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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는군요. 저는 조금은 늦은 여름 휴가를 보냈고 이런저런 주변 정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입니다.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친구와의 약속대로 여행도 하고 왔는데, 여행지에서 왼쪽눈에 속다래끼가 나는 바람에 지금껏 고생을 하고 있네요. 여행을 나설 때 여행자 보험은 꼭 들어놓지만 딱히 심한것도 아니고 굳이 병원을 찾아 나서야하나 귀찮기도 해서 방치해 뒀더니 생각보다 빨리 가라앉질 않네요. 이틀간 약으로 차도를 지켜보자던 안과 의사 선생님이 결국 오늘 아침엔 고름을 짜내겠다고 메스를 드시더군요. 5분 남짓 걸린 간단한 시술이었지만 메스를 대고, 살을 벤 후, 실로 꿰매는 작업을 했으니 뭐.. 수술은 수술인가요? 하지만 눈꺼풀 안쪽을 치료한지라 겉으로 봐서는 한쪽 눈두덩이가 약간 부은 정도로 밖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요 몇주간 머리도 복잡한 터.. 이참에 휴가 때부터 8월말까지는 푹 좀 쉴까해서 스팀잇 활동도 거의 접어 두던 차였습니다. 하지만 간간이 보이는 좋은 글들엔 보팅과 리스팀을 안할 수 없더군요. 정말 2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저도 스티미언의 굴레를 벗어나긴 힘든가 봅니다.

헌데 가만히 보니 최근 포스팅 되는 인기글들에 두드러진 특징이 보이네요. 확실히 예전보다는 맛집에 대한 글들이 비중이 높아보이거든요. 제 생각으론 우선 테이스팀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같고, 그 다음에 최근과 같이 스팀 시세가 죽을 못 쓰고 있을때 그래도 부담없는 마음으로 꾸준히 포스팅할 만한 소재로 맛집과 먹방거리만 한 것이 없어서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래도 많은 이웃분들이 열정을 쉬 놓지 않고 포스팅에 써주시지 않나 하네요. 그렇다면 스팀 시세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보상체계를 감안해 지금은 모두 다 함께 소소한 글은 물론, 일견 툭~ 하고 내뱉은 것처럼 보이는 글이라도 소중히 여겨주는 아량을 발휘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저도 그리 생각을 먹으니 왠지 포스팅 에 담긴 정성들이 예전만 못하다 여긴 실망감이 되려 좋은 호흡법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네요.

저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스파 정리도 좀 하고, 코인 자산 배분도 좀 하고.. 이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었던 8월도 끝나가고 하니 조금은 힘을 더 내어 포스팅에 참여해 볼까 합니다. 무더위와 하염없이 바닥을 기는 코인 시세에 지쳤던 이웃분들이 계신다면 이제 저처럼 슬슬 재발동을 거시는게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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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실로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코인 시세를 살펴보곤 오늘이야말로 그간의 게으름을 제끼고 글 한 번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다음주 쯤이 스팀잇 활동 두 돌이 되는 날일 것입니다. 짧다면 짧지만, 또 길다면 긴 시간이네요. 금융의 꽃이라고 불리는 옵션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화끈하게 음직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 2년이란 시간은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을만큼 긴 시간이니까 말이죠.

저에게 스팀잇과 함께 한 이 2년이란 시간은 모든 코인을 날려먹고 다시 암호화폐에 뛰어든 시간과 동일합니다. 100여 개의 비트코인과 만 개가 넘던 라이트코인을 모두 중국에 헌납하고 저는 암호화폐 거래에 큰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투자 자산 날리는거야 그려려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제가 이런 쪽에 잔뼈가 굵어 마인트 컨트롤은 제법 괜찮은 편입니다) 그보다 더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은.. 내 자산을 내 소유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암호화폐의 익명성을 큰 장점으로 보고 계실겁니다. 정부의 컨트롤 밖에서 생명력을 존속시켜 나갈 수 있는 블록체인의 속성이야 말로 태생적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설령 정부의 관할에 놓이게 되든, 세금을 뜯기든 간에 내 재산이고 내 자산임을 대한민국 정부 정도의 공신력(?)을 갖춘 기관에서 증명해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장기적으로 더 안전할 수 있겠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비밀번호 하나 잊어버리면 영영 찾지 못하는 것이 암호화폐니까요. 저는 저의 암호화폐 자산을 속수무책으로 중국 정부에 의해 빼앗기다시피 했고, 그 때 처음으로 암화화폐 투자에 대한 회의감에 빠졌던 것입니다. 여전히 블록체인이 많은 부문 세상을 뒤덮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러다 다시 암호화폐에 투자를 시작한 계기가 바로 스팀잇이었습니다. @leesunmoo 님의 간곡한 권유로 이쪽 세계를 염탐하게 되었고, 저는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제 돈을 지갑에서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제게는 안전자산(?)이나 마찬가지인 주식도 털어가면서 코인을을 다시 모으기 시작했죠. 사실 그럴 때마다 속이 좀 쓰리긴 했습니다. 예전에 갖고 있던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 그리고 약간의 이더리움까지 제 손아귀에 있었다면 적어도 수십억 원 어치의 투자금을 쥘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십억 이익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고, 그 자금을 다시 씨앗으로 뿌리는 사람이 있는 법입니다. 적어도 제가 몸 담아왔던 곳들은 후자 쪽이었으니…

어쨌거나 스팀잇을 하면서 투자 생활에 가장 힘든 부분인 지루함도 많이 달랠 수 있었고, 이전에 접하기 어려웠던 쉽고 잘 정리된 설명들, 빠르고 우호적인 정보들까지 모두 섭렵할 수 있었던 것은 그까짓 코인 몇 백, 몇 천개와 바꿀 수 없는 진짜 저의 자산이 되어주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 스팀잇에 참여했던, 또 참여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지니고 있지요. 뭐, 저도 나름대로 여기서 여러분과 살갑게 지내면서 이런저런 도움이 되고자 했긴 했는데.. 그렇게 전우처럼, 훈련병처럼, 서로를 도우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나 봅니다.


지난 주말엔 오랜만에 동창 친구(여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4년 전 연말 모임때 잠깐 보고 그간 못 봤던 것 같은데.. 공학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이 심했던 제게 고교-대학 동창 동기들과의 모임은 저의 심적 탈출구이기도 했습니다. 그 때 쌓은 우정들을 간직한 채 일년 이년 나이를 먹어가다가… 왠일로 동창모임 소식이 아닌 일로 얼굴을 봤으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낌새를 보아하니 뭔가 답답하고 우울한 기분 같기도 하여 오랜만에 맥주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지요. 역시나 예감대로 아이 육아에 대한 문제, 남편에 대한 문제 등등에 많이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결혼을 했던지라 늘 다른 친구들보다 살아가며 겪은 다사다난한 일들을 먼저 겪어야 하는 처지였고, 여자의 자존심에 여기저기 하소연도 할 수 없던 찰나에 거의 유일하게 결혼도 안하고 자유롭게(?) 살고 있는 동기가 생각이 났었던 것이죠. 뭐, 상담이야 잘 해주는 편이니 말 벗 한 번 잘 고르긴 한 것 같습니다.

