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view from Seoul 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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κΈ€μ˜ 경쀑(輕重)에 λŒ€ν•˜μ—¬

연어입니다. 한 때 글쓰는 것이 주업무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 인생에 있어서도 소중한 경험이지만 당시엔 무척이나 신경쓰이고 머리 아프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제대한 후 군생활을 회고해 보는 기분이네요) 본격적으로 제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닌 써야만 하는 글, 써줘야 하는 글을 쓰게 되었고, 온갖 종류의 글을 두루 다루다 보니 분명 글쓰기에 대한 내공은 쌓여가는 것 같은데 오롯이 저의 생각과 색채가 담긴 글을 쓰지 못한다는 불만(?)이 쌓인 나머지 몰래 개인 블로그질을 따로 하기도 했었습니다.

한 번은 어느 분의 공식적-비공식적 글들을 전반적으로 다뤄야 하는 일이 주어지더군요. 아시다시피 주변에 말을 잘하는 사람은 참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글까지 잘쓰는 분은 드문 편이지요. 이런 이유로 종종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글로 잘 표현해줄 사람을 필요로 하곤 합니다. 대통령이 연설문을 전담해 줄 연설 비서관을 두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나 할까요? 이 작업은 일견 쉬워보이기도 하지만 꽤 어려운 업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글쓰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아닌 누군가의 생각과 가치관을 대변해야 하고, 그런 작업이 오랜기간 일관 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말이란 것도 그렇지만 특히나 글이란 것은 보다 쉽게 기록으로 남는 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관계에 있어 한치 어긋남이 없어야 하고, 그 태도와 논리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런 저런 사안에 모순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어떤 사람의 말과 글, 그리고 행동에 모순점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결코 그 사람이 주장하는 바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겠지요? 그러다 보니 하나의 문장을 쓰더라도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했고, 실제 언급했던 발언이나 기록에 남아있는 내용을 밑바탕 삼아 글을 풀어가야 했었습니다.

그 뿐인가요? 이런 작업에서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글을 쓰고 기록에 남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파고 들어가 보다 더 생각과 마음을 공유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었죠. 타인을 이해시키고, 공감케 하고,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것.. 그런 일련의 효과들을 글로써 해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해내야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이런 역할을 맡긴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 아니었나 합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을 계속 해 나가다 보면 척~하면 척~ 호흡이 맞게 되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일의 성과가 나기 시작하게 되는데 그런 맛(?)에 어려웠던 시간을 잘 보냈던 것 같습니다.

헌데, 한 번은 몇 몇 기자들이 합동으로 인터뷰를 요청해 오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요청해 온 기자분들이야 직업 정신으로라도 이것 저것 공식적 비공식적인 발언들, 입장들을 탐독해 오는 상황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제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발언이나 글들도 모두 꿰고 오셨더군요. 그런데.. 이 분들이 유독 좋아하는, 공감하는, 그리고 즐거워하는 내용이 있던 겁니다. 몇 단어 되지 않는 한 줄의 표현이 있었는데.. 유난히 그 표현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더군요. 사실 그 표현은 일에 지쳤던 제가 한 끼 때우는 심정으로 남겨 두었던 것인데.. 그것이 그 분들에게 그렇게나 임팩트있었던 줄은 저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여러번 탈고하고, 완벽한 논조와 구성으로 가다듬었던 일련의 장문들은 안중에 없고, 비교적 가벼워 보이는 한 줄의 카피같은 글에 (속된 말로) 환장을 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좀 쇼킹했었지요. 그래서일까요? 저는 여기 kr에서 ‘뻘글’이라 표현되는 글들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어쩌면 ‘촌철살인’의 정수가 담긴 것이 뻘글일 수도 있지요.

