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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딱 10년 전 여의도에서 근무했을 때 있었던 일화입니다. 매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전투적으로 일을 하다보니 온 몸이 쑤셔대는 통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동료 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점심 전후 시간을 넉넉히 잡아 국회 의사당 앞에 새로 오픈한 스포츠 마사지 샵을 가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타이 마사지가 대세지만 당시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비틀고 꺾어대는 스포츠 마사지 샵이 꽤 있었는데, 뜨뜻미지근한 강도가 아닌 극한의 강도를 선사하는 스포츠 마사지야 말로 저와 딱 맞아 떨어지는(?) 힐링 서비스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마침 저처럼 극심한 근육통으로 고생좀 하고 있던 동료 후배가 있길래 함께 데리고 갔는데, 이 친구가 187cm로 해병 의장대 출신의 건장한 몸이다 보니 두 명의 남자 마사지사 중 키가 183cm인 분이 그 친구를 맡고 나머지 한 분이 저를 맡게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욱신 거리는 몸을 죽어라 비틀어 대는 통에 저와 후배는 끙끙 신음을 내며 가쁜 숨을 몰아쉬기 일쑤였습니다. 헌데 후배와 담당 선생님이 이런 얘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 와.. 기럭지가 장난 아니시네요. 저보다 키 큰 분을 해드리는 것도 오랜만이에요. 키가 얼마나 되세요?

  • 187인데요. 선생님도 상당히 크시쟎아요.

  • 이야.. 187! 저도 크긴 하죠. 아깝네요. 고등학교 때 담배만 안 피웠더라면 저도 187까지 될 뻔 했는데 말이죠.

  • 저는 중2 때부터 담배 폈는데요? 그럼 흡연이랑 키 크는거랑은 별 상관이 없는거 아닌가요?

저는 이쯤에서 재미삼아 나누는 이야기가 매듭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담당 마사지사 분이 한 5초 쯤 골몰히 생각을 하더니 이런 말을 툭 던지시더군요.

  • 원래 195까지 자라실 수 있었는데 중2 때부터 담배를 피는 바람에 187까지 밖에 못 자라신 것일 수도 있어요.

저는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는 이 대화가 어쩌면 꾸준히 스팀잇을 달구고 있는 여러 논쟁들과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요? 흡연이 청소년 건강과 성장 발육에 좋지 않다는 항간의 상식이 맞는 걸까요? 그런 사례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실상 흡연과 성장 발육은 따로 국밥인 것일까요? 설령 둘 중 어느 한쪽의 의견이 맞는다 하더라도, 의장대를 나온 훤칠한 이 친구의 경우에는 중2 때부터 뻐끔뻐끔한 담배와 무관하게 187cm가 될 때까지 무럭무럭 잘 자란 걸까요? 아니면 농구나 배구 선수를 해도 될 만큼 더 크게 자랄 수 있었는데 흡연의 병폐로 고작 187cm까지 밖에 못 자라고 만 걸까요?

제가 알쏭달쏭한 이 화두를 꺼내본 이유는 바로 어제 kr trending에 올라온 @tabris님의 글을 읽고 잠시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https://steemit.com/kr/@tabris/2rt3ey 우리 모두 고민의 보았을 화두였을테니 한 번 일독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저는 이 주제에 대해 논쟁을 하기 보다는 그저 저와 같이 생각하고 고민한 흔적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좀 알려주고 싶어서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tabris님과 비슷한 의견들이 틀리다거나 저의 의견이 맞다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정립한다면 저의 의견은 ‘가치 중립적’이라기 보다는 ‘가치 판단 유보적’이란게 맞나 싶기도 하네요. 딱히 결론 내리기 어려운 문제이고, 과연 결론이란 것을 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인식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스팀잇 생태계는 input과 output의 관계를 일정한 패턴으로 도식화하기 어려운 복잡성을 띠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일지도 모르지만 비유하자면 이 곳은 이미 여러 입장과 사인들이 얽히고 섥혀 돌아가는 도시와 같은 상황이 된 것이지요. 그 때문에 대략적인 흐름을 인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 흐름의 인과 관계가 딱히 어떻다고 정형화하는 것엔 많은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제가 @tabris님의 의견에 상당히 크게 공감가는 부분은 바로 ‘힘이 빠진다’는 언급이었는데요, 일단 좀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 일정한 SBD를 주고 보팅을 요청하면 이에 화답(?)하는 비드봇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드봇이 활성화 되는 데는 기꺼이 스달을 주고 이용을 하는 유저들도 있지만, 이런 비즈니스가 돌아갈 수 있도록 자금을 대주는(스파를 임대 해주는) 스폰서들이 함께 있으며, 특히 이런 스폰서들의 행위는 크게 보면 우회적인 셀프보팅과 다를 바 없는.. 엄밀히 말하면 비즈니스라는 명목으로 좀 더 진화된(지능화 된) 셀프보팅과 다를 바 없다는 논지입니다. 그리고 이 모델은 상당히 왕성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특히나 스폰서나 운영자가 스팀잇 내의 대표적인 고래들인 경우가 많아 스팀잇 활동의 후발 주자이면서 대체로 순수 포스팅에 의존해 활동을 지속해 나가는 유저에게 큰 회의감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렇게 정리하면 얼추 @tabris 님과 기타 비슷한 의견을 갖고 계시는 분들께서 얘기하시는 골자는 담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솔직히 이에 대한 반박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렵다는 얘기는 위 논조가 정말 맞는 것인지 명쾌하게 답을 낼만한 실증 자료가 정말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고, 반대로 전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대변할 만한 증거 자료 또한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험한(?) 일이란 문제는 대부분 @tabris님과 비슷한 입장일 수밖에 없는 다수의 유저들이 활동하고 있는 공간에서 섯불리 상반되는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한 커뮤니티 내 입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스파가 많으신 분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해 이쪽 의견, 저쪽 의견, 또는 가치 중립적인 의견 등등 본인의 판단에 따라 제각각인게 현실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이 문제는 학술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면서, 진짜 발을 내딛고 활동하고 있는 유저들의 생존권, 재산권, 활동 자유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와… 이렇게 풀어보니 정말 복잡 다단하군요!

이걸 첨부터 거대 담론으로 풀어가기엔 저도 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저와 관련된 부분부터 과감히 도출하며 하나씩 접근해 가면 어떨까 싶네요. 우선 모든 자료가 공개되어 있거나 조금만 관심과 능력이 있으면 자료를 끄집어 낼 수 있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몇몇 분은 미리 알고 계셨을 수도 있으니 제가 먼저 스스로를 화두에 올려볼까 합니다.

