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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한 주 정도 글을 쓰지 못했는데 마치 한 달은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엔 좀처럼 짬을 내지 못했고.. 이후 몇 일간은 피곤해서 좀처럼 키보드에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말부터 지금까지 감기 몸살로 고생을 좀 하고 있습니다. 감기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만 제가 유독 약한 것이 목감기입니다. 왠만한 감기는 어지간히 버텨낼 수 있는데 목감기(기침감기)와 몸살이 겹쳐버리면 정말 속수무책이지요. 그래서 목이 칼칼하니 아파온다 싶으면 재빨리 병원에 가는 편입니다만.. 어째 이번 감기는 정말 심하게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살이 4.5kg 정도나 빠졌네요. 환자이니 만큼 혈색은 안 좋은데 되려 피부는 좋아진 것 같습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럴까요? 몸이 좀 낫는다 싶으면 체력 회복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이 한 주간은 몇몇 지인분들의 포스팅만 잠깐 훑어보는 정도로 지내왔는데, 마침 스팀 가격도 많이 하락해 있군요. kr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떤지 슬슬 살펴봐야겠습니다. 암울한 분위기인지.. 스팀 가격이야 떨어지거나 말거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인지 참으로 궁금하네요. 스팀잇 가입후 약 1년 반을 거쳐오는 동안 시세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걸 자주 봐와서 그저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그런 경험이 많이 않으신 분들은 늘 얘기하듯 이참에 지치지 말고 꾸준히 스팀잇 재미를 느끼는 방법을 터득하셨으면 합니다.

아침이 되면 몸이 좀 나아지다가 이후 컨디션이 오락가락 하곤 하는데, 마침 컨디션이 좀 올라와서 짧막하게나마 안부인사 드렸습니다. 최대한 빨리 쾌차하여 나타나겠습니다. 여러분도 환절기 몸 관리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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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새벽녘에 ‘로마의 휴일’을 다운받아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느즈막히 일어나 대충 밥 먹고 다시 침대에 누워 뒹굴뒹굴 스팀잇 보팅질(?)을 하던중.. 게스츠레했던 눈이 번쩍 뜨이며 침대에 뭉게고 있던 엉덩이로 책상 앞에 앉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 후에 친구와의 약속으로 밖에 나가야 하니 일단 후다닥 글을 먼저 써두려 합니다.

어제 몇몇 이웃분들과의 조촐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참석자 중 한 분이신 @beatblue 님의 이야기를 듣던중 ‘Token Economy’라는 단어를 처음 듣게 되었는데, 그 단어를 듣자마자 순간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저에겐 왠지 ‘Coin Economy’보다 이 ‘Token Economy’라는 단어가 훨씬 매력있게 들렸는데, coin이 그 자체로서 완성체의 느낌을 준다면, token은 보다 역학적으로 계획되고 관계 지향적이며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내포한 느낌을 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에서 토큰과 코인을 어떻게 정의하고 정리하느냐는 다른 문제일 것입니다.

어쨌든 어제 이야기를 하다 이 ‘토큰 이코노미’라는 신선한 단어가 가장 뇌리에 꽂혔었는데, 오늘 @happyberrysboy님의 댓글을 타고 들어가 잘 정리해두신 글을 하나 리스팀하던 중 호기심에 리스팀되어 있던 @mechuriya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Token Economy란 글이 이 분이 만드신 단어인지, 아니면 끌어다 쓰신 것인지는 아직 파악을 잘 못했습니다만.. 제가 어제 이 단어를 들으며 막연히 감지했던 경제 구조를 이 분께서 아주 구체적이고 역동적으로 이해하고 또 실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토큰 이코노미 선언문’ 을 삼일절에 선언하셨더군요. 제가 오늘 일정을 마치고 포스팅들을 전반적으로 다 꼼꼼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우선 속독만 해보았지만.. 기술적 경제적으로 내포된 내용을 떠나 문장 자체가 매우 명문장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페이아웃이 끝나 리스팀 할 수 없는 처지를 고민하다가 조만간 다른 방식으로 홍보에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echuriya 님이 어떤 분이신지 시간을 두고 찬찬히 알아보고는 싶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현재 블록체인과 관련지어 사업을 하시는 분이시고, 그 사업엔 단순히 수익활동을 넘어 상당한 열정이 묻어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업이란 것이 늘 이권과 관련된 속성이 있어 저도 조심스레 이 정도 선에서만 알아보았고 또 알려두려 합니다. 어쨌든 오랜 기간 일정 분야에서 쌓아오신 내공을 블록체인 시대, 특히 스팀잇 광장과 만나 더욱 승화시키고 계신 듯 하여 반갑고 또 기대가 크기도 합니다.

