μ‹œν¬λ¦Ώ Secret

연어입니다. 벌써 7~8년 쯤 된 얘기니까 투자 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때의 일이군요. 하루는 상해 법인장으로 계신 분이 회의차 서울 본사로 오늘 길에 왠 책을 한 보따리 들고와 직원들에게 나눠 주었습니다. 뭔 책인고 보아하니 ‘시크릿 Secret’이란 그즈음 세계적으로도 꽤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책이더군요. 이 ‘시크릿’이란 마법의 주문은 책 뿐만이 아니라 동영상 강연으로도 상당히 퍼져나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닥 마음 속에서 땡기지 않는 부분이 있었으니 일종의 신비주의랄까.. 뭔가 영적인 요소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엔 왠지 거리감을 좀 두고 싶은 본능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선물 받은 책인데다가 제 앞에서 책을 건네 주며 꼬옥 읽어보라고 신신 당부를 하기에 마지 못해 책장을 넘겨보기 시작했습니다. 두어 페이지를 읽어보다가 문득 어떤 감이 좀 와서 뒷 부분을 대충 훓어 넘겨 보니..아 하~ 그보다 10년 전 쯤 거의 똑같은 맥락으로 저술한 책을 읽은 기억이 났습니다. 군 제대 무렵 읽었던 것 같은데 제목만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는데.. 바로

‘커피 한 잔의 명상으로 10억을 번 사람들’

이란 제목의 책이었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 일본 사람이 쓴 책이었고, 유태인과 더불어 세계에 큰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앵글로 색슨’ 민족에 주목을 하며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이 앵글로 색슨족이 켈트족을 밀어내며 영국 중심부를 차지하고, 다시 또 미국으로 뻗어나가며 지금의 영미권 파워를 과시할 수 있던 정신적 배경이 무엇인지 탐구한 것이지요. 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아카데믹한 접근과 책에 담겨 있는 내용이 진짜 연관성이 있느냐..하는 부분에 자못 회의적이었습니다.

어쨌든 저자가 책을 통해 어필하고픈 맥락은.. 앵글로 색슨족에겐 자신이 원하는 바를 늘 마음속에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듯 그려두면 시간이 거듭되면서 그 상황이 운명처럼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는 경험과 믿음이 충만해 있다는 것입니다. 뭐랄까 자신이 그려낸 에너지로 그 운명을 끌어 당겨왔다고나 할까요? 그런 내용을 증명하는 사례집 같은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ㄴㄱ다. 어찌보면 기적 같기도 하고 놀랄만큼 희박한 경우의 경험들 말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참으로 얄궂은 것이 이 책 저 책 많이 뒤적거려 본 제 손에 이와는 전혀 다른 관점의 내용이 담긴,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와 같은 놀랄만한 이야기들도 수학적인 확률과 통계로 파고 들어가면 제법 어렵지 않게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주장이 담긴 책을 쥐어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드물긴 하지만 몇 번의 시행이 일어나면 확률상 충분히 실현될 수 있고, 세상의 인구가 얼마나 많을진대 이들이 지속적인 활동을 하다보면 어디선가는 걸려들만한, 게다가 특정 조건 자체를 기본 조건으로 산정하면 더더욱 걸려들(실현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실증적인 사고관으로 점철된 이론이었지요.

저는 상반된 의견을 게진한 두 책을 접하면서 후자쪽, 확률적 계산을 통해 우리가 기적, 또는 서프라이징 하다고 느끼는 많은 일들이 표본만 충분하다면 어느 누군가에겐 충분히 현실로 일어날 법한 일이라는 주장에 한 표를 던졌습니다. 시크릿이란 책을 접하기 10년 전 쯤 말이죠.

이제 ‘커피 한 잔의 명상으로 10억을 번 사람들’이란 긴 제목의 책과 ‘시크릿’이란 책을 비교해 본다면.. 전자가 비교적 담담한 입장으로 여러 서프라이징 사례를 언급하고 전체적으로 모두 앵글로 색슨 족의 ‘긍정적’이고 ‘꿈과 바램을 놓지 않고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태도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영향을 끼친다는 정도(?)에 그쳤다면, 시크릿은 상대적으로 ‘기적을 일으키는’ 영적 힘에 더 포커싱을 두고 더 신화적이고 운명적인.. 이쯤이면 종교적이기까지 한 분위기를 자아내려는 쪽에 초점을 두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의 책이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쯤에서 멈췄다면 후자 쪽은..흠.. 여하튼 제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실증적인 사고관을 갖고 있거나 그런건 아닙니다. 저도 생활 곳곳에서 나름 서프라이징하고 신기한 경험을 하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소원이 성취되는 일련의 영적 반응이라거나 하는 신비주의로 빠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그저 잠시 재미를 느끼고 소소한 경이로움을 맛보는 정도로 충분하니까요. 그냥 운? 그 정도로 바라보는 게 딱 적당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문득, 우디 앨런의 화제작 ‘매치 포인트’라는 영화가 떠오르는 군요. 굳이 여러분께 추전 드린다면 ‘시크릿’이란 책 보다는 맥주 한 캔 따고 ‘매치 포인트’를 감상해 보는게 훨씬 쌈박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 참, 남자분들은 각오하고 보셔야 할 겁니다. 스칼렛 요한슨의 매력이 너무 치명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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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λ₯ μ˜ 함정

