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뭐지?

연어입니다. IMF 사태를 맞으며 죽을 쒔던 한국의 주식시장은 99년도부터 불기시작한 닷컴 열풍과 함께 일취월장 성장해 나갔습니다. 새 밀레니엄의 시작을 앞둔 2000년에는 TV에 이런 광고가 나올 정도였지요.


젊고 똑똑해 보이는 미시족 주부와 (상대적으로 약간은 어리숙해 보이는) 두 또래 주부들이 함께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똑똑해 보이는 주부의 이야기를 다른 두 주부들이 경청하고 있는데..

“…. 코스닥이 지금 …. 어쩌고… 어쩌고…”

두 주부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조금은 부끄러운 듯..

“코스닥이 뭐지?”

그 모습을 바라보는 똑똑이 주부는 짐짓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마치 ‘코스닥이 뭔지도 아직 모르고 있었냐’는 것처럼..


여러분 중에 이 광고가 기억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이 증권사 광고는 ‘우리 증권사 고객이 되면 이쯤의 투자 지식은 기본으로 갖춘 소양인이 된다’는 뉘앙스를 바탕으로 영업을 뛰는 셈이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것은 말입니다.. 저도 이 광고를 보면서..

“코스닥이 뭐지?”

했다는 거지요. 하긴 그 땐 주식의 주자도 관심이 없었을 때이니까요. 그런데 저 역시 2000년을 넘어가던 그때의 광풍 이후로 지금의 코인 시장만큼 핫한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주변에 묻지마 투자도 많긴 많을겁니다. 코스닥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코스닥 종목에 묻지마 투자를 하던 시절처럼 말이죠. 회사 이름에 닷컴 (.com)만 붙이면 줄 상한가를 가던 시절이나, 코인(~coin)만 붙이면 펌핑해 나가는 지금이나 여기저기 돈잔치는 벌어지고 있음에도 일정 시점이 지나고 나면 투자 실패로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나오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이치 같습니다.

정부는 ‘주식시장 부양’이라는 명제를 숙명처럼 달고 다닙니다. 주식이 곧 상장 기업이라는 사회적 관념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역으로 광풍이 불게 되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뛸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 비트코인 규제니 뭐니 하는 것도 일견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앞으로 사회 곳곳에 스며들게 될 블록체인의 가치와 그 시대적 흐름을 고려해 본다면 일반 국민들이 투자자산의 일부로서 좋은 코인들을 보유하게끔 유도하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여러 국가에서 일반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유형 분포를 보면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나옵니다. 한국은 국민의 보유 자산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죠. 일본이나 독일은 예금이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독일이나 일본은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업이 발달해 있지요. 반면에 미국과 영국의 자산 분포는 매우 주목해 볼만 합니다. 예금이 아닌 주식과 같은 투자자산이 매우 비중이 높고, 특히 미국 국민이 이런 분포를 갖게 된 배경에는 401K라고 불리는 직장퇴직연금 제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직원의 퇴직금을 그냥 적립만 해두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이 금액을 퇴직연금으로 불입해 주고 근로자가 이를 운용해 나가는 제도이지요. 그리고 이 자금은 대개 뮤추얼펀드를 통해 운용되게 됩니다. 여기에 정부가 뮤추얼펀드 운용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전반적인 투자자산 보호와 수익의 기회란 두 마리 토끼를 좇는 것입니다.

인터넷과 블록체인의 시대흐름은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매우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인터넷이 세상을 뒤덮기 시작했을 땐 결국 관련 기업들의 주주들만을 위한 돈잔치였습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조금 다릅니다. 보다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보다 쉽고 직접적으로 코인들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국가 단위에서 좀 크게 바라본다면 코인 시장을 보호하고 일반 국민이 건실한 코인들을 적절히 보유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죠. 예전에 @leesunmoo님께서 제게 말씀해 주신 것처럼, 우리나라 국민이 1가정 1비트코인, 더 나아가 1인 1비트코인만 보유하게 되어도 언젠가 국부를 이루게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지금 비트코인의 가격을 보면 점점 먼 시나리오일 수밖엔 없지만요. 음… 그런데..

스팀 코인이라면 가능할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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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프로젝트 - 새해 첫 화두는 '건강'이었습니다.