특히 본인의 시각과 관점으로 스팀잇을 둘러싼 구조와 개념들을 하나하나 재정리, 그리고 재정립 해가는 과정을 매일 포스팅으로 남겨두시는 것 같습니다. 여기 kr 이웃분들 중에는 이렇게 자신의 열정과 영감, 지식과 통찰을 총 동원하여 오랜기간 포스팅으로 기록을 남기고 함께 유익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내용은 더 풍성해지고, 범위는 넓어지고, 깊이는 더 깊어지는 것을 느끼는데.. 이렇게 @mechuriya 님 같은 분들이 외부에서 문을 두드리고 들어오셔서 더욱 단단하고 체계화 된 컨텐츠들로 우리의 공간을 채워주시니 그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아무쪼록 새로운 이웃이 되어 우리 스팀잇이 한층 더 성장하고 가치를 높여나가는데 힘쎠주셨으면 합니다. 덕분에 저도 왠지 마음이 더 든든해진 기분입니다. 아마 여러분께서도 그런 느낌을 받지 않으신지요? 다시금 우리 kr이 조운 장군을 얻은 유비의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간 이런저런 이웃분들의 글을 찾아 읽고 살펴보는데 소홀했었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mechuriy님이 한참 열정의 불을 뿜고 계셨을 때 전 유유작작 이태리 여행을 하고 있었군요. ㅎㅎ 이제 저의 일상도 다시 초점을 잡아가고 슬슬 많은 이웃분들의 좋은 글과 취지를 찾아보고 지지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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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스팀잇을 전파하다 보면 다음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보상으로 떨어지는 돈은 대체 어디서 나는건데?”

이에 즉시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주지 못하고 머리만 긁적이게 되면 다단계니 폰지사기니 하는 반격만 듣게 되겠지요. 사실 이 대답은 쉽다면 쉽고, 또 어렵다면 어려운 것입니다. 단순히 ‘내가 받는 이 보상이 대체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나는 이 스팀잇에 돈 한푼 갖고 들어오지 않았는데 말이야’라고 생각하기엔 스팀이란 암호화폐와 스팀잇이란 블록체인 기반 SNS가 맞물려 돌아가는 역학 관계가 꽤 리드미컬 하지요. 다행히 얼마전 정재승-유시민 두 분을 중심으로 한 비트코인 논쟁 덕분에 스팀잇의 역학 관계를 조금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게 모르게 이 논쟁을 전후로 하여 블록체인에 대한 많은 기초 지식들이 전파되었으니까요.

암호화폐의 효시인 비트코인을 잠시 생각해 볼까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채굴’에 대한 개념을 알고 계십니다. 저도 3년전 이맘때 ‘채굴’의 개념을 처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만.. 이 채굴 행위를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이익(보상)을 염두에 둔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블록체인 장부를 검증하고, 정리하며, 기록하는 행동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행동을 취하는 사람을 우리는 채굴자라고 일컫고, 이들의 (이익을 감안한) 희생에 의해 장부의 영구적 기록인 블록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연결되는 것이죠. 그래서 말 그대로 블록-체인인 것입니다. 비트코인 세상에서는 그들만의 합의된 방식으로 (합의 프로토콜이라고 하죠) 채굴을 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채굴에 성공한 채굴자들에게 비트코인을 생성해 줍니다. 그럼 채굴자들은 채굴 활동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만회도 해야겠고, 먹고도 살아야겠고 하니 이 비트코인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겠죠. 이런 식으로 전체 시스템 안에서 새롭게 발행된 비트코인은 다시 유통되며 세상의 빛을 쬐게 되는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스팀과 스팀잇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일까요?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가는 스팀잇이라는 구조를 걷어내고 생각해 본다면.. 스팀이란 암호화폐도 앞의 비트코인과 크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아, 물론 차이는 있지요. 가장 큰 차이는 비트코인이 POW 방식이라면, 스팀은 D-POS 방식이란 점.. 간단히 말해 블록을 생성하기 위한 엄청난 검증 작업을 누구든 컴퓨터 같은 장비를 들고 와서 할 수 있느냐, 아니면 사람들의 선택과 위임을 받은 일부만이 할 수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이 차이는 매우 큰데.. 어쨌든 스팀은 D-POS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팀은 D-POS 방식을 통해 21명이란 소수의 증인들(witness) 만이 채굴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요런 ‘겐세이(요즘 유행하길래 한 번 써본 단어입니다 ㅋ)’가 있을 수 있을겁니다.

