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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닌 ‘중산층 100명 양성 프로젝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실은 날마다 오고 싶은데.. 저도 사람인지라 이런 저런 분위기 좀 신경쓰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은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며 CME 상장으로 빵빠레를 울리고 있는데 우리의 스팀은 어느 세월에 오를텐가 한숨을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싸게 긁어 모을 여유를 주는군..’ 하고 무한긍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아멜리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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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은 @hjk96, 바로 아멜리에님입니다. 사실 이분을 어떻게 호칭하는 것이 적합할지 살짝 망설였었습니다. ‘에이취 제이 케이 구육님’이라고 부르기엔 음… 어떤 분들은 ‘반님/밴님’이라고 하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그냥 가입인사에 남겨두신 ‘아멜리에’님으로 밀고 나가렵니다. 참고로, 왜 계정명이 @hjk96 일까 스토리를 살펴 보았더니 남편분께서 만들어 준 계정을 (차마 바꾸지 못하고) 사용하고 계셨더군요. 그럼 또 ‘아멜리에’는 어디서 나온 필명인가요? 네. 바로 좋아하는 영화 제목에서 가져오셨다고 합니다. 자, 그럼 이제 아멜리에님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풀어가보도록 할까요?

매우 모범적인, 그래서 격려가 필요한..

위 그래프는 steemwhales.com에서 뽑아본 아멜리에 님의 계정에 대한 정보입니다. 제가 임의로 선정하고 있는 중산층 프로젝트 후보분들은 대개 이런 그래프를 보이고 계시지요. 지난번 주인공이셨던 @happyworkingmom님도 비슷한 궤적의 그래프를 갖고 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포스팅만으로 약 1만 전후의 스팀파워를 만들어 간다는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개는 스팀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는 얘기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중간 중간 실행해 온 스팀 투자는 스팀잇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높이고 포스팅을 지속하는 지원군이 되기도 하지만, 종종 한없이 기어만 가고 있는 가격 흐름에 답답함과 아쉬움을 토로하게끔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종종 투자도 감행하고, 스팀잇 프로젝트에 참여도 하고, 제안도 하고, 포스팅도 꾸준히 하고, 보팅도 열심히 하고.. 이렇게 종합 포트폴리오처럼 여러 얽혀있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유저분들은 반드시 그 빛을 보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분들은 모두 중산층 프로젝트의 후보군에 있으신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아멜리에님께서도 지치지 마시고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포스팅을 이어가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처럼 말입니다.

KR의 감초, 알뜰살뜰 아멜리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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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아멜리에님에게 초점을 맞춰볼까요? 저는 아멜리에님을 소개하기 위해 이분의 모든 블로그 글들을 탐독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참으로 재미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랄까요? 우리 kr 커뮤니티에서 감초같은 분? 빠지면 왠지 재미없고 섭섭할 것 같은 분으로 손꼽을만한 분인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고 보면 같은 워킹맘이신데 해피워킹맘님과 아멜리에님의 풍기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군요. 해피워킹맘님에게는 차분한 분위기가 바탕에 깔려있다면, 아멜리에님은 넘치는 활동력과 에너지를 밑바탕에 두고 계신 분 같지 않나요? 아마 내향성/외향성 차이에 따른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아멜리에 님의 포스팅을 쭉 읽어나가다 보면 ‘알뜰살뜰한’ 내용이 여기저기 포진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내용을 나열해 보자면,

  • 해외여행 최저가 항공권 찾기
  • 통계청 가계부 작성
  • 안입은 헌옷 기부하고 세액공제 받기
  • 유통기간에 대한 오해

등등 제목만으로도 벌써 알뜰해지고 차곡차곡 부자가 될 것 같은 내용들을 소개해주고 계시죠. 그래서 이렇게 아낀 살림으로 이분은 무엇을 하고 계셨을까 보니…

  • 사이판 여행
  • 괌 여행
  • 일본 토야마 여행
  • 필리핀 클락 여행
  • 일본 오카야마 여행

음.. 여행에 심취해 계셨던 걸까요? 뿐만 아니더군요..

“저희 남편은 스팀파워-업을 하려고 저에게 돈 500만원을 빌려가서는…”

네, 가까운 분들께 대부업도 하고 계셨나 봅니다. 하하. 물론 농담이고요, 왜 이런 인생을 보여주고 계신가 내용을 쭉 훑어보니 그 안에는 참으로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 의미는 각별합니다. 헌데 이분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은 것 같더군요. 간략히 내용을 간추려 보니..