연어입니다. 넘쳐나는 교육열로 툭하면 교육과정 개편이 진행되는 대한민국이지만 저의 학창 시절 때나 지금이나 4지 선다형스러운 사고 방식을 쉬 버리지 못하는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지금은 4지선다형 문항이 아니지 않느냐.. 그런게 문제가 아니고 독립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사고력을 키우지 못한 채 그저 정답이니 모범적인 답안이니 하는 것들을 고스란히 머리에 심어 넣는 공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 방식이 정작 투자 활동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저의 주장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국형 객관식 시험을 보면 대개 N개의 문항이 합산되어 100점 만점을 구성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아, 물론 문제 난이도에 따라 1~3 점 정도씩 차등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래봐야 거기서 거기이니 쉽게 모델화 해 1점짜리 문항이 100개인 시험을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한 학생이 95점을 맞고 다른 학생이 75점을 맞았다면 대충 봐도 앞의 학생은 95문항에서 정답을 찾아내었고 뒤의 학생은 75문항의 정답만을 맞추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정답’이라고 하는 답안을 조금 더 맞추는 학생이 승자(?)가 되고, 이에 맞춰 더 높은 성적, 더 우수한 학생, 더 좋다고 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겠지요. 이미 시스템이 그렇게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으로서는 그에 순응하여 공부하고 준비해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더 많이 맞추기.. 바로 ‘승률’ 게임에 돌입하는 것지요.

자, 까놓고 말해 봅시다. 투자가 승률 게임의 영역일까요? 분명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투자 활동을 평가할 때 이 승률에 기반하여 말하는게 다반사입니다. 이런 식이죠..

“아.. 9번 다 수익을 냈는데.. 딱 한 번 실수하는 바람에 수익을 다 까먹었네.”

이 표현에는 어떤 뉘앙스가 깔려 있는 것일까요? 네, 한국인이라면 잘 캐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해석이 가능하죠..


10번 투자의 결과만 보면 수익 난게 없다. (되려 까먹었다) 그래도 난 10번 중에 9번을 맞췄다. 어때? 똑똑하지 않냐? 딱 한 번 실수는 했지만 9할 승률의 능력은 입증한 셈 아니겠냐.


여기에 맞장구까지 쳐주게 되면 이 사람은 이제 (투자엔 재미를 못 본) 영웅이 되어갑니다. 아, 영웅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용담은 남겠지요. 결국 이 사람이 남기고 싶은 것은 가죽.. 아니 이름인 것인가요? 투자란 행동을 취했으면 수익을 냈느냐, 또는 향후에 수익을 걷어 들일만한 구조를 만들어 냈느냐가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헌데, 이와는 다르게 몇 번 수익을 냈었냐.. 즉, 몇 번 문제를 맞추었냐로 평가가 왜곡되는 것이지요. 이쯤되면 자산을 키우려고 투자를 한 것인지, 똑똑하다는 칭찬을 받고 싶어 투자를 한 것인지 알쏭달쏭해 집니다. 이게 바로 제목에서 언급한 ‘승률의 함정’인 것이지요.

투자는 결코 높은 ‘승률’을 남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최종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지요. ‘승률’에 집착하는 것은 마치 전투에서 승리하고 전쟁에서 패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kr 이웃이신 @ksc님이 오델로나 바둑같은 취미를 갖고 계신 것 같은데.. 아마 그런 두뇌 게임에선 거꾸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투’에서 지는 것을 감내하는 전략도 즐겨 사용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최종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작은 과정을 포기하는 것, 그것이 바로 머니 게임에서 취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가 아닐런지요.

트레이딩에서는 손절이란게 있습니다. 말하기는 가장 쉬우면서도 실천하기는 가장 어려운 대목이지요. 왜 어려울까요? 첫 째, 심리적으로 그렇습니다. 인간은 ‘손절’을 곧 ‘패배’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다는 것, 틀렸다는 것.. 이것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죠. 자신의 명성에 흠집이 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뿐만인가요? ‘손절’은 곧 ‘손실의 확정’을 의미합니다. 그냥 놔두면 다시 플러스가 될 만한 상황을 순간의 결정으로 손실을 확정하는 것이니 상당히 꺼림직할 수밖에 없죠. 이렇게 심리적인 면에서 손절이란 것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뿐만 아니죠. 손절이 어려운 이유는 ‘전략적 지식’, 즉 ‘승리’를 위한 배경 지식이 미천하기 때문입니다. 판을 크고 멀리 보는 바둑 플레이어라면 지금 당하는 국지적 패배에 겁을 먹을 이유가 없습니다. 더 큰 것을 얻기위해 작은 것을 내 주는 것.. 지금 작게 내 주지만 이후 더 크게 되찾아 올 수 있는 길을 트는 것.. 그런 과정을 알고 있다면 괜시히 겁을 먹을 필요가 없죠. 어쩌면 이것은 최후의 승리를 위한 작은 투자일지도 모릅니다. 밑밥일수도 있구요. 그러나 자신의 투자 행동에 승리를 쟁취한 전략이 수립되어 있지 않다면, 그리고 그런 결과가 어떤 원리에 기인하여 가능한 것인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 못한다면 우리는 감히 ‘손절’을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승률’의 결국 자신을 속이게 됩니다. 자신의 행보를 합리화 하는 것이죠. 물론,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꼭 패배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승리를 최종적인 승리를 위한 징검다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 과정에 있는 것인지, 그저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가 확인하기 위한 명분 쌓기인 것인지 엄밀히 구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저 한 순간 한 순간의 수익에 자기 확신을 높여간다면.. 한 번의 큰 손실을 당하는 순간 모든 것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멘탈이 먼저 망가질 테지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투자란 머니 게임에서 ‘승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홉 번 까여도 열 번째 큰 수익을 챙겨 최종적으로 남는 장사를 했다면 그것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투자에서 하고자 했던 목표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이번 약세장에 손실을 얻고 있음에도 ‘자신의 승률’에 발목이 잡혀 아무런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다면 바로 승률의 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죠. 만약 지금 버티고 있는 것이 큰 그림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아하, ‘존버족’은 자동적으로 그런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겠군요~) 하지만 자신의 거래 전략에 ‘손절’이란 것을 상정해 두었는데도 불구하고 손이 얼어붙어 아무런 조치를 취해지 못했거나, 아니면 아예 전략다운 전략도 없이 무작정 코인을 구매해 쥐고 가다가 좌불안석에 빠져 있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시장이란 참으로 공교롭게도.. 이렇게 전략이 없거나 자신의 전략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던 사람이 마지 못해 항복을 선언할 때 귀신같이 반등의 피치를 올려주는 속성이 있지요. 시장이란게 막연해 보여도.. 결국 사람과 사람이 모이고 거래하며 만들어낸 또 다른 생명체 입니다. 그 생명체는 우리의 탐욕과 공포를 먹어가며 움직이는 신기루이기도 하지요. 그런 신기루 안에서 승리하고 승리 수당을 챙겨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전략, 그리고 그 전략을 승리로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잘한 패배를 감내하고 버텨나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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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일까 G1일까?