저의 경우 총 가용 스파는 약 38,000 SP입니다. 최근까지 28,000이었다가 얼마전 10,000 SP를 더 사들여 와서 38,000까지 채워진 것인데, 구매 평단이 3,550원인가 했으니까 3,550만원이란 돈을 더 들여 스팀을 구매해 온 셈이 됩니다. 우선 이 행동부터 칭찬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지탄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대개 커뮤니티에선 아직 스팀잇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나 기존 활동 유저가 스팀을 더 사들여 입성하는 것에 대해선 우호적이니 위 팩트에만 한정해 본다면 비교적 환영받을만 한 일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매입 시점을 전후로 저에겐 좀 복잡한 상황이 전개됩니다. 저의 최대 가용 스파가 38,000이라는데 제 계정만 까보면 딱히 38,000 SP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략 28,000 SP쯤 되지요? 그렇담 10,000 SP정도 되는 양은 어디에 있는 건가요? 바로 제 외국인 절친 계정 @yangyang 님에게 있습니다. 그럼 연어란 사람과 양양이란 사람의 관계를 떠나 @jack8831 계정과 @yangyang 계정은 대체 어떤 연관성이 것일까요? 어디까지가 @jack8831의 자금이고 또 어디서부터가 @yangyang님의 자금인걸까요? 양측 계정 간에 스팀임대와 회수, 스팀과 스달의 송금 내역이 있었고, 여기에 대만 친구인 타 계정까지 어우러져 @jack8831 계정으로의 스달의 송금은 물론, @jack8831에서 주로 업비트 거래소를 활용한 스달 인출까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는 모든 기록이 공개되는 암호화폐 장부가 보여주는 가장 기초적인 raw-data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쉬 이런 추측이 가능하겠군요.

@jack8831을 중심으로 특정 한 두 계정이 서로 엮여 빈번한 스파 임대와 회수, 그리고 스파 재분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서로간에 모종의 스달 왕래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 중 특정 @jack8831 계정으로 스달 전송이 이루어지며 최종적으로 @jack8831 계정에서 거래소로 자금을 송출하고 있다.

이 팩트를 기반으로 추론을 하신다면 여러분은 어떤 1차 결론을 내 보시겠습니까? 굳이 명 탐정가 @lekang 님의 소견이 없더라도 대략 이것과 비슷한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요?

“오! 연어님이 쩐주인가 보네?”

오.. 이런. 졸지에 연어는 면을 좋아하는 면어를 넘어 쩐주가 될 처지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적 쩐주 쯤 되겠네요. ㅠㅠ. 하지만 아마 저라도 이런 거래 내역을 해석해 본다면 비슷한 결론을 도출했을 것 같네요. 아마 지금껏 누군가는 저의 흔적을 차근차근 추적해 저에 대한 자신만의 평가를 해두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닐수도 있고요. 그런데 설령 그런 작업과 뒷조사(블록체인에선 앞조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쉬 너머갔을 수도 있겠군요. 왜냐하면 커뮤니티 상에서 ‘연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jack8831에 대해 면밀한 포스팅 조사를 해 나가다 보면 일정 부분 이런 기록들이 남겨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도 있었을테고, 만약 이해가 어려웠다면 비교적 잘 이미지가 관리된, 커뮤니티 내 행동거지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는 이력에 비추어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에 놓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반응은 둘 중 하나겠지요.

  • 뭔가 스토리가 있는거겠지. 거기 까지는 난 모르겠다.
  • 와, 이중적인 사람이네. 그렇게 안 봤는데.

아마도 그렇지 않았을까요? 우선 저에겐 그간의 모든 스토리를 일일이 보고하고 해명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tabris 님께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올려두신 포스팅에 관하여 조금은 다른 관점을 제시하기 위해선 일부라도 제 자신의 스토리를 미리 밝힐 수밖에 없는 것 같아 굳이 이야기를 꺼내 본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논지는 ‘복잡성’의 특성상 어떤 사안이나 흐름에서 추론되는 가설이 때로는 심플하게 맞아 떨어질 수도 있지만, 때로는 전혀 의외의 결론을 끄집어 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결론이 좋다/나쁘다, 또는 옳다/그르다의 가치 판단의 문제라던가.. 도움이 된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 유익성 문제로 끌고 나가게 되면 자칫 본질에서 매우 벗어난.. 또는 진짜 내막과 나중에 도출될 최종 결론과 상당히 동떨어진 판단을 낼 수 있는 있는 것입니다. 제가 노파심에서 우려하는 바는 바로 이것입니다.

우선 비드봇에 문제에 대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tabris 님의 글과 @tabris님께서 블로그에 리스팀해 둔 글들을 보면 이 비드봇 비즈니스을 대상으로 한 상당한 수준의 분석글들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저도 대부분 동의하는 바입니다. 다만 이 비즈니스를 스팀잇 생태계 내에서 유용하냐, 또는 옳은 것이냐, 해악성이 있는 것이냐의 문제에 대한 결론에는 반대표를 던집니다. 반대표를 던진다는 것은 그 의견이 ‘그렇지 않아요’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도, 또 그렇게 맞다가도 아니 될 수 있으며, 아니다가도 그렇게 되기도 한.. 정말 말장난처럼 들리는 ‘판단 유보’ 또는 ‘결론 불가’의 포지션에서 온전한 찬성표를 던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더 정확히 말한다면 ‘반대입니다’가 아니라 ‘딱히 다 맞다고 찬성하기엔 어려운 입장입니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휴.. 설명하는 저나 읽고 계신 여러분이나 빙글빙글 도는 느낌일 겁니다. 그래서 서두에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했고요.

어떤 가치 판단을 내기기엔 이미 스팀잇은 매우 복잡한 생태계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사안이 윤리적 평가에 벗어난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그렇습니다. 억지스러운 얘기 같지만 가정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억지습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제가 어떤 분의 진솔한 포스팅을 읽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동하여 풀보팅을 드리고 감사의 댓글과 @tipu를 이용해 소정의 감사팁까지 드리고 옵니다. 전 착한 일을 한 걸까요? 나쁜 일을 한 걸까요? 권장하고 독려할 만한 일을 한 걸까요? 제지하고 비난 받아야 할 일을 한 걸까요? 스팀잇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 걸까요? 해악을 끼칠 일을 한 걸까요?

만약에 제가 그 분 글에 보팅했던 파워나 팁으로 드린 스달이 봇사업이나 임대 사업과 연관되어 얻게 된 전부이거나 일부를 차지한다면 저의 풀보팅 행동을 그 분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걸까요? 그래도 자신의 컨텐츠 가치를 알아봐 주고 후하게 평가해 준 것이니 고마워 해야 할 것인가요? 찜찜한 마음이 드는 걸 삭혀야 할까요? 아니면 일고의 가치를 볼 것 없이 되돌려 주는게 맞을까요?

제가 순수히 포스팅으로 차곡차고 쌓아올린 스파와 스달로 풀보팅과 팁을 드렸는데, 정작 그 분이 페이아웃 된 수익으로 보팅봇 비즈니스에 투자를 감행한다면 저는 정작 스팀잇 생태계를 파괴하는 씨앗을 뿌린 셈인가요? 그 분은 저의 순수한 마음과 스팀잇 생태계를 ‘올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한 선의적 행동(또는 제 자신의 이익을 위한 비교적 정석적인 이타적 행동)을 왜곡된 방향으로 끌고 간 것일까요?

이 모든게 궤변 같지만 결국 따지고 들어가면 매우 알쏭달쏭해지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복잡성의 특징이기도 하겠지요. 그래도 커뮤니티의 특성상 윤리적 문제나 발전적 생태계에 대한 담론에서 벗어날 순 없겠지만, 확실히 우린 모둔 사람인지라 이런 저런 문제를 모델화 해서 가치 판단의 체계로 올려 놓고 보면 자꾸 서로 논지가 꼬이며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다고 마냥 묵과하면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적정한 답을 내리긴 역시 매우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후아..