헌데, 그 친구로 부터 이런저런 하소연을 듣다 보니 그 친구와 제가 살아온 궤적과 삶을 대한 태도가 정 반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어릴적부터 부모님 속도 안 썩이고, 정말 대개의 부모님이 바라는 바처럼 평탄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왔었지요. 그리고 꽤 오랜 기간 남편 및 아이와 별 무리 없이 잘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야 그런 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아니는 말을 안 듣고, 남편은 속을 썩이고.. 뭐 다들 TV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이지요. 결국 안정되고 평탄한 길만 걸어오고 그것이 세상의 일상사로 받아들인 삶이다 보니 급작스럽게 닥친 일련의 상황들에 마음이 불안하고 어찌 대처해야 할 지 모르는 수밖에요.

저는 어떠했을까요? 생각해 보면 저는 참 Risky한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전공에 대한 방황은 앞으로 내가 무얼 해야 할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찾아나서고 픈 무언가를 얻기 위해 앞으로 어떤 고난을 겪어야 할지.. 늘 고민하고 무언가에 도전하는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부모님을 비롯해 남들이 바라고 기대하던 길을 걷지 않겠다는 결심은 제 인생의 많은 부분이 험난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것이었고, 저는 근 20년 가까운 인생길을 그렇게 부딪히며 살아왔던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내공이 쌓였던 것 같습니다. 늘 위기였고, 늘 불안했지만, 그건 늘 도전이었고, 저의 몸과 마음, 머리를 온통 일깨우며 살아있게 했습니다. 제게 있어 세상은 안정된 것이 아니었기에 안정된 상황이 이어질수록 그 다음의 파고를 준비하였고, 그 파고를 인생의 더 좋은 기회로 만들기 위해 위험을 관리하고 기회를 살리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트레이딩이나 투자 세계에 빠져든 것도 어쩌면 그런 맥락과 같이했던 것 아닐까 싶네요.

친구의 고민도 들어주고 저의 조언도 해주고.. 그런 시간들이었지만, 결국 한 가지 만큼은 꼭 알려주고 싶었기에 이렇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친구야. 사실 인생이란게 늘 내 맘대로 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그런거 같지는 않아. 나는 반대로 삶이란 늘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할 수 있고, 언제든 불안정한 상황으로 빠져들게 되는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이걸 어떻게 헤쳐나가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가 하는 숙제를 푸는거나 마찬가지야. 지금은 네게 그런 숙제가 주어진 것이고. 마음을 조금만 바꿔먹으면 이건 불행으로 빠져드는 길이 아니라 내 자신을 삶의 주체로 탈바꿈 시켜가는 기회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마카오 친구 양양이 뻔질나게 카지노를 드나들며 피서를 하고 있던 저에게 이런 말을 던지더군요.

“연어님. 혹시 도박 중독에 빠지신건 아닌가요?” “에헤이~ 절대 그럴리 없습니다.”

“술취한 사람이 술취했다고 하나요?” “어허.. 걱정하지 마시라니까요. 절대 중독 아닙니다.”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요?”

자, 여러분 같으면 어떤 대답을 해주시겠습니까? 사실 어떻게 말하든 제 친구 양양님은 쉬 걱정을 떨칠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이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게임이니까요? 거기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쉽게 대답을 해 드린다면..

카지노는 플레이어에게 우위가 없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저번 글에 마카오 여행을 마치고 오면 카지노와 겜블에 대한 저의 생각들을 한 번 연재해 보겠다고 했는데 아직 그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일맥상통한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분명 카지노 겜블은 우위가 없습니다. 우위가 없는 게임은 시작부터 하는게 아니고, 하더라도 길게 하는게 아니고, 딸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얼마나 잃어줄 것인가에 대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어님은 왜 하세요? 라고 물으신다면? 네.. 그 이야기는 카지노 겜을 이야기 편에서 하도록 하고.. 자, 반대로 얘기하자면.. 저는 우위가 있는 게임은 열심히 합니다. 그것도 재미있게 하고, 설령 중간 결과가 좋지 않다 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다면, 또는 관리할 수 있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면 계속 밀어 붙입니다. 그런 것들은 많습니다. 트레이딩이라고 하는 것은, 투자라고 하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시장이 가진 우위를 찾고 그 우위를 수익으로 환원시킬 수 있는 전략을 갖는 것, 그리고 그 전략대로 밀고 가기 위해 자금을 관리하는 것..

저에게 암호화폐 시장은, 블록체인 세상은 그런 것입니다. 여전히 우위는 존재하고 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더 확연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망설입니까? 왜 두려워합니까?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손실의 기간이 있을 수도 있고 암흑기란 것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 우위가 있음을 알고 있고,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면 하등의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되려 대부분이 나가 떨어질 때 그 버려진 기회는 제가 더 오는 법입니다. 저는 전략이 있고, 자금이 있으며,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 더 키워야 할 때, 비중을 줄여야 할 때, 등등을 알고 있습니다. 아마추어는 아닌거지요.

많은 분들이 자금 문제를 얘기하곤 합니다. 당연합니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고요. 투자의 세계는 곧 베팅의 세계입니다. 어떻게 베팅을 설계하고 지속해 나가느냐의 향후 엄청난 결과 차이를 불어옵니다. 트레이딩 입장에서는 지금 암호화폐 자산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실제로 저는 그렇게도 했습니다. 반면에 투자 입장에서라면 되려 매입을 늘려가 볼만한 때입니다. 이 또한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상반된 행동인가요? 글쎄요.. 저는 두 가지 플레이를 하는 입장이라 각각의 로드맵에 맞는 행동을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후자쪽.. 특히 투자의 영역에서는 추가 투입 자금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 판돈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가? 이 또한 머니 게임의 초기 단계에서 부터, 또 머니 게임을 해 나가면서 실행해야 할 중요한 전략입니다. 코인 시세가 떨어집니다. 더 매력적인 가격이 되었습니다. 추가로 사고 싶습니다.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요? 어디서 어떻게 끌어오도록 할 수 있을까요? 이 고민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해 뒀다면 이는 기회를 더 크게 살려가는 셈이 됩니다.


맨 앞으로 얘기를 돌아오면.. 아침에 폭포수처럼 떨어진 코인 시세에 많이들 놀라셨는지요? 추세라는건 참으로 무서워서 어느 순간부터 지속되고 있는 하락 추세가 아직 멈추지 않았을 뿐입니다. 네, 저도 물론 암호 자산의 잠식 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무슨 숏 포지션을 잡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러나 저의 코인 수량은 더 늘어나고 있고, 자산 배분은 더 다이나믹하게 실행되고 있으며, 향후 반등과 상승장이 올 때를 대비해 이것저것 잘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투자의 세계란 그런 것입니다. 그런 준비에 빠져있으면 이런 장에 놀라기 보다는 이렇게 외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앗싸 가오리~”

이렇게 말이죠. 여러분, 다들 힘내셨으면 합니다. 잘 살펴보면 이 스팀잇 마을에 투자에 관한한 뚜벅이 걸음으로 한 걸음씩 밀고가는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마침 오늘 @oldstone님께서 좋은 글을 남겨 두셨으니 꼭 한 번씩 정독하셨으면 합니다) 저도 2년 씩(?)이나 된 이웃이니 몇 마디 얘기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주저리 주저리 해봤습니다. 힘 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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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μΊ ν•‘ μž₯μ†Œ μΆ”μ²œ..

연어입니다. 저는 오늘밤 마카오행 비행기에 몸을 싣습니다. 한국을 떠나 더 뜨겁고 습한 곳으로 가니 조금 겁이 나기도 합니다. 마카오에서 8월의 무더위를 경험해 본 적은 없으니까요. 내일은 친한 친구 양양님과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 같이 만난 적 있는 회사 동료 크리스탈 님과도 함께 보기로 했지요.