“저희 부모님께서는 저를 꽤 강하게 키우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여자이지만 겁이 없는 편입니다..”

네, 여전히 보수성 강한 사회에 몸담고 있는 한국 여성에게 있어 ‘여행’이 주는 의미는 매우 복합적입니다. 자립, 도전, 성취, 답답함으로 부터의 해방.. 그렇기 때문에 아멜리에 님에게 ‘여행’이란 자립심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받아 온 자기 자신에 대한 재확인의 과정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통한 자기 확인, 그리고 내 자신의 위치에 대한 자각.. 누구에게나 그렇듯 이 맛을 알아버리면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법이지요. 어쨌든 그런 흔적을 살짝 비추는 글귀들이 있더군요.

“오늘은 아이와 단둘이 떠난 제주도 여행 포스트로 남편 없이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육아맘들에게 용기를 안겨드리고자 합니다.”

어떻습니까? 이런 당당함이 멋지지 않나요? 헌데 여성분들이 잘 모르는 사실을 하나 귀뜸해 드리자면… 집에 덩그러니 남게 된 남편 분들의 표정은 대개 이렇다는 것입니다. (물론 몇 일간만이지만..)

여행의 의미를 안겨주고 계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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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묘한 것이, 아멜리에님 포스팅의 주된 초점은 여행이 아닙니다. 워킹맘으로서 겪은 일터에서의 전쟁, 육아맘으로서 아이에게 쏟는 정성과 난처함, 스팀 투자자이자 스팀잇 유저로서 겪어가는 여러 단상들, 그리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 참으로 다양한 위치에 따른 경험과 에피소드들도 잔잔히 채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눈여겨 본 것은.. 그런 일련의 사건들이 왠지 ‘여행’이란 테마로 녹아들고 있다는 점이었지요. 반려자인 남편분을 만나게 된 인연도, 아이에게 좀 더 큰 세상과 새로운 경험을일깨워주기 위한 엄마로서의 노력도, 최근에 남편의 독려로 얻게 된 짧은 휴가도 모두 여행을 통해 시작되고, 다시 여행을 통해 매듭지어 가는 일련의 과정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kr 내에서 @hjk96이란 계정이 우리에게 주는 존재의 이유로서 ‘여행’의 맛과 의미를 첫째로 꼽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주된 포스팅으로 삼는 그 어떤 계정보다 마음에 감흥이 일게 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였나 봅니다.

그러고 보면 해피워킹맘님과 아멜리에님을 포함해 수많은 워킹맘 분들께서 이곳 스팀잇에 정착해 계십니다. 이분들 역시 가족과 일터, 사회, 그리고 인생의 훗날을 위해 누리고 싶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거나 유보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계실겁니다. 우리는 나중에 돌아올 더 큰 가치를 위해 현재의 욕구와 기꺼이 맞바꿀 수 있으니까 말이죠. 이런 우리의 삶에 여행과 휴가의 의미는 매우 클 수 있고 그 무엇보다 가치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행은 결국 추억으로 남곤 하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아멜리에님처럼 하루 하루를 알뜰 살뜰 열심히 살면서 틈틈이 휴양지로 박차고(?) 나가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마음처럼 쉬운 것은 아니겠지만요.

어쨌든 아멜리에님의 포스팅을 일렬로 두고 훑어가다 보면 한 명의 성실한 가족이자 사회인이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꾸며가는지 값어치 있는 간접 경험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함께 스팀잇을 통해 교류하고, 재미를 찾아가는 동안 스팀의 가치도 쭉쭉 상승하여 이를 시간의 가치로 맞바꿔 맘껏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경제적 자유란 이런 경제적 풍요로움의 일부를 시간의 자유와 인생의 선택지를 넓히는 쪽으로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만의 여행은 어떠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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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아멜리에님께서는 우리에게 ‘혼자만의 여행’이 주는 의미를 시간 순으로 포스팅해 주셨습니다. 어떠셨나요? 그 여행이? 저는, 그리고 우리는 아멜리에님께서 그 짧다면 짧은 여행 속에서도 많은 것을 채우고 돌아오셨으리난 점을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경험이 쌓여있는 분이시니 말입니다. (어쩌면 고기고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것이 이런 쪽에서도 해당될지도.. ㅋ) 하필 스팀잇 포스팅까지 하시느라 진정코 혼자만의 여행이었는지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렇게 포스팅이라도 안하면 하염없이 걱정의 한숨을 쉬고 계셨을 (@hjk96 계정을 만드신 = 스팀잇에 아내분을 끌어들여 주신 고마운) 남편분과 아이를 생각해보니 이해는 되네요.