연어입니다. 짧은 연말 연휴동안 옛 동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후배뻘 되는 옛 남자 동료 한 명은 2년 전 갑상선 항진증을 판정받아 약을 꾸준히 먹어야 했는데 한동안 이를 등한시하고 지냈다고 합니다. 거기에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더니 급기야 우울증이 찾아오고 살이 110kg까지 찌며 몸이 망가졌다고 하더군요. 어느날 침대에서 일어나자 마자 바로 쓰러졌고, 의사의 진단은 이러다 죽을 수 있으니 무조건 운동을 하며 몸을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젊은 나이에 허무하게 죽는 것은 싫어 집안 곳곳에 운동기구를 들여 놓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싼 돈까지 내며 PT를 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기적적으로 3개월 만에 35KG를 감량할 수 있었고, 언제 무엇을 하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답니다. 좋아하던 해외 여행을 가서도 이전에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좁디 좁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으나 이젠 별자리가 꽤 높은 호텔에만 투숙하고, 현지 서민들이 먹는 음식으로 한끼를 때우던 것을 이제 미슐랭가이드에 나오는 맛집을 찾아 다니며 만끽을 한다고 합니다.

옛 여자 동료 한 분은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아이를 보며 어릴 때 반찬 가리지 않으며 잘먹고 자란 아이가 힘이 넘칠만큼 활동을 잘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입이 짧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이 조금 후회스럽노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도 할 것이 너무나 많은데 늘 기초 체력이 딸려 이루지 못 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푸념이었고, 무엇이든 어릴 때 잘 먹고 잘 비축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습관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죠.

오늘은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몇 시간 동안 저를 붙잡고 2018년에 함께 할 1년치 여행계획을 잡기도 했습니다. 세계 곳곳 출장과 여행을 다니며 모았던 어마어마한 마일리지를 날려 버린 이후로 친구는 어떻게 하면 최단시간에 마일리지를 쌓아 승격을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더군요. 저는 적어도 3년간 같이 일도 하고 여행도 하겠노라 약조했던 터라 저까지 덩달아 마일리지 쌓기에 혈안이 될 판입니다. 그러면서 친구가 하는 말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찡하더군요.

“작년에 급작스런 당뇨 수치로 내 인생을 그냥 날려먹을 뻔했는데.. 죽기 전에 아직 가보지 못한 전 세계 멋진 도시들을 다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딱 들더라.”

사실 작년에 두 번의 유럽여행을 함께 하는 동안 (본인도 모르고 있었던 당뇨의 영향으로) 체내 칼륨 수치가 비상적으로 높게 올라와 있었고, 이로 인해 그냥 심장이 멎어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죠. 친구는 비상 상황이었고, 급히 휴식을 위한 새로운 거처를 마련한 후 가까스로 당뇨 수치를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여러 사람의 생업을 책임지고 회사의 미래를 펼쳐나가고자 제 몸 아끼지 않고 일해온 친구를 잃기 싫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무리가 따르겠지만 그 여정을 함께 해주겠노라 약속하였습니다. 덕분에 마일리지 한 번 실컷 쌓을 판이네요.

원래 점이나 사주 같은건 믿지 않지만, 저의 사주나 점괘에는 늘 ‘해외에서 살 팔자’라고 나오던데.. 30줄을 넘어가도록 해외 땅 한번 안 밟아본 제가 어느 순간부터 툭하면 이 나라 저 나라 넘나들고 있으니 제 사주엔 정말 ‘역맛살’이라도 있나 봅니다. 이제 친구랑 일명 ‘블루마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 함께 블루마블을 하며 품었던 세계 여행의 꿈이 참 이상한 계기를 통해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그 첫 여행지는 당연지사 블루마블의 ‘빨간판… 저의 기억이 맞다면 뉴욕, 런던, 파리, 로마 등이 가장 비싼 이용료를 내야하는 빨간판 구역이었을 겁니다. 이 중에 로마를 필두로 2018년의 여행기가 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벌써 예매를 끝냈거든요)

친구가 무조건 비즈니스급 이상을 끊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긴 했습니다만.. 말로는 마일리지 승격을 빨리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긴 여행에서 급격히 저하될지 모를 체력과 내 몸 하나 없어지면 끝나는 인생이 아깝지 않기 위해서라도 비행 시간 동안 편하게 이용하고픈 절절함이 어우러져 내린 결정 같았습니다. 친구로서 이런 상황을 깊이 헤아려줘야 할 것 같아 같이 결과적으로 나름 럭셔리한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여행 경비를 감안해 이것저것 투자하는 것 모두 잘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까 봅니다.)

