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마스터노드'를 쉽게 이해해 볼까요?

'스팀 마스터노드'를 쉽게 이해해 볼까요?

연어입니다. 방금 몇몇 이웃 분들과 ‘스팀 마스터노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뭔가 알듯 하면서도 명확히 개념이 잡히지 않는다고 하셔서 조금 설명을 드렸는데.. 아예 포스팅으로 정리해 보면 많은 이웃분들이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이렇게 글을 남겨 봅니다.

‘스팀 마스터노드’의 취지를 이해하는데 첫 장애는 바로 ‘마스터노드’가 무엇인지 부터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게 한 번 이해를 하고 나면 전혀 어렵지 않은건데 혼자 공부를 해보려고 하면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러나 저 연어가 마스터노드란게 뭔지 잘 모른다 해도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


스팀잇 구조의 문제점

살다보면 세상 구조가 다 맘에 안드는 것처럼 우리도 부지불식간에 스팀잇의 구조에 대한 아쉬움이 쌓이기 마련입니다. 어차피 정답은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다양한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불만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어떤 방안을 찾아야 할지 가닥은을 잡을 수 있겠죠. 일단 스팀-마스터노드’를 설계하신 @clayop님이 되었다 생각하고 하나씩 짚어가 보죠.

스팀잇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스팀이란 코인은 D-POS라는 합의 알고리즘을 따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21명의 증인에게만 블록을 생성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죠. 비트코인으로 비유하자면 채굴자를 21명만 둔 셈입니다. 헌데 이방식은 엄청난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약간은 애매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말았습니다. (POW코인에도 있지만) POS코인에 잘 어울리는 마스터노드 같은 역할이 낄 자리가 없던거죠.

잠깐 마스터노드와 POS 코인에 대해 설명하자면.. 마스터노드란 것은 지갑에 일정량의 코인을 묶어두고 그렇게 묶인 지갑(계정)을 하나의 노드로 인식시킨 후 이 녀석한테어떤 임무를 맡기는 겁니다. 주로 맡는 업무는 전체 노드의 보안성을 높여주기 위해 노드와 노드간에 생기는 연결을 섞어준다거나 그 연결고리를 감춰버린다거나.. 뭐 그런 일을 주로 맡게 됩니다.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죠. 추적을 어렵게 해서 보안성(안전성)을 높인다.. 뭐 이런 식입니다. 대신에 이런 역할을 맡아주면 그 보상으로 채굴자에게 코인을 주듯 전체 시스템에서 일정 량의 코인을 쥐어주게 되죠. 대신 조건이 있는데.. 꽤 많은 양의 코인을 구비하고 있어야 하고, 아까 얘기한 대로 지갑에 묶여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설치해 그 묶인 지갑을 하나의 노드로 인식시킨 후 구동시켜야 하죠. (요 작업이 일반인에겐 어렵습니다)

POS코인은.. 비트코인 같은 POW 코인과 달리 코인을 홀딩하고 있으면 일정한 이자를 쥐어주는 겁니다. (스테이킹 이자라고 하지요)여러분 혹시 알고 계신가요? 사실 스팀잇에도 POS코인 같은 이자가 있어요. 스팀을 쌩스팀(steem)이 아니라 스팀파워(SP)로 바꿔서 쟁여두면 이자를 받지요. 스팀파워라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스팀을 묶어두는 지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요새는 이자가 너무 낮아서 잘 티가 나지 않는게 문제죠. 정말 스파가 많은 고래 계정을 보면 3초 블럭이 생성될 때마다 이자가 불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 다시 이야기를 돌아와서.. 어쨌거나 우리의 스팀잇에서는 21명의 증인만 블록 생성에 참여하면 되기 때문에 나머지 참여자들은 포스팅을 하거나(저자), 보팅을 하거나(큐레이터).. 그것도 싫으면 걍 스파로 묶어두고 이자를 받거나.. 이런 것밖에 할 게 없는거지요. 사실상 마스터노드로 끼어들 여지가 없는겁니다. 구조적으로 빈자리가 없는 셈이죠.