하지만 언제 기회가 생기신다면.. 특히 한국 사회의 여성분으로서, 한 가정의 주춧돌로서 의미가 깊었을 ‘혼자만의 여행’을 주제로 진득한 이야기를 풀어주실 것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해드릴게 있겠군요. 지금까지 처럼 우리 곁에서 꾸준히 포스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어 주시는 아멜리에님께 더 많은 관심과 독려를 해드리는 것이겠지요. 그렇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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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렀 (1-1)

연어입니다. 반장선거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 볼까요? 솔직히 저는 제가 연설을 하는 동안 반에 흐르던 기류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제 학창 시절 통틀어 가장 당당하고 굳은 의지로 나선 선거였고, 분명하면서도 크게 공감할 수 있는 명분도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공약들이었지만 모두 각각의 의미는 담겨 있었습니다. 학급 구성원 개개인의 가치를 높여주고자 했고,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연설을 듣던 친구들의 표정은 빤히 이런 얘기를 해주는 듯 했지요.

‘이제 우리도 이런 반장과 함께 할 수 있겠구나!’

저의 일장 연설이 끝나는 순간 결과는 이미 정해진거나 마찬가지더군요. 단언컨데 한동안 제가 나온 고등학교에선 좀처럼 깨지지 않았을 것같은 득표율이 아니었을까 짐작합니다. 이 선거는 이후 저의 학창시절에도 내내 영향을 미치기도 했고, 한동안 학교 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지요.

여담입니다만, 반에서 힘(?)을 가장 잘 쓸뻔 했던 녀석도 그 연설에 저의 팬이 되었던지 많은 부분에서 분위기를 잘 잡아주기도 했습니다. 생각치 못한 응원군이 되어 주었지요. 종종 제가 듣도록 이런 농담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반장 잘 뽑았어~” “난 뭐 바깥이나 평정하고 댕겨야지. 얘들아 우리 잘 지내 보자~”

그리고 제가 약속했던 사항들은 모두 무난히 지킬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저에겐 중1 때와는 다른 성공적인 경험이 생긴 것이었지요.


시간이 흘러 열심히 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던 중, @leesunmoo님의 적극적인 소개로 젊은 정치인 한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고, 평소 저를 실제 이상으로 좋게 봐주셨던 선무님 덕분에 생긴 매우 특별한 자리였습니다. 당시 그 정치인분은 나름 큰 선거에 참여하여 고군분투 중이었고, 제가 그분에 대해 아는 것도 별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처음 만나는 자리였음에도 저는 그분이 이런 저런 어려움을 헤쳐가며 본인의 업무와 결전에 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지요. 그래서 저는 간단한 저에 대한 소개를 마친 후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초면에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학창 시절에 겪었던 최악의 반장 선거와 최고의 반장 선거를 한 번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그리고는 앞의 글에서 언급했던 두 선거를 짧막하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분은 자못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듯 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셨습니다.

“의원님. 처음 뵙는 자리라 딱히 아는건 없지만 제가 보기엔 큰 선거에 발을 디딛고 난 후 많이 지치신 것 같습니다. 아마 몸이 지쳤다기 보다는 이런저런 난관에 부딪히면서 마음이 답답해지는 일이 연속되었기 때문일겁니다.

아시겠지만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정치인이란 이유만으로 온갖 욕과 조롱은 다 듣고 살아야 합니다. 물론 그런 평가를 받을만한 일들도 많이 저지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자 업무인 것이고 이런 일을 해내는 사람들과 집단들이라면 이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온갖 비난들을 듣다보면 그 누구라도 힘이 빠지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정치인이 선거에, 그것도 큰 선거에 나가는 것이 어떤 의미입니까? 초등학생이 반장 선거나 학생 회장 선거에 나갔다고 생각해보면 됩니다. 학부모나 선생님 입장이라면 이런 아이에게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게 맞겠습니까? 아니면 쬐끄만게 벌써부터 권력맛을 알아가지고 까분다고 핀잔을 주는게 맞게습니까?