제가 활동했을 시작했던 2016년은 스팀잇 초기중의 초기였는데, 스팀잇 론칭 후 4개월 쯤 지나 가입했을 때만 해도 (제 기억이 맞다면) 하루 인플레이션률, 바꿔 말해 스파 보유자에 대한 스테이킹 이자가 무려 1.5%나 되었습니다. 10,000 SP 정도 있는 사람에게 매일 150 SP 정도가 그저 스파를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어진 겁니다. 조금씩 줄어드는 그 이율이 아마 0.5%까지 떨어진 걸 보고 몇 개월간 잠수를 탔던거 같은데.. 어쨌든 잠수를 끝내고 보니 그 스테이킹 이자는 이미 거의 0%에 수렴된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상황에서는 일반 소액 유저들이 과도한(?) 스테이킹 보상에 대한 부분을 푸념하고 있었겠지요? 네, 아마 그래야 했을 겁니다. 다만 제 기억엔 그 부분을 푸념하는 사람은 별반 없었던 것 같은데.. 왜냐하면 그 부분 보다는 몇 $씩 벌기도 버거웠던 KR 커뮤니티에 비해 수백, 심지어 수천 $씩 보팅씩 너끈히 받아내는 영미권 유저들이 수두룩 하다 보니 그쪽으로 관심사가 더 쏠렸었기 때문이지요. 이건 언어의 장벽일 수 있어서 대부분의 한국 유저들이 그냥 감내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 보면 정말 여기저기 푸념이 나올만한게 스파에 할당되는 스테이킹 이자는 하루 1% 내외의 고금리였고, 파워의 제곱에 비례하는 보팅파워 때문에 스파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것도 10만 이상 정도는 되어야 보팅다운 보팅 파워가 발생하니 부익부 빈익빈, 아니 엄밀히 얘기하면 스파가 많은 분들의 자본금 확장 속도와 적은 분들의 확장 속도가 너무 크게 차이가 나 스팀잇 개천에서 포스팅 용나라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었던 것이죠. 저는 스팀잇 가입 시기에 이 상황을 인지하고 조금이라도 설움을 덜 받기 위해 제 나름의 돈질을 하고 활동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스팀잇은 기본적으로 매우 자본 종속적이며, 생태계 성장에 있어 자본의 파워가 엄청나게 작용한다는 것을 늘 잊지 않으려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시면.. 초기에 채굴에 해당하는 보상을 넉넉히 챙겼거나 일찍 큰 자금을 담궈 고금리의 스테이킹 이자를 챙기신 분들, 또는 초반에 어떤 경로든(빠른 정보라든가) 유리한 조건으로 스파를 챙길 수 있던 분들 대부분이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공고한 스파 상위권 위치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2016년 후반과 2017년 초반에 있었던 스팀 암흑기에 과감한 결단 (또는 미친셈 치고?)을 통해 스파를 (저렴하게) 대량 매입한 분이 아니라면 아무리 포스팅으로 글빨 이름빨을 날린다 하더라도 사실 스팀잇 내 지위는 잘해야 제자리 걸음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엄연한 현실 같군요.

이렇게 초기부터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있는 고래 계정들이 변화된 생태계, 변화돈 룰에 발맞추어 점진적으로 자신들의 활로를 개척해 나간 측면이 큰데.. 바로 지금 논란의 중심에 종종 서고 있는 봇 사업, 봇 비즈니스는 그들 나름대로의 생존(?)과 이익 확보를 위한 자구책인 면이 큽니다. 그렇데 이게 커뮤니티에 꼭 악영향만 있는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선 조금 더 긴 호흡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사회라는 것이 참 아이라니한게, 선의의.. 또는 가치 상승을 위해 행하는 행동이 되려 요상한 결과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다소 지저분해 보이고 생태계 자신을 갉아 먹을 것 같은 행동이 되려 유익한 결과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데.. 저는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결국 확실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에너지는 키우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스팀잇은 처음부터 복잡했고, 또 더더욱 복잡해져 가고 있습니다. 이게 발전인건지 진화인건지 형태만 바뀔 뿐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인지, 자기 모순에 의해 소멸되어 가기 위한 전조인 것인지 아무도 확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봇 비즈니스의 경우 금융 경제가 안착해 가는 것처럼 하나의 인프라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건 하나의 사업군으로서 계속 자리를 잡아갈 것만은 분명합니다. 대개 프로그래밍에 의해 기계적으로 돌아가다 보니 매우 냉엄하고 비인간적이며 상대적으로 인간의 자연스러운 활동 영역을 갉아먹으며 치고 들어오는 듯하지만 이것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좀 더 냉정한 시각으로 평가해 보고 바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설령 어떤 결과치가 나왔다 하더라도 그건 그 때까지의 결과일 뿐 이것이 또 어느 쪽으로 파장 되어 나갈지는 또 다른 영역인 것입니다. 마치 끝없이 회전하는 고속열차와 같지요.

저는 38,000이란 가용 스파 중 28,000 정도를 제 계정에 두고 새로운 몸빵 시도를 시작합니다. 아까 앞에 말씀드렸던 ‘연어 물주설?’과 연동 하여 이런 몸빵 테스트가 커뮤니티 발전에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그저 저의 호기심, 또는 호기심으로 위장한 새로운 이익 전략인지 판단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가뜩이나 긴 글에 제가 다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 28,000 스파 중 절반인 14,000은 많은 분들이 꺼림직하게 여기시는 임대 비즈니스에 스폰서로 참여하며 넣어 둔 상태입니다. 그리고 또 나머지 절반인 14,000은 이 @jack8831 계정이 보유하는 가용 스파로서 포스팅하고 보팅하는 일련의 커뮤니티 활동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제 자신의 스파를 양분하여 일종의 배틀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옵님께서 진행하고 계시는 스팀마노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가던 과정에 제가 임대하였던 스파가 회수되는 상황이 되었고, 스팀마노의 경우 마노 참여자에 비해 이를 지원할 후원이 미진하던 차, 스팀마노에 추가로 참여해 N빵 배당을 더 희석시키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해서 일련의 전략을 바꿔 본 것입니다. 지금 대강의 내용만 말씀드렸지만 스팀마노라던가 임대서비스에 관해 저도 게진하고픈 의견이 상당히 많습니다. 다만 오늘 다 풀어낼 순 없으니 그에 대한 내용은 이쯤에서 정리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이야기를 다시 좀 원점으로 돌려본다면.. 저는 @tabris 님께서 제기한 스팀 생태계상의 봇 비즈니스 문제, 그리고 이런 봇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한 임대사업이 좀 더 확장되고 우회된, 그리고 더 진화된 셀프보팅의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견에도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하지만 공감은 공감이고 이 부분의 유용성/유해성 판단과 가치 판단은 또 다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의견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현실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해악하다고 생각하거나 매우 비효율적인, 또는 설령 비용이 들고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더 큰 발전과 가치 확립을 위해서 제거하거나 줄여나가거나 통제해 나가야 한다고 보는 영역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 하고 있는 줄기가 사회 속에서 서로 엮여 있는지도 모릅니다. 말 그대로 생태계이니까요.