그 뿐만인가요? 어떤 글은 읽자마자 이해가 쉽게 되기도 하지만, 또 어떤 글은 몇 번이고 곱씹어 봐야 진짜 의중을 캐낼 수 있기도 합니다. 또 몇 번이고 읽으며 하나씩 확인해 나가야 비로소 나에게 지식과 간접 경험이 되는 글들도 여기 스팀잇에 천지로 깔려 있습니다. 포스팅 뿐만 아니라 댓글까지 포함한다면 정말 우리는 스팀잇에 참여하면서 넓디 넓은 글의 바다에 퐁당 빠진 것과 다를 바 없게 되지요. 이 망망한 글의 향연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타인과 교류해 나간다는 것 자체로 참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스팀잇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한번 쯤 박수를 보낼만도 하지 않나요?

하지만 잠깐이라도 고민해 봐야할 부분도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글을 읽다보면 종종 오타를 발견하기도 하고, 발견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어느 때 발견하지 못할 경우가 많나요? 그냥 그 글에 빠져들게 될 때가 아닐까요? 글에 빠진다는 것은 어쩌면 눈은 글을 읽고 있으면서 동시에 머리 속에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견주어 가며 정리해 가는 동시 상황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글의 논조와 내용을 이해해가는 동시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비교해 가는 상황.. 그런 집중력에 빠지다 보면 오탈자 같은 소소한 것들은 제껴버리는 것이 사람의 머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바로 공감이고 글을 통한 마음의 교류가 일어나는 타이밍인 것이죠. 그렇지만 모든 글이 그런 상황을 연출해 주지는 못합니다. 종종 글을 쓴 사람이 내포하는 내용의 맛과 속도, 그리고 글을 읽는 사람이 사용하는 이해의 속도와 포인트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글을 쓴 사람의 의중이 잘 묻어날 수 있는 속도와 분위기를 감지해 두는 것이 꽤 중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글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도 자신의 원한 바가 곡해되지 않고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써야 하는 것 역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글로 마음을 나누기도 하고 막말이든 격문(檄文)이든 글을 매개체로 피터지게 싸우기도 합니다. 글 하나 단어 하나로 마음이 합치 되기도 하고 마음이 갈라서기도 하는 것이 세상사이고 이 스팀잇에선 더더욱 밑바탕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지만) 글로 먹고 살아보았던(?) 경험자로서 글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읊어 보았습니다.

곧 많은 분들의 퇴근 시간이거나 저녁식사 시간이겠군요. 날씨가 많이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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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μŠ€νŒ€ μƒνƒœκ³„

연어입니다. 곧 점심 시간인데 너저분한 비유로 이야기를 시작하려하니 용서 바랍니다. ㅋ


Captured by Google.com

간혹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다 보면 위와 같은 공용 휴지걸이를 이용할 경우가 생깁니다. 문제는 이게 버젓이 밖에 놓여 있다는 것인데.. 여러분도 다들 경험해 보셨겠지만 얼마 만큼의 휴지를 챙겨 일을 보러 들어가야 할지 가늠이 잘 되지 않다는 것이죠. 과연 여러분이라면 평소 사용하던 휴지 분량의 평균치나 최소치 만큼만 챙겨서 당당히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최대치.. 또는 그 이상의 여분을 감안하여 휴지를 챙겨두리라 생각합니다. 헌데.. 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애초에 휴지 걸이를 저렇게 밖에 걸어둔 이유가 휴지를 아껴쓰자는 취지때문이었을텐데 말입니다. ㅋ

저는 최초로 저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불확실성’에 대한 사람들의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게 적절한 비유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감지하게 되면 이를 대비하기 위한 어떤 행동들을 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에는 효율성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보다 자원을 소비하고 비용을 들여서라도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어떤 재산이나 기회, 가치 등을 보존하려 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되죠. 이런 행동은 결국 추가적인 비용과 기회 손실을 초래하고 이런 마이너스 요인이 다시 가격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에 따른 위험이 도래할 때마다 사람들이 사재기를 하곤 하는데 그 때 물건 값이 폭등하는 것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 비트코인을 한 번 생각해 볼까요? 과거 비트코인이 폭등한 여러 이유중에는 어떤 국가내의 화폐 기능이 정지할 뻔하거나 화폐제도를 통한 자산 유지가 매우 위험하다고 사람들이 판단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때 비트코인은 불안정한 자국의 화폐경제로부터 자산을 이체시켜 (잠시라도) 보존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가격이 치솟을 수 있었던 핫한 배경이었지요. 하지만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이런 가치 대체제로서의 이유라기 보다는 암호화폐 시장 자체의 배경이 좀 더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비트코인을 대체제로서라기 보다는 암호화폐의 원조이자 대장주로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비트코인의 주변에 많은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주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관점을 살짝 비틀어 말씀드린다면, 이제까지의 비트코인이 나름 시장의 불확실성을 먹고 성장했다면 적어도 앞으로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 자체의 확실성에 의해 가치와 가격이 판단될 여지가 더욱 커졌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이 시장을 쉽게 볼 수 없는 단계에 도입하고 있지 않냐는 것이죠.