크리스탈 님은 한류 팬이기도 한데.. 마침내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양양님의 한국어 실력이 일취월장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본 모습으로는 조금 내성적인 성격인지라 한국어 공부도 혼자 시작해보려 하는 것 같아 급구 만류를 했습니다. 결국 양양님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줬던 것처럼 이번에도 제가 나서서 초반 기초를 잡아주기로 하였지요. 그래서 내일 까페에서 시원한 음료수라도 마시며 한국어 발음을 좀 잡아주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지만, 푸통화 보다는 광동어가 훨씬 한국어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그 친구들 입장에선 한국어 문법이 워낙 생소한지라 조사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붙여 쓸 수 있을때 까지가 첫 관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 관문을 넘어서면 알고 있는 한국어 단어를 조합해 나가며 문장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니까요. 제가 경험하기론 양양님의 한국어가 급 뛰어오르고, 본인도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는데 한참 신기해 할 때가 이때 즈음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고 보니 생면부지의 양양님께 카톡을 이용해 한국어를 가르쳐 준지도 벌써 4년이 된 것 같습니다. 중국 여자친구와 헤어질 즈음.. 중국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으려고 채팅 상대를 찾아 알게된 친구였는데.. 그 때 만약 마카오와 대만 친구를 알지 못했다면 저도 어느 순간 중국어에 대한 관심을 놓고 말았을 것 같습니다. 헌데.. 이상하게도 그 동안 제 중국어는 하나도 늘지 않은 것 같은데.. 이 친구들의 한국어 실력은 엄청나게 늘었으니.. 그동안 저는 뭘하고 있던 걸까요? 흠흠.

어렸을 적에 친구네 집에 놀러 갔는데, 친구 누나가 같은 반 친구에게서 받은 크리스마크 카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겠지만 문구가 너무 멋있어 여태껏 잊어먹지 않고 있지요.

사랑은 분홍이라 지워지기 쉽고, 행복은 노랑이라 사라지기 쉽우며, 우정은 투명이라 영원할 수 있는 것..

그 때는 막연히.. ‘참 멋지네’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우정의 값어치를 더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올 가을이 되면 4년 연속으로 가을 단풍 구경을 하러 한국에 옵니다. 이번엔 한국에서 가을 캠핑을 해보고 싶어하는데.. 양평이나 가평 쪽에 한 두 군데 알아본 곳은 있지만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최적지를 한 번 제대로 꼽아봐야 겠습니다. BBQ 파티도 할 수 있고, 한국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캠핑 기분도 낼 수 있는 곳.. (텐트는 없어요 ㅋ).. 혹시 괜찮다 싶은 곳이 있으면 추천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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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ΈμΉœλ“― λ”μ› λ˜ 1994λ…„μ˜ 여름!

연어입니다. 오사카 밋업 후 포스팅에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더 바쁘기도 했고, 무더위에 지치니 포스팅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은 한 술 더 떠 ‘111년 만의 최고 폭염’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경험상 기억할 수 있던 최고 무더위인 1994년의 기록을 깰거라고 하네요. 이런.. 그냥 ‘최고 무더위 기록’ 이라고 하면 별 실감이 안 날텐데, 1994년의 여름은 기겁할 정도도 악몽이었기 때문에 피부에 팍팍 와닿는 것 같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은 기억하시겠죠? 1994년의 여름 말입니다.

한 해 전, 1993년의 여름은 이상 저온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재수를 할 때였는데, 그 때 신인 배우 장동건씨가 유행시킨 긴팔 패션이 여름까지도 유지되었으니까요. 땡땡이 무늬 긴 티셔츠, 발목까지 흐느러뜨린 게스나 저버 청바지.. 막 보급되기 시작한 삐삐.. 여기에 장동건씨가 유행시킨건 앞쪽(벨트 전면쪽)은 웃옷을 바지 안으로 넣고, 뒷쪽은 빼서 엉덩이 쪽으로 늘어뜨리는… 상상이 가시나요? 여하튼 그런 패션을 한 여름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늘한 여름이 93년이었습니다.

헌데 94년이 되자 기후의 판도가 바뀌고 맙니다. X세대 시절이 그렇듯.. 맨날 할 일 없는 대학생으로서 가뜩이나 지루한 여름 방학에 무더위가 겹치니 정말 하루 하루 버티기 힘든 날이었지요. 아직도 기억나는 날들이 있는데.. 한 번은 아르바이트로 하던 과외 수업을 하러 가다가 ‘일사병’이 이러다 걸리는건가 어질어질했던 적도 있었고, 살던 동네가 한강 근처라 열대야에 한강변에 가서 자면 좀 낫겠다 싶어 가보니, 이미 여기저기 텐트와 돛자리로 다 점령되어 있고, 어둑한 강가 콘트리트 바닥에도 동네 아주머니들이 다 누워있어 자칫 여기저기 사람 밟을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 어딜가나 잠을 포기한 서울 시민들이 포진해 있으니 그저 할 수 있는건 인내심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만 하더라도 에어컨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때였죠. 버스나 전철에 에어컨도 없었고.. 물론 친구들 중에서도 집에 에어컨이 있는 친구가 있었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비싼 전기요금 때문에 거의 ‘장식장’처럼 놓고만 사는 집이 많았습니다. 한 친구가 얘기해 주는데.. 절약 정신이 강하고 엄하신 친구 아버님께서 아무리 더워도 가족들이 에어컨 좀 틀고 살자는 성화에도 아랑곳 안하시는 분이신데.. 새벽에 몰래 거실에 나와 에어컨을 틀다 제 친구에게 걸려 화들짝 놀라시더라는.. 어찌하여튼 그만큼 더운 여름이었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저는 군생활을 대구에서 했는데, 대구 쪽에서 온 동기들도 94년의 황당했던 여름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었지요. 아.. 그리고 보니.. 군대에서 새로 들어오는 후임들을 보면 확실히 추운 계절에 훈련을 받았던 친구들은 군기가 빠릿빠릿 들어있는데, 대체로 더운 시즌에 훈련을 마쳤던 친구들을 보면 영 미덥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물어보면 낮에 너무 더우니 툭하면 깃발이 올라가고 (더위 경보지요), 그 깃발이 올라가면 훈련 올스톱.. 염분이 있는 알약인가를 먹이고 다 낮잠을 재운다고 합니다. 추운 계절에 훈련을 받았던 저로서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였고, 이거 명색이 군 훈련소인데 강인한 군인을 양성하기 위한 훈련 과정치고는 좀 너무한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모두 어느 집안의 귀한 자식들이고, 또 폭염에 쓰러지기라도 하면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기 때문에 , 이는 곧 국방력 손실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나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낮에는 낮잠 늘어지게(?) 자고 어둑어둑해지면 훈련 재개.. 그래도 그 친구들의 고충을 들어보면 저녁 훈련중 온 몸에 모기가 쏘는지라 죽을 맛이라도 하더군요. 저도 땀에 찌던 몸으로 떡지떡지 내무실로 들어갈 상상을 하니.. 흠.. 그냥 추운 겨울에 죽어라 훈련받는게 더 취향(?)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몸에 열이 많은 편이라 여름이 더 곤혹스럽거든요.