어느 거대한 자연 국립 공원에서 순한 사슴떼를 잡아먹는 늑대들을 대대적으로 학살했던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인간의 가치 판단에 의해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건이고 공원내 동물 생태계 내의 자원(?)을 재분배 한 프로세스 과정이었죠. 그러나 그 결과가 돌고 돌아 얼마나 끔찍하게 돌아 왔는지는 잘 아시리가 생각합니다. 스팀잇의 생태계와 이 국립 공원의 생태계가 결코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왠지 필요악(?).. 아니 ‘필요’자를 붙이기에 참 애매한.. 그렇다고 ‘악’이라고 까지 하기에는 더 애매한.. 하지만 우리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실제 이런저런 이득과 권리를 잠식해 나가는 것 같은 봇 비즈니스, 그리고 이른 봇 비즈니스의 자양분이 되는 셀프보팅이란 행위이자 모델에 대한 모델을 평가하는 것엔 조금 더 조심스러웠으면 하는 의견입니다.

설전이나 논쟁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의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으니 좋은 의견을 주신다고 하면 제 나름대로 좀 더 얘기하지 못한 부분과 제시해 주신 의견에 대한 저의 의견을 게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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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μ―€ λ˜μ–΄μ•Ό μ „λ¬Έκ°€!

연어입니다. 핸드폰을 사면서 블루투스 스피커 하나를 사은품으로 받아둔게 있었는데, 차에서 핸드폰에 연결해 유투브 방송이나 들으면 괜찮겠다 싶어 그리 사용해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 처럼 저도 관심사로서 블록체인과 크립토 세상이 있는지라 종종 떠도는 방송들을 들어보곤 합니다만.. 외람된 말씀이오나 대개의 방송들이 그닥 도움이 되진 못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길에 마침 유투브가 추천해 주는 영상을 한 번 듣게 되었는데, 듣는 초반부터 ‘이분 참 자신의 의견과 식견을 조리있게 잘 설명한다’는 생각이 들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경청해 들었습니다. 내용 중간에 저로서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언급들도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어제 제가 포스팅 해던 글에 적힌 내용과 똑같은 내용이들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거 참.. 누가 들으면 제가 그분의 인터뷰를 듣고 영감을 얻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아직 제 주변 모든 행동이 분산화 되어 명백히 증명되는 세상은 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평소 제가 밝히고 언급했던 내용과 사고 방식에 근거해서 판단해 주시려니 하며 혼자 맘속으로 북치고 장구치며 설레발을 치기도 했습니다. 어떠신가요? 자못 궁금해지시죠? 그렇다면 우선 이분의 인터뷰 내용을 한 번 들어보실까요?

https://youtu.be/6uJcW8wTIeo

중간 쯤에 스팀잇 이야기가 나와서 더욱 흥미진진하지만, 워낙 전체적인 흐름이 좋고 통찰을 통해 숙성된 내용이 가득하니 가급적 처음부터 쭈욱 들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제가 어제 포스팅한 내용과 일치된 부분으로서는..

(1) 스팀잇 생태계는 평가(보상)까지 완결되어 돌아가는 현실적인 기반을 첨부터 갖추었고,

(2) 스팀 코인이야 말로 스팀잇을 통해 플랫폼화를 이루어낸 매우 혁신적인 블록체인이다..

정도를 언급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화 된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서의 가치를 눈여겨 보고 스팀잇에 투자를 감행한 동지로서 스팀잇 마을에 발 디딛고 있는 우리가 그리 틀린 선택을 한 것이 아니란 확증을 심어주고 있으니 한껏 경청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물론 무엇이든 비판적으로 잘 가려서 수용해야겠지만 말입니다.

유투브 언급이 있어서 조금만 더 말씀드리자면, 제가 처음 암호화폐 투자를 할 때만 해도 유투브 채널에서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과 관련한 한국 영상은 상당히 드물었는데 지금은 이렇게나 정규적인 방송이 많아졌나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다만, 일명 ‘전문가’라고 자칭하며 방송을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에도.. 솔직히 투자 영역에서 밥먹고 살아봤던 1인으로서 볼 때 그 수준과 무책임함에 혀를 차며 개탄했던 적도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초단타 매매, 일명 스캘퍼라 불리는 분들 중 숫자화 된 코스닥 종목 코드를 모두 외우고 있는 분을 본적 있었습니다. 물론 그 분이 그런 내공(?)을 연마한 이유는 남들보다 빨리 거래 종목에 접근하기 위해 자신만의 무기가 필요해서였겠지만, 투자 자금이 물려 어떻게 해야하나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이 어떤 코인 종목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을 때 즉석에서 척하며 (아는 척하고 )대답하는 데는 이만큼 효과적인 스킬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일단 코인에 대한 기본 정보를 술술 막힘없이 읊고 시작하면 꽤 그럴 듯하게 보이는 법이겠죠. 그러나 그 이후의 내용을 들어보면 누가 누굴 코치하고 리딩하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듣기 민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이.. 이런 사람들이 투자 영역에서 무슨 쓸모가 있나 싶다가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투자자들 입장에선 진짜 투자에 도움이 되는건 둘째 문제고, 그저 내 넋두리를 들어주고 뭔가 컨설팅이라도 받았다는 안도감이 더 극약 처방이 되는지라 이것도 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데서 생기는 시장의 원리려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상사란 참으로 요지경이지요.

어쨌거나 이런저런 찌질이(?) 방송들, 그저 음모론적 시각과 복잡다단한 시나리오를 짜고 해석하는 류의 방송이 전문가의 진단이며 시청자와 회원들에 대한 수혜를 제공하는 식으로 흐르는 방송들 속에서.. 위 인터뷰 내용은 참으로 담백하면서도 그 내용을 떠나 자신의 의견을 풀어 나가는 논거와 근거 자료를 끌어내며 녹여 나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되새김 해볼만한 공부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쯤 되어야 ‘전문가’라는 타이틀로서 어떻습니까? 손색 없지 않나요?

저는 진짜 전문가들, 특히 실전 투자자로서 정말 큰 귀감이 될만한 분들을 이곳 스팀잇 커뮤니티에서 더 잘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직접 호명 해드릴 수는 없지만.. 이 분들이 평소 밝혀 온 투자 판단과 사고 방식은 그 자체로서 큰 교육이 되고 교훈이 될 만 합니다. 그러니 스팀잇을 가까이 하고 있는 우리들은 이미 투자 성공에 있어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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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μ •ν•œ ν”Œλž«νΌ 코인, μŠ€νŒ€(Steem)

연어입니다. 지난 2017년 코인 시장 최대 테마는 단연코 ‘플랫폼 코인’이었습니다. 플랫폼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본격적인 해였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를 이을 제3세대 코인의 명예를 누가 차지할런지 관심 또한 대단했습니다. 현재까지는 곧 토큰에서 코인으로 둔갑할 EOS가 막강한 위용을 자랑해 왔지요. EOS는 엄청난 처리 성능과 더불어 강력한 투자를 통한 주변 생태계 조성과 에어드랍 이슈까지 맞물려 90년대 초반 한국 가요계 이후로 제2의 이오스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팀의 D-POS 이웃사촌이 정말 제대로 달리고 있지 않나요?

우리 스팀 코인은 스팀잇과 함께 비교적 조용한 시작을 맞이했던 것 같습니다. EOS가 보란듯이 1년 짜리 장기 ICO를 감행하고 있는 반면, 스팀은 그 흔한 ICO 조차 없이 숨죽이며(?) 시작했더랬지요. EOS는 Dapp 생태계 조성과 우호 집단을 양성하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이런 절호의 찬스를 놓칠 수 없는 기업들은 에어드랍을 단행하며 간택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팀 코인은 시가총액 20~30위 권을 오가는 그저 그런 코인 정도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요? 당연히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지껏 스팀파워를 쥐고 있으면서 스팀잇 활동도 하고 있는거겠죠.