여러분, 정말 건강이 가장 중요하고 그 어떤 계획이든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할 전제인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2018년은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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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야기 (2) : 당나귀의 끈기..

연어입니다. 예전에 ‘사자의 배포’라는 테마로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린적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새해 첫 포스팅 기념으로서 투자의 두 번째 이야기, ‘당나귀의 끈기’에 대한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투자 회사에 몸담고 있던 시절.. 슈퍼 투자자이자 오너셨던 회장님은 업계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내세우며 내기를 장려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워크샵 가서 고스톱 대회 (1등 상금 100만원 빵).. 뭐 이런 식이었지요. 한 번은 예쁜 단풍이 물들어가던 가을녘에 사내 등반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물론 상금이 걸려 있었지요. (업계 특성상 배팅 의욕을 고취하기 위함이었으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ㅋㅋ)

1등 : 50만원, 빳빳한 현찰 2등 : 20만원, 빳빳한 현찰 3등 : 5만원, 헐렁헐렁한 현찰

어떻습니까? 비록 강제였지만 참가할만한 대회였겠죠? 상금에 눈이 먼.. 아니 자신을 불살라 보겠다는 의욕에 고취된 대표님 이하 직원들 모두 가을 바람에 축쳐져 가던 근육에 피가 용솟음치기 시작했습니다. 많지 않은 직원수였지만 서로 누가 1등을 ‘먹을’ 것 같은지 점쳐보곤 했습니다. 크게 4파전이 예상되었지요.

(1) 평소 팔씨름과 뭐든 맞추기 내기에서 한 번도 져 본적이 없는 스테미너 부장님 : 당시 40 초반 (2) 가장 젊고 팔팔한 김XX 사원 : 당시 20 후반 (3) 온갖 무술이란 무술은 다 찝적여본 연어 (접니다) : 당시 30대 후반 (4) 왠만하면 의자에서 일어나시지 않는.. 체력이 베일에 가려진 대표이사님 : 당시 40대 초중반

대충 이러한 나이 포지션이었습니다. 다크호스로는 (4)번의 대표이사님이었지만, 중론은 (1)번 부장님과 (2)번 김사원의 대결로 압축되었지요. 특히 (2)번 김사원의 경우엔 일단 몸이 군살 없이 매우 날렵하게 잘 빠졌고, 주말마다 사회인 야구 활동에, 틈틈이 휘트니스에서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짱으로 거듭나고 있는.. 게다가 아직 팔팔한 20대 후반!! 그야말로 지금껏 모든 운동과 내기에서 져본적이 없는 이력으로 봤을때 스테미너 부장님의 수성이냐, 신예의 새로운 등극이냐가 초 관심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요?

일단 2등이 목표였고 (원체 왠만한 운동선수 쯤은 갈아 엎는 부장님을 이길 엄두는 나지 않아서..) 무엇보다 망가진 몸으로 30대 끝자락에 서 있었지만 한 때 운동에 죽고 운동에 살던 사나이로서 이 또한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전국에 있는 30대를 대표하겠다는 기치를 걸고 말이죠. 하지만..

사회 생활로 찌든 몸은 엄연한 현실이었고, 급작스런 야유회 겸 등반대회에 미처 준비할 틈조차 없었죠. 5일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고, 그 5일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준비라고는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게다가 회장님(매우 젊은 분이셨음..)과 김사원은 현지 답사랑 명목으로 미리 등산 코스를 다녀온 터였습니다. 이래저래 2등이라도 하려면 이 젊은 친구를 제껴야만 했지요.


자, 저는 우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등산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등산 동호회에서 주는 팁과 유투브에서 등산 장비 업체들이 기획한 등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죠. 이 시리즈를 다 보는데만 3일쯤 걸렸을겁니다. 저는 등반시 발생하는 체력저하의 과학적 근거를 미친듯이 캐보기 시작했습니다.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개 등산을 유산소운동이라고 한다. 분명 맞는 얘기지만 적어도 초반 30분간의 산행은 거의 무산소 운동과 다를바 없다. 경사가 있는 등반코스를 오르기 시작하면서 몸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시작하고, 이때 발생되는 피로물질인 젖산을 제거해 나갈만한 몸상태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그 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정점이 산행 시작후 대략 30분이 되는 시점이며, 이 때 젖산을 녹여내는 작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피로는 급감하기 시작한다. 이후 본격적인 유산소 운동 모드로 돌인하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등산 시작 후 첫 30분 동안은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이고, 이 때 발생하는 피로물질을 스스로 풀어내기까지 피로가 급격히 상승되며, 대개 30분이 지나는 시점에야 비로소 이 피로물질인 젖산을 제거해 나갈만한 몸상태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찾아볼 내용은 또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이 초반 30분간의 피로물질을 최대한 빨리 제거해 나가는 방법이었습니다.