연어입니다. 북경 출신 여자친구와 사귀었을 때의 에피소드입니다.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과일을 챙겨먹는 여자 친구의 건강한(?) 식습관 때문에 데이트를 마치고 바래다 줄 때 이마트에 들러 과일을 잔뜩 사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헌데 가만히 보니 한 겨울에 수박을 찾는다거나, 한 여름에 귤을 찾는 식이라서 어릴 때부터 ‘제철 과일을 먹어야 좋다’는 교육을 받아온 제 눈에는 참으로 이상하게 느껴질만 했습니다. 게다가 바나나나 파인애플 같은 수입 과일이면 모를까 한국에서 재배한 과일의 경우 아무리 하우스 재배가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한 겨울의 수박이나 한 여름의 귤 같은게 제 눈엔 맛있어 보일리가 없지요. 그런데로 불구하고 가격까지 더 비싸니 왜 굳이 더 싱싱하고 가격도 저렴한 제철 과일을 사지 않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헌데 여친의 대답이 걸작이더군요.

“우리 중국에 제철 과일이란게 어디있어?”

전 이 대답을 듣고는 살짝 쇼크(?)를 먹었는데, 말 그대로 더운 남쪽부터 추운 북쪽까지.. 건조한 내륙부터 습한 해안 지방까지.. 그 거대한 땅덩어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살아온 사람이기에 왠만한 과일은 계절에 구애 받지 않고 챙겨 먹을 수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세계의 중심이 중국, 그 중국의 심장이야 말로 북경이라고 뼛속 깊히 생각하고 있는 북경인 특유의 사고관을 순간적으로 엿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좋아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연인의 사이이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자존심 빼면 시체인 한국 남자와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는 중국 북경 출신의 여자가 사귀는 것이다 보니 늘 티격태격 작은 한-중 전쟁이 일어나기 일쑤였습니다.

한 번은 여자 친구가 북경에 대한 자랑을 하도 늘어놓길래.. 왠만하면 건드리지 않으려 했던 북경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읊어 주다가 대판 싸울뻔 하기도 했습니다. 전에 한 번 말씀드리적 있지만 어릴 때부터 세상에 대한 호기심에 넘쳐나다 보니 늘 다큐멘터리나 이런저런 서적들을 끼고 살았고, 그러다 보니 한 때 한국 고대사, 아시아 역사, 세계사 등에 대해 푹 빠져들어 나름 정사와 이면사(감춰진 역사)는 물론, 온갖 음모론 까지 넘나들었던지라 언제나 여자 친구와 한 판 겨뤄볼(?) 준비는 되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긴 서로 자존심과 자긍심이 넘쳐나는 젊은 한국인과 중국인 연인이 별 것도 아닌걸로 싸우면 뭐가 좋겠냐 싶어 어지간하면 적당한 선에서 매듭을 짓곤 했지만요. 아.. 북경에 대한 역사적 진실이란게 뭐 대단한건 아니고.. 자신이야 말로 북경 출신 오리지널 ‘한족’이라고 자처하는 여친에게 한 마디 해준게 발단이었던거지요.

“과연 북경이 진짜 한족이 만들고 키워온 도시일까?”