이봐, 그래도 비트코인은 누구든 뛰어들 수 있는 자유라도 있는데, 스팀에서는 블록을 생성할 수 있는 소수만 그 많은 보상을 다 먹어치우는거야? 이건 완전 독점에 가깝쟎아!

설마요.. 우리 D-POS란 합의 프로토콜은 다른 사람들까지 만족할 만한 대안을 제시해 놓았습니다. 바로 참여자 모두에게 분배해 주겠다는거지요. 자, 그럼 어떻게 나눠먹기를 할까요?

(1) 일단 채굴자들에겐 10%를 할당합니다. 비트코인처럼 채굴자들이 100% 다 챙겨가는건 아니라, 나름 거대한 스팀 전체 시스템이 구동되는데 따른 블록 생성을 책임지는 21명의 소수 전사들에게 전체의 10%를 할당하는 것이죠.

(2) 스팀 코인을 그냥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15%를 할당합니다. D-POS의 뿌리는 POS라는 합의 프로토콜입니다. POS는 쉽게 얘기하면 코인을 보유한 자본가들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사실 POS 코인 보유자들은 그냥 특정 지갑에 ‘보관’만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나름대로 지갑에 쟁여둔 코인들이 뭔가 작업을 하고 있거나 보증금 역할로서 장기간 묶여있게 되거든요.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 보면 될겁니다. D-POS도 이런 핏줄을 이어받아 스팀 코인을 지갑에 잘~ 쟁여두고 있는 사람에게 이자처럼 보이는 보상을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계속 지급하고 있습니다. (뭔가 익숙한 개념이지요? 네, 스팀잇에서 스팀파워로 자신의 계정(지갑)에 쟁여두면 이자가 나와요~)

(3) 나머지 75%가 남았는데..

스팀 보상 총량의 75%에 해당하는 이 큼직한 자금을 누구에게 분배하느냐…? 바로 스팀 코인의 ‘활성화’에 직접적인 에너지를 쏟는 다수에게 주겠다는 것입니다. 자, 여기에서 ‘활성화’가 바로 키포인트입니다. 여기서 부터 스팀잇의 존재가 생성되는 것이지요. 자, 이미 D-POS로 합의되어 돌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는 스팀이란 코인 체계가 있고, 여기에서는 이미 블록 생성자(증인)와 코인 보유자들이 각각의 역할이 있고 이에 대한 보상 비율도 정해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전체 시스템이 끊임없이 활기차게 돌아갈 수 있도록 활기를 불어 넣는 당사자들이 필요한데.. 과연 어떤 테마를 안겨주어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까요? 여기에서 스팀잇의 존재 이유가 생기게 됩니다. 바로..