방금 바깥일 볼게 있어 좀 나갔다 왔습니다만.. 확실히 덥긴 덥습니다. 하지만 제 기억으론 오늘의 더위는 94년의 더위보단 덜 한것 같네요. 살짝 바람도 부는 것 같은데.. 94년에서 24년이나 지난 2018년의 오늘의 여름.. 그래도 어딜가나 에어컨 바람도 많이 쐴 수 있고 하니 잘 버텨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폭염에 건강 관리 주의하시구요. 그럼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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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 κ³ ν•©λ‹ˆλ‹€! μ˜€μ‚¬μΉ΄ λ°‹μ—…, 잘 λ‹€λ…€μ™”μŠ΅λ‹ˆλ‹€.

연어입니다. 포스팅이 많이 늦었군요. 여러분 성원 덕분에 오사카 밋업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현해탄을 오간 국제 밋업 이야기를 들려 드리까 합니다. 아참, 가급적 모든 얘기를 글로 풀어보려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처음엔 사진을 곁들여 볼까 했는데.. 역시 글맛은 순수한 텍스트에서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이야기만으로도 생생한 현장을 느껴보실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홀가분한 준비, 짧은 여정

오사카 밋업도 정기적인 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저 적당한 시점에, 적당한 안건과 핑계(?)로 모이겠지요. 아무리 잘 짜여진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데 능한 일본이라 해도.. 그저 사람이 좋고, 모임이 좋고, 스팀잇 활동에서 피어나는 공감대를 느끼고픈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라면 너무 꽉짜인 스케줄에 얽매일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일단 이번 오사카 (번개) 밋업의 핑계거리는

‘한국에서 이웃 스티미언이 참가하러 옵니다’

저런, 그것도 일본어를 거의 할 줄 모르는 이웃이 말이죠! 어디든 해외에 가는 김에 짬을 내어 관광을 겸하는 것이 현대인의 기본.. 그러나 저는 그냥 주말 1박 2일의 짧은 일정만 잡아두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방문하는 오사카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거든요. 바로 출장차 오사카를 두 번 다녀온 친구 때문이었습니다. 두 남자의 시크릿한 대화를 공개합니다.

“오사카 어떠냐? 여자들 예쁘냐” / “ 별로”

“안 예뻐? 그럼, 음식은? 맛있냐?” / “그닥”

지금 같아선 친구를 고소라고 하고픈 심정입니다. 저 두 대답 때문에 오사카에 대한 흥미를 미리 접었던 저였으니까요. 게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일본땅 후쿠오카를 밟아봤던 저의 경험이 더해졌었지요. 후쿠오카란 곳을 통해 저의 선입관은 더 단단해져 있었습니다. 후쿠오카가 일본에서도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곳 중 한 곳이라는데.. 정작 둘러보니 생각보다는 그다지..흠… 그리고 음식도 하나 하나 맛보면 다 맛도 있고 괜찮은 것 같더니만, 막상 한국에 돌어와서는 딱히 강렬할 만큼 그리운 맛이 떠오르지 않았던 이유가 컸던 것 같습니다. 헌데 이런 선입관이 이번 오사카 방문을 통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네요.

일본어 거의 모름. 오사카에 대하 아는 것 거의 없음. 약간의 역사적 지식과 관서 지방에 대한 상식.. 그 정도가 전부. 아는 곳? 오사카 밋업을 진두지휘 하신 @miho 님의 추천으로 우메다(Umeda)라는 곳에 호텔을 잡긴했는데, 우메다란 곳이 어떤 곳인지도 전혀 모름. (오사카 역 쪽이니 서울의 명동쯤 되나보다.. 라고 추측만 했습니다) 미업 장소? 모름. 참석자? @miho 님 블로그에 몇 분 리스트가 있던 것만 확인. 그래도 참석자 분들에 대한 인적사항은 눈치 채고 가야할 듯해서 한 분 한 분 블로그 들어가 보고 번역기를 통해 취미나 근황 등 내용 파악. @miho님의 추천으로 공항에서 버스를 타기로.. 이 정도였지요.

행선이 일본인지라 비행기 표는 어렵지 않게 끊을 수 있었고, 마침 무료 숙박이 가능한 호텔 멤버쉽 포인트가 남아있어 호텔도 후다닥, 후쿠오카 여행때 남겨둔 엔화가 있어 환전도 무시. 옆으로 매는 작은 가방에 여권이랑 몇 가지 소지품만 챙긴 후 훌쩍 떠난 여정이었습니다. 저런.. 명색이 kr 대표격(?)으로 참석하는 건데 말이죠? 정말 어쭙쟎은 영어 실력 하나와 스팀잇에 대한 열정 하나 믿고 떠난 자리였습니다. 공항 면세점에서 선물차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김(のり) 한 바구니 사들고 말이죠.


무더운 오사카, 간사이( 関西地方) 내음을 느끼다

한 시간 반쯤 날아가니 어느덧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일본답게 아기자기한 모습들로 가득한 간사이 공항만으로 오사카의 모습을 추측했던 건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오사카는 그런 사이즈가 아니더군요. 경제대국 일본의 무게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큼의 위용이 있었습니다. 그럼 도쿄는 또 어느 만큼일지.. 별 관심없던 도쿄까지 급 궁금해진 순간이었습니다.

친절한 안내인들의 도움으로 표를 끊고 버스에 탈 준비를 했습니다. 어찌나 습하고 무더운 날씨던지.. 건물 그늘 아래서 줄을 서 기다리는데도 땀이 흥건이 배어 나옵니다. 찐득거리는 몸을 시원한 물 한 모금으로 달래며 기다리고 있으니 마침내 버스가 오는군요. 여러 승객을 실은 버스는 공항을 벗어나 오사카 시내까지 달리기 시작합니다. 맨 먼저 바닷길을 따라 도로가 펼쳐지고, 간척지로 추정되는 평야엔 반듯 반듯 공장이나 물류 창고가 들어서 있었으며, 여기 저기 항구와 항만에 배들이 정박해 있는 광경이 펼쳐지더군요. 흡사 홍콩과 비슷해 보이면서도.. 정말 누가 봐도 ‘일본이네’라고 감탄할 만큼 깨끗하고 잘 정돈된 모습들이었습니다.

