 네이버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왠지 그 때 면접이라도봤다면… 선배의 강력 추천 덕으로 네이버 초기 멤버로서 막차 정도는 탈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며 종종 웃곤 합니다.

그리고 나서 한 2년 쯤 후였던가요? 당시 여자 친구와 함께 뭐를 준비하는데 지식 부족으로 이래저래 끙끙대던 때가 있었습니다. 둘이 피씨방에서 서핑으로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던 때였는데, 문득 옆 자리를 쳐다보니 ‘네이버’를 들여다 보고 있더군요.


지금 보는거..뭐야 그거?

네이버.

그걸 왜 봐? 그 구린걸..

뭐가 구려? 이거 엄청 좋아. 여기다 물어보면 다 대답해줘.

뭘 대답해?

모르는거. ‘지식인’도 몰라?


지식인? 대체 뭘 말하는건가.. 하고 여친의 모니터를 들여다보니.. 아.. 그 사이 네이버의 성장과 지식인에 축적된 엄청난 자료에 저는 충격을 받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 에피소드가 갑자기 생각난건.. 2~3일 동안 EOS 토큰을 받아내려 무진장 애쓰고 실패하는 상황을 보면서 이더(ETH)를 향해 투덜거리는 제 모습이 혹시 그 때 네이버의 느린 접속 화면을 보고 투덜거리던 모습과 비슷한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닥 ‘이더빠’는 아닙니다. 딱히 이유는 없지만 여기저기 이더리움의 장점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에 비하면 뭐..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이지요.

게다가 EOS에 거는 기대가 만만치 않다보니 크립토키티 때문에 발생한 이더 먹통 사태를 보며.. 역시 이더 엔진은 답이 없는건가.. 하곤 EOS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음 일은 정말 모르는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투자에 있어 행동을 할 때는 조금 더 유연하고 넓은 폭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자에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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