거기엔 아주 좋은 팁들이 있더군요. 특히 등산을 즐겨하는 사람들은 잘 아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저는 등산에 별 취미가 없던 관계로 잘 모르긴 했지만 말입니다. 바로.. 초컬릿 같은 고탄수화물 음식을 초반에 극도의 피로가 몰려오는 시점에 맞춰 몸안에 흡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생리학적으로 초반의 젖산 분비를 빨리 제거해 나가는 극도의 비결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몸 상태를 최대한 빨리 유산소 운동 모드로 전환시키는 것이었지요!!

저는 이런저런 과학 상식을 최대한 동원하여 다음과 같은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1) 등산을 시작하기 바로 전에 푸딩이나 초컬릿 등 고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해 둔다. (2) 썰어둔 샐러리를 작은 봉지에 담아 틈틈이 섭취한다. (3) 중간 중간 지치기 전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4) 등반 30분에 도달하는 시점에 맞춰 고탄수화물 식품을 다시 한번 섭취한다. (5) 가파른 계단을 오를 때 엑스자 걸음으로 올라간다. (6) 초반에 큰 심호흡을 지속하며 몸이 빨리 유산소 모드로 변환되게 돕는다.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2)의 샐러드를 통해 엄청나게 소모되는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해 주고, (3)을 통해 수분 역시 미리미리 충족해 두는 것이죠. 그리고 (5)의 경우는 같은 곳을 올라가더라도 팔자 걸음의 반대인 엑스자 걸음을 통해 몸의 무게를 최대한 하체의 중심축에 쏠릴 수 있도록 하여 힘의 소모를 줄이는 방식이었습니다. 등산 고수들이 많이 애용하는 방법이라고 하더군요. 어쨌든 저는 이런 제 나름대로의 전략을 수립한 후 평소의 체력 하나만 믿고 등산 대회에 돌입하였습니다.

마침내 결전의 날이 밝았고.. 약속대로 전 직원 모두 청계산에 집합하였죠.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코스를 골라 대장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예산 등산 시간은 1위권이 1시간 반정도.. 설렁설렁 오르는 사람 기준으로 약 2시간 정도 걸리리라 예상하였습니다. 자… 이제 등산이 시작되었습니다 !!

역시 예상대로 부장님과 김사원이 처음부터 치고 올라갑니다. 부장님은 근력으로, 김사원은 가뿐한 몸으로 오르는 것이 눈에 보이더군요. 저는 등산을 시작하는 순간에 맞춰 푸딩 하나를 후다닥 먹어치웠고 작은 가방 하나를 등에 맨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가방 안에는 물통과 초컬릿, 그리고 비닐 봉지 안에 넣으둔 샐러리도 있었지요. 그리고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뱉기를 반복하며 최대한 빨리 제 몸이 유산소 모드로 돌입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두 사람이 어찌나 빨리 튀어가던지… 뒤좇아가는 제 시야에 보이지도 않더군요. 이 때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얼마 걷지도 않은 대표님이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이 허얘지시더군요. 다크호스가 아니라.. 그냥 다크.. 아니 화이트였습니다. 옛날 체력만 믿고 운동을 게을리 해 온 여파가 이렇게 드러나다니… 대표님 본인도 굉장히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습니다. ‘담배를 끊어야 해..’ 만 연발하시며 말이죠.

이제 3파전이 되었습니다. 어차피 승부는 30분 싸움이고, 이 30분 동안 제가 최대한 빨리 유산소 모드로 돌입하게 된다면 승산이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계속 큰 호흡을 들이키며 한걸음씩 올라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엇? 엇? 엇? 상체와 두 손을 무릎에 기댄채 헐떡이고 있는 김사원이 보였던 것입니다. 김사원은 계단 중간에 넋이 나간듯 멈춰 있었고, 저는 김사원이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 걸음씩 올라가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마침내 김사원을 지나칠 때.. 김사원은 마음으론 뒤쳐지지 않으려고 튀어 나가고 싶은데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듯 했습니다. 그냥 숨만 헐떡이며 울상을 짓고 있더군요.