SNS… 즉 소통이지요. 특히 텍스트 기반.. 물론 꼭 텍스트에 한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얘기를 나누고 글을 나누는 사람들의 일상사에 매우 적합한 텍스트 기반의 SNS.. 이 기능에 적합하게 설계된 것이 바로 스팀잇이란 포장물인 것입니다. 즉 스팀잇과 스팀의 관계는.. 자동차로 치면 연료를 태우고 엔진이 돌아가는 내연 기관 시스템 위에 핸들과 같은 조향장치가 얹어져 비로소 차가 방향을 잡고 끊임 없이 굴러갈 수 있듯이.. 스팀 코인이 기반이 되어 돌아가는 합의 프로토콜이 갖춰져 있고, 그 동력으로서 사람과 사람이 모여 포스팅과 댓글로 소통하고, 스팀과 스달을 주고 받는 등의 여러 행동과 교류를 통해 전체를 힘차게 굴러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비단 SNS 기능을 갖춘 스팀잇 뿐만 아니라 유투브와 같은 동영상을 기반으로 돌아가도록 한 D-TUBE도 있지요. 물론 스팀잇도 동영상을 매개로 활성화 시킬 수 있지만 동영상에 보다 초점을 맞춘 조향장치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그 뿐인가요? 음악이든 뭐든.. 어떤 대상과 테마가 되었든 간에 전체가 함께 참여해서 나누고, 즐기고, 자랑하고, 감상하고, 교류하고, 주고 받는 모든 행위들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잘 굴러가고 분배될 수 있도록 이미 D-POS로 합의된 스팀코인 시스템이 자리잡고 뒷받침해 주던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테마가 되었든 잘 굴러가는데 있어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활동과 이들이 그 활동에서 얻어가는 만족감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야 오래 굴러가고 제대로 힘차게 굴러갈 수 있는 것이니까요. 결국 큰 관점에서 보면 이 스팀잇만 하더라도 증인, 코인 보유자, 포스팅 저자, 큐레이터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활동적인 현재와 보다 값어치 있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말 그대로..

‘모두가 만들어 가는 스팀잇’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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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미투 μš΄λ™μ— λŒ€ν•˜μ—¬..

연어입니다. 잠깐이나마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을 때 세계 각지에서 많은 게스트들과 친구가 되곤 했습니다. (계속 하우스나 운영하면서 스팀잇에 글쓰고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종종 들곤 합니다) 워낙 게스트들하고 어울리는 걸 좋아하다보니 속칭 ‘친구 먹자’ 이런거였죠. 홍콩이나 중국 대륙에서 온 게스트들과는 특히 친하게 지냈는데 그 중 꽤 친했던 한 중국 여학생이 재작년 겨울에 친한 친구를 데리고 다시금 한국에 놀러왔었습니다. 저는 당시 이미 게스트하우스를 접었던 때였는데 주말이라도 짬을 내어 가이드를 해달라는 약속도 지킬 겸 같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데려온 또 다른 친구는 평소 가장 친하다는 5명의 친구 중 한 명이었고.. 레즈비언이었습니다. 하긴 6명의 멤버들 중에 2명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미리 들은바가 있어 그리 놀랍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저는 모든 사람에겐 각자의 취향과 선택이란 것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일행이 레즈비언이건 게이건 외계인이건 별로 개의치 않는 편입니다. 다만 동성애자와 직접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는 없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 아닐까 생각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던 중… 딱히 그 친구의 성정체성이나 그런걸 얘기 나누려던건 아닌데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 레즈비언 친구에게 직접 궁금한 바를 한 가지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제 친구가 레즈비언 친구의 현재 여자친구와 과거의 여자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던 타이밍이기도 했고요.

“동성애자 비율이 많지는 않은 현실에서 어떻게 상대방이 레즈비언인지 알아챌 수가 있나요?”

“음… 그냥 육감으로 서로 알 수 있답니다. 신기하죠?”