정당한 명분이 있고 이를 해내고픈 의욕과 방안이 서있다면 당연히 그 결전에 뛰어들어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공감을 얻으며 힘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당당히 표를 구하고 지지를 호소해야 하지요. 그런 초심이 아직 남아 있으시다면 마음을 다시 추스려 달려 보십시요. 적어도 저같이 정당한 과정을 통해 권력을 쟁취하려는 정치인을 응원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려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아직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 방안을 찾는 쪽으로 여력을 쓰다보면 소소한 어려움들은 이겨낼 수 있을것입니다.”


kr 여러분. 제가 전해드리고픈 요지는 정치가 아닌 우리 스팀잇 커뮤니티 내의 분의기를 조금 더 격려하는 쪽으로 바꿔보자는 것입니다. 모든 순간 순간마다 우리는 스스로를, 또 타인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성과 칭찬, 질책 등등 그 종류도 많고 매우 복합적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스팀잇 분위기는 왠지 흉흉하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이해가 크게 맞물리든 아니든 소소한 감정에 휘말리곤 합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스팀 가격이라도 오르면 덜하겠는데, 선방을 하고는 있지만 유저들은 그저 지쳐만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럴때 일수록 서로에 대한 격려의 빈도를 높여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억지스러운거야저도 반기지 않습니다만, 지금은 좀 더 서로를 격려하고 나중에 가서 정중히 시비를 가리거나 오해를 풀 여지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작은 격려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중산층 100명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었던 셈입니다. 말이 중산층이지 지금은 스팀파워 일만 전후도 그저 서민층이나 다를바 없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확신하건데, 조만간 스팀과 스팀잇이 제 가치를 찾고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 우리 중 많은 분들이 중산층 이상의 짜릿함을 만끽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조금씩만 감정을 추스리고 자신에게는 여유를, 타인에게는 격려를 해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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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렀 (1)

연어입니다. 중산층 시리즈를 재개하기 전에 ‘격려’라는 주제로 두 편의 포스팅을 올려볼까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중학교 1학년 초, 반장 선거에 나갔던 저는 4명 중 4등이라는 그야말로 참여에 의의를 둬야했나 싶을 초라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반장 선거에서 떨어질 수야 있는 일이지만 최저 득표라는 성적은 저로서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다음날 저를 교무실로 따로 부르신 담임 선생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내 생각으론 어제 네 연설이 가장 내용이 좋았다. 의젓한 모습이었고, 중학생으로서 초등학생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시작한 네 논조도 매우 적절했지.”

제가 스스로 생각했던 부분과 같은 내용을 정확히 짚어주시다 보니 상당히 마음의 위안(?)이 되더군요. 그리고 선생님은 이런 말씀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네 학우들은 네 이야기에 아직 크게 동조를 하지 못했나보다. 함께 더 시간을 갖고 지내다 보면 친구들이 어떤 이유로 아직 네게 마음을 열지 못했는지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반장 선거 당일에 객관적인 투표 결과와 분위기로 한 가지 알 수 있었던 것은 표의 분산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세 명은 반에서 키가 매우 큰 쪽이었고, 반장으로 당선되었던 친구는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친구였지요. 학기 초에는 아무래도 짝이나 앞 뒤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들과 빨리 친해지게 되니 저를 포함한 세명은 정치공학적(?)으로 볼 땐 표가 분산될 소지가 컸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헌데? 왜 하필 그 세 명 중에서도 제가 꼴찌였던걸까요?

저는 당시 가장 먼 거리, 그것도 최초로 그 중학교로 배정을 시작한 초등학교 출신이었던 것이 작용하지 않았나 추측했었습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 말씀처럼 아이들과 한참 친해지고 나니 전혀 엉뚱한 이유를 한 가지 알게 되었죠.

“난 네가 반장 후보자들 중에 싸움도 제일 잘할거 같고, 애들을 후두려 패면서 잡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라고. 대충 앞에 앉은 애들 분위기는 그랬었어. 근데 지금 보니 넌 그런 애가 절대 아닌거 같다.”

저로써는 좀 쇼킹한 이야기였습니다. 의젓하고 신뢰감있게 보이겠다는 제 연설 태도가 되려 으름장 비슷하게 들렸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 편으론 재밌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아찔하더군요. 그때부터 각 상황마다 저의 의도에 부합한 인상과 태도를 전해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사건이 저의 학창 시절에서 가장초라한 결과를 보인 반장선거였습니다.