“먼저 갈게. 이따 봐”

저는 Say Good-Bye를 읖으며 계속 전진해 나갔습니다. 이미 저는 몸이 회복 모드에 들어서고 있었고 이 모드를 가속시키기 위해 초컬릿 하나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유산소 모드란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실겁니다. 대개 휘트니스 센터 같은데 러닝머신으로 빨리 걷기를 하다보면 30분이 되기까지가 무척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한 순간에 몸이 확 풀리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될 때가 있지요. 등반에서도 이런 지점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주 무난히, 그리고 빠르게 몸을 그런 상태로 몰아 넣을 수 있었고.. 그 때부터는 전혀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때다! 싶어 저는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몸의 회복속도가 피로속도를 압도하는 시점이니까요. 마라톤으로 치면 40km 지점까지 팍팍 달릴 수 있는 것입니다. 마라톤의 40km 지점은 ‘마의 사점’으로서 그 때 제 2차 젖산의 폭탄이 시작되기 때문이지요. 이건 마라톤 만큼 장거리 게임이 아니었으니 진짜 승부는 이 지점부터였습니다. 저는 스테미너 부장님을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도 홀짝홀짝 마셔가면서요.. 이젠 거의 뛰어가다시피 할 정도였습니다. 제 머릿 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지요. 바로..

50만원이냐! 20만원이냐!

죄송합니다. 저도 순간 돈의 노예가 되어 ㅋㅋㅋ 뭐, 이왕이면 20만원 보다 50만원 타내는 것이 훨씬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몸이 날아갈 듯 하니 정말 신나게 언덕을 올라갔습니다만.. 아 이런.. 정상에 와보니 이미 부장님이 깃발을 꽂은 후더군요.. 역시 타고난 스테미너는 넘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나 봅니다.

저는 부장님과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며 나머지 일행을 기다렸고.. 한참 시간이 지난 뒤 문제의 김사원이 뻘쭘한 모습으로 올라오더군요. 오자마자 제게 아까는 오바이트가 쏠렸다면서 너무 힘들단 얘기 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계속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오바이트만 쏠리지 않았으면 이길 수 있는거였어요..

저라고 할 말이 없겠습니까? ㅋㅋ 이 친구야.. 오바이트 쏠린 것 자체가 진거라구. 오바이트 안 쏠리게 체력 관리를 했었야지. 안 그래?

생각외로 저의 2등은 센세이션 했던 것 같습니다. 팔팔한 20대를 거뜬히 물리쳐낸 30대 (후반)의 포쓰.. 상상이 가시나요? 물론 저의 성격상 설레발은 좀 쳤습니다. 그래야 함께 더 재미있을 것 같았으니까요. 함께 웃고 얘기꽃도 피우며 가을을 즐기기 위한 등반대회였으니 너무 과묵한 것도 그닥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겠지요. ‘저 연어 아직 살아있습니다’를 외치며 정말 즐겁에 회식을 만끽했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아무도 ‘어떤 전략으로 김사원을 제낄 수 있었냐’고 묻지 않는 것이었지요. 누군가 질문을 해줬다면 저의 준비와 그 준비가 맞아 떨어질 때의 느낌까지 얘기해 줬을텐데.. 어쨌든 저의 전략과 행동은 베일에 감춰진 채 ‘그런대로 스태미너가 펄펄 넘치는’ 연어로 남게 되었습니다.


어떻습니까? 함께 즐겨볼만한 이야기였는지요? 제가 오늘의 주제인 ‘당나귀의 끈기’에 뜬금없이 이 에피소드를 말씀드린 이유는 바로 ‘끈기’란 것이 마냥 버티고 참는데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전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끈기’는 그 나름대로 버텨갈만한 이유를 중간 중간 찾아 낼 때 효과가 커집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합당한 현실적 로드맵이 있어야 하는거지요. 이 로드맵은 현실 상황 때문에 자주, 그리고 크게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로드맵이 있던 것과 마냥 없던 것은 큰 차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치 전략을 준비했던 저와 평소 체력을 과신했던 김사원의 에피소드처럼 말이죠.