그녀의 답변은 특정한 모임이나 같은 부류들이 많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런 소수의 성향을 가진 상대를 직감으로 알아낼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현재의 애인과 과거의 애인 역시 그냥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있는 상황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아채고 호감을 갖게 되며 시작되었다는 얘기도 해주었구요. 아.. 그렇구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녀의 대답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성을 좋아하는 타입이 ‘대다수’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레즈비언으로서 소수의 상대를 찾아야 하는 그녀에 비해 제가 이성의 상대방을 찾는 것은 비교적 폭넓은 확률 분포 안에 있다고 봐야겠군요. 헌데 남자인 저에게 여자들이 여기저기 많이 있다고 해서 그 중 누군가와 쉽게 마음이 탁하고 맞게 되는 것인가요? 생각해 보면 연인의 관계는 그리 쉽게 성사되는 것은 아닌 것 같군요. 확률적으로 더 유리할 것 같은 제가.. 어쩌면 그녀보다 인연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지도 모르는 일입니다.어쨌거나.. 그녀의 대답을 듣고 들은 생각은.. 조금 어려울 순 있을지라도 자신이 원하는 상대방은 분명 찾고 노력하면 만날 수 있겠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나 성적 취향은 모두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이상한 성향 취급을 받을 수 있더라도 그 또한 대개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를 뿐 하등의 문제가 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어떤 성향이든 어느 정도까지 자신이 원하는 상대방 또한 만날 수 있다고 보고요. 설사 가학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피학적인 성향의 상대를 만나게 된다면 그 또한 잘 어울리는 인연이 될 수도 있지 않나요? 앞의 레즈비언 친구가 얘기해 준 것처럼.. 결국 만날 인연은 어떻게든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런 나름대로의 노력을 해야되겠고…

그런데 ‘미투 운동’의 고발 대상자가 되고 있는 분들은 대체 어떤 상대방을 찾고 있었던 걸까요? 바람을 피고 싶었다면 바람을 피워줄 상대방을 찾아 나서면 될 것이었고, 자신의 특정 욕구를 채워줄 상대가 필요했다면 그런 사람을 찾아 나서면 될 것이었습니다. 멀지 않은 이 세상 어디선가 당신의 상대방이 되어줄 사람이 있을테니까요. 그것이 세간의 평가로서 윤리적이든 윤리적이지 않든 어딘가엔 그런 상대방이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헌데 그분들은 그런 노력을 한 것이 아닙니다. 대신 가까운 곳.. 내 영역.. 나의 힘과 권위가 뻗칠 수 있는 곳 안에서 전혀 엉뚱한 상대를 사냥감 삼아 자신의 욕구를 풀어낼 방편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대체 이것이 폭력이 아니고 무엇인가요?

이들은 자신이 갖춘 힘과 권위를 그저 남자로서의 매력으로 착각했던 걸까요? 아니면 무소불위의 힘으로 모든 것을 점령하고 입막음 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것일까요?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 영역 안에서는 폭력을, 내 영역 밖에서는 꾸준한 명성과 이미지 관리를.. 이 양면적인 행동때문에 사람들은 이중성과 그 이면에 감춰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욕구에 분노하고 경멸해마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영역에 내 자신, 내 가족, 내 선후배와 이웃들이 언제든 걸려들 수 있다는 보이지 않는 두려움에 치를 떨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여기저기 마수가 뻗쳐있는 사회에 있다면 개인의 힘으론 버텨낼 수 없다는 것을 자 알기에 결국 사람들이 뭉치고 조금씩 마음을 모아가며 서로에게 용기를 붓돋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투 운동’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죠. 저는 이 눈덩이가 이번엔 그리 쉽게 꺼리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작고 큰 용기를 내고 있는 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마음을 모아주고 응원해 주는 이 힘들이 조금씩 모여 큰 변환점을 이루어 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제 느즈막히 썼던 포스팅에 많은 분들께서 담담한 의견들을 댓글로 달아주셨습니다. 사실 욕도 좀 먹을 각오를 하고 쓴 글이었건만.. 예상보다 좋게 봐주셔서 오히려 송구할 따릅니다. 모름지기 남을 씹거나 냉소를 날리는 글쓰기가 좋은 것은 아닌데.. 우리 모두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에 서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쓴맛 나는 글을 한 번 써봤던 것입니다. 오늘은 맺음글로서 제가 생각했던 바를 조금 기분을 누그러뜨리며 써보았습니다. 이렇게 어제와 오늘 딱 두 편의 글로서 ‘미투 운동’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여행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빨리 포스팅을 해야한다는 생각뿐입니다만.. 사진도 정리를 해야하고 이래저래 늑장만 부리게 됩니다. 이번주는 제 때 끼니를 챙기는 것이 힘들 정도로 바쁘고 어수선한 일정이 계속되다 보니 여행의 여유로움을 포스팅으로 담아내는데 좀처럼 손이 가질 않네요. 그래서 고민을 좀 해보았는데.. 조금 늦은 감이 있더라도 여행 보고서?)를 주말로 미루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어떻습니까? 괜찮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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ν•œκ΅­ 땅을 λ°Ÿμ€ ν›„ μ ‘ν•œ 첫 μ†Œμ‹..