어쨌든 이렇게 생성된 생태계는 점점 더 복잡해질 것이고, 이는 이전 사회로 되돌리기도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도 비트코인이 거품이냐 아니냐의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생태계가 쉽게 소멸되지 않으리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자, 우리의 관심사.. 바로 스팀은 어떨까요? 스팀잇과 연계된 스팀화폐의 특성상 저는 스팀이 비트코인과는 약간 다른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은 화폐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구성되었던 반면 스팀은 스팀잇이란 커뮤니티형 포장물을 걸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보다는 확실성에 좀 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많은 분들이 언급하고 있는 스팀잇 가입자수, 활동자수, 포스팅의 양과 질, 유저들 간의 스팀-스팀파워-스팀달러 이동 등등 모든 활동들이 결국 정량화되고 데이터로 기록될 수 있는 확실성에 기반한 내용들인 것입니다. 저는 이런 이유로 스팀화폐의 가격 상승은 일정부분 스팀잇 생태계가 얼마만큼 성숙된 기반을 쌓아가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격 상승에 호재가 되는 성격이라면 급등과 급락의 모습을 꽤나 보이겠지만 시장의 확실성을 먹고 자라는 녀석이라면 그 속도는 충분히 더딜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팀은 여느 화폐 못지 않게, 아니 여느 화폐보다도 더 (장기적) 투자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팀잇의 생태계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습니까? 네드를 중심으로 여전히 내부 프로젝트가 진행중이고, 댄은 열심히 (아마도 EOS를 통한) 간접적인 지원사격을 하고 있습니다. EOS 역시 스팀잇과는 생태계상으로 엮일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열심히 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 내부에 우리 KR과 같은 자생적이고 집단적인 움직임이 있습니다. 유저들은 대개 개별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만, 커뮤니티란 특성상 크게 보면 우리는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스팀과 스팀잇의 불안적인 요소는 여전히 많습니다. 스팀 화폐 역시 초반에는 급등과 급락이란 롤러코스터를 연출하기도 했지요. 그때 기회를 한 번 잡으신 분도 있고, 그 때문에 여전히 고생을 하고 계신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팀화폐는 이제 스팀잇이란 생태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전진해가고 있습니다. 저는 단순히 스팀을 많이 산다고 해서, 스팀잇에서 발생된 스팀과 스팀달러를 시장내 내다 팔지 않는다고 해서 스팀의 가치가 오르고 가격이 상승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스팀의 매집이 아닙니다. 사기만 하고 팔지 않으면 가격이 오른다.. 이런 가치관이 매집을 노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스팀잇은 그 가치를 다지면서 올라가야합니다. 가격이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면 말이죠. 그렇다면 탄탄한 발판을 다지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소요될 시간과 정성 말이죠. KR은 그런 생태계 구성을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저도 정답은 모르겠습니다만.. 네드는 일정 부분 인정해 주고 있나봅니다. 당연한 립서비스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 어쨌거나 우리는 지금껏 해온 것처럼 좋은 아이디어를 투여하고, 실행해 보고, 반성하고, 의견을 교류하고, 신나게 포스팅도 하고, 피곤하면 좀 쉬기도 하고… 그렇게 애정들 들이며 활동하면 되지 않을까요?