자, 스팀 코인은 ICO도 없었고, ‘플랫폼 코인’이나 ‘제3세대 코인’과 같은 번듯한 이슈거리도 없습니다. 그저 스팀 코인은 스팀잇을 하나 쥐고 갈 뿐입니다. 태생부터 스팀과 스팀잇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했고요. 스팀은 스팀잇만을 염두에 두고 만든 코인은 아니겠지만 첫 단추 부터 성공하려면 스팀잇의 성공적인 안착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러기에 스팀과 스팀잇은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요.

많은 사람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하는 것처럼, 스팀과 스팀잇은 사실 그 역할이 다릅니다. 스팀은 자산을 배분하고 결제를 진행시키는 블록체인 덩어리의 코인이지만, 스팀잇은 스팀이란 코인 장부로 녹아 들어가는 인간과 봇이 어우러지며 활동한 총체 그 자체인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스팀잇을 ‘글 쓰는 곳’이라고 개념잡고 계시지만, 어찌보면 이 곳은 단순히 ‘글 쓰는 곳’이 아닌.. 좀 더 확장해 ‘컨텐츠를 생산’해 유포하고 나누며 평가(보상)까지 마무리 짓는 세계라고 할 것이며, 좀 더 제 생각을 가미해 말씀드리자면.. 이곳은 그저..

커다란 백지 한 장 나눠주는 곳..

인도 모르죠. 이 백지에 무엇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그 결과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전적으로 참여자인 우리 모두의 손에 쥐어진 것입니다. 그게 바로 스팀코인-스팀잇 세트의 마법이지요. 어떤 내용물로 채우고,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는지는 정말 우리가 하기에 달려있습니다. 떨렁 SCV 네 마리와 소량의 미네랄로 시작하는 테란의 일원이 된 것이죠!

제가 초기에 스팀잇을 둘러 보자마자 이곳이 단순히 글을 쓰는 공간이 아닌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미개척의 땅덩어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매우 좋은 조건이었죠. 무엇보다 결제와 평가(보상)가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류 사회로 치자면 구석기니 신석기니 하는 시절을 이미 뛰어넘고 시작했다고 할까요? 이 사회는 이익을 탐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그러면서도 질서와 안정을 바라는 마음 사이에서 움직일 터인데, 그 안에서 화폐 경제 제도가 이미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일단 리스크를 계산할 수 있고, 이는 곧 확실과 불확실의 영역을 다이나믹하게 컨트롤해 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죠. 이 정도 기반이 갖춰져 있는 사회라면 설령 글 정도만 오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발전은 정말 끝없이 달려가는 기차처럼 되지 않겠습니까? 왜냐고요? 무엇보다 글이 오가는 데서 정보와 지식이 오갈 것이며, 함께 토론하고 맞짱뜨는 과정에서 적절한 합의와 새로운 혁신이 모두 나올 것이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스팀잇으로 포장된 스팀이란 코인은 자신의 입으로 ‘플랫폼 코인’이라고 외친 적이 한 번도 없었겠지만 어쩌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우회하며 플랫폼 코인의 위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 하긴 이제 곧 SMT가 발촉되면 스팀 코인은 명실 상부한 플랫폼 코인의 대열에 올라설 수도 있겠군요. 이 또한 스팀잇이란 소통 창구이자 많은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터전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쉬 가능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들어 스팀과 스달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저는 되려 스팀잇이란 생태계가 이전보다 훨등히 복잡하고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현장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의 호기심은 재발동 되고 있고, 이런 저럼 몸빵 테스트를 거치며 저 나름대로의 경험을 쌓아가고 있지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펼쳐가 봐야 할지 고심중이기도 합니다.

저는 스팀잇의 여러 강점 중에 ‘다양성’을 으뜸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 다양성이 함께 어울어지며 때로는 복잡해 지기도, 때로는 단순해 지기도 하는 과정에서 스팀의 가치는 여타 다른 코인들이 넘보기 힘든 경지로 올라서리라 봅니다.그야말로 Proof of Brain형 코인인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단계를 넘어가면 스팀, 그리고 스팀잇은 창시자의 의도를 뛰어 넘어 그 이상의 세계를 구현하는 블록체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개발 용도를 발전적으로 뛰어넘는 코인들이 대체 몇 가지나 있을까요? 참으로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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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낮에 잠깐 짬을 내어 KR 카테고리에 올라와 있는 Trending(대세글)들을 살펴보니 놀랍게도 특정 계정으로 부터 보팅받은 것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뵐 수 있던 이웃분들도 있었는데, 보유 스팀파워로 볼 때 대세글로 올라가기 쉽지 않았던 분들인데도 불구하고 당당히 자리 한 켠씩들 차지하고 계시더군요. 아시다시피 자신의 계정에 든든한 파워가 유지되고 있지 않으면 대세글을 물론이고 인기글(Hot) 코너에 등재되기도 어려운 것이 스팀잇의 현실입니다. 저만 하더라도 Trending에 오르기 쉽지 않으니까요. 그나마 글을 등재하면 어지간히 Hot 코너까지 진입하긴 하는데, 이렇게 되기까지 저도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다시 대세글 등재로 옮겨볼까요? 실로 오랜만에 우리 KR 커뮤니티에 고래분이 입성해 주셨습니다. @gopaxkr 계정의 등단… 오늘은 개인적으로 이 사건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를 한 번 적어볼까 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KR에는 큰 고래급 유저가 사실상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팀잇 초기에 증인이신 @clayop님의 영향력이 막강했긴 했지만 영어권 유저들 중에 워낙 파워가 강한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KR은 거의 찌그러져(?) 있다시피 했으니까요. 특히 지금과 같은 ‘선형 보상’이 아닌 ‘제곱 보상 ‘을 근간으로 했던 초기에는 고래급 분들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서 모두들 그 분들에게만 목을 매야하는 처지였으니 특정 한 두 고래의 큐레이션 활동만으로 다수인 유저들을 챙긴다는 것도 현실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론 @clayop님 같은 경우 (미국 시각으로) 거의 아침녘 부터 KR 챙기랴, 채팅을 통해 소통하랴 부단히 움직이셨던 같습니다. 그래도 그 때 그 시절(?)이 정겹고 좋았던 것 같네요. 가끔 그립기도 합니다.

왠지 아날로그틱한 그 때의 분위기는 몹시나 그립기도 합니다만, 그 당시 보상 체계는 고래가 아닌 처지에선 매우 가혹할 정도여서.. 이건 뭐 몇 천 만원에서 억대의 자금을 쏟고도 보팅으로 찍히는 금액은 정말 보잘 것 없기 짝이 없었습니다. 여러 의견들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전 어쨌거나 지금의 ‘선형 보상’이 당시의 ‘제곱 보상’ 보다 월등히 낫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왜냐하면 선형 보상으로 말미암아 기존의 파워 고래와 피래미 사이에 드디어 중산층 다운 중산층들이 발을 디딜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19번째 하드포크였던가, 20번째 하드포크였던가 이제 가물거리지만.. 그 때의 혁명에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바로 저와 같은 ‘돌고래’ 급들이었습니다. 실제 저 정도 되는 유저들의 혜택은 다름아닌 고래분들의 이익을 포기하는데서 왔다는게 정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개인적으로 새로운 부담이 생겼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말 믿으실런지 모르겠지만, 당시 저의 보팅으로 발생되는 금액은 지금의 약 1/100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간 발생된 수익을 지속적으로 파워업 하기도 했고, 틈틈이 스파를 더 사들이기도 했지만 어찌하였든 스파 총량이 늘어난 것에 비해 발생시킬 수 있는 보팅파워는 실로 엄청나게 늘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 새로운 책임감이 생겼던 겁니다. 그 책임감이 바로 새로운 부담이었지요.