연어입니다. 여행 중반부터 현지 통신망 사정으로 인해 포스팅하는 것이 어렵더군요. 귀국 일정도 빡빡해서 여행 이야기는 귀국 후에나 가능하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귀국 하자마자 산적해 있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혹시 저의 여행 포스팅을 기다려주신 분들이 계셨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를 바랍니다.

어제 운전 중 라디오를 통해 들은 뉴스에 귀국 후 첫 포스팅을 여행 이야기로 이어가는 것이 선뜻 마음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꺼리는(?) 스팀잇의 불문율을 깨고 오늘은 정치권을 소재로 잠시나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래야 답답한 제 속이 조금은 후련해질 것 같네요. 바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글 역시 블록체인에 영구 박제될 것을 각오하고 풀어가야겠지요?


언제던가.. 당시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연일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확고한 선두라고 생각했던 문재인 후보를 힘차게 따라잡고 있을 때였습니다. 정치엔 그닥 관심이 없던 친구가 어떤 분석글을 보고 나더니 제게 이런 얘기를 꺼내왔습니다.

  • 안희정이 문재인을 꺾고 대선 후보가 될거란 전망이 있던데? 넌 어떻게 생각하냐?
  • 절대 그럴 일 없다.

단칼에 대답해주었습니다.

  • 안희정 상승 기세가 장난이 아니던데? 문재인은 표 깎아먹는 것만 남은거 같고.
  • 지금 안희정의 지지율은 후보자로서의 그릇을 뛰어넘는 수치다. 절대 담아둘 수 없어.

구구절절 설명없이 그냥 제 스타일의 표현으로 마무리해 주었죠.


언제부턴가 저에겐 사람의 그릇을 평가하는 고약한 버릇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릇’이란게 참으로 막연한 것이기도 하거니와 판단하기도 어려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릇’이란 것을 파악하고 나면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판단과 행동을 할지 얼추 가늠할 수 있게 되니.. 저로선 어쩌다 생겨버린 이 촉을 그냥 놔두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그릇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때가 어느 때일까요? 전 그 대상자의 꿈과 소망,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욕심과 욕구의 크기, 그리고 방향이 순간 (본인의 착각이겠지만) 근접해졌을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조금 어려운 설명 같습니다만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개한테 먹이를 던져주면 달려들 듯..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레벨보다 (훨씬) 낮음에도 그 과정을 통과하거나 달성해 내면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눈 앞에 펼쳐진다고 생각되는 순간.. 그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먹이 앞에 달려드는 ‘한 마리의 개’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본인은 자신이 이 순간 어떤 눈빛을 뿜어 내는지, 그리고 말과 행동에 어떻게 미묘한 노출을 하고 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평소 포커페이스라고 불리는 사람이라도 말입니다. 제가 ‘그릇’의 무서움을 깨달은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었습니다.

투자의 세계에 몸 담았을 때는 수백 억, 수천 억도 모자라 수 조원을 주물러 보겠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수 백, 수 천만원 앞에서 본인의 욕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정치권에 있을 때는 다들 국회의원, 장관, 그것도 모자라 대통령 자리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작은 자리 앞에서도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정작 그들 스스로는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이렇듯 ‘그릇’은 자신의 무대를 향해 걸어가는 과정에서 본인의 욕구보다 훨씬 작고 소소한 단계에서 드러나기 일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어떤 사람이 자신의 욕구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막 들어섰을 때, 그리고 그 레벨이 아직 성에 차지 않은 단계일 때 그 사람의 변화와 행동을 눈여겨 봅니다. 대번에 드러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예민한 촉으로 눈치를 챌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매의 눈을 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본능적으로 이상한 점을 감지하셨을 것 같습니다.. 바로..

지난 대선 후보로 나섰던 안희정 후보의 모습에서 말입니다.

