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연재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사실 막상 두 분에 대한 얘기를 풀어가려 하니 막막하지 그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되뇌어보니 @oldstone 님의 입장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두 분의 전쟁 같았던 설전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oldstone 님의 짧은 코멘트에 드러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oldstone 님은 위 멘트와 함께 임대했던 대부분의 스파를 회수하고자 하며, 그 이유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이 멘트에는 어떤 의미가 내포되어 있던 것일까요?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미국은 총기가 합법적으로 허용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종종 언론을 통하여 미국발 총기 사고 소식을 듣다 보면 왜 저런 위험한 물건을 개인이 소지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미국 내에서도 총기 허용에 대한 찬반 양론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개 공화당 지지자들은 총기 허용 입장을, 민주당 지지자들은 총기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이런 총기 허용 문화가 미국 저변에 자리잡는 데에는 특별한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합니다. 바로..
아메리카 대륙을 개척해 나가던 초기 개척자들의 척박했던 환경 말입니다.
이들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트라우마는 현재까지 헐리웃 영화 등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바로 ‘외부 침입자’로 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건 결국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냉혹한 사실 말입니다. 혹시 옛날에 방송하였던 ‘초원의 집’이란 드라마를 기억하시는지요? 주인공 가족은 정말 광활한 초원 위에 덩그러니 지어진 집에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초기 개척자들이 그런 집에 살며 삻의 터전을 일구었을 겁니다. 그러다 보면 맹수의 침입, (백인들의 눈엔 무섭기 그지 없었을) 인디언의 침입.. 게다가 온갖 흉기를 들고 설쳐대는 무법자들까지.. 나를 지켜줄 공권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멀리 있는 보안관을 믿느니 내 손 안에 있는 한 자루의 장총을 믿어야 하는 절박함.. 결국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서 총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기 허용’은 단순히 총의 소지를 허가 한다 만다의 의미 뿐만이 아니라 나의 생명과 재산을 내 스스로 보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사회가 인정해 주어야 하느냐 마느냐의 명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남녀 노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제 목숨과 재산을 스스로 지켜야 했던 서부 정신이 면면이 이어져 미국를 당당히 ‘총기 허용’ 국가로 자리매김하게끔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총기 불가’는 그 역사적 뿌리를 뒤흔들 수 있는 사건인 만큼 쉽게 밀고 나가지 못하는 것이지요. (물론 총기업자들의 강력한 로비도 한 몫 하고 있을테니지만요)
헐리웃 영화엔 이런 미국적 사고 방식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가 봅니다. 그 대상만 바뀔 뿐이지요. 서부 영화에서는 온갖 무법자들의 침입으로 부터.. 종종 외계인의 침입.. 요즘 트렌드로는 뱀파이어나 좀비의 침입까지.. 주인공은 늘 장총 하나 달랑 들고 자신과 가족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런 정신이 기본이 되어 양상된 것인 바로..
리버럴리스트(Liberalist)… 바로 자유주의자들인 것입니다!
네, 제가 지켜본 바로는 @oldstone 님은 (상대적으로) 자유주의자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oldstone 님의 마음 속에 강력히 뿌리내리고 있는 가치관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Liberalist.. 즉, 자유주의자들은 말 그대로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받기를 원합니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런 자유를 흠뻑 누리고 살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주의자들은 스스로 그 자유에 대한 댓가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될 것이며, 공공의 이익과 사회 유지에 반해서도 안되고, 온전히 보호받는 자유의 힘에 의해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얻게 된다면 마땅히 그 영향력을 올곧게 사회를 위해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자율적이고도 강력한 도덕적 기준을 확립해 두는 것입니다. 이런 가치관이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이끌어 냈고, 사회 지도층급 인사들일수록 자녀를 군대에 보내고 사회에 큰 봉사를 하게끔 독려해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주장합니다..
“내가 누리는 온전한 자유과 영향력 만큼의 의무를 다하고자 한다. 다만 그 또한 내가 자유롭고 도덕적으로 정할 수 있으니 이를 너무 강제하지는 말라..”