고1 말 무렵이었습니다. 그날은 중2때 부터 공부를 핑계로 반장 선거에 나가지 않던 제게 새로운 동기가 부여된 날이었지요. 수업을 다 마치고 그 주의 청소 분단이었던 저는 의자를 올리며 청소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반장이던 녀석이 가방을 챙기며 교실 밖으로 나가려 하더군요.

“야, 너 어디가?” “수업 끝났쟎아. 집에 가야지” “너 청소 안해?” “내가 왜? 나 반장이쟎아?”

순간 저는 ‘빡’이 돌면서 동시에 어이가 없더군요. 그 녀석은 새삼스레 지금 와서 왠 딴지를 거냐는 표정으로 쓍 나가버리더군요. 가만 생각해 보니 저는 거의 학기가 다 끝나던 그때까지 그 친구와 같은 분단이었던 적이 없었던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반장이라는 특권으로 청소를 쌩까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던거죠. 당장이라도 녀석을 좇아가서 한소리 하고 잡아올까 하다가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 친구의 마인드가 저의 권력욕(?)에 새로운 자극을 주었던 셈이었습니다.

방학을 지나 고2가 되었고, 이주일쯤 지나니 반장선거일이 되었습니다. 반장 선거에 나설 사람들은 앞으로 나오라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저는 그 어는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앞에 나섰고, 그런 당당함 때문이었는지 가장 먼저 후보 연설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에 말씀드렸던 고1 마지막 무렵의 일화를 짧막하게 이야기하며 연설을 시작하게 되었죠. 아랫글은 그 일화를 얘기한 후에 연설했던 대략적인 저의 논조입니다.


학우 여러분. 지금 말씀 드린 그 날 이후로 저는 오늘을 손꼽아 기다려 왔습니다. 그 친구를 탓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그 친구도 제가 보지 못한 어느 순간 어느 곳에서 반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노력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기억하는 사실은 반장으로서 1년이 다 되도록 친한 친구 일부를 빼고는 같은 반 친구들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 심지어 어떤 학우들은 같은 반인지 조차 헷갈려 했다는 점, 이런 모습이 제가 지켜보았던 한 반의 반장이란 친구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이던 반장이 청소마저 회피하려 했을때 제가 느낌 감정은 그저 특권 의식이었을 뿐입니다.

저는 지난 1년 동안 반장이 해온 일을 기억해보니 그저 수업 시작할 때 인사 구령을 붙이던 일과 새 학기가 시작될 때 새 교과서를 나눠준 모습뿐이었습니다. 저는 한 학급을 대표하고 때른 지휘도 해야하는 반장의 역할이 이런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장은 반장으로서 중요한 역할과 책무가 분명 있는 것이고 그런 일들을 감내하겠다면 거기에 걸맞은 태도와 자세를 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지금 여러분께 공약으로서 세 가지를 약속하려고 합니다.

첫 째, 제가 반장이 된다면 학우들의 전체 명단을 받는 그 다음날까지 여러분의 이름과 학급번호를 모두 외워놓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굳이 반장이 아니더라도 이 반의 일원이자 친구로서 저는 여러분 모두의 이름을 빠른 시간내에 완벽하게 외울 것입니다. 다만 반장의 책무로서 여러분의 번호까지 모두 외워 놓는 자세를 보여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그렇게 하면 저 또한 반장으로서 반 행정 업무를 신속하고 편하게 처리할 수 있을테니 그 또한 좋은 일일것입니다. 어쨌든 저는 반장으로서 여러분 모두 소중한 일원으로서 존재감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저의 첫번째 약속입니다.

두번째로, 저는 반장이 되더라도 여러분과 동등한 위치로서 교실 청소에 빠짐 없이 임할 것입니다. 이것은 반장으로서 누리는 불합리한 특권을 내려 놓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입니다. 만약 담임 선생님의 권유나 명령으로 다른 임무를 맡게 되며 청소 자체를 빠져야 하는 일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저는 직접 빗자루를 들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여러분과 함께 청소하는 자리에서 효율적이고 신속한 청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휘하고 감독하는 역할이라도 함께 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학급의 공적인 자리가 비록 귀찮고 짜증나라도 대표자인 반장으로서 회피하지 않겠다는 여러분과의 약속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다른반 친구들에게 청소든 뭐든 빠지지 않고 함께하는 든든한 반장들 두었노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셔도 될 것입니다.