점심 맛있게 드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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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이래저래 커뮤니티가 심난하면 그 안에서 스트레스도 쌓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제가 해본 스팀잇에서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여러분께 소개해 볼까 합니다. 일명 ‘보팅 고갈시키기’ 입니다. 주의할 점은.. 정말 스트레스가 만빵 차올랐을 때만 하시란 겁니다~

경고 : 지나친 보팅 남발은 자신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얼마전에 그간 커뮤니티 활동을 제대로 못한 아쉬움과 죄책감에 여기저기 좋은 글들을 찾아다니며 평소보다 보팅을 많이 했더랬습니다. 그러다 보니.. 에라 이거 다 쓴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오늘 제대로 한 번 보팅을 뿌려보자.. 하는 마음에 광란(?)의 보팅을 해 보았죠. 그 중간 결과가 이러했습니다. 헌데 나름대로 글을 꼬박꼬박 읽어가며 성의껏 100% 보팅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야밤에 하다보니 슬슬 졸리기도 하고. 저 9.57%의 보팅도 다 소진시키고 싶었는데.. (0.00%도 가능한지 살짝 궁금하더군요).. 더는 쏟아지는 졸음을 참을 수 없어 그쯤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우린 대부분 어느정도 파워를 관리하며 활동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보팅 파워가 사라지는 것만 신경쓰기 마련이지요. 한데 거꾸로 보팅을 모두 소진시키려 애를 써도 자꾸 살아 올라오는 보팅 파워가 오히려 괘씸(?)하더군요. 자꾸 피어 올라오는 잡초처럼 말이죠. 물에 빠졌을 때 살려고 발버둥치면 밑으로 가라 앉지만, 물속에 죽으려고 파들어가면 몸이 둥둥 떠오르는 것처럼 꽤나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하필 이쯤에 @nhj12311님께서 요상한 테스트를 해보신거지요.

링크 : https://steemit.com/kr/@nhj12311/kr 부제 : kr의 유저들은 보팅파워를 잘 관리하고 있을까?

마침 딱 걸리고 만 연어였습니다. ㅎㅎ


근데 신기하게도 이런 엉뚱한 작업을 해보고나니 은근 스트레스가 풀리더군요. 아마도 스트레스란 것이 평소 중압감을 느끼는 그 무엇이 작용한 이유일터인데, 이것을 거꾸로 해버리니 풀리던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재미삼아 지인 분께서 한 번 해보시라 권했는데… 그 분 역시 재미있어하고 스트레스도 잘 풀린다고 좋아하시더군요.

@nhj12311님의 말씀처럼 보팅파워란 자기 자신과 타인을 위해서라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가끔은 술을 만땅 마시듯 스스로 망가지는 심정으로 보팅을 퍼붓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겠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주사가 생기겠지만, 보팅은 그래도 다른 분의 계정에 보탬은 될 테니 말이죠. ^^

p.s 내일 부터는 슬슬 중산층 프로젝트를 다시 가동해 볼까 합니다. 많은 응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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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μŠ€νŒ€μž‡μ„ λ– λ‚ κΉŒ λ§μ„€μ΄μ‹œλŠ” λΆ„λ“€κ»˜..

연어입니다. 마음이란 참으로 강력한 힘을 갖고있나 봅니다. 마음이 한 번 멀어지면 좀처럼 회복하기는 어려운 법이니까요. 저는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블로그에 정성을 쏟았다는 이야기들은 많이 들어봤지만 스팀잇처럼 ‘애정’을 쏟았다는 표현을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체 스팀잇이 무엇이길래 사랑하는 연인처럼 애증의 관계로 승화되어 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 하지만 저 또한 스팀잇을 대하는 감정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

혹시나 갈등 중에 있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마음 속 갈등 중에 있으다면 아직 확신을 못 갖거나.. 결정을 못 내리거나.. 아님 미련이 많이 남아서일 겁니다. 어쩌면 아직 애정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감정 주머니를 잠시만 내려 놓고 차분한 마음으로 스팀잇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최근에 제가 겪은 일을 한 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스마트폰 네이버 앱에 종이 하나 그려져 있더군요. 알림 신호였습니다. 대체 뭔가 싶어 살펴보니 정확히 10년 전 남겼던 어느 까페 글에 누군가가 댓글을 달아둔 것이었습니다. 까페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이 되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렇다면 10년 전에 쓴 제 글은 이미 한 참 지난 페이지 속에 묻혀있을 법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글을 읽고 제게 답글을 달아두신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지요.