코인 시장에서.. 그리고 스팀잇 활동에서 끈기있게 존버하겠다는 이야기 또한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존버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 경청해 보면 이 스팀잇 안에서 너무나 좋은 근거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종종 오치님 같은 분께서는 마이닝을 기준으로 가까운 미래 상황을 예측해 보곤 하시는데, 그 예측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중요한 것은 바로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닌 어떤 근거를 갖고 살펴보며 기다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챠트를 이용하시는 분도 많고, 그간 투자 경험을 밑바탕으로 좋은 훈수를 주고 계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 세계의 동향을 쉽고 빠르게 알려주시는 분들도 있지 않나요? 이 모든 것이 여러분의 끈기에 기름칠을 해주는 윤활유인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외롭지 않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스티미언이라면 말이죠. 그러니 이런 좋은 여건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도 ‘당나귀의 끈기’를 오래오래, 그리고 힘차게 해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자, 그렇다면 이제 사자의 배포와 더불어 당나귀의 끈기를 채워나가 볼까요? 2018년을 그렇게 시작해보도록 합시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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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세상이 열리는 해가 될 것입니다.

연어입니다. 이제 2017년을 마감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순간이지만 특별히 그 의미를 새겨둘 수 있는 해가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우리 스팀잇 동지분들께 2017년은 정말 뜻깊은 해로 기억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저는 눈앞에 다가온 이 2018년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인생에 더 큰 발자욱을 남길 해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선 스팀잇에 한정되어 생각해 볼까요? 많은 분들이 2017년 하반기의 가파른 시세 상승을 두려워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 두려움은 일종의 ‘경외감’으로서 만리장성이나 나이아가라 폭포를 볼 때의 느낌과 비슷한 것일 겁니다. 여태껏 느껴보지 못했던 파워풀한 그 무엇에 넋을 잃는 것이죠. 일상적인 주식 투자에 눈이 익으신 분들은 더더욱 그러하셨을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이 솟구쳐 오른 이 코인 시세들이 조만간 하루 아침에 주저 앉아버리지 않을까 노심초사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나 여러분..

우리는 큰 흐름을 읽어야 합니다.

그깟 시세 등락이 아닌 큰 흐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느 만큼 나아가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2017년에 재미를 좀 보신 분들은 대개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 등 블록체인 기술을 더 빠르고 심도있게 체득할 수 있는 기회와 능력을 지니신 분들, 그리고 세로운 세계에 대해 그 누구보다 마음이 열려있는 얼리어답터들, 그리고 이런 분들을 가까이 두고 계신 소수의 투자자분들이셨을 겁니다. 저는 이런 분들이 아직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끝이 오지 않았음을 상기하며 투자 기간을 더 끌고 가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왜냐하면..

큰 판은 이제 시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아직 매일 열리고 있는 EOS ico를 목격하신적이 있으신지요? 제 기억으로는 대략 2~3,000개 정도의 이더리움이 모이고 나면 일 순간에 약 12,000개의 이더리움이 합류하고 그 날의 ico가 마감됩니다. 얼마전까지 이더리움의 가격을 산정해 본다면 약 80억, 지금 백만원 선을 오가고 있는 이더리움 가격을 고려한다면 매일 100억 이상의 자금이 EOS 단일 ico에 투하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자금은 기업과 같은 기관이 투자하는 자금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네. 아마 그럴 것입니다.

한국에서 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이란 기업도 앞으로의 먹거리를 고민하느라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블록체인이 나오기 전까지 이런 저런 발표는 있었으나 제 눈에도 그다지 감흥이 오는 것은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도 늘상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미래의 먹거리’ 때문에 골치를 앓았습니다. 뭐라도 있어야 정책이 나오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줄 텐데.. 이런 부분을 채워넣을 만한 대상이 없던 것입니다. 세상이란게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이.. 이렇듯 큰 기업과 국가 단위에서 고민하고 노력해도 채우지 못한 것을 ‘사토시’란 일개 개인이 창의적 발상으로 구현해 낸 블록체인이 넘칠 정도로 채워놓은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최초 비트코인이란 암호화폐로 포장되어 나타났고, 코인으로 덮힌 블록체인이란 내면을 읽어낸 선구자들에 의해 굴러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거치고 거쳐.. 우리에게 까지 연결되어 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렇게 발들인 블록체인의 세계를 내일 당장 벗어나시렵니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여러분의 주변인들을 이 세계로 끌어오실테니까 말이죠.