어느 나라에 가든 그 나라의 첫 모습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판 글자라든가.. 교통 시스템 같은 것들이 있죠. 확실히 일본의 교통 시스템은 유럽(특히, 독일)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모습을 갖춘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미국에 뿌리를 둔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 교통 시스템과는 확연히 다르죠. 슬슬 시내로 들어오면서 부터 또 한가지 포인트가 두드러 집니다. 항만에 펼쳐져 있는 공단에서 부터 느낀 것이었지만.. 일본 건물들이 자아내는 색채는 뭔가 어둡고 무겁습니다. 기분을 가라 앉게 한다고나 할까요? 대개 옅은 회색이나 베이지색을 베이스로 해서 크게 튀지 않는 색깔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더군요. 이게 건축법상 규제에 의한 것인지.. 선호도가 그런 것인지.. 그저 이웃 건물들과의 색 배치를 따지다 보니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한국이나 중국 등에 비하자면 과감한 색채 사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와이도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하와이와 오사카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유사한 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가장 놀랍게 하는 부분은 생각보다 높고 웅장하게 지은 건물들입니다. 심지어 고가도로도 제가 생각한 높이 이상에 위치를 잡았더군요. 후쿠오카처럼 일본 내에서 지진이 많이 안나는 편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일본은 일본인데.. 보란듯이 ‘여긴 오사카쟎아!’라고 뽐내듯 건물들을 웅장하고 화려하게 지어두었습니다. 당연히 모두 강력한 내진 설계가 바탕되었겠지요.(..라고 믿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정말 오사카, 간사이 지방에 와 있구나’라고 처음 느끼게 된 것은 버스 안에서 기사님이 말씀하시는 안내 방송을 들었을 때였습니다. 아무리 일본어를 못한다고는 해도 그동안 들어온 일본어 억양이란 것이 있는 법… 엥? 이건 대체.. 무슨 억양이 이렇지? 제가 익숙하게 들어오던 표준적인 억양하고 사뭇 다른 억양이 들려왔던 것입니다. 억양이 달라지면 말도 전혀 다르게 들리는 법입니다. 예전에 상해에서 상해 사투리(동쪽 말)를 들었을 때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때 중국 서쪽 귀주성(마오타이주를 만드는 쭌위) 출신의 지방어를 들었을 때 만큼의 기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유명한 간사이 말투! 우리로 치면 경상도 말쯤 될까요? 서울말에 익숙했던 외국인이 갑자기 부산말을 들었을 때의 기분이 이렇지 않았을까 합니다. 와.. 이게 바로 간사이 말투구나! 간사이 말투는 일본에서도 여러 예능의 단골 소재가 될 만큼 독특한 매력이 있다 하니까요. 그렇게나 궁금했던 간사이 언어를 처음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메마시떼, 미호상~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실(안 오시면 저는 국제 미아가 될 판..) @miho.. 즉, 미호상(미호님)과의 접선(?) 장소는 숙소인 웨스턴 호텔이 아닌 역에서 더 가까운 힐튼 호텔 로비였습니다. 사실 제 사진을 미리 보내드린 적도 없고, 미호님의 얼굴도 ‘스노우’인가 하는 앱으로 편집된 사진으로만 볼 수 있었지만 사람 찾은거야 뭐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미호님은 @sakurahana (벗꽃)라는 절친분과 함께 나오셨습니다. 벚꽃님도 일본 스팀잇 활동에서 자주 뵐 수 있었던 분이지요. 나중에 알고보니 두 분은 어릴적 친구가 아닌 영어 수업을 같이 들으며 친해진 분들이라고 합니다. 3년 정도 우정을 쌓았다고 하더군요. 두 분은 ‘스노우’ 앱으로 편집된 모습보다는 훨씬 미인인 분들이였습니다. 일본 커리어 워먼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패션도 엿볼 수 있었지요. 그러나..

“우린 오사카 여자랍니다!”

쾌활하고 당찬 간사이 피를 물려 받은 여성분들! 음식도 잘 드시고.. 말도 빠르고.. 성격 쾌활하고.. 무엇보다 걸음걸이의 속도가 후덜덜… 여하튼 엄청난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는 분들인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오사카 밋업에 참여하면서 오사카 지방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나 계획 사항이 없었던 데도 불구하고 여느 방문객들 보다 더 인상 깊은 관광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해주신 점이 고마웠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뒤에 하도록 하지요.


처음 경험한 국제 밋업, 의사 소통은 어떻게?

아마 가장 궁금해 하실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의사 소통의 문제이지요. 저는 현지 언어이 일본어를 할 줄 모르니까요? 그런 점에서 @ramengirl 님이나 @steemitjp 님 같은 분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흠.. 일단 저로서는 ‘고쳐쓰는 영어’의 기획자 겸 강연자로서 영어 하나 믿고 참석하는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천만 다행인 것이.. 오사카 매니저인 미호님의 직업이 어학(영어)과 큰 관련이 있다 보니, 참석자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이미 미호님과 영어란 언어로서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었지요. 벚꽃님(@sakurahana)님도 그렇고, 이미 어학원에서 알게된 분들이 함께 스팀잇 활동에 참여해주신 덕을 크게 보았습니다. 저를 포함에 1차 모임 때 7명, 나중에 두 분이 더 참석해서 2차 때는 9명이 되었는데.. 한 분 정도만 영어를 잘 쓰지 않으셨을 뿐 나머지 분들은 모두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즐기거나 시도해 보려 노력해 주셨습니다. @norikei 님같은 분은 손녀가 있으실 만큼 꽤 연세가 있으신 분이었는데, 꾸준히 배워왔던 영어를 써볼 수 있는 기회다 싶었나 봅니다. 제 옆 자리에 앉아 계속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시더군요.

영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실 해외에 여행을 가게 되면 그리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 저것 궁금한 것만 좀 물어보거나.. 이런 저런 항의할 것이 있지 않고서야.. 같이 간 일행 빼고는 타인과 그리 많은 얘기를 나눌 이유가 없지요.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러다 보니 이 분들 중에서도 외국에 여행을 자주 가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영어가 잘 통하는지, 계속 영어로 얘기를 나눠볼 수 있는지… 상대방의 반응은 어떨지 등이 무척 궁금해 하셨던 것 같습니다. 영어 수업을 해주는 선생님이 있긴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런 선생님들은 제자들의 어눌한 영어도 그냥 통밥으로 다 이해하고 넘겨버리니 실제 외국 사람과의 대화가 어떨지 궁금하고 떨리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분들을 차지하고라도 일단 제 상황이 예상되실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은 저 혼자 뿐이고, 아무리 한국에서 넘어온 참여자가 있다는 공지가 있긴 했지만 저를 중심으로 담소를 나눌수만도 없고 말이죠.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를 이겨내고 유익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는가가 큰 관건이었습니다. 다행히 이 분들이 보았을 때 저는..

영어 잘하고, 유쾌하고, 매너 있고, 이야기 거리를 잔뜩 안고, 낯설 법한 모임 자리에도 잘 적응하는

썩 괜찮은 한국 남자로 인식된 것 같습니다. 자화자찬이라 할수도 있겠습니다만.. 결국 같은 스티미언으로서 공감할 수 있고, 우정을 쌓기에 충분한 외국인 이웃이 되어줄 수 있었느냐의 관점에서 본다면 저는 최선을 다했고, 소기의 성과도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시간이 지날수록 제 일본어 실력이 늘더군요. 저도 한국 사람인데… 대개의 한국 분들처럼 저도 일본어 몇 마디, 단어 어느 정도는 들어온게 있지 않겠습니까? 처음엔 영어를 쓰다가 가끔씩 튀어나오는 중국어.. 특히나 중국어와 일본어가 애매하게 믹스되어 ‘아리가또~’ 대신 ‘씨씨에~’란 말이 저도 모르게 나올 정도로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었는데요,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앞에 계신 분들의 일본어도 좀 들리고.. 이래 저래 소소하게 알고 있는 일본어 단어와 문법 상식을 총동원해서 말을 만들어 갔지요. 물론 대개는 영어로 얘기를 했습니다만,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고 맛깔나게 끌어가기 위해서 적절한 타이밍에 일본어를 쓰는건 하나의 재치가 되곤 했습니다. 덕분에 말과 언어에 대하여 상당히 센스있는 사람이란 인상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신 함께 농담도 하고 웃어가면 얘기 나눌 수 있었으니까요.