그리고 같은 날, 저의 스팀잇 계정은 누군가로 부터 이상한(?) 팁을 받게 되었습니다. 바로 @soosoo님이 포스팅 하시는 ‘어문학(languages) 강좌 강의실’에서 배분된 강의 보상이었지요. 작년에 스팀잇에 가입한 후 40여편에 걸쳐 연재하였던 ‘다시보는 영어’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일종의 저작권료라고나 할까요?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그간 10여 차례에 걸쳐 꾸준이 입금이 되어 있었으니 이 또한 제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스팀잇에 대한 여러 불만중에 늘 오르내리는 얘기가 바로 7일만에 닫혀버리는 보상입니다. 일주일 안에, 아니 사실상 하루 이틀 안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 영영 묻혀버리거나 보상을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것이 스팀잇이 고집하는 기본 포맷이다 보니 대부분의 포스팅은 어느 정도 짧은 순간의 소모품이 될 것을 감안한 상태에서 제작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스팀잇의 보상은 ‘저작권료’처럼 상당히 긴 기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것과는 다른 취급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수수님께서 어찌어찌하여 그런 구조를 만들어 낸것이 할 수 있죠. 이는 곧 한 멤버가 펼친 창작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찬찬히 살펴보시면 아시겠지만, 분명 스팀잇은 오늘과 한달 전이 다르고, 올해와 작년이 다릅니다. 서로의 아이디어와 포스팅이 더욱 얽혀있습니다. 유저들의 관계가 더욱 얽혀있습니다. 이해관계 또한 더욱 얽혀있습니다. 저는 올해 KR 커뮤니티에서 론칭하려는 여러 프로젝트에 투자를 해 두었기 때문에 스팀잇 내에서 수익과 관련한 저의 이해관계는 더욱 복잡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엔 그냥 글을 올리고 보팅에 대한 보상을 받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올해는 팁도 받고, 저작권료도 받고, 상금도 받고, 투자 수익도 (아마) 받을 것이고, 배당도 (아마) 받게 될 것입니다. 분명 언제부터인가 스팀잇 안의 생태계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네, 바로 이것이 @oldstone님께서 종종 언급하시는 ‘복잡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무언가가 ‘복잡’해지기 시작하게 되면 서서히 이전엔 예측할 수 없었던 특성들을 나타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체로 더욱 더 ‘예측할 수 없게’ 바뀌기 시작합니다. 제가 작년에 영어에 대한 강연을 올린 땐 그 결과기 비교적 예측이 되었습니다. 보팅이 오고, 팔로어가 생기고, 인지도가 생기고.. 하지만 그 다음 해인 올해에 제가 그로 인해 꾸준한 강의 보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 내년이 되면 최고 강의로 선정되어 상금을 받을지도 모르겠으나 그 또한 지금의 제 머리로는 예측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언급하고픈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이런 예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점점 더 정답을 찾기 애매한 ‘비선형적’인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배운 산수는 선형적인 계산식의 표본이었을겁니다. 선형(linear)이란 것이 대체 무엇일까요? 단어를 찬찬히 살펴보시면 그 안에 선(line)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은 곧고 답을 내기 용이합니다. 상관관계가 비교적 명확하고 공식화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너무 어려운가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5 + 2 = 7