이것이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 큰 세상을 꾸역꾸역 굴리는 원동력입니다. 이 흐름을 읽었다면 소소한 시세 변동엔 마음을 잃을 필요가 없습니다. 설령 2018년에 (그럴리 있을까 싶지만) 제 2차 스팀잇 암흑 세상이 오고, 비트코인이 곤두박질 치고, 알트 코인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하더라도 이 흐름은 결코 역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규제에 들어간다? 콧웃음을 칠 일입니다. 손으로 달을 가리려 하나요?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난방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를 막겠다고 손을 갖다 내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여러분 걱정 마십시오. 일본이 나섰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일반 정서상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닐 수 있겠지만 블록체인으로 뼈대를 이룬 코인 시장을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일본 정부의 방침은 곧 한국 정부의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J리그의 태동이 간접적으로는 한국 K리그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것처럼 한국 정부도 곧 오판을 깨닫고 그 길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잘못 방향을 잡은데 따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활로를 개척하려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 대한민국 정부도 너무 미워하지 맙시다. 그들이 충분히 반성하고, 검토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공부 좀 할 수 있도록’ 격려도 하고 채찍질도 해줍시다.

그리고 우리 KR 이웃 여러분, 2017년 한 해 다사다난했던 스팀잇 현장에 계신 현역분들로서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끄러운 일도 많았고 감동과 보람으로 채워진 시간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 한 순간 순간마다 저 연어 역시 여러분과 함께 부대끼며 자리를 지켰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이 너무 가슴 벅차고 스팀잇의 1년이 실제 인생 10년을 산 것 같은 기분입니다. 여러분도 아마 저와 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이제 2017년의 밤이 지고 있습니다. 2017년의 밤이 저물어도 2018년의 동트는 새벽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습니다. 스팀도, 스팀잇도, 수많은 암호화폐들도, 그리고 블록체인 세상도.. 그렇게 해가 뜨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동이 틀 것을 기다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세상은 움직였고, 그 움직임이 고개를 든 첫 해가 바로 2017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18년의 해가 제대로 뜨게 되면 블록체인 세상은 지금과는 사뭇 다를 것입니다. 많은 기업가와 자본가들이 본격적으로 참여를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고 그 알찬 수확은 2020년 경에 결실을 맺기 시작할테니까요. 그러니 달리던 주행을 멈추지 말고 더 만끽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런 주행 과정에서 많은 것을 채우고 나눠갈 수 있는 곳으로 스팀잇만한 곳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한 해 정말 고생들 많으셨고.. 저는 그런 여러분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에게도 한 해 고생 많이 했다고 격려하고 싶습니다. 내일부터 또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과 만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스팀잇 동지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암호문같은 구호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오고 가는 보팅속에 희망찬 미래가 싹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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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냉철한 열광'의 주인공입니다

연어입니다. 연말엔 사정상 만남을 미룰 수밖에 없었던 지인들을 몰아서 만나곤 합니다. 어제는 국회 업무를 그만두고 몇 개월 째 휴식을 취하고 있는 옛 동료를 만났습니다. 한 때 국회 3대 미녀로 불리던 여성분이신데 생각의 관점이 얼추 비슷하여 서로 이야기는 잘 통하지만 정치적 쟁점이나 지지하는 정치 집단이 정 반대인 경우가 너무 많아 만났다 하면 설전을 벌이기 일쑤였습니다. 10여년 전 쯤인가..? 한 번은 모 인물이 대통령이 되느냐 마느냐를 두고 100만원 빵 내기를 건 적이 있었는데, 조금은 다혈질인 (여기 이웃분들은 절대 믿지 않는 눈치지만.. ㅋ) 저는 설전 중 홧김에 100만원 빵 내기를 제의했고, 그 분의 ‘Call’ 때문에 저는 한 동안 생활비를 아끼며 살아야 했습니다. 후보가 갑자기 사퇴해버리는 바람에 더 열 받아서 바로 계좌로 100만원을 입금해버렸거든요.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걸 진짜 받으려고 했냐?’는 둥 흐지부지 넘어가려 하겠지만 쿨하게 쏴버렸습니다. (그 다음판에 이겨서 되찾아 가겠다는 심정으로 눈물을 머금고..) 헌데 그 동료분의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진짜 보낼 줄은 몰랐네? 잘 쓸게.”