여기에 대한 얘기는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니 일단 넘어가기로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북경 출신의 여자 친구를 사귀고, 공교롭게도 그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는 상해로 파견 근무를 나가게 되며 중국이란 실체를 조금씩이나마 직접 경험하게 되었는데요.. 특히 중국 상해에서의 경험은 ‘잠에서 깨어난 사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중국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기준점을 갖추게 된 계기가 되었던지라 이후 국제 정치나 중국과의 비즈니스 등에 대해 해석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 참.. 상해에 거주하면서 투자했던 암호자산들을 다 빼앗기게 된 경험까지 더해서 말이죠. ㅋ

오랜 경험도 아니고 깊은 통찰도 아니지만 제가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시각은 ‘제대로 까봐야 한다’입니다. 언제 부턴가 미국과 중국을 G2로 부르며 세계를 호령할 양대 강국으로 꼽고 있는데.. 그에 대한 저의 반응은 ‘정말 그럴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치로 보았을 때 한층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이다 보니 기존 추세대로 나간다면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 1의 패권국으로 올라선다고 보는 의견이 다수이지요. 그러다 보니 국제 정세에 어두워 임진왜란, 병자호란, 게다가 그리 멀지 않은 시절의 일제강점기 까지 겪어야 했던 우리로서는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새롭게 떠오르는 세력, 즉 중국이 뻗치고 있는 영향력에 대해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조만간 중국이 제 1의 패권국이 될, 바꿔 말하면 미국이 서서히 저물어가는 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국제 정세란 것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잊을만 하면 제기 되는 주장으로 ‘달러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비트코인이 서서히 존재감을 알릴 때도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해 나갈 것이란 주장이 널리 퍼졌었지요. 그러나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달러는 여전히 강건한 위치를 잃고 있지 않습니다. 달러가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그 시기가 이제 임박하였다는 얘기가 벌써 25년 째 지속되고 있는데도 말이죠. 하긴 세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으니 언젠간 달러가 그 지위를 잃고 그저 한 국가의 화폐 수준으로 전락할 날이 올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미국이 여태껏 행사했던 영향력을 점점 잃어가며 그 지위를 중국에게 내준다는 생각은 적어도 제가 중국에서 생활을 해 본 이후론 싹 지운지 오래입니다.

당연히 중국은 현재 매우 강력한 나라가 되었고, 과거 역사에 비추어 보아도 언제든 세계 최강의 패권국으로 올라서도 이상하지 않은 잠재력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아직 멀었다’입니다. 이런 저런 소소한 경험만으로 거대 담론을 논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때로는 일상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종 output으로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듯해 보이는 진실을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중국은 그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계속 전진 중이죠. 그리고 미국은 그렇게 흘러가는 상황을 쉬 놔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엊그제 트럼프의 ‘북미회담 보이콧’이란 기사 대문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 대문만 보았을 뿐 세부적인 내용이나 여러 시사 평론들은 하나도 보지 않은 상황입니다. 왠지 이번 판이 어떻게 돌아갈런지 그냥 제 머릿 속으로만 조각을 짜보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남북 정상 회담을 지켜보았던 지난 번과 달리, 남한과 북한을 둘러싼 세계 정세를 살짝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지금으로선 설왕설래 오가는 사안들이 왠지 미국과 중국의 제 1 패권국을 둘러싼 여러 포석들의 일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트럼프의 액션이 대한민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어느 지점에서 포지션을 잡으려 하는 것인지, 특히 주목 당사자인 북한이야말로 어느 정도의 포지션에 방점을 찍으려 하는지 슬그머니 확인해 보려는 차원처럼 느껴지는데.. 저에겐 북한 핵폐기를 시작으로 펼쳐질 많은 정세 변화가 국제 사회에서의 서열(?)을 다시금 확인해 보려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 알력의 연장 선상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의 우리는 참으로 중요한 시점에 사며 역사적인 사건들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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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스팀이 빗썸 상장 소식으로 후끈 달아오르나 했더니 결국 김만 빼놓고는 다른 코인들과 함께 줄하락 행진 중입니다. 상승장에서라면 호재가 호재로 받아들여 질테지만 역시 약세장의 냉랭한 기운을 이겨내기엔 부족한가 봅니다.

그저 스팀잇을 포스팅과 큐레이팅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터전으로서 활동한다면 모를까, 본인 계정의 자산가치가 변동되는 것을 바라봐야 하고 이런 저런 암호 자산 투자까지 병행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속이 타들어가는 시간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포지션을 현금화 하며 손익을 확정시키지 않는 이상 그 자산 가치가 수십배가 되었든 몇 분의 일 토막이 났든 그저 장부상의 숫자만 바뀌어 있는 상태일 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표면적인 숫자는 우리를 들뜨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우리를 극심한 우울증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투자 행위를 종종 멘탈 게임에 비유하기도 하죠.

직장 생활을 하는 남자들을 보면 어떻게든 비자금을 남몰래(남 = 비자금 존재를 알아채면 나를 괴롭힐 그 어떤 사람들) 마련해서 암암리에 주식 투자 같은 것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식이 오르면 기분이 좋다고 술 한 잔 쏘고, 또 내려가면 속상하다고 술 한 잔 쏘고.. 벌었으니 좀 써도 된다.. 잃은 셈치고 그냥 쏜다.. 이래저래 맨날 쏘기만 하니 그 부대 비용을 다 메꾸고도 수익을 내는 것이 쉽게 되겠나 싶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시세에 따라 흔들리는 마음이 가끔은 매우 인간적으로 보일 때는 있죠. 영원한 술자리의 무용담으로서 안주가 되기도 하고요.