분명 그 때의 무대는 안희정이란 후보의 본 모습이 얼마만큼 영글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적나라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본인은 잘 모르는 듯 했습니다. 얼마나 본인의 속내가 까발려졌는지 말입니다. 그 전까지 안희정이란 정치인은 큰 정치를 맡아나갈 젊은 재목들 중에서도 군계일학이라고 평가받아 마땅했습니다. 사실 대중 정치인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대선.. 즉 대통령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정치인은 비교적 정해져 있다고 봐야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최대한 뻗어갈 수 있는 길은 총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만큼 대중의 기대와 인기, 그리고 시기과 이슈를 끌고 나간다는 것은 여러 요소가 결합되지 않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적어도 안희정이란 정치인은 여러 측면에서 대중 정치인.. 대중의 기대와 아쉬움을 연일 받아내며 성장해 나갈 정치인으로서 흠잡을데 없는 캐릭터를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대중 정치인의 길을 걷는 젊은 정치인들에겐 독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른 나이에 접하게 되는 인기입니다. ‘연예인 병’이란게 있다고 하는데.. 정치권에서 이런 사람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기대는 이들이 좀 더 성찰하고 시련을 견뎌내며 성숙해 나갈 중요한 시간을 빼앗아 버리게 됩니다. 봄의 꽃은 피웠지만 뜨거운 햇볕과 세찬 폭풍우가 연일 퍼부어대는 여름을 지나지 못하는데 어떻게 가을의 결실이 생길 수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세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도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또는 그냥 고만고만한 인물로 남게 되는 젊은 정치인들은 우리는 숱하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대선 과정 역시 안희정이란 젊은 정치인에겐 매우 중대한 도전이자 시험대였으며.. 그럼에도 제 평가로는 완벽한 낙제점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10년 정도 영글대로 영글어 가면 좋은 재목감에서 한 시대를 이끌만한 좋은 정치인도 될 수 있겠다 기대했던 시각을 180도 바꾸어 완전 낙제점으로 마음에서 지우게 된 때가 바로 그때였습니다. 그 독을 다 빼내고 다시 재목다운 모습으로 성장해 가려면 이제 시간으론 족히 20년.. 게다가 눈물이 쏙 빠질만한 자기 성찰과 다이나믹한 인생사와 시대배경이 펼쳐줘야 그나마 될거란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그런걸 기대하느니 그냥 리스트에서 삭제하는게 편한 것일지도 모르죠.

그러나 제 마음 한 켠에는 씁쓸함이 남았었습니다. 여야건 어느 정당 출신이건을 떠나서..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는 좋은 정치 재목감들이 자꾸 나와야 하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또 올곧게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한 명의 좋은 정치 재목감은 그리 쉽게 찾을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수많은 사업체들 중에 건실한 사업체로 오랜기간 성장해 가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정치권도 수많은 꽃들이 피지만 열매다운 열매를 국민에게 선사하는 것 역시 매우 드문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좋은 인재를 다시 발굴해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까요.. 물론 그런 시간과 경험은 아깝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죠.

어쨌거나.. 정치인 안희정은 본인의 자백으로 인해 빼도 박을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사건의 엄중함은 물론이거니와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국민의 요구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의 정치 생명은 물론이고, 한 사회인으로서의 행보 역시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만한 화를 불러 일으킨 것에 대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요.

지금 한국 사회에 불고 있는 ‘미투’ 열풍을 국민들과 전문가들이 각각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 사회는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어쩌면 지금 시대는 힘과 기회의 불균형이 더더욱 고착화 되고 있는 사회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투’ 운동의 일면엔 두 가지가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바로 ‘힘의 불균형’, 그리고 ‘공개되지 못하고 감춰지는 진실’에 대한 부분입니다. 어쩌면 정치권이야 말로 두 가지 핵심 사항을 가장 크게 내포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희정 사건은 이 파워 집단에 대한 대중들이 내뿜는 반격의 서막일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대중들, 국민들이 요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힘과 권력이 약한 자에 대한 폭력 중단.. 은밀히 감춰지는 진실에 대한 공개..

학교든, 군대든, 연예계든, 정치권이든.. 아니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회사든 가정이든.. 이 모든 역학 구조는 동일합니다. 국민은 이것에 대한 문제를 엄중히 묻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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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 μ„¬μ—μ„œ 생일 아침을..