셋째, 이제 우리 10반은 하나의 학급이자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아직 학기초인 만큼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것도 많지만 빨리 서로를 좋은 방향으로 알아갈 수 있게 분위기를 이끌고 필요하다면 중재 역할도 맡겠습니다. 우리 남자들끼리니까 툭 까놓고 얘기하겠습니다. 우리중엔 싸움을 가장 잘하는, 애들 좀 괴롭혀 본 학우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친구도 우리 반에 대한 애정이 싹트고 소속감이 생긴다면 내부에서 서열을 확인하고 괴롭힘을 일삼는데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우리반 학우들을 다른반 애들의 시비로 부터 지키고, 더 나아가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로 부터 위협 받지 않으며 어깨 펴고 다닐 수 있도록 힘써줄지 모릅니다. 결국 우리가 단결하고 마음을 나눠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나가다면 그 이상 반장으로서 보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작년에 제가 느꼈던 불만은 비단 저 혼자만의 불만은 아니었을겁니다. 우리 모두 종종 겪고도 그냥 넘겨야 했던 불합리한 기억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우리 10반의 반장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며 그 속에서 학생으로서 신나게 공부도 하고 멋진 10대의 추억을 만들갈 수 있는지 좀 더 고민하고 실천새 나가겠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힘을 보태주십시오. 여러분에게 이렇게 약속합니다. 잘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것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내일 올려 보겠습니다. 멋진 토요일 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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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epShot 앱에 λŒ€ν•œ μ†Œκ²¬μž…λ‹ˆλ‹€.

연어입니다. 저는 페이스북 (유용할지는 모르나) 매우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인터페이스도 매우 생소했고 자꾸 엮여드는 사람들 때문에 거부감이 이만저만 아니었지요. 심지어 해킹을 당하기도 했고요… 페이스북을 쓸 일이 없으니 자연스레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잊어버리게 되고.. 인스타그램 가입도 페이스북 아이디를 이용하던거였나요? 이런 식으로 페이스북 아이디를 이용하는 가입 자체는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었고, 제가 인스타그램을 쓰지 않는 이유 역시 가입 자체가 번거로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쨌든 페이스북 이후 새로운 SNS에 대한 저의 무관심은 극치를 달리고 있었나 봅니다. 전 아직 트위터도 사용하지 않으니까요. 그런 사람이 스팀잇을? ㅋㅋㅋ

어제 steepshot이란 앱을 알게 되어 테스트 삼아 포스팅을 올려보았습니다. 누군에게는 나름 멋진 한 컷의 샷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그냥 그런.. 그러면서도 나름 변명거리는 될만한 내용의 사진이었지요. kr 태그를 떼고 올린 포스팅이지만 역시나 보팅의 대부분은 kr 분들에게서 나왔습니다. 그간 쌓아둔 이 분들과의 교류가 주요한 역할을 한 셈이지요. 그리고 제가 셀프보팅을 한 이후에서야 비로소 작으나마 존재감이 생기더군요. 그렇다면 steepshot이라고 해서 포스팅 손익에 특별한 요소가 있는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다른 측면의 셀프보팅에 사용되느나 마느냐의 논쟁은 종종 있을테지만 말입니다.

갑자기 YG-family의 수장 양현석 대표의 인터뷰가 생각납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과거 mp3라는 디지털음원들이 소리바다를 통해 무료로 공급되던 시절 많은 음악인과 언론인들이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습니다. 헌데 양현석 대표가 이런 이야기를 했지요.

“소리바다류를 통한 디지털음원의 유통은 막을 수 없는 대세인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해야하는지 고민중이다.”

네, 저작권을 존중받아야 하는 음원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냐.. 사람들의 들을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혁신적인 유통채널이냐.. 이것이 맞다 틀리다의 관점을 떠나 (어쩌면 제작자이자 상업인으로서) 이익을 끌어올리면서도 논란 거리를 피해갈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YG-family의 행보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인해 불어닥친 대박 열풍에서도 그 모습을 보였지요. 바로 유투브 채널을 적극 공략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소소한 저작권에 연연하지 않겠다. 유투브 채널을 통해 많은 이가 강남스타일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

물론 큰 그림에서 보면 강남스타일을 이용한 직간접적 이익은 매우 컸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양현석 대표의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인스타그램을 써 본적이 없다보니 steepshot을 살펴보느라 이리저리 두리번 거렸습니다. 일단 편리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1) 앱을 이용하여 핸드폰으로 쉽게 작성할 수 있다. (2) 사진을 직접 올릴 수 있는 편리함 이 있다. (3) 제목, 태그, 글내용 순으로 편하게 포스팅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제가 보기에 이러한 세 가지 장점이 있던 것 같습니다. (헌데, 애플용 앱도 있는건가요? 친구는 없는 것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습니다. 단점이라기 보다는 제약 사항이라고 할까요?