투자회사에 근무 했을때 업무상 투자자들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온갖 성향의 투자자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자못 긴장되는 업무였지만 저에겐 일반적인 사람들이 투자 과정에서 어떤 감정의 기복을 겪게 되는지 생생히 접할 수 있어 참으로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던 것은.. 투자금을 맡겨 놓고 가장 먼저 자금을 빼가는 분들은 대개 가방끈이 긴 분들이거나 직접 투자를 많이 해보신 분들, 또는 직업적으로 ‘전략 수립’과 밀접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었죠. 특정 직업군으로는 단연코 교수들이 으뜸이었습니다. 자신의 지식과 생각에 확신이 큰 분들일 수록 타인에게 자산 운용을 맡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분들과는 투자 전략이나 운용 방식, 더 근본적으로 수익을 이루는 머니게임의 원리에 대해 설전이라도 벌려야 될 판이라 되려 자금을 빨리 회수해 가시라고 권유까지 해야하는 판국이었죠.

그런데 더욱 재미있던 것은 일단 자금을 맡기고 나면 쳐다도 보지 않는 것처럼 무관심해 보이는.. 저희측에서 보면 ‘끝까지 믿고 맡기는’ 특정 직업군 또한 있었으니, 바로 의사와 농부가 그러하였습니다. 의사분들이 투자금 운용에 매우 무던했던 것은 다름 아닌 ‘너무 바빠서’였는데, ‘내 아들이 의사가 되면 정작 인생 펴는건 며느리와 아이들 뿐’이란 우스개 소리가 사실처럼 느껴질 정도로 의사분들은 참으로 바쁘게 사는 것 같았습니다.

농부는 좀 의외이신가요? 물론 제가 대면한 분은 일반적인 농부와는 사뭇 이미지가 다른 분이셨습니다. 젊은 영농인으로서 지역에서도 상당히 촉망받는 분이긴 했는데.. 그분은 늘

‘제가 투자에 대해 아는게 뭐 있겠습니까? 그러니 저보다 잘하실 분들을 찾아 그저 믿고 맡길 뿐이죠. 하지만 농사를 생업으로 하다 보니 뭐든 결실을 맺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 그리고 한 번 믿음을 주었음면 그 결과를 볼 때까지 꾸준히 물을 주고 가꿔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라며 설령 최종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을테니 소신껏 운용에 임하시면 된다고 격려까지 해 주시곤 하였죠. 제가 크게 배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크고 작은 과정마다 일희일비 하는 투자자와 그저 마음을 무던히 갖거나 지나친 관심을 삼가하는 투자자 중 어느 쪽이 필연적으로 강한 멘탈의 소유자처럼 행동할런지는 너무나 자명한 것이 아닐까요? 그러니 오늘의 하락에도 너무 상심하지 마시고 크게 보았을때 나의 투자 선택이 괜찮은 흐름을 찾아 가는 과정인지 여유있게 살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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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문득 예전에 올렸던 포스팅이 떠올랐는데 한참을 뒤적거린 후에야 찾을 수 있었습니다. 4개월 전에 적어두었던 글이더군요. 코인 시세들이 지금보다 더 나락처럼 떨어지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먼저 글을 링크해 드릴테니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다 읽어 보셨으면 좋겠지만.. 우선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만 발췌해 보겠습니다.


[단상] 최고의 존버집단을 이룬 스티미언들 https://steemit.com/kr/@jack8831/2gr3jd

[부분 발췌] U5drn26ykVK2eLtjupiGe4rB3L8YrnT_1680x8400.png

“이 그림은 노련한 투자자와 갈팡질팡 혼란을 겪는 투자자의 전형적인 수익 그래프를 나타낸 것입니다. 고수라고 해서 손실 구간을 쉽게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똑같은 겨울을 겪더라도 봄이 왔을 때 팍팍 치고 올라가는 힘을 보여주는 쪽이 투자 베테랑들입니다. 자, 여러분께서는 지금 하락장을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다시 돌아올 반환점에서 어떻게 잘 치고 올라갈 수 있는지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죠.”


종종 말씀드렸지만 저는 ‘투자(invest)’와 ‘거래(trade)’의 두 방식을 병행하곤 합니다. 아직 본업이 따로 있다 보니 묵직한 홀딩 방식의 ‘투자’를 기본으로 하고는 있지만 간혹 좋은 매매 타이밍이 오거나 하면 끓는 피(?)를 주체 못하고 트레이딩에 들어가는 것이죠. 트레이딩이라고 해서 흔히 생각하는 단타처럼 잽싸게 들락날락 하는 것은 아니지만, 들어가야 할 때와 반대되는 상황이 펼쳐지면 미련을 버리고 나오게 되므로 추세가 지속되지 못하면 매매는 비교적 빨리 끝나게 됩니다. 실례로서, 지난 3월 말부터 눈여겨 보다가 4월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이번 트레이딩도 약 2주 전에 마감한 터입니다. 한 달 정도 밖에 포지션을 끌고가지 못했을 정도로 막판 상승 여력에 힘이 부치긴 했지만 나름대로 반등에 큰 기대를 걸었던지라 코인들을 털어낼 때 못내 아쉽긴 했습니다. 하지만 미리 계획했던 원칙을 준수하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트레이딩 전체가 망가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수익에 만족하고 물러나온 것이지요.