연어입니다. 새벽 2시쯤 잠들어 4시 반쯤 깬 후 지금껏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 시간이든 이곳 이태리 시간이든 생일인 것이 분명합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외국땅에서 생일을 맞이한건 처음이더군요.

제가 있는 카프리(Capri) 섬은 나폴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섬입니다. 이 섬에서나 항구가 있는 쏘렌토란 위치에서 보면 나폴리와 베수비오 산이 모두 보일 정도지요. 위 캡쳐 사진은 쏘렌토 항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을때 위치를 확인해본 겁니다. 맷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란 영화 배경으로 잘 알려진 곳인데, 아마 그리스-스페인과 마찬가지로 이태리 남부도 옛부터 귀족들의 휴양지로서 각광받는 지역이었나 봅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숙소의 이 방도 그 옛날 유명했던 (저도 이름을 들어본 기억이 있네요) 프랑스 배우 브리짓 바르도(Brigitte Anne Marie Bardot)가 머물렀던 곳인가 봅니다. 제 침대 옆에 곱게 놔둔 액자가 있네요.

지금 제가 묵고 있는 숙소는 대반전이더군요. 호텔 예약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사진으론 워낙 허접(?)한데 딱히 숙박이 가능한 곳도 거의 없던지라 개중 가장 좋은 방으로 예약해야 그나마 잠이라도 잘만하겠다 싶었던건데, 방을.. 아니 이걸 방이라고 해야할지 집이라고 해야할지.. 남부 유럽식 별장을 통으로 빌린것 같은 기분입니다. 침대가 좀 블링블링한데.. 차마 남자끼리 여기서 자기도 좀 우습던 차에 친구가 방이 춥다고 라디에이터 옆에 긴 소파를 두고 눕더군요. 덕분에 (꽤 추운 침대였지만) 혼자 뒹굴뒹굴 귀부인처럼 잘 수 있었습니다. 앤틱하고부띠크하며 엘레강스한 방의 모습과 소품들을 찍어봤는데.. 영 색감이 살지 않아 그냥 침대 사진과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뷰만 좀 남켜봅니다.

이 곳 카프리 섬에 와서보니 지금은 비수기 중의 비수기라 대부분의 숙소와 상점들이 문을 닫은 상황입니다. 몇몇 가게는 4월 부터 장사를 시작할 준비를 위해 한창 인테리어 공사중이구요. 이용할 수 있는 숙소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도 예약이 다 차서가 아니라 대부분의 숙소가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영어를 전혀 못하시는 할머니 분께서 주인이시던데 그래도 친절히 잘 응대해 주시네요. 옆의 방엔 혼자 놀러온건지 손녀딸 쯤 되는건지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미모의 아가씨가 저희 방에 거리낌 없이 들어오길래 깜짝 놀래기도 했습니다. 숙소에 숙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건지 뷰가 가장 좋고 넓직한(50~60평쯤 되는거 같아요) 이 방을 제 집 드나들듯이 다니고 있었나 보더군요. 왠 동양 아저씨(?) 둘이 들어와 있어서 놀랄법도 했을텐데 정작 당황한건 저희쪽이었네요.

섬 전체가 비수기 모드라서 그런지 밥 먹을 식당을 찾아 다니는 것도 곤욕이었습니다. 이러다 생일밥은 커녕 쫄쫄 굶을 판이었는데.. 간신히 항구쪽에 문을 연 레스토랑을 찾아 요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태리 파스타 맛은 참 괜찮네요. 스테이크는 뭐 그닥..

아래는 쏘렌토 항구에서 부터 카프리 섬까지의 여정을 사진 몇 장에 담아 봤습니다. 날씨가 춥고 많이 흐려 볼품없지만 함께 감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음.. 2장 이후 사진 게재가 잘 안되네요. 대신 자정이 되어 제 생일을 맞이하던 순간 자축하며 불렀던 노래를 링크해드릴까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 버전입니다. 이글스 원곡의 어코스틱 버전.. 그리고 여러분들도 좋아하실 임재범씨의 버전입니다.

https://youtu.be/qzNVoCn3EOo

https://youtu.be/cmLJJKok3n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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