(1) 사진 한 컷만 가능하다 (2) 글자 수에 제한이 있다 (3) 포스팅 할 때 셀프보팅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아직 제가 설정 기능 등을 잘 살펴보지 않아서일테지만, 대충 이러했던 것 같습니다. (3)번의 경우는 뭔가 세팅값이 있을 것 같네요. 나중에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양현석 대표와 같은 입장이라고 한다면, 일반적인 포스팅과 방식도 좀 다르고 그 스타일도 달라야 할 것 같은 이 스팁샷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고민을 시작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고민을 좀 해봤습니다. 저라면.. 음.. 일단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듯이.. 아침에 부담없이 포스팅 할 수 있는 컨텐츠를 올리는데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스팁샷이 제공하는 컨셉은 이러한 것 같습니다.

한 컷의 사진.. 그리고 짧막한 설명(또는 nothing)

이러한 컨셉에 맞는 내용들은 분명 찾아보면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침에 여행 중 찍은 사진 한 컷을 올려보긴 했는데.. 여행 중에 문득 포스팅을 하고 싶으면 이용할만한 채널로서.. @siritable님처럼 풍요로운 (또는 단촐한) 음식과 식사 테이블을 한 컷 사진으로 소개하고 싶을 때.. 설명은 나중에 링크를 걸어 따로 포스팅해도 될 것 같고요.. 영화 포스터를 올리며 신작을 소개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한 컷 사진”을 위력있게 사용해 볼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한다면 한 번의 포스팅으로 충분히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SteepShot 앱에 대한 소견입니다.

Steepshot ν…ŒμŠ€νŠΈλ₯Ό 마치며..


연어입니다. 하루동안 kr태그를 배제한 채 steepshot을 이용한 포스팅 결과를 지켜보왔습니다. 짧막한 제 경험으로는 결국 steepshot 역시 자신의 스팀파워는 물론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쌓은 명성이나 관심도가 큰 관건이겠다는 결론이 서더군요. 평소 인스타그램을 써 본적이 없어 간과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적어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진짜 보팅을 해주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결국 kr 커뮤니티에서 자주 뵙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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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 λ’°(俑賴)에 λŒ€ν•˜μ—¬

연어입니다. 중학교에 입학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직장에 다니시던 아버지께서 젊은 패기로 자그마한 사업을 시작하셨고, 온갖 암초에 부딪히며 하루하루를 헤쳐나가는 가운데 집안 사정도 무척이나 힘들게 되더군요. 예상치 못한 자금은 계속 들어가게 되고 쪼그라드는 살림에 어머니를 비롯하여 가족 모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헌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어머니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지요.

하루는 누군지 알쏭달쏭한 젊은 여자 한 분이 집 초인종을 누르며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아파트 옆 동에 살고 있는 이웃이라고 본인을 밝히신 이분이 하신 말씀인즉슨..

“안녕하세요. 아주머니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저는 이웃에서 아주머니를 자주 뵈었습니다. 여태 인사도 한 번 제대로 드리지 못했는데 오늘 이렇게 인사차 처음 들렸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이어가시더랍니다.

“다름이 아니고.. 제가 몇 몇 분한테 얘기를 들어보니 최근에 바깥 어른께서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아직 초기인지라 어려움이 많으신 것 같다고 하네요. 저희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어떤 상황이신지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가더라구요. 마침 제게 당장 필요치 않은 여윳돈이 좀 있는데.. 경황이 없으시겠지만 어떻게 이 돈으로 급한 불 좀 끄시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초면에 이렇게 찾아와서 당황스러우시겠지만 맘 편하게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어머니께서도 많이 당황하셨다고 합니다. 돈을 빌리러 다니는 경우는 있지만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선뜻 돈을 빌려주러 직접 찾아오는 경우가 얼마나 있었을까요? 한편, 어머니께서는 고마운 마음은 둘 째치고 어떻게 누군지 확신할 수 없는 이웃 사람에게 이런 호의를 베푸는걸까 너무 궁금하셨답니다.

“말씀이라도 너무 감사합니다. 헌데 어떻게 저희에게 이런 호의를 베푸실 생각을 하셨는지 좀 여쭤봐도 될까요? 사실 얼굴 정도는 아신다고 하더라도 이 황량한 도시에서 다른 사람을 믿는다는게 보통 어려운일은 아닐텐데요..”