이후 기간 동안 대부분의 코인 가격들이 야금야금 흘러내려 왔고, 대충 보아하니 지캐시(ZEC)나 어거(REP) 정도만 쥐고 갈만할 뿐 나머지는 당분간 약세장에 대비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입니다. 조금 재미난 것은 스팀(STEEM)이 그런대로 가격 선방을 하고 있는 중인데, 이는 전적으로 제 개인적엔 ‘트레이딩’ 기준에서의 판단인 것이고,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장기적인 ‘투자’ 대상으로서 스팀만한 것이 또 있을까 싶은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트레이딩’을 실시하는 가장 강력한 동인은 ‘더 비싸게 팔겠다’ 입니다. 아, 물론 ‘투자’라고 해서 그렇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분명 ‘트레이딩’은 좀 더 가격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행동으로서 필요하다면 ‘비싸게’ 사서라도 ‘더 비싸게’ 파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투자’에서는 상대적으로 ‘싸게’.. 엄밀히 말하면 ‘저평가’된 가격에 매입하는 것이 중요한 것과 자못 비교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 때문에 저는 일반적인 투자자들로서는 ‘트레이딩, 거래’의 마인드 보다는 ‘투자’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을거라고 보는데, 가장 큰 이유는 지금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더 비싸게 팔겠다’는 각오로 매매 대상을 때려 잡을 수 있겠느냐의 여부, 또 반대로 지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련을 갖지 않고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집어 던질 수 있느냐의 여부 등 머니 게임에서 사람 같지 않게 기계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 있겠느냐에서 상당히 회의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가급적 ‘투자’란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냐는 것이죠.

자, 그럼 ‘투자’ 마인드로 좀 접근해 볼까요. 전에 어느 이웃분께서 저의 카지노 베팅에 대한 글에 댓글로 ‘한 판에 두 가지 베팅을 동시에 벌여본 적이 있다’고 남겨두신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이런 식으로 투자와 트레이딩을 병행하다 보면 같은 대상을 두고 한 쪽은 팔아야 하고, 한 쪽은 더 사야하는 요상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스팀이 그렇습니다. 지금과 같은 약세장.. 또는 조정 구간에 들어가면 트레이딩에서는 스팀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코인들의 비중을 줄이게 되죠. 하지만 투자의 영역에서는 좋은 내재 가치를 지닌 코인들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되려 메리트 있는 가격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 이렇게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나름대로 메리트를 잃지 않는, 그래서 매입 단가를 낮추고 물량을 더 쉽게 늘려갈 수 있는 대상임을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요? 이건 코인 세계에선 그닥 쉽지 않은 얘기이기도 합니다.

비교해 보자면.. 주식 시장에선 꽤 오랜 기간 주식의 내재 가치나 기대값을 판단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 전해내려 왔습니다. 꼭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더라도 투자에 대해 연구를 좀 하다보면 상당히 괜찮은 방법론, 전략들을 찾아낼 수 있지요. 그리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이와는 별도로 실제 운영되어 돌아가는 회사(회사의 지분이 곧 주식이니까요)가 별도이니 시장의 가격과 회사의 가치를 비교하여 나름 고평가니, 저평가니 하는 상대적 비교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좋은 투자 되상이 되는지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코인은 그 자체로서 가격이 형성되고, 그 가격 자체가 가치의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미래가 기대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기대값이란게 있긴 하지만..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시장 가격이 1천 만원인데, (주)비트코인의 자산평가가 2천 만원이라 매우 저평가 된 상황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건가요? 그런 면에서 코인이란 대상은 가치와 가격의 비교 판단이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팀(STEEM)은 그 나름대로 가치를 환산해 볼 수 있는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스팀 그 자체가 아닌 ‘스팀잇(STEEMIT)’이란 커뮤니티가 만들어낸 생태계에서 여러 근거들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통상 포스팅과 활동을 하며 생성되는 보상분(reward)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단순히 스팀잇에서의 보상이라고 하면 타 코인들의 ‘채굴’ 정도라도 치부할 수 있으나.. 아시다시피 이 스팀잇 생태계는 이미 그런 단세포의 단계를 벗어난지 오래인 것입니다. 여기에 강력한 기준을 제공해 주는 예로서 ‘임차-임대사업’도 꼽을 수 있겠군요. 스팀파워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에서 형성된 임대료(=임대수익)는 코인 시세 변동 자체를 논외로 한다면 비교적 무위험(?) 또는 저위험(?)의 수익이기 때문에 이것이 코인을 홀딩함으로 인해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부가가치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좀 설명이 조잡해지긴 했는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논지는.. 여타 다른 코인들은 시세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동안 별달리 물량, 또는 부가적인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은 반면, 스팀 코인은 ‘스팀잇’이란 커뮤니티 안에서 활동 하며 보유 코인을 늘릴 수 있는 여러가지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포스팅 수익, 보팅 수익, 기부 수익, 임대 수익, 심지어 로또 수익까지 있으니까 말이죠!