마치 한국에서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온 사람과 영어로 대화할 때, 이 사람들이 영어 네이티브는 아닐지라도 나의 영어가 잘 통하나, 또 상대는 어떤 식으로 영어를 사용하나 궁금해 하는 것처럼.. 참석해주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저를 통해 본인들의 영어 실력, 영어를 통해 나누는 대화법 등을 체크하고 싶어하는게 보이더군요. 그래서 한 분 한 분과 대화를 해가면 ‘~ 님께서 말씀하시는 영어 제가 다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영어 잘하시네요’라고 자신감도 심어드리고, 좀 어눌하게 표현되는 부분이 있으면 재치있게 받아서 좀 더 깔끔하게 가다듬어 드리고.. 이렇게 실전으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신감과 실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경험을 좀 안겨드렸습니다. 미호님이나 벚꽃님 같은 분들은 영어 대화에 임하는 수준이 이미 상당하시더군요. 정말 별 어려움 없이 서로 나누고픈 얘기를 다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연어의 고쳐쓰는 영어’는 꽤 쓸만 하구나..

하는 자부심을 오사카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외의 소득이었네요. ^^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우선 서먹할 수 있는 분위기를 깨야겠지요. 당연지사 여성 앞에서 펼치는 한국 남자 특유의 썰(?)이 큰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중한, 격이 없으면서도 매너있는.. 그 균형을 유지하며 이야기를 나누는게 정말 중요한게 첫 순간이죠. 이건 비단 연어란 개인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한국 스팀이언, 더 나아가 한국 사람에 대한 인상을 좌우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뭐, 대화의 주제는 넘쳐 납니다. 오사카에 대한 이야기, 한국에 대한 이야기.. 최근 스팀잇 활동에 대한 이야기.. 서로 궁금해 하는 것들도 주제가 될 수 있구요.

한 가지 쇼킹한 것은.. 전에도 글에 남긴 적 있었지만.. 왜 중국이나 대만 사람들이 저만 보면 일본 사람 같다고 이야기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두 여성분이 저를 보자마자 대뜸..

“엇, 얼굴이 일본 사람처럼 보이세요”

라고 충격적인 발언을… ㅠㅠ 이건 뭐, 일본 분들이 그렇게까지 말씀해 주시니.. 저는 영락없이 적어도 아시아에선 일본 사람처럼 보이는 얼굴임이 확인된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논의(?)끝에 우리가 내린 결론은.. 일본 전국을 통일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오사카가 터전이라고 하더군요)가 조선을 침공했고… 그 무리중 일부가 조선에 남았는데.. 제가 그 후손일 수도 있겠다는 가설이었습니다. 족보를 보면 저도 나름 뼈대(?)있는 집안인데.. 뭐, 중국과 일본 사람들이 모두 인정하는 일본형 얼굴이라니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이참에 저도 DNA 검사를 한 번 신청해 보려 합니다. 과연 저의 조상들은 어느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었는지 평소에도 궁금하던 차니까요.

본격적인 밋업에 참여하기 전에 미호님, 벚꽃님 우리 셋은 함께 우메다 시내를 오가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날이 무척 더워 커피도 마시고, 라면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맛보고요.. 특히 한국의 다방 같은 곳이 있는데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쿨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고 저와 같은 외국인 눈에는 매우 인상적으로 보이는 장소더군요. 맛나 보이는 아이스 크림과 음료를 맛보며 스팀잇과 스팀 코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보면 일본 이웃분들은 스팀잇을 투자 대상이라기 보다는 인스타그램처럼 자신의 일상을 기록해 두는 생활 일기형 SNS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스팀 코인을 하나의 투자 대상으로 보긴 하면서도 깊게 연구하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그러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그리고 많은 한국 이웃들이 바라보고 있는 스팀 시장과 암호 화폐 시장에 대한 이야기, 투자 전략, 거래 타이밍 등등에 대해 흥미 진진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었습니다. 거래소 챠트라든가 자동으로 리포팅되는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하나 하나 이야기를 펼쳐 보았지요.

스팀 가격은 언젠가 크게 오를수 있으니 더욱 활동도 즐기고 보상을 키워 나가는데 재미를 붙여보세요.. 나중에 이 메시지를 미호님이 밋업 자리에서 통역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진짜 오를 수 있을까 반신반의들 하길래 스팀 코인의 차트를 보여주며 과거의 궤적을 이야기 해주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스팀 가격이 폭등한 적이 있었다는 것도 모르시더군요. 그래도 미호씨는 작년 12월과 올 1월에 상당히 가파른 성장이 있었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계셨습니다. 그런 기억까지 더듬어 오사카 이웃분들께 잘 설명해 주셨겠지요.


검소한 그들의 밋업 문화

이거 참.. 제가 가장 궁금했던 것 중에 하나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니.. ㅎㅎ 바로 일본 사람들의 모임 문화 말입니다. 사실 우리도 여러 종류의 밋업을 하지요. 밋업을 하기 전에 미리 그 성격을 규정해 두곤 하니까요. 워낙 사람끼리 어울리는 것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니.. 번개 밋업도 많고.. 요즘엔 여러 테마를 정해 보다 다양한 만남거리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이번 오사카 밋업도 그런 특성중에 하나였을텐데.. 확실히 제 눈엔 그들의 모임자리는 매우 검소하고 소박했습니다. 모이는 장소는 매우 신중하게 고르시더군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장소를 물색(?)하고 예약을 해둡니다. 그리고 모여서.. 주류나 음료수, 그리고 소소한 안주를 곁들입니다.

한국에서는 모임이다 싶으면 일단 술보다는 안주가 아니겠습니까? 맛있는 안주를 풍성하게.. 회비란게 있긴 하지만.. 회비를 조금 더 내더라도, 또는 누가 좀 쏜다 하더라도 안주는 풍성하게 깔고 보자는게 한국형 스팀잇 밋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제가 포스팅된 것들을 봤을 때는 그랬거든요.) 헌데 이쪽 모임에선 조금은 다른 기류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차피 더치페이이기도 하고, 서로 모여서 부담없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선에서 주문하고 깔끔하게 먹어 버리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지 않겠나.. 그런 느낌? 사실 이야기가 중요한 것이지 먹는게 중요하겠습니까? (그러나 저에겐 안주가 더 중요하다능..ㅋ) 어쨌든, 비록 양은 많아 보아지 않았지만 살펴보면 꽤 오밀조밀 구성된 안주들이다 보니 생각보다 다채로운 맛을 맛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나 방송에서 본적은 있는데 직접 먹어본 적은 없었던 우메보시 한 알이 놓여 있었거든요. 꽤 시큼하면서도 생기있는 알갱이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분들은 이걸 살짝 살짝 베어 먹는가 본데.. 더는 그냥 한입이 원샷 원킬을… 화들짝 놀라시는 모습을 보니 앗차싶기도..

술은 많이 마시기 보다는 조금씩 다양한 종류를 맛보시려 하더군요. 나마비루라고 하던가요? 생맥주도 맛이 있어 좋았는데.. 여성분들과 남성분들 각각 선호하는 특유의 칵테일 스타일 주류들이 있어 저도 한 번 맛볼 수 있었습니다. 낮에 두 여성분과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는데, 아쉽게도 일본 특유의 막걸리 칵테일을 맛 볼 기회는 없었네요. 그 술집엔 막걸리가 없었거든요. 토요일이었음에도 일을 마치고 온 듯한 직장인들로 가득했던 술집은 즐거운 분위기로 꽉 차올랐습니다. 오사카란 지방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지만요. 한국 사람들과 기질이 매우 비슷하다고 하는 오사카 사람들 속에서 저도 에너지를 충전해 가고 있었습니다.