그분은 웃으면서 대답을 해주셨답니다.

“제가 댁 근처에 지나다닐때마다 매번 잊지 않고 ‘안녕하세요~’라고 꾸벅꾸벅 인사하던 아이들이 있어서 어느집 아이들인지 사람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이 집 아이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지요. 얘기를 들어보니 이 아파트에 꽤 오래 지내셨던 것 같은데 이웃들의 평판이 너무나 좋더군요. 적어도 아이들을 저렇게 교육시킬 줄 아는 어머니라면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믿고 지낼 수 있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기회로 작은 인연이라도 되면 저야 더 좋지요.”


제가 좀 더 자란 후에 어머니께서는 이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비슷한 경우가 몇 번 더 있었던지라 아주 놀랐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경우들은 그래도 어머니와 어느정도 친분이 있는 분들의 호의였던 케이스였지만 이번 경우는 참으로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과는 사뭇 사회 분위기가 다른 80년대의 일화이긴 하지만, 여전히 내가 모르는 누군가에게 선뜻 먼저 나서서 돈까지 빌려주겠다고 찾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싶으니 말이죠.

그 분이 핑계삼아 말씀하신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누군지 잘 몰라도 대충 자주 마주친다 싶으면 인사부터 하고 보는 저와 제 동생의 행동을 보고 여러가지를 판단하신 셈인데, 그런 교육과 마인드 자체가 대개 가까운 부모로부터 시작될거란 판단에 비추어 본다면 그 분은 언제부터인가 저희 어머니에 대한 신뢰감을 차곡차곡 쌓아 두셨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가 하는 행동거지 하나, 말씨 하나, 글귀 하나 하나 모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로 부터 평가받는 재료이자 씨앗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 반대로 우리 역시 다른 이를 향해 나름대로 자잘한 근거들까지 차곡차곡 마음 속에 쌓아가며 평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방에 믿음이란게 생기고 날아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죠.

어릴 때부터 시시덕거리며 쌓은 우정이나 친분과 달리 사회에 나오게 되면 어느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라는 화두가 중요해지게 됩니다. 사회 생활은 많은 부분 자신의 이해 타산과도 연결되어 있다보니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믿을 수 없는 사람, 나에게 해를 끼칠 소지가 다분한 사람은 멀리 하고픈게 당연지사 인간의 마음이겠지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속으로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에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알고 지내던 사람도 어느 시점엔 맘 속에서 정리해버리는 그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어 온 것 같네요. 이젠 그런 일도 익숙해서인지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고 말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마찬가지일테죠.


오늘 문득 제게 여러모로 모범이 되어주신 @leesunmoo님께서 평소와 다른 포스팅을 올려 두셔서 저도 좀 깜짝놀랐습니다. 소소한 글귀를 적어주셨지만 요약하자면 ‘선무님도 많이 지치셨구나..’ 로 귀결되더군요. 그러고 보면 제가 잠수를 타든 모른척 ‘쌩을 까든’ 출석률로 비유하자면 언제 결석할지 조퇴할지 모르는 학생과 같은 존재였다면, 선무님은 늘 한결같이 스팀잇 kr을 지켜온 터줏대감같은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요 며칠간 포스팅이 올라오지 않길래 잠시 머리라도 식힐겸 쉬고 계신가 했었는데요.. 어떤 일이 있으신건지, 또 어떤 심경에 있으신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이런 저런 고비를 잘 넘기고 충전된 모습으로 컴백하지 않으실까 희망해 봅니다. 이거 왠지 그 동안이라도 제가 평소보다 잘 버티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스팀잇 세상에서 저와 선무님과의 인연을 다 밝힐 필요야 없겠지만, 아마 제가 선무님에 대해 지녀온 신뢰감은 저희 어머님이 누군지 모를 이웃에게 쌓아둔 신뢰감 이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대한민국 헌법 및 개인정보와 사생활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찬찬히 이야기로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지껏 사회인으로 살아온 기간 동안 선무님과의 관계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지켜온 경우도 많지 않았던 것 같네요.

뭐, 당분간 (1일 1포스팅은 여전히 요원하나..) 연어가 좀 더 심혈을 기울여 자리를 지키고 있을터니이 선무님께서는 푹 좀 쉬시다가 컴백하시길 바랍니다. ^^ 여러분들의 응원도 좀 부탁드리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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