그 때 부터 돌고래들의 활동도 매우 중요해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KR 커뮤니티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서 이러한 이유를 꼽곤 했는데, 일단 하드포크 혁명으로 돌고래 급들이 활동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고, 때마침 파워가 높은 분들의 무상임대, 저렴한 유상임대, 여러 이벤트 등을 통해 돌고래 급들과 연계가 큰 유저들 까지 든든한 체력을 쌓을 수 있게 되어 전체적으로 포스팅과 보팅 활동을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활동 유저들의 생활 수준(?)이 높았으면 좋겠다 싶어 ‘중산층 양성’ 시리즈도 기획해 봤던 것이지요.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우리 주변에 제법 파워가 있는 분들이 탄탄하게 배치되어 있고, 그 분들 역시 왕성한 활동을 거듭하면 할수록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면서 곧 전체의 이익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헌데… 어쩌다 보니 시간이 흘러가면서 제법 든든한 파워를 지니고 계셨던 분들이 조용히 커뮤니티의 뒷켠으로 빠져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상당히 크게 느끼고 있는데,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의 보유 스파나 보팅 파워가 그닥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가 제 글에 저의 셀봇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을 체감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제 저 정도 되는 파워면 혼자 알아서 잘 개척도 해 나가고.. 되려 다른 분들께 넉넉한 큐레이팅도 하면서 재미있게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겠죠. 그리고 나름 그렇게 해 왔고요. 하지만 저에게도 넉넉한 인심을 안겨주시던 많은 분들이 하나 둘씩 주변에서 멀어지다 보니 마음 한켠에 쓸쓸함이 밀려오는 것은 어찌할 수 없던 것 같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언제나 러브콜 하고픈 탄탄한 보팅파워를 소지하신 분들도 하루하루 지탱하기 버겁다는 사실을 이해해 봐야 할 것입니다. 종종 파워가 높은 분들에게 가혹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요구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실상 그게 그리 쉬운 일도 아닐 겁니다. 커뮤니티의 자산이 탄탄하고, 그 안에 중산층 급들이 드글드글하면 고래 분들도 굳이 눈총 받아가면서 셀봇을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누가 뭐래도 스팀잇을 활기차게 돌리는 힘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이타적인 보팅’들인데, 이 탄탄한 보팅들이 높은 파워를 유지하는 분들에게도 달려들면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이지요. 헌데, 저같은 돌고래 급들이 탄탄하게 바닥을 다지기도 전에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만 것입니다.

독자였던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 쪽은 형제가 많으셨습니다. 제 어머니보다 연배가 높으신 외삼촌, 이모들은 어머니와 비슷한 때에 시집 장가들을 가셔서 저에겐 제법 비슷한 나이대의 외사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어머니보다 어린 외삼촌들과 이모들은 저와 나이차가 꽤 나는 사촌들을 안겨주셨는데, 기실 조카벌 쯤 되는 나이차가 되기도 합니다. 헌데 문제는.. 많은 집안이 그렇겠지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형제 끼리도 그리 친근한 사이가 되지 못하였고, 제 또래급 외사촌들과도 그닥 마음이 맞지 않아 별로 왕래가 없다 보니 제대로 된 모임 같은 것도 사라지고 말았지요. 그런데 어린 사촌 동생들하고는 그래도 아직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어쩌다 보니 주변에 아무도 없고 저 혼자 이 많은 동생들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만 것입니다. 명절때 용돈을 챙겨주려고 해도 저 혼자 많은 아이들을 챙겨야 하니 정말 만만치 않게 돈이 들고요. 무엇보다 이 애들에게 좋은 일이던 안 좋은 일이던 친척들이 십시일반 하면 쉬 해결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할텐데.. 그러지 못한다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한 번은 외사촌 동생에게 이런 얘기도 한 적이 있었네요.

“오빠가 너희들한테 참으로 미안하다. 사촌형들이랑 다 같이 모임도 하고 그러면 너희들 뭔가 하고픈게 있을 때 팍팍 밀어줄 수 있는데 말야. 그런 상황을 지켜내지 못한게 제일 미안하구나”

문득 오랜 스팀잇 지기이신 @oldstone 님께서 남긴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 분 나름대로 이런저런 오해거리에 마음이 답답해서 푸념처럼 하신 얘기겠지만.. 저는 이 말씀이 요즘들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조금 제 방식대로 해석해서 옮겨보자면..

“어쩌다 보니 KR에 상처를 입고 등을 진 파워 유저들이 생겨나고 말았다. 이 사람들을 그저 KR에 등을 돌린채 자신 만의 세상에 갇혀 있도록 방치해야 하는 것인가?”

잠시 @oldstone님을 마음을 조금 읽어본다면.. 그 때 이분이 커뮤니티에 얘기하신 것엔 그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마음의 앙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도 중요한 것이지만, 일단 모두가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보다 나은 기회를 찾아 이곳 스팀잇에 들어온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탄탄한 파워를 지니고 있는 분들이 자꾸 커뮤니티에서 떠나가거나 그 파워를 온전히 커뮤니티 속으로 끌어내지 못하면 서로의 손실은 얼마나 클 것이며 더 발전적인 다음 기회마저 도모하지 못하니 그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그래도 사람은 마음의 동물인지라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봐 주고, 게다가 근사한 보팅까지 남겨주고 가면 조금씩 조금씩 닫혔던 마음도 풀어질 수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전 적어도 @oldstone 님의 당시 행동엔 진심이 있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분은 여전히 그런 활동을 계속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로 커뮤니티 안에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관계로 얽혀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사실 세상살이란게 다 그런것 아닌가요? ^^)

헌데 조금 입장을 바꿔서 얘기하자면.. 이런 @oldstone님 같은 분은 누가 먹여 살려야 합니까? 표현이 좀 이상하긴 합니다만.. 저를 포함해 우리 대부분은 자신보다 높은 파워를 지닌 누군가가 내가 올린 포스팅의 가치를 발굴하고 든든한 보상을 남겨주고 가길 원합니다. 그러나 만약 스팀잇이란게 나름대로 파워를 기준으로 한 피라밋 분포라고 본다면 정점에 있는 사람들은 누가 챙겨줄 것인가 하는 딜레마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KR은 탄탄한 고래가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안타깝지요. 그렇다면 KR에 숙제는 많군요. 진짜 고래들도 많이 키워야 하고, 돌고래급은 무진장 많아야 합니다.