그리고 여전히 만날 때마다 제가 밥을 삽니다만.. 언젠가 다시 피터지는 쟁점이 붙게되면 저의 스팀잇 보상을 다 걸고서라도 10년 전의 한을 풀까 합니다. ㅋ

이 옛 동료분은 틈틈이 주식투자로 짭잘한 수익을 내는 편인데 그 수준이 보통이 아닙니다. 호기심에 매매를 할 때마다 그 판단 근거를 물어보곤 하는데 뭔가 자신만의 확실한 투자 개념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더군요. 그런 옛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이니 제가 2년 반 전쯤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한 것도, 비극의 블록(blocked)된 계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제가 비트코인을 하건 말건 관심도 없더니 어제는 코인들에 대해 제법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저의 이야기를 경청하더군요.

“야.. 전엔 내 얘기에 코빼기도 안비추더니 이제 좀 혹하냐?”

“주식방 같은데 사람들 보면 주식판에서 코인판으로 다 넘어가고 있는게 보이더라구..”

저는 이 참에 잘됐다 싶어 블록체인의 역사와 시대적 의미.. 그리고 왜 (저같은) 사람들이 블록체인과 (화폐로 포장된) 여러 코인에 ‘냉철한 열광’을 하고 있는지 차근차근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머랄까.. 사명감 같은 마음으로 말이죠. 생각도 있고 나이도 젊은 정치권 출신 사람에게 조차 이해를 못 시킨다면 저 ‘높은’ 관직에 계신분들을 어떻게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겠냐는 비장함으로 말이죠.

‘대충 다 이해됐냐?’ 라고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니 제게 이런 질문을 던졌으니까요.

“네 생각으론 2018년엔 어떤 코인을 잡아두는게 좋을거 같어?”

오호.. 근데 EOS나 STEEM(+SBD)외엔 딱히 생각나는 답이 없던 찰나.. @leesunmoo 님의 포스팅이 떠올라 자신만만(?)하게 콕 찝어 주었습니다.

(1) ETH (2) STEEM ( +STEEM-Dollar) (3) EOS

그리고 살짝 스팀잇 홍보를 다시..ㅎㅎ 예전에 종종 소개해 줬었는데 별 관심이 없더라구요. 어쨌거나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cjsdns 님 말씀처럼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 홍보를 저렇게나 열심히 해주니 이런 날도 오는가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18년이 더더욱 기대가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우리는 ‘냉철한 열광’의 주인공이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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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엮이다 .. @sochul, @manizu 님께 감사드립니다.

연어입니다. 여의도 정치에 발을 담그며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정치권이란게 뜻을 함께하는 사람이 모여 세력을 이루고 응집된 힘으로 권력을 쟁취, 유지하며 업을 이루어 가려는 영역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사람들과 새로이 엮이게 되는 것은 필연이었습니다. 크게 보면 모두 동지겠지만 사람이란게 늘 그렇지 않습니까? 흔히 말하는 ‘죽이 잘 맞는’ 사람이 꼭 있기 마련이지요. 그리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낀다면 우리는 ‘인연’이란 단어를 꺼내 쓰곤 합니다.

저 또한 정치란 영역에서 알게 된 수많은 사람들 중 가장 좋아하고 마음이 가는 분이 있었습니다. 국민에게 큰 봉사를 하기 위해 개인적인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분이셨고, 올곧은 심성과 뛰어난 판단력, 추진력, 기타 정치적 역량에 인간적 매력마저 갖추신 분이었고, 저 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분들이 이 분의 일이라면 소매를 걷어 붙이고 동참해 주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끌 줄 아는 분이니 반드시 그 빛을 보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 분 나름대로 늘 고충을 짊어져야 했고 정치에 뜻을 품은 이후로 수많은 고난을 이겨오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드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돈을 지키면 사람 쯤이야 언제든 다시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사람을 지키면 돈 쯤이야 언제든 다시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둘 다 맞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에겐 각자의 성향이란 것이 있어 대개 이 두 가지 명제 중 조금 더 마음에 드는 문구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어제 @manizu 님으로 부터 직접 건네받은 100% 수제 천연 목재 볼펜입니다. 스팀잇 나누미 중 한 분이신 @sochul 님의 기획과 예술가의 피를 물려 받으신 @manizu 님의 정성이 엮이고 엮여 제 손에 전달된 선물이지요. 이 두 분께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전하고 방방곡곡 알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딱 한 문구로 마감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들은 사람의 마음을 잡을 줄 아는 분들이십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 스팀잇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가슴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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