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μ•„μš°ν† λ°˜(Autobahn)을 달리닀 (6) κ³ μ†μ§ˆμ£Όλ„ νŒ€ν”Œλ ˆμ΄λ‹€!

연어입니다. 고백하건데, 아우토반 고속질주 경험의 특별함은 다른 차를 제끼고 나홀로 골인하는 쾌감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두 차례에 걸쳐 시속 205km와 220km를 돌파하고 느낀 첫 감정은 바로 고마움이었습니다. 동시에 이런 엉뚱한 생각도 들었지요.

“독일 축구가 강한 이유가 이런 것이었나?”

우리는 늘 독일 같은 강팀이 구사하는 수준 높은 축구를 동경합니다. 개개인의 실력도 그렇고 전체 조직의 유기적인 플레이 수준이란게 쉽사리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아우토반을 질주할 때 저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비로소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같은 방향을 달리고 있는 많은 운전자들의 배려와 규정준수, 도로를 깔고 운영하는 기술진과 전문 인력들.. 또한 이런 멋진 도로를 닦을 수 있게 세금을 감당해 낸 독일 국민들.. 그 뿐인가요? 정말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는 멋진 차를 만들어낸 사람들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엮이고 엮여 비로소 저도 운전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었던 것이지요. 정말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아우토반을 질주하고 나자마자 뜬금없이 여러 사람들에게 “Danke Schön (Thanks a lot)”이란 생각이 들다니 말이죠!

상대적으로 한국 도로에서의 운전은 정말 각개전투와 같았습니다. 너 따로 나 따로.. 저 차를 제껴야 내가 빨리 갈 수 있다는 생각 뿐이지요. 앞의 차는 나의 질주를 가로막는 방해 요소로 보이는 것일까요? 안전거리고 추월차선 준수고 이 때부터 다 필요가 없는 것이 되어버립니다. 우리도 기본 규칙만 좀 지키면 편한 운전을 할 수 있는데.. 서로 협력이 안되니 그 피곤함은 우리가 다시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제가 질주를 시작할 타이밍엔 정말 누군가

‘지금이야,연어! 걱정말고 한번 질러봐! 질주하라구. 우리가 2차선은 칼같이 준수해줄게. 편안한 마음으로 추월차선으로 진입해 스피드를 맘껏 만끽해 보라구. 안심해!’

라고 속삭이는 듯 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무명일때 대표팀 감독이던 허정무가 보는 앞에서 대표선수들을 다 제끼고 골을 넣었다죠? 그때의 느낌을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정말 홍해가 갈라지듯이 제 앞을 가로막는 선수들이 다 사라진 기분이었어요. 전 그냥 편한 마음으로 공을 몰고가 골대를 향해 쐈을 뿐이죠”

제가 딱 그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저의 BMW은 한 대의 머쉰이 되어 공을 몰고 들어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넘어섰지요. 그리고 여러 운전자들이 동료가 되어 수비진을 모두 막아주었고요. 그 느낌, 이해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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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on the Autobahn Expressway in Germany


My friends and I drove with BMW on the Autobahn, which has unlimited expressway, in Germany. Driving on the Autobahn was too thrilling! This is one of my friends’ driving and I’ve just taken this shot next to him. The speed ranged from 170km/h to 190km/h on this video.
► 감시 DTube
► 소스보기(IPFS)

이 영상은 지난 여름휴가 때 친구들과 독일 아우토반을 달리며 촬영한 것입니다. 아우토반에는 많은 속도 무제한 구역이 있었고, 우리는 BMW를 렌트하여 상당히 안전하게 질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영상은 친구 한 명이 운전하는 중 제가 촬영했고, 속도는 시속 170km에서 190km 사이에 해당합니다. 질주본능을 불러 일으키는 정말 멋진 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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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μ•„μš°ν† λ°˜(Autobahn)을 달리닀 (5) μ•„μš°ν† λ°˜μ˜ 힘!

연어입니다. 이런 우스개 얘기가 있었죠. 외제차 구매를 망설이는 청년에게 딜러가 말합니다.

“외제차는 돈으로 사는게 아닙니다. 용기로 사는거죠.”

그렇다면 무한질주에 필요한 것은 ‘객기’일까요? 굳이 물리 공식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미친듯이 달리는 철덩어리는 하나의 흉기이고 그 위험은 운전자 본인도 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저는 아우토반의 광란이 독일 운전자들의 광기가 빚어낸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적어도 직접 아우토반을 달려보기 전까지는 말이죠.

하지만 아우토반은 그런 선입관을 싹 날려주었습니다. 3~4차선 도로를 점령한 대형 차량들은 그렇게 의젓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큰 덩치가 달리