이런 깔끔한 관계가 곧바로 도출 되는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학창시절에 이런 답을 구하는 공부에 매진했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정답이 있었지요. 그러니 학창 시절 공부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은 적어도 ‘답이 있는 게임’에서 강자들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업을 마치고 세상에 뛰어들면 어디 그렇던가요? 온통 답이 없거나 찾기 어려운 것 투성입니다. 우리는 매일 그런 환경 속에서 관찰하고 고민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판단과 결정을 밀고 나가던가 수정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입니다. 이는 스팀잇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얼핏 생각해보면 스팀잇은 댄이라는 설계자에 의해 ‘설계’ 된 세상입니다. 이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가 겪는 논란의 한 편에서는 스팀잇이 설계된 근본 취지나 구조 안에서 정답을 찾으려 합니다. 보상이나 보팅에 대한 문제에서 늘 제시되는 의견이지요. 글쎄요.. 저는 이제 잘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스팀잇이 ‘설계’로 창조된 세상이기 때문에 그 설계 구조와 취지를 찬찬히 파악해 나간다면 좀 더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생각을 어느 정도는 놓아 버려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예로 들까요? 분명 설계된 세상입니다. 세 종족간의 온갖 유닛들도 어느 정도 조율과 세팅을 마친 채 탄생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스타크래프트는 ‘복잡성’을 극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된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최고로 활개치며 에너지를 발산한 사람들이 바로 한국의 게이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스타크래프트의 세팅 자체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무한히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중 각 상황별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나가는 창의력을 발산하는데 주력했던 것입니다. 마치 바둑을 두듯 말이죠. 바둑의 룰은 매우 간단합니다. 하지만 조합은 최고의 극치를 이룹니다. 바둑 자체의 세팅은 매우 간단하고 명료하지만 그 안의 세상은 변화무쌍하고 창의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새로운 무대인 것입니다. 제가 보는 스팀잇은 이런 성격입니다.


여러분이 떠나신다해도 당분간 스팀잇은 그런 과정을 계속 밟아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발전’이란 표현이 적당한지는 모르겠지만, 수많은 참여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 속에서 찌그락 째그락거리면 지금과는 또 다른 세상을 스스로 구현해 나가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스팀 코인의 가격, 스팀잇 구조의 한계, KR 커뮤니티에서의 잡음.. 이런 것들을 총제적으로 감안하여 내리는 지금의 결정을 이후에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게 될런지는 정말 여러분도 모르고, 저도 모르고, 단언컨데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개 발전하는 커뮤니티나 SNS는 이런 과정을 겪으며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팀잇이 팍팍 성장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 모양새를 갖출 조건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클 수 있으며, 운이 좀 받쳐준다면 금전적인 보상 측면에서도 재미를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음에도 떠나려는 결정을 내리는 데는 기회비용이란 측면이 있겠지요. 스팀잇에 투자할 자금과 시간, 에너지, 그리고 감정적 소모를 차라리 다른 곳에 투여하겠다는 결정. 충분히 존중할만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는 감정적인 요소가 더 크지 않을까 합니다. 짜증나서.. 지쳐서.. 속상해서.. 기분 상해서.. 더럽고 치사해서.. 서두에 말씀드렸다시피 사람은 감정에 지배받는 존재니까요. 하지만 아직 버틸만 하시다면, 결정 내리기가 쉽지 않으시다면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며 참여의 끈을 놓지 않으셨으면 하는게 연어의 바램입니다. 스팀잇은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여러분도 어떤 식으로든지 참여할 수 있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스팀파워의 부족을 탓하실 순 있겠지만, 그 또한 극복하는 것은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따라 어느정도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스팀파워는 레버리지의 수단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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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μ „μ—¬μ˜₯κ³Ό μœ μ‹œλ―Ό

연어입니다. 최근 당뇨 초입에 들어선 친구 좀 챙기느라 스팀잇에 잘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나 봅니다. 이제 저도 스팀잇에서 나름의 구력이 생기다 보니 어떤 상황인지는 눈칫빨로 알겠더군요. 그럼 짧게나마 저의 의견을 한 번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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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많이 알려진 토론 영상을 한 편 올려봤습니다. (저의 글 제목도 자극적으로 되어버렸군요) 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어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당일에 있었던 토론 영상입니다. 탄핵 찬반 토론의 대표주자로서 당시 정계 입문을 눈앞에 두고 있던 전여옥 인류사회 대표와 노대통령 당선에 큰 영향을 끼쳤던 유시민 의원이 각각 나섰던 상황입니다. 한 분은 유명 여성 보수 논객으로서, 또 다른 한 분은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의 내공을 지닌 정치인으로서 각자의 입장과 의견을 놓고 설전을 벌이게 된 것입니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있던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당대 최고 수준의 논리와 입심을 자랑하는 두 사람이 맞붙었으니 그 이유만으로도 토론회 속에서 감도는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영상이 앞으로도 두고두고 회자될 레전드 영상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그 이유가 그다지 좋은 쪽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툭 터놓고 말씀드리자면 당시 유시민이란 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자 지지하는 사람이었고, 전여옥이란 분은 몇몇 이유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노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적극 지지하던 저의 정치 성향상 이 토론회를 보는 내내 저의 생각과 감정은 오로지 유시민 토론 참석자 쪽으로만 쏠려있었습니다. 때문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토론회에서 보인 전여옥 참석자의 발언들은 매우 괘씸하게 들렸고 저를 더욱 분노케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즘들어 종종 이 토론회를 다시 볼 때도 그런 감정이 들기만 할까요?