저는 정말 저 정도 되는 급들의 유저들이 이 KR에 드글거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설령 제가 큐레이팅을 하지 못하더라도 누군가가 열심히 보팅을 해주며 다니겠지요. 그렇게 그렇게 스팀잇의 재미에 빠지는 날은 미친듯이 포스팅하고 보팅하고, 또 좀 쉬어가고 싶을 때는 맘 편히 쉬어가면서 보팅파워도 채워두고.. 아직 그러기에는 KR에 돌고래급도 많지 않은게 엄연한 현실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법인의 힘은 제법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gopaxkr 계정이지요. 친스팀 거래소인 고팍스의 스팀잇 마을 입성을 제대로 환영하고픈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큰 스파를 챙겨 온 것, 그리고 그 스파를 바탕으로 스팀잇 유저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것. 그 이유 만으로 우리 kr엔 든든한 지원군이자 이웃이 생긴 셈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고팍스는 자선 사업가가 아니란 것이죠. 물론 고팍스가 비싼 돈 들여 만든 계정을 수익내자고 고민하는건 아닐겁니다. (음..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ㅋㅋㅋ) 그보다는 고팍스라는 거래소 자체를 키우려는게 본심일 것이고, 그에 대한 부가적인 활동으로서 @gopaxkr 계정을 다각도로 잘 활용해 보려는 것이겠죠. 그 과정에서 분명 우리에게 많은 보팅을 선사하리라 봅니다.

나름대로 큐레이팅에 대한 기준도 잡아둔 것 같고.. 자못 활동이 기대가 됩니다. 고팍스의 큐레이팅 덕분에 그간 큰 빛을 보기 어려웠던 양질의 포스팅 작성자 분들, 그리고 꾸준히 좋은 테마로 활동을 지속해 온 많은 분들이 가장 큰 혜택을 입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 든든한 고팍스 계정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는 우리 모두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첫 디딤돌이 잘 자리를 잡으면 앞으로 제 2, 제 3의 고팍스 계정들이 입성하겠지요. 그러면 우리도 제법 든든한 고래 이웃들을 옆에 둔 스팀잇 마을 사람들이 되지 않겠습니까?

다소 어수선한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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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오늘 갑자기 평소 카톡도 잘 씹던 정치권 옛 동료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가 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 친구가 텔레그램에 가입했다는 안내 문구를 얼핏 봤던것 같은데, 좀처럼 먼저 연락하기 귀찮아 하는 성격임에도 텔레그램으로 먼저 말을 걸어오니 처음에 든 생각은 ‘피싱인가?’더군요.

그 옛 동료가 뜬금없이 텔레그램으로 말을 걸어온건 바로 보안상의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텔레그램에 관심 없이 안 쓰고 버텨오다가 간간이 쓰게된 첫 계기는 바로 @clayop님의 알림봇 서비스 때문이었습니다. 알림봇을 쓰려거든 텔레그램을 깔아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었는데, 왠걸.. 앱을 깔고 들어와 보니 가입 이웃으로 뜨는 사람들이 거의 다 정치권에서 함께 일했거나 알고 지낸 사람들이란 사실에 적쟎이 놀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텔레그램이 러시아 쪽 개발진이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뛰어난 보안 기술로 해킹이 어렵다는 것 정도는 풍문으로 알고 있었는데, 유독 정치권 사람들이 텔레그램을 쓰는 이유가 정말 도청이나 해킹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궁금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오랜만에 만난 그 쪽 지인에게 물어보니 정말 그런 위험 소지가 있어 텔레그램을 필수처럼 사용하게 된다고 말씀해 주시더군요.

이 옛 동료의 경우엔 제가 정치권에서 나온 이후 또 다른 유력 정치인과 함께 일을 했는데.. 그 분이 최근 이런저런 이유로 수사망에 오르고 있던 터였습니다. 제 동료가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이유(+ 일에 너무 지치기도..)로 정치권에서 나와 육아에 전념한지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뒷조사와 연계되어 본인은 물론 연락을 하고 지내는 주변 지인들까지 대거 신원 조회를 당하고 있다는 의심을 깊게 하고 있었나 봅니다. 사실 이 내용은 대부분 맞을겁니다. 어떤 이유로 주의 대상에 오르내리게 되면 주변인들과의 전화통화 등을 추적해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연결연결 되어 저와의 통화까지 감청내지 검사 대상에 오르내리게 된 것도 벌써 세 번째 쯤 되는 것 같습니다. 제 팔자도 참 ㅋ

어쨌거나 얼마전 제가 홍콩-마카오로 여행을 가기 바로 전 저에게 안부차 전화를 건 바람에 저까지 수사망이 뻗쳤을거 같다고 말하더니 이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 주더군요. 사실 저로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는데, 그 친구나 저나 수사권 속에서 딱히 실마리를 잡을만한 건덕지 자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전화와 전화가 연결되어 있는 상황만으로 확인 대상이 되었다는게 너무나 우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첫 번째 감청 의혹 때는 당시 대학 동기와(그 녀석 친척이 엄청난 인물이라는 이유로 저와 친구가 함께 당했음) 한 시간 내내 떠든게 스타크래프트 얘기와 한일전 야구 얘기, 트레이딩 얘기 등이 전부였고,

두 번째 감청으로 추정될 때는 감청 대상자였던 분이 근래 정치권 주변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던 상황이었 바, 여러 경로를 통해 본인이 이미 감청 대상자에 올라 있음을 알고 계셨던 터라 저와 전화 통화를 할 때 감청 가능성을 대놓고 얘기하며 시작하였고, 한 시간 가까이 남이 듣건 말건 유쾌하게 얘기할거 다하면서 서로 덕담까지 주거니 받거니 했으니 그 또한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었습니다. 되려 감청 하는 쪽에서 지겨웠을 수도 있겠지요.

이번 경우엔 그 친구와 무슨 얘기를 주고 받았던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대충 이러했던 것 같네요.


아직도 코인판에 안 뛰어들고 재고만 있냐. 평소 방산주 잡고 가는거 좋아하던데 이번 평화 무드에 손실 좀 본거 아니냐. 200만원 빵 내기한거 긴장하고 있냐. 요즘 무지 심심하냐. 왠일로 전화를 다하고. 전에 홍콩 여행 잘 갔다왔다 했었는데 추천할 여행지 없냐.. 등등


이렇게 시시콜콜하다면 시시콜콜한 얘기였는데 말이죠. 여기서 뭐 건질게 있다면.. 오웃! 감청자가 제 얘기에 스팀이나 이오스를 사던가 했으면 나중에 빛을 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주구장창 그 동료에게 스팀잇 좀 하라고 채근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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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λ² νŒ…, λ§ˆν‹΄κ²ŒμΌ μ „λž΅..

연어입니다. 저번에 카지노 베팅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포스팅 했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흥미롭게 읽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관련 이야기로 살짝 버무려 볼까 합니다. 앞으로 몇 차례 베팅이란 흥미로운 주제를 놓고 같이 생각해 나가다 보면 투자자로서 반드시 결정지어야 할 자금의 투입, 회전, 그리고 회수에 이르는 일련의 행동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고찰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보면서 말이죠.

제게 (저와 달리) 포커를 상당히 잘치는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학과 동기였고, 다른 한 친구는 불.. 아니 죽마고우였는데요, 한 번은 동기 녀석이 제게 넌센스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맞추면 건만큼 돈을 주는 게임이 있어. 물론 틀리면 건돈을 고스란히 날리지.

네가 1을 걸었어. 틀려서 1을 날리게 돼.

이번에 2를 걸어. 두 배인거야. 맞췄어. 아까 손실을 만회하고도 1을 따.

다시 1을 걸어. 처음으로 돌아간거지. 틀렸어. 그 1을 다 날려.

이젠 2를 걸어. 또 틀렸네. 연속 합치면 3을 날린거야.

다시 4를 걸어. 따따블이지? 또 틀렸어. 이젠 3 + 4 = 7 만큼 잃어.