자, 앞에서 인용했던 제 예전 글을 되뇌어 보실까요? 노련한 투자자와 갈팡질팡 투자자의 차이, 그 차이는 투자 대상이 지지부진한 시세를 마감하고 비로소 가격이 오르기 시작할 때부터 자산 가치가 크게 벌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련한 투자자는 가격이 내려가고 시세가 부진할 때 무슨 일을 하고 있겠습니까? 여러 가지 포인트가 있지만 오늘 딱 두 가지만 언급한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약한 놈을 버리고 강한 놈으로 포트를 재 구성해 나간다 (2) 물량을 더 늘려둔다

(1)의 경우는 약간 해석의 차이는 있습니다. 가격으로 판단해 어느 정도 굳건한 가격대를 지켜내는 녀석들을 의미할 수도 있고, 그간 고평가 된 녀석들이 다시 어느 정도 평균으로 수렴(메리트가 소멸되며 약해짐을 의미)될 것을 감안해 그 비중을 줄이고, 반대로 저평가로 판단되는 녀석들.. 점점 그 잠재적 이익 가능성이 현실로 실현될 가능성이 큰, 즉 메리트가 더 있는 녀석들의 비중을 늘린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종종 @granturismo 님께서 이와 비슷한 맥락의 전략을 시스템적으로 실행하는 방법을 소개해 주시곤 하는데, 이건 정말 돈을 주고 배워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유용한 내용인 것입니다.

(2)의 경우는 꽤 익숙할 것입니다. 이 스팀잇에서 포스팅과 보팅, 기타 여러 활동을 해 나가다 보면 자신의 스팀(스파)나 스달 물량이 늘어나게 되지요.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예를 들어 이전에 1만원이었던 스팀에서 지지부진한 가격 하락 이후 다시 1만원으로 회귀하였을 때 전체 자산이 늘어나는 이유는 보유하고 있는 스팀과 스달의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이지요. 특히나 가격의 횡보가 오래 되거나 하면 다시 상승장이 왔을 때 여타 다른 코인보다 투자 수익 면에서 훨씬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아주 특별한 메카니즘이 이 스팀잇에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꾸준히 스팀잇 활동을 통해 스팀 자산, 즉 스팀 갯수를 늘려두면 이후 큰 시세 상승이 왔을 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종종 스팀잇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여타 다른 코인 자산을 괜찮은 가격에 매집해 나가는데도 매우 유용한 것이지요. 물론 많은 이웃분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투자나 매매란 것은 어쩌면 실천해 가면서 고민하기 보다 뛰어들기 전에 미리 전략적으로 고민을 끝마친 후 실행을 지속해 나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약세장에 너무 마음을 졸이거나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이참에 나의 투자 전략에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는 기회로 받아들인다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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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아침에 잠시 밖에 나갔다 들어오는 중 아파트 1층 입구에 왠 젊은 아가씨가 인터폰으로 얘기하고 있는 내용을 옆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아파트들은 1층 부터 보안이 심한편이라 집 안에서 허가를 해줘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인데, 딱 보아도 무작위로 호수를 누르고 문을 열어주십사 하는 중인거 같더군요.

“내일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 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음.. 이건 그 유명한 ‘도를 아십니까?’의 최신 버전인가요? 비밀번호로 복도문을 열였다간 집집마다 벨을 누르며 저러고 다닐까 싶어 옆서 물끄러미 보고만 있으니 눈치가 보였는지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줍니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 들어와 뭐 먹을게 없나 냉장고를 뒤적이고 있는데 저희 집으로도 벨이 울리더군요. 화상 인터폰을 보니 밖에서 들어오다가 옆 라인을 서성이던 중년 노인과 젊은 청년이 그대로 보입니다. 이쯤되면 저희 아파트 동 일대에 특정 종교(?) 전도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네요.

여러분도 길을 다니다 여기저기 ‘도를 아십니까?’ 멤버들이 접근해 온 경험들이 있으실 겁니다. ‘도를 아십니까?’란 멘트.. 아니 거의 슬로건이나 다름없는 이 표현을 누가 창안했는지 모르지만 공통적인 표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나름 방대한 점조직을 구성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이와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가 많으실텐데 저도 나름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긴 합니다. 예전에 인터넷에 떠도는 ‘도를 아십니까? -에 대한 대처법’이란 것도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재치있고 촌철살인의 웃음을 폭발시킬만한 위트가 있던 기억이 나네요. 급한대로 하나 기억 나는게 있다면..

“손이 귀하실 상입니다” “그럼 제 애기 낳아 주시던가요?”

뭐, 이렇게 대처하면 슬그머니 물라난다고는 하는데.. 그 놈의 ‘손이 귀하실 상입니다’도 메뉴얼을 통해 교육을 받은 것인지 정말 많이 듣습니다만, 가만보면 한국인들이 원초적으로 듣기 좋아하는.. 마음이 솔깃하는 내용들을 잘 버무려서 만든 어록들이 아닌가 싶네요.

사실 이런 저런 저의 에피소드보다 저의 절친한 친구에게 더 화끈한(?) 에피소드가 있었는요.. 대학교 1학년 때인가 방학 때 동네를 어슬렁 거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도를 아십니까?”하고 얘기를 건네 오길래 “아뇨, 좀 알려주시죠”하고 대답했더니 잠시 움찔하다가 “그럼 저를 따라 오시죠” 하여 마시고 있던 바나나 우유를 쪽쪽 빨며 따라가 보았답니다. 이 길 저 길 따라 어느 주택가로 꾸역꾸역 들어가게 되었는데 왠 주택 안으로 들어가 보니까 신당처럼 꾸민 큰 방 같은 데서 자기처럼 따라 온 (아니 이 친구는 호기심에 자청해서 들어가 본거니까..)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몇몇이 있고 왠 무당 비슷한 사람이 뭔가 주저리 주저리 주문 같은걸 읊고 있더랍니다.