네, 때로는 격하기도 했겠지만.. 저는 @oldstone 님의 일관되게 외치고자 했던 핵심은 바로 이것이라 봅니다. @oldstone 님은 본인이 보유한 스파의 무게를 분명히 인지해 오셨을 것이고, 그에 마땅한 스스로의 소임을 나름대로 다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물론 실제로도 많은 부분 그렇게 해오셨지요. 아마도 @oldstone 님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스팀잇 활동이라면 굳이 누가 뭐라하지 않더라도 커다란 스파의 영향력을 갖춘 자라면 제 스스로의 그 위상 만큼의 노력을 다할 것이니 너무 삐뚤게 나가지 않는 이상 섣부른 사회적 제제를 가하지 않고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켜보자는 것일 겁니다. ‘섣부른’ 제제는 자칫 자유로운 이성과 양심이 스스로 발동할 수는 기회를 박탈할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그럼 자유의 값어치가 일견 훼손되는 것이겠지요.
@oldstone 님이 @woo7739 님께 강력히 항변했던 내용을 살펴보면 @leesunmoo, @ioc, @kakaotalk 일가족 분들이 보팅풀 논란에 휩싸여 (사회적 힘에 의해) 개인으로서 누려 마땅한 활동의 자유가 억압되고 있다고 판단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oldstone 님의 사고관을 따른다면 이분들이 보이지 않는 커뮤니티의 굴레 안에서 소극적인 활동에 갇혀 있기 보다는 좀 더 개인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또한 각자가 지니고 있는 스파 만큼의 자율적이고 도덕적인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크게 보면 커뮤니티 전체를 더 활성화 하고 가치 있는 무대로 바꿔나가는 시발점이 된다고 여겼을 법 한 것이죠. 그런데..
때마침 @clayop 님의 다운보팅에 적쟎이 놀라셨던 겁니다.
@oldstone 님의 항변을 압축하면 딱 두가지 입니다.
(1) 왜 하필 나인가? (2) 그리고 그런 압박을 가해오는 사람이 왜 하필 @clayop 님 당신인가?
이를 @oldstone 님 버전으로 바꿔 본다는 다음과 같을까요?
(1) 다른 스티미언에게 별다른 피해 준 것 없이 조용히, 그리고 내 무게에 걸맞은 활동은 해 온 내가 왜 다운 보팅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2)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되려 이 상황을 좋게 중재해 주고, 또 적어도 내가 지닌 스파에 대한 위력과 부담감을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소수 중 한 명인 @clayop 님 당신이 어찌 내게 이럴 수 있는가?
자.. 저는 @oldstone 님 판단이 맞다 틀리다의 여부를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앞에 쭉 설명드린 @oldstone 님의 가치관에 의한다면 과연 이 분이 취할 수밖에 없는 다음 행동이 무엇이겠냐는 것입니다. 네, 바로.. ‘총’을 드는 것입니다. 이 ‘총’은 다른 누굴 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나를 지킬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암담한 상황에서 유일무이한 무기가 되는 것이죠. 그 총은 이 평화로운(?) 스팀잇 세상에선 바로 스팀파워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oldstone 님의 그간 뿌려두었던 스팀파워를 회수하겠노라 양해를 구했고, 그 이유를 밝혔던 것입니다. 적어도 저 연어의 눈에는 @oldstone 님의 외침은 진심으로 보입니다. 정말 두려웠고 암담했을 것이지요. 왜냐하면 천성이 자유주의자이고, 거기에 군사독재 시절을 몸소 겪었던 젊은 시절의 어두움이 순간 엄슴했을테니 말입니다.