이 토론회가 있은지 약 15년 가까이 흘러가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 토론회가 어느 한 편의 지지자에겐 일종의 ‘사이다’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그리 건설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토론회’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요소도 거의 없다는 사실만을 깨닫게 될 뿐입니다. 오히려 서로에게 화를 돋우고 미움을 남기며 마음의 벽만 더 높이 쌓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이번 기회에 토론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방법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위에 언급했던 ‘전여옥 - 유시민’ 두 분의 토론은 정치 영역에 해당되는 내용인데다가 각각 이해 당사자 또는 그에 준하는 지위나 위치에 놓여 있는 입장이다 보니 매우 첨예한 갈등을 표출하는 것도 쉽게 이해가 되는 바입니다. 사실 정치 영역에서의 토론회는 그 성격이 매우 모호한 면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상대의 입장을 듣기 보다는 자신과 함께하는 정치세력과 지지자들에게 더욱 강한 확신과 명분을 던져주는데 현실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정치 토론회를 다 보고나서 자신의 입장을 정한다기 보다는 이미 토론회를 시작하기 전부터 자신이 지지하는 쪽이나 마음이 가는 한 쪽에 방점을 찍어두고 시청하기 마련입니다. 단언컨에 토론회를 시청하기 이전과 이후에 지지 입장을 바꾸는 시청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대체 왜일까요?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걸까요?

정답은 모르더라도 이에 대한 힌트는 한 가지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대한 이유를 밝혀보려 한 책이 한 권 있던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해하고 있는 바로는, 정치와 같이 신념이 어느 정도 기반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윤리적 가치관이 크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학습과 이해를 바탕으로 심사숙고 끝에 자신의 입장을 결정하기 보다는 대개 처음부터 마음 쏠리는 쪽이 있기 마련이고, 이렇게 본능적(?)으로 선택한 부분에 대해 동조해주는 타인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과 논리로 이것을 이해하고 포장하며 남에게 설파할 수 있는지 그 내용을 채워가는데 주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험으로 볼 때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 이런 상황을 어느정도 받아들인다고 하면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과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가치관이 서로 대립되거나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토론이란,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알리는 일인란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지간하면 내 생각을 바꿀 수 없는만큼 상대방의 생각과 신념 또한 바꾸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자, 그럼 우린 계속해서 평행선만 그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상대에게 퍼붓는 자신의 주장은 결국 자신에 대한 합리화와 자신과 생각을 같이하는 동지같은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쌈박한 논조를 제공해 주는 역할밖에 되지 않는걸까요?