밋업에선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거창한 행사가 아니었기에 서로간의 안부, 관심사, 하는 일 등등 이야기로 시작이 되었고.. 제가 낮에 해주었던 스팀 투자에 대한 조언도 통역을 통해 잘 전다되었습니다. 저는 더 나아가 한국 이웃분들의 스팀잇에 대한 열정.. 때로는 옥신각신 다투기도 하지만 그렇게 뭔가를 계속 채워나가려 하는 기질이 우리를 멈추게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스팀 이외에 다른 코인에 대한 질문이 좀 있어 몇 가지 대답을 해주기도 했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팀잇이란 대상 코인 투자 차원에서 접근한게 아니라 꽤 신선한 SNS로 인식하고 참여했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스팀잇의 구조, 진행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스팀잇 안에 담아내는 서로의 이야기, 근황 등에 더 관심을 보이곤 하였습니다. 아마 모였던 멤버들의 특성일수도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 만나듯 모였던 자리라서 그럴 수도 있었구요.

역시나 계산은 더치페이였습니다. 일본인들에게 더치페이 문화가 깊숙히 깔려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더 궁금했던 것은 계산을 단순 N빵으로 하는지, 그 나름대로 더 세세하게 계산을 하는지 자못 궁금했기 때문이죠. 오사카 매니저인 미호님은 과객인(?) 제가 낼 비용을 알아서 처리하시려 했나본데.. 저도 흥미롭게 N빵 더치페이에 참여했습니다. 나중엔 동전까지 거슬러 받았네요.

자.. 안면도 익히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첫번째 술자리에서 끝나나 싶었더니.. 왠걸 2차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바랑 비슷한 분위기의 가까운 술집에 들어가긴 했는데 한국으로 치자면 커피숍에 들어간 기분이었습니다. 이분들 정말 술이나 안주를 주문하는데 담백하게 하시네요. 한국 같았으면 그 몇 배는 주문했을 것 같은데.. 저는 이번에 위스키 스트레이트와 얼음물을 요청했는데.. 정말 앙증맞고 ‘가와이’한 조그만 잔에 다소곤히 담겨 오더군요. 마치 까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이 라이브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와 오손도손 둘러앉은 사람들 속에서 정말 편하고 안락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때로는 1대 1로, 또 때로는 몇몇이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워나갔습니다. 나중엔 미호님의 직장인 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우시는 분들이 더 오셔서 함께 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그날은 갈수록 사람이 빠지는게 아니라 점점 더 사람이 많아지는 특이한 일정이었네요.

첫 자리에서는 제가 자꾸 영어로 얘기하고 대화를 나눠주는걸 즐기시다가, 제가 적응을 좀 잘했는지 이번엔 간사이 사투리를 가르쳐 주는 분위기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외국인이게 부산 사투리를! 그런 기분 아시겠지요? 마침 저도 간사이 지방 언어에 흥미가 있었던 지라 열심히 따라 부르며 익혔습니다. 아마도 제가 배웠던 표현들이 우리 식으로 치자면..

“쥑이네~” “뭐라카노~” “욕 보레이~”

이런 느낌을 주는 표현들이 아니었을까합니다. 이웃 나라 사람이 옆에 앉아 이런 소리를 내뱉는게 얼마나 친근하게 느껴졌을까요? 좀 짓궂은 장난도 있긴 했지만 정말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분들이 @ramengirl 님 얘기도 많이 해주셨는데, 워낙에 지식도 많고 일본어가 유창해서 라멘걸님과는 온전한(?) 대화를 나누셨겠지만.. 저는 뭐 거의 무법자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라 다소 투박하게, 그러나 참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앗싸리 일본어를 모르고 간게 더 좋은 효과가 있었네요. 이러다 저는 일본 표준어보다 간사이벤(간사이 사투리)를 먼저 배우게 생겼더군요.


결국 똑같은 사람들, 스팀잇으로 만난 이웃들..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본어를 배우지 않았던 영향도 있었겠지만, 적지 않은 시간 살아오면서도 여러 일본 사람들과 이렇게 함께 어울려 본적이 없었던 제가, 어느날 훌쩍 아무런 준비 없이 바다를 건너와 웃고 술잔을 기울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니요? 처음에 제 옆자리에 앉아계셨던 나이 지긋하신 여성분은 다음번에 오사카에 여행을 오거든 꼭 자기네 집에서 묵고 가라고 여신 당부를 하셨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나라 저나라 여행다닐 여유가 생기고, 그래서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미호님을 만나 스팀잇도 알게 되고, 자주는 못했지만 가끔씩 일상의 근황도 포스팅하고.. 그러다 처음으로 다른 나라 이웃과 함께 영어로 얘기를 나누는 이 시간이 너무나 즐겁다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따님이 요새 감기로 좀 아파서 손녀딸을 돌봐주느라 짬이 없으셨을텐데 오사카 밋업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후다닥 나오셨다더군요.

유도를 하고 있는 건장한 청년 이웃분, 방송국 일을 하면서 카누란 취미 활동으로 전국을 누비는 이웃분, 1년에 한 번씩 꼭 하와이를 가보는데 올해는 못 가봤다면서 저의 하와이 여행에 대리만족을 느끼시던 이웃분, 영어를 써먹어 보고 싶었기에 함께 ‘영어 도모다찌’가 되어줘 고마워하는 이웃분.. 주말이라 명품 가방을 파는 매장에서 하루 종일 시달리다가 모임에 참석해 주신 이웃분까지.. 모두들 하나하나 다를바 없는 사람들이었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둑해진 밤이 될때까지 꽃피웠던 이야기를 뒤로 하고, 일본분들 답게 서로 깍듯한 인사를 나누며 헤어진 시간.. 저도 아쉬움을 달래며 빠이빠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다음에 또 한 번 모이자며 의기투합도 했고요.. 저도 바로 다음번에는 몰라도, 그 다음 다음 다음 번 쯤에는 여러분과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을거란 각오를 얘기했지요. 가깝고도 먼 나라 한국에서 건너 온, 양손에 온갖 종류의 김을 선물로 들고온, 일본어도 잘 못하면서 이 얘기 저 얘기 잘 끼어들어 담소를 나눈, 일본인 눈에 일본인처럼 보인다는 얼굴을 한.. 이상한 생선 그림을 포스팅에 올려두는 한국 남자를 위해 많은 배려를 해주신 일본 이웃분들께 이 글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 포스팅이 모두 한글로 되어 있고, 어렵게 번역기를 써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셔서.. 어느 분은 영어로라도 좀 적어주셨으면 했는데, 뭐.. 제 포스팅은 한글로 막 써내려가는 맛으로 하는거라.. 오늘도 그냥 생각 나는대로 적어보았습니다. 다음 번엔 밋업보다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느꼈던 오사카 여정에 대해 한 번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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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μ˜€μΉ΄μ‚¬ 번개 λ°‹μ—…, μ°Έμ„ν•˜κ³  μ˜€κ² μŠ΅λ‹ˆλ‹€.

연어입니다. 저는 내일 오사카 번개 밋업에 참여합니다. 얼떨결에 약속을 해버리는 바람에 1박2일 일정으로 현해탄을 건너네요. 사연인 즉슨 이렇습니다.