물론 저는 단연코 @clayop 님의 의도가 이런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 대화의 기획을 하게된 계기도 두 분의 사고관에 비추어 어떤 생각의 흐름을 견지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부분이 어떻게 오해가 되며 증폭될 수 있었을지 그 상황을 조금은 차분한 마음으로 함께 바라보자는 것이죠. 일단 오늘의 내용은 우리가 조금 더 @oldstone 님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는 의미이니 그렇게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자, 여러분.. 제가 @oldstone 님의 입장을 조금 더 마음으로 이해해 본다고 하면 여러분께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leesunmoo, @ioc, @kakaotalk 가족 분들이 분명 이전 보다는 제한 영역 안에서 소소한 활동에 그칠 수밖에 없었고, 그 누구보다 리버럴한 가치를 숭상하는 자유주의자인 @oldstone 님 입장에서는 (별반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이들을 다시 KR 커뮤니티로 자연스럽게 끌어내고, 각각 온전히 누려 마땅한 스팀잇 안에서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게 해주는 것이 결코 가볍지 않은 스파의 양을 보유한 KR 일원으로서 해야할 도덕적 책무라고 여겼을 것이라 이해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결국 이것이 본격적인 사건의 시발점이 된 셈이고, 그로 인하여 정작 @oldstone 님의 활동이 많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물론 그 제한을 스스로 걸어두셨으니 그 또한 매우 리버럴한 성향 그대로인 듯 싶습니다.
제가 @oldstone 님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바라는 바가 있다면 딱 두 가지 입니다.
(1) 언젠가 조금은 마음이 누그러 지신다면 @clayop 님을 향해 걸어두셨던 뮤트를 시원스레 풀어보셨으면 어떨까 합니다. (2) 자유주의자는 자유의 물에서 헤엄쳐야 하는 고기입니다. 스스로 작은 영역에 가두리를 치실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계정인 @slowwalker 를 통해 KR을 넘어 소통을 하고는 계시지만 한국 사람이 김치보다 치즈를 더 가까이 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시간이 무르 익는다면 다시 @oldstone 의 계정으로 우리 곁에 가까이 오셔서 늘 그러하셨듯 하고 싶은 얘기 팡팡 쏟아내시면 어떨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한 말씀 더 드린다면.. 당시 @oldstone 님이 느끼셨을 왠지 모를 답답함과 공포감은 어느 정도 이해할만 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단톡방에 대한 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oldstone 님은 사실 머랄까.. 좀 까칠한 분입니다. 여간해선 살가운 멘트를 날리시는 분도 아닙니다. @clayop 님이 큰 거부감만 없다면 골고루 뭔가를 나눠보려는 (상대적으로) 살가운 면이 있다고 한다면, @oldstone 님은 (상대적으로) 호불호를 분명히 정하고 본인의 판단에 정말 믿음이 가고 값어치가 있는 대상에 더 초점을 맞춰 흠뻑 나눠주려는 성향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에게도 무뚝뚝한 아버지로 살아오셨을 것이고.. 그러나 그것이 조금은 엄격한, 그리고 무게감 있는 아버지로서의 모습이라고 가치를 두셨을 분입니다. 그리고 그런 스타일은 상당 부분 이 KR에도 묻어 있습니다. 천성적으로 살갑지 않기 때문에 단톡방 같은데서 다른 이웃분들과 함께 어울리기 보다는 포스팅을 중심으로 거리감을 유지하며 각자의 위치를 지키는 방식을 선택하신 분입니다. 그런 분이기에 단톡방은 본인이 참여하지 않은.. 어떤 이야기들이 이루어졌을지 알 수 없는.. 게다가 쉬 우군을 형성하는 스타일이 아닌 본인을 아시기에 다시금 믿을 건 자신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실만 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calyop 님이 ~~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라고 얘기하는 반면, @oldstone 님은 ~~게 하자고 정하자는 얘기를 하십니다. 이것 또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겠죠. 순간 서로 감정이 격해지고 하다보니 서로가 풀어가는 얘기 방식이 서로에게 잘 안들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저는 우리가 이런 부분도 충분히 공감해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 여러분. 오늘은 @oldstone 님의 입장이 되어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차차.. 이렇게 얘기를 풀어가면 우리 @clayop 님께서 조금은 섭섭해 하시겠죠? 걱정 마십시오. 제가 다음 편에는 @clayop님으로 마인드 컨트롤하여 여러분과 소통의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oldstone 님과 @clayop 님.. 저번에 제가 남긴 얘기 처럼 두 분은 KR의 두 기둥이십니다. 제가 두 분을 적어도 한 번씩 여러 이웃에게 소개하고 얘기하는 동안 부디 마음을 살짝 내려 보시고 나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에 어떤 부분이 일치하고 있었던지만이라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합니다.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이야기는 쭉~ 진행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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