@clayop님의 고민은 아마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을 겁니다. KR에서 좀처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옥신각신 하고 있는 논의들을 살펴보면 모두가 원하는 공통 요소는 사람들이 꾸준히 스팀을 사들이면서 매입압력을 높여주는 것인데.. 이런 욕구를 저해하는 몇 가지 제약이 있다는 것이죠. 가장 큰 요소는 스팀잇에서 뭔가 좀 해보려고 하면 결국 쌩스팀을 사들고 와서 스팀파워로 파워업을 해야 하고.. 이는 곧 나중에 스팀으로 교환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13주가 걸리지만 이전엔 114주였으니까 할 말 다했죠. 뿐만 아니라.. 어찌어찌하여 스팀파워를 쥐고 있다 해도 이자 보상은 턱없이 작고, 큐레이션 활동을 하기엔 (스파가 많을수록 큐레이션 활동을 잘 안하면 눈총을 받게 되니 ㅋㅋ) 큐레이션 보상이 그닥 크지 않은거 같고.. 많이들 경험해 보셨겠지만.. 스달 가격이 오르게 되면 실제로는 저자 보상쪽이 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큐레이션 보상을 좀 키워야 하느냐 하는 의견도 있는 것이고요. 반대쪽 논지도 있습니다. 큐레이션 보다 저자 보상을 늘려야 보다 다양하고 열의있는 포스팅들이 올라올 것이고.. 이렇게 질과 양을 늘려가면서 저자들이 좋은 이익을 취할 수 있어야 새로운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동인이 생긴다는 것이죠. 그런데.. @calyop 님은 이 논의 자체를 좀 뛰어넘을 수 있게 구조 자체를 건드려 보는게 어떨까 고민하신 듯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

결국 이끌어 내고자 하는 성공적인 테스트 결과가 이러면 되겠지요. 사람들이 스팀을 마구마구 사들고 와서 만족하고 머물러 있을만한 보상.. 스파가 묶이는데 대한 부담을 덜고, 스파를 쥐고 있음으로 해서 뭐라도 해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픈.. 즉 노동보다는 정말 순수한 자본 투자자의 입장을 만족시켜 줄만한 구조를 창출해 보자는 것입니다. 스팀을 사들고 온 사람들이 자신들 스스로 스팀을 묶어둘 수 있도록.. (마치 마스터노드처럼) 그런 동인을 증명해 낸다면 테스터인 KR 커뮤니티를 넘어 스팀잇 전체에 적용해 볼 수도 있고, 여기에 성공한다면 스팀의 구조 자체를 조정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거죠. 꼭 스팀파워 보유자 뿐만이 아니라 쌩스팀(only steem) 보유자에게도 유리한 자리를 마련해 주자! 그러면 여태껏 망설이던 잠재적 투자자들을 끌어낼 수 있고, 우리에게도 한 가지 더 많은 선택안이 생기게 된다! 이것이 @clayop님께서 마련해 보고픈 새로운 장치인 것입니다. (라고 추측해 보았습니다..)


문제는 ‘보상을 어떻게 쥐어줄 것인가?’

헌데 여기에 문제가 하나 발생합니다. 현재의 스팀잇 구조로는 스팀을 들고 와서 스스로 묶어두는 ‘스팀-마스터노드’ 쪽에 할당할 보상 재원이 없다는 것이죠. 이게 진짜 고민인 것입니다. ‘짭잘한 이자’를 받는 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고정적이고 꽤 괜찮은 이율의 보상 말이죠! 그런데 여기서 @clayop 님께서 (아쉽지만) 묘책을 발휘합니다. 우선 증인의 지위에서 발생하는 증인 보상분에서 1,000스팀 정도를 후원하고, 좀 소소하겠지만 종종 올리는 스팀마노 공지글에 들어오는 보팅 보상으로 좀 보충하고.. 헌데