예전에 @ramengirl 님의 일본어 포스팅을 읽어보다가 (…. 아니 구경하다가? 사실 일본어를 잘 모르거든요) 댓글을 남긴 분들의 포스팅도 한 번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대개 맛집, 여행, 취미 활동 등의 포스팅들이었는데 괜찮다 싶은 포스팅엔 보팅을 좀 해놓고 오곤 했습니다. 헌데 그 중 한 분이 제가 보팅을 할 때마다 몇 분 내로 ‘Hi~ jack~’이란 댓글을 꼭 남겨주시더군요. 하도 즉각적인 답변이 오길래 혹시 답장을 대신해주는 봇이라도 있는건가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일본어의 경우엔 구글번역기 같은 번역앱들이 번역을 잘 해주기 때문에 딱히 불편한건 없지만, 그분은 포스팅에 꼭 일본어와 영어를 함께 올리시길래 그냥 쭉 훓어봐도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헌데, 어느날 본인이 일본 스팀잇 오사카 지부장(?)을 맡게 되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제가 너무 거창한하게 표현한 건가요.. 우리로 치면 모임 총무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추측하기론 꾸준한 포스팅 활동 덕분에 오사카를 책임지게 되었다고 하실 정도이니 평소 쾌활하고도 활동적인 여성분이 아닐까 합니다. 본인 스스로도 ‘오사카 아줌마’ 답게 쾌활한 성격이라고 밝히셨구요.

@miho 라는 계정을 쓰시는 이분과의 작은 인연이 또 있습니다. 올 초 생일을 전후로 이태리 여행을 하고 있을 때 이 분도 이태리 여행을 하고 계셨지요. 저는 남부, 그분은 북동부.. 또 각각 홍콩과 마카오 여행 일정도 겹치곤 했습니다. 어디선가 길을 가다가 마주쳤을지도 모른다고 농담을 주고 받았지만.. 설마요.. 저는 친구랑 마카오 더운 날씨 관계로 시원한 호텔방이랑 카지노만 오갔거든요. ㅋ 여하튼 우연일지라도 여행 일정이 겹치고 그러니 더 친근하게 얘기를 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옛날부터 몇몇 일본 분들과 펜팔도 해보고, 채팅도 해보곤 했었지만.. 이상하게도 저 개인적으로는 중국 사람들과 달리 일본 사람들과 인연을 오래 맺어가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뭔가 대화 코드가 잘 안 맞았던걸까요? 흠.. 그렇기 때문에 이번 번개 밋업 참가는 여러 일본 사람들과 함께 제대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 친구들한테는 제 유머가 잘 통하는데.. 흠.. 일본 친구들에게도 통할런지 자못 궁금해지는군요.

사실 @miho 님의 오사카 초대(?)에 응하게 된 스토리도 특이합니다.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별 무리가 없던데, 알고보니 일본에서 상당히 유명한 어학원에서 근무하고 계시더군요. 우리로 치면 시사영어사 뭐 그런 회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강사는 아니시고.. 아무래도 직장이 그러한 곳이다 보니 늘 외국어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으셨나 봅니다. 헌데 너무 오랜 기간동안 한 업종에 종사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아 이번에 큰 맘 먹고 직업을 바꾸기로 하셨다는군요. 새로 얻으려 하는 일이 치과에서 근무하는거라 하는데, 갑작스레 치의사가 되는건 아닐거고 뭔가 보조일을 하시려는게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그 업무를 익히기 위해 몇 달간 캐나다 연수를 다녀와야 한다나요? 발단은 여기서 부터였습니다.


연어 : 오사카엔 맛집도 많고 볼거리도 많은게 참 좋은것 같아요. 미호 : 일본엔 와보신적 있나요?

연어 : 작년에 후쿠오카만 한 번 여행해 봤습니다. 미호 : 오사카 오세요. 좋아요~

연어 : 그렇지 않아도 마카오 친구랑 대만 친구가 가을에 오사카로 여행갔다가 한국으로 오는데, 그때 일정이 맞지 않아 오사카에 함께 가지는 못하게 되었어요. 미호 : 아깝네요. 그럼 그냥 한 번 오세요.

연어 : 네, 한 번 꼭 가려고 합니다. (한국인 립서비스..?) 미호 : 아, 저는 다음달 부터 캐나다로 연수를 가요. 그러니까 그 전에 오세요. (오사카 여성 스타일?)


네, 이렇게 된겁니다. 오사카에 한 번 꼭 가보겠다는 얘기에 (진짜 가보곤 싶지만요) 왠만한 한국분들 같았으면 “네, 꼭 한 번 들러주세요.”라고 대답했을텐데.. 이런 대답에 제가 화들짝 놀랐네요. 일본 사람들은 ‘빈말’이라는게 없어서 약속형 멘트를 들으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한다 생각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지라.. 에라, 어차피 한번은 가본다 가본다 하다가 기회가 닿지 않아 시간만 보내던거 이참에 저질러 보자 해서 흔쾌히 약속을 잡았던 겁니다. 다만, 저도 친구와 하와이행 계획이 잡혀있었고, 이분도 괌 여행이 잡혀있었던지라 두 일정이 모두 끝나있는 이번 주말을 D-day로 잡았던거지요. 이렇게 1박 2일의 벼락치가 방문이 계획되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제가 일본어를 거의 할 줄 모른다는거였는데.. 다행히 번개성 밋업에 참석하실 분들이 다들 영어는 할 줄 아신다고 합니다. 아.. 저의 ‘다시 고쳐쓰는 영어’를 일본 본토에 뿌리고 와야 하나요? 뭐, 번역앱이나 사전앱도 있고하니 의사소통엔 큰 문제가 없을겁니다. 한가지 궁금한건.. 딸랑 혼자 참석하게 되는 외지인 입장에서 대화의 중심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한국에선 보통 외국 친구들이 참석하게 되면 (배려심에) 그 친구를 중심으로 화두를 잡아가곤 하는데요.. 대만 친구들은 좀 그렇지 않았던 것 같고요. 중국 친구들은 국적 상관없이 뭔가 주거니 받거니 대화만 재미있게 잘 통하면 만사 오케이고.. 일본은 아직 경험해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습니까? 제가 늦은 나이에 이곳 저곳 떠돌아다녀 보면서 확실히 느끼게 된 것이기도 하지요.

그나저나.. 올해는 저도 참 risky한 여정만 골라 다니는 것 같습니다. 화산 폭발중에 하와이, 태풍 때 마카오와 방콕, 이번엔 얼마전 큰 지진까지 났던 오사카 한복판이라니요… 흠.. 그래도 늘 해를 몰고 다닌다는 신념처럼 지진도 잘 피해가려니 믿고 갑니다. (왠지 제대로 된 지진을 경험해고픈 호기심도 있어서.. 지진이 난다해도 뭐..)

헌데, 제가 기억하기론 오사카엔 @steemitjp 님하고 @zorba 님이 계시지 않나요? 종종 @ramengirl 님도 방문하시는 듯 하고.. 헌데 제가 @miho 님에게 듣기론 이번 번개엔 일본인 몇 분만 참석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정식 밋업 성격이 아닌 관계로 주말에 잠시 짬이 나시는 분들만 참석하려나 봅니다. 한국분들도 함께 하는 자리였으면 겸사겸사 좋을테지만 어찌하여든 즐겁고 유익한 얘기 나누다가 돌아오겠습니다. 왠지 한국 대표로 다녀오는 기분이네요. 사비를 들여서 말이죠. ㅋㅋ 여러분도 주말 잘 보내시고요.. 뜻깊은 이야기 많이 듣고 와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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