저는 이에 대한 나름의 노력책이 있다면 바로 ‘태도’에서 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만약 전여옥-유시민이란 두 파이터가 펼친 토론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녹취를 한 후, 각자가 주장하는 내용과 근거만을 압축 요약한다면 이 두 사람이 어떤 내용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제가 이런 작업을 직접 해본다면 예전에 그렇게나 밉상으로 보이던 전여옥 토론자의 이야기에도 꽤 많은 부분 수긍이 갔을 것이라 봅니다. 적어도 고개는 끄덕였을거란 이야기지요. 헌데 저는 왜 당시 토론회를 시청할때 속으로 분노하며 이를 갈았을까요? 바로 태도 때문입니다. 이것이 비난이라면 그 비난의 화살은 전여옥, 유시민, 그리고 당시 긴장감 차오르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었던 정치인과 국민 모두에 대한 비난이자 화살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버린 셈이고, 그 증폭된 감정이 토론회 참석자의 태도를 날이 서게 만들어 버린 셈일것입니다. 당시의 제겐 전여옥의 태도가 비아냥 거림으로, 유시민의 태도가 사명감에 불타는 수호신으로 보였겠지만 나이를 좀 더 먹고 사회속에서의 경륜이 조금 더 붙어버린 지금 와서 보면 두 토론자 모두 감정선이 폭발하고 만 나머지 비아냥 섞인 비유와 날선 독설을 날리기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지금도 저는 유시민 토론자의 논조에 수긍을 합니다만 적어도 이 토론회는 야구로 비유하자면 온갖 사구와 벤치클리어링이 난무한 한 편의 난장판 경기였다는 얘기입니다. 그 속에서 유시민 토론자를 지지했던 저 자신은 또 다시 비유하자면 타자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진 투수를 응원하거나 투수에게 배트를 집어던지는 타자를 응원하는 것과 다를바 없었다는 사실이 저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아마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난다면 KR 커뮤니티에서 벌인 설전이 약간은 후회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내세웠던 의견은 여전히 옳다 생각하더라도 당시 태도에 대한 후회는 있을 수 있겠지요.


얼마전에 박세계님께서 너무나 좋은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저에 대한 언급까지 해두셔서 좀 난처하긴 했습니다만, 좋은 지적을 하나 해주셔서 살짝 인용해 볼까 합니다. 말씀해주셨던 바대로 저는 여전히 스달깡을 시작할때 생각했던 신념(?)을 그다지 바꾸진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만큼 숙고하고 시작했던 것일 수도 있고, 제 자존심 때문에 마음을 바꾸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천만 다행인 것은 그래도 제가 다른 분들께 큰 상처를 남긴 것 없이 무난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시 저 자신에게 에너지를 더 쏟을 수 있게 되었지요. 제가 구상했던 스달깡이 스팀잇이란 체계 속에서 어떤 부분에 엮여 있는 것인지, 시작 시기는 옳았던 것인지 등등을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해 볼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그다지 욕도 먹지는 않았으니 다른 분들과 옥신각신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조금 더 심사숙고해서 좋은 아이디어와 건설적인 방법을 생각하는데 신경을 쓸 수 있겠죠. 적어도 많은 분들의 반대가 어느 시점에 가서는 큰 응원이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스달깡 사건으로 그 큰 난동을 부린 당사자임에도 제가 여전이 스팀잇에 얼굴 빼곡히 내밀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많이 경험해 보시겠지만 간혹 주차장에 차선을 넘어서, 또는 너무 한쪽으로 쏠려서 주차한 차량을 보게 되게 됩니다. 그 차량이 버젓이 두 주차 공간의 중앙에 차를 대놓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살짝 선을 넘어선 이유만으로 그 공간엔 차량이 주차를 할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커뮤니티 공간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가 적정선인지 모호하지만 어느 선을 살짝 넘어버리게 되면 상대는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이번 이슈가 타인의 범위를 크게 침범했다고까지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각자의 의견 모두 일리가 있고 정말 한 번 생각해 볼만한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각자의 주장을 표현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분명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사소한 차이 때문에 약간의 선을 넘어버렸고, 그 때문에 주변의 다른 유저들 역시 차를 대지 못한채 떠나버리게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해결 방법이라고야 딱히 없습니다만, 그저 조금 더 세심히 신경써서 글을 쓰는 수밖에는 없겠습니다. 여기서는 글이 곧 말이고 자신의 입장입니다. 글은 말과 달리 한 번 더 검토하고 생각해 볼 여유를 줍니다. 이런 장점을 충분히 살려볼 수 있다면 우리는 좀 귀찮더라도 하나의 주차 공간에 깔끔히 주차하는 차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양쪽 옆에 또 다른 차들이 주차를 하고.. 스팀잇이란 주차장은 그렇게 채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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