이것으론 좀 부족하다 이거죠. (실제로 부족해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부터 진짜 ‘스팀-마스터노드’를 기획하게 된 최초의 고민.. 즉 ‘윈-윈’을 통해 스팀의 값어치를 끌어 올리는 그 나름대로의 ‘합의점’을 던진 겁니다. 나의 이익을 (작게) 던지고, 대신에 전체적으로 (크게) 키우자는 명제 말이죠. 아시다시피.. 사실 KR 이웃들 한 분 한 분 놓고 보면 나쁜 사람이 없어요. (스달깡 창시자 빼고? ㅋ) 대부분 합리적인 분들이고 우리 스팀잇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동등한데.. 다만 각자의 입장과 판단이 다르니 좀처럼 합의를 못 이룰 뿐이었죠. 결국 세부적인 방법론이 달라서 답보인 상황이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포기해서 더 큰 이익을 취하자’는 대명제는 이미 우리 마음속에 암묵적으로 합의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래서 @clayop님은 대놓고..

기부 좀 해줍쇼..

하고 청첩장.. 아니.. 안내장을 보내드린 것입니다. 비록 스팀-마스터노드와 아무런 관련이 없더라도 자의 작은 기부와 후원이 저 밖에 있는 잠재적 스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게 되고, 이들을 장기간 머물게 할 수 있다면 결국 스팀에 대한 매도 요인을 줄이고 매입 요인을 키워 이 판을 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죠. 이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잠시 손해 좀 보는 듯한 기분일지라도 기분좋게 후원을 해 줄 수 있을 것이고.. 현재 마땅한 수입처를 마련하기 어려운 입장에서 이것으로 마노 보유자에게 꾸준한 배당을 쥐어줄 수 있다면 이제 당당히 스팀잇 재단과 타 증인들에게 외쳐볼 수 있는 것입니다..

“자, 보아라.. 우리 KR이 증명해 보였다. 유저들은 이미 스팀잇의 판을 키우고 스팀 값어치를 올리기 위한 암묵적인 합의가 되어 있다. 다만 지금의 스팀잇 보상 분배 구조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 답보 상태에 있던 것이니 앞으로는 스팀파워 보유자 뿐만 아니라 (쌩)스팀 보유자도 이곳 스팀잇 마을로 들어와 잘 쟁여두기만 하면 일정한 보상을 챙겨갈 수 있는 동인을 구조적으로 만들어 보자”

바로 이렇게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재 KR의 테스트는 꽤 중요하기도 합니다. 스팀-마스터노드란 테스트가 실패한다면 이는 사람들이 후원에 인색한 이유도 있겠지만 (언제까지 증인의 보상에 의존할 수도 없는거니까요) 무엇보다 사람들이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 보다 당장 내 손 안에 있는 보상에 목매인다는 증명도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스테이킹 보상처럼 스팀을 쟁여두고 있는 참여자에게 일정 메리트를 마련해주는 방안에 대한 호불호도 증명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공의 관건은..

결국 호응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잘 커가는가의 문제입니다. 꽤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 스팀-마스터노드를 구성하는 투자자들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생기고 또 버텨가느냐, 또한 이들에게 구조적으로 이익을 할당할 수 없는 현재 구조에서 ‘지금 당장 내 이익을 나눠주지만 결국 저런 투자자들도 잘 되어야 이 스팀잇 마을이 더 잘되고, 그것이 곧 나의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명제를 얼마나 잘 인식하느냐.. 이것이겠죠. 그래서 저는 이 실험이 매우 흥미롭게 보이기도 하고.. 실제 참여해 보고픈 욕구를 크게 느끼는 것입니다. 어차피 저야 자타공인 ‘스팀잇 몸빵 테스터’니까요. ^^

어째.. 쉽게 이해가 되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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