이번엔 8을 건다. 운좋게 맞췄어. 잃은 7을 만회하고 1을 챙겨.

자, 이런 식으로 더블 베팅을 해나가면 언젠간 손실을 만회하거니와 첫 베팅만큼 수익을 챙기게 돼.

이게 영원히 돈버는 게임이 될까? 문제가 있다면 뭘거 같어?


나중에 알고보니 이건 그 유영한 마틴게일 전략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베팅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적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궤변이나 패러독스 같은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바로 답을 못내리겠더군요.

마침 그날 밤에도 평소처럼 어슬렁 어슬렁 동네 애들이나 만나러 나갔다가 그 불ㅇ 친구.. 아니 죽마고우를 만나 이 베팅 방식에 대한 풀이를 부탁해 보았습니다. 친구는 뭐 어렵냐는 듯 얘기해 주더군요. (워낙 이런 방면을 즐기는 기질이 있는 친구라 재미있는 화제를 잘도 꺼냈다는 듯 희색이 만연해서 말이죠)


별거 아냐. 그렇게 베팅하면 돈만 좀 받쳐주기만 해도 맨날 돈 딸거 같지? 근데 여기서 생각해 봐야할게 우선 두 가지야.

먼저, 이건 사실상 무한한 자금을 요하는 게임이야. 역속적인 실패라는걸 절대 간과하면 안돼. 얼핏 생각하기엔 홀짝 같은거 몇 번 틀리다가도 쫌만 지나면 맞출 수 있을거 같지만 연타로 얼마나 오래 틀릴 수 있는지 알면 깜짝 놀랄걸? 그럼 다시 베팅으로 걸아야 하는 금액은 따블로 커지는데 그 불어나는 속도와 크기를 실제 감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 내가 돈을 대는 쩐주거나 투자자라면 왜 그 게임을 하고 앉아있겠냐? 필요한 금액과 버텨야 할 손실 폭이 어마어마한데 나중에 성공하면 챙기는게 고작 1? 이건 1억 투자해서 100원 벌겠다는 거야. 바꿔 말하면, 100원 벌자고 그 위험한 게임에 1억 투자하는 꼴이지.


이후 저도 거래니 투자니 관심을 갖게 되면서 베팅법과 자금 투입, 관리 등에 대해 지식과 통찰력이 쌓이게 되니 그 때 이 친구의 음료수를 쪽쪽 빨며 해준 이 얘기가 얼마나 정곡을 찌른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 질문은 꽤 일찍 해외 여행 기회들이 있어 그 때마다 카지노에서 돈을 따온 녀석에게 가장 기본이 되던 베팅이었기 때문에 나온 얘기였던걸로 압니다.

사실 질문을 던진 친구나 명쾌한 답을 제시한 친구나 둘 다 수리에 밝고 베터 기질이 있어 고스톱을 치든, 포커판에 참여하든, 카지노를 댕겨오든, 심지어 죽빵(?)을 치든.. 대체로 돈을 잘 따오던 녀석들인데, 지금 생각해도 대답을 해 준 친구 쪽으로 손을 들어주고 싶은 이유는 바로..

‘내게 불리한 상황의 연속성’을 더 진지하고 현실 가능한 위험(확률)로 받아들이며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 앞에서 마틴게일류 베팅에 대해 살짝 얘기해 봤는데.. 이걸 좀 뒤집어 보면 어떻게 될까요? 이른바 역마틴게일.. 즉, 잃을 때마다 베팅을 늘려가는 마틴게일과 반대로, 딸 때마다 베팅을 늘려가는 배포 키우기 전략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도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방금 딴 것을 고스란히 판돈으로 다시 퍼붓는다거나.. 아니면 수익으로 늘어가는 자본금에 맞춰 판돈을 늘려가는 방법 등 다양한 전략이 있지요. 우선 오늘은 버는 만큼 곧장 다음 판돈으로 다 쓸어넣는 역마틴게일을 한 번 맛볼까 합니다. 아까와 비슷한 상황을 고려해 보지요.

1을 겁니다. 잃습니다. 1을 날렸습니다.

다시 1을 겁니다. 맞췄습니다. 2를 가져옵니다.

이번엔 그 2를 다 겁니다. 틀립니다. 2를 몽땅 날립니다.

다시 첨으로 와서 1을 겁니다. 맞습니다. 2를 챙깁니다.

다시 그 2를 다 겁니다. 맞췄습니다. 이제 총 4를 챙겨옵니다.

또 그 4를 몽땅 겁니다. 이번에도 빙고! 4를 더해 8을 가져옵니다.


이것이 벌어들인 족족 다시 판돈으로 쓸어넣어 베팅판을 키워 나가는 역마틴게일입니다. 어떤분은 ‘어렵게 딴걸 좀 챙겨두지 왜 또 다 갖다 밀어넣는데?’ 라고 생각하실테고, 어떤분은 ‘어차피 딴거 없는셈 치고 그냥 밀어 넣는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후자 쪽의 생각을 함께 살펴 볼까요?

대개 이런 사고 방식에는 ‘내게 유리한 흐름이 왔을 때 몰아쳐야 한다’는 복심이 깔려 있을겁니다. 카지노 게임 같이 앞의 시행과 뒤의 시행이 전혀 별개인, 즉 앞에서 홀이 나온게 뒤에 뭐가 나올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50대 50 확률 게임에서 ‘좋은 흐름’이란게 존재할 수 있는 걸까요?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의 심리에선 어쨌거나 내게 득이 되는 결과가 나온 것 자체를 좋은 것으로 놓고 그 연속 선상을 ‘흐름’으로 치부하는 것이죠. 때문에 방금 딴 수익은 일종의 ‘땡큐’이자 행운의 씨앗으로 여기며 죄다 판돈으로 밀어넣는 겁니다.

헌데 때때로 이런 행동 방식이 가공할만한 결과를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어차피 벌은 돈을 쏟아붓고 실패하면 다시 소량의 초기 원금으로 돌아가니 원금이 까여나가는 쪽의 궤적은 비교적 따복 따복 천천히 진행되는 반면, 만약 운빨 좋게 연타로 승리를 챙기는 겨우엔 수익 곡선이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게 되는데, 이게 묘하게 금융시장에서 대분분의 투자 상품들이 시세 분출로 핫해지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게 되는거거든요.

그래서 의외로 수익을 다시 쏟아붓는 배짱좋고 지르는 기질이 강한 사람들이 (잠시나마) 큰 수익을 벌어재끼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는 겁니다. 헌데 문제는, 이것이 현명한 안목과 전략이 합리적인 베팅과 만나 부의 성공을 이룬것인지, 아니면 호기롭게 베짱으로 밀고 나간 베팅이 운좋게 잘 맞아 떨어져 대박을 친 것인지 구분하기가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아, 물론 저같이 이쪽 연구를 좀 하다보면 그 두 경우를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허나 문제는.. 사람은 늘 자신의 성공에 관대한 편이라 기실 운빨로 이룬 업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매의 눈과 같은 눈썰미와 판단으로 이룩한 성공이라고 스스로 굳게 믿는 오판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자신의 실력을 과신한 나머지 다른 투자나 사업에서 크게 말아 먹으며 그간 이뤄왔던 것을 모두 시장에 헌납하는 낭패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마치 따블에 따따블로 성공해 나가다가 한끗 잘못 걸어 몽창 도루묵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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