뭐, 그런가 보다 하고는 친구가 “여기서 뭐 가르쳐 주는거 없어요?”하고 물으니 친구를 인도해 온 사람이 또 움찔하면서 “잠시만요” 하고는 다른 사람을 데려옵니다. 아마 각자의 역할이 있어서 친구를 안내한 사람은 일종의 영업 담당쯤 될거고, 이제 본격적으로 고객(?)을 상대하는 매니저 격의 사람이 나온 것이겠죠. 이 사람이 이제 도가 어떻다는 둥, 인생이 어떻다는 둥, 기가 어떻다는 둥 일장 연설을 내려 놓다가 결국에 가서는 우리 모두 제주도로 가서 단체 수양을 해야하니 회비와 각종 경비 등을 포함해 일단 현금으로 4백만원을 선금식으로 내야한다고 얘기해 주더라더군요.

‘아하, 결국 돈 내 놓으라는 얘기구만’

네, 친구가 호랑이 소굴(?)로 까지 겁도없이 들어가 봤던 이유는 대체 이 사람들이 노리는게 뭔지 늘 궁금하던 차에 한 번 제대로 알아봐야 겠다는 호기심이 발동해서였던 겁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결국 이 사람들은 신자들에게서 돈을 노리는.. 속된 말로 ‘삥을 뜯으려는’ 집단이구나 하는 결론을 얻은 것이지요. 친구의 용감한(무모한?) 호기심 덕분에 저도 간접적으로나마 이 사이비 집단의 꿍꿍이 속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야, 아무리 그래도 거길 따라 들어가냐? 무섭이 않았어?”

“뭐가 무섭냐, 내 덩치가 얼만데.”

“쥐도 새도 모르게 당한다거나.. 너도 세뇌 받아서 길거리 다니며 도를 아냐고 읊고 다닐 수도 있쟎아”

“야,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돼”

그러면서 거기서 돈은 한 푼도 안내고 되려 떡이랑 음료수 얻어 먹고 왔다면서 심심하던 차에 밑질거 없는 장사하고 왔다고 너털 웃음을 보입니다.

지금은 더 지능화 되고 다양한 전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으로서 대표적으로 이런 ‘도를 아십니까?’를 위시한 종교(신념)성 사이비 상품과 다단계 판매 방식 등이 있지요. 일명 ‘네트워크 마케팅’이란 이름으로서 나름 건전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아 온 일련의 역사가 있긴 하지만 ‘직접 판매’란 유통 방식 이면에 지인과 지인을 연결해 나가는 네트워크의 방식이, 결국 한국 특유의 인적 네트워크 성격과 주도자의 이권이 맞물리며 큰 폐해를 낳았던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사이비 종교에 관한 논의는 건전한 종교 활동과의 선의 구분이 비교적 명확하고 널리 합의되는 편인데, 이 다단계 마케팅에 대한 부분은 논점을 잡기가 매우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서 어디까지를 건전하고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해석이 매우 분분하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저는 한 때 ‘안티 다단계(피라미드)’의 회원으로 가입한 적도 있었는데, 하도 알음알음 주변에 이 부류에 빠진 사람들과 옥신각신 했던터라 아예 대놓고 ‘난 안티 피라미드 회원’이라고 공표하는게 낫다 싶어서 입니다.

오늘 뜬금없이 종교나 신념을 상품화한 사이비 상품, 그리고 피라밋이란 먹이사슬형 구조를 ‘네트워킹’이란 명목으로 포장한 상품을 설계하고 전파해 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거기에 현혹되어 일원으로 참가하게 되는 사람들의 심리가 뭔지, 또 그들 나름대로의 정신적 방어체계를 풀어버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판단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지 저로서는 참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이런 집단, 이런 상품이 없어지지 않고 오늘도 어디선가 만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참 사람이 이루어낸 이 사회란 것이야 말로 오묘하고도 복잡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나이롱(?) 불교신자랄까.. 솔직히 종교가 없다고 하는게 더 걸맞은 저와 달리 부모님은 꽤 독실한 불교신자이십니다. 부처님 오신날 행사에 참석하시겠다며 아침부터 문밖으로 나서시길래 모른척 할 수가 없어 잠실 석촌호우 앞에 있는 불광사란 절까지 모셔다 드리고 왔는데.. 사람의 믿음과 신념이란 것이 오랜 기간 묵을수록 깊이가 깊어지고 무게 중심이 아래에 근엄히 자리잡은 것같은 포스를 풍기는 것 같아 저도 살짝 엄숙해 지는 것 같습니다. 종교를 포함하여 많은 신념들이 그런 것인가 봅니다. 우리를 들뜨게 하고 내재된 에너지를 분출시키는게 하는데 야구장 열기만한 것이 없듯이, 반대로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 앉히고 내면의 세계로 마음을 집중시키는 데 종교나 신념같은 것이 또 없지요.

어쨌든 오늘은 국가가 공인한 종교적인 날이기 때문에 서로 어느 종교를 믿든, 또 설령 종교를 믿든 안 믿든 종교란 것이 우리 삶에 어떤 역할로 다가와 있고, 또 후대의 사람들이 종료로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의 높은 정신적 체계를 수립한 성현들의 말씀과 가르침을 새겨볼 수 있는 의미있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상한 에피소드로 시작해 종교적 멘트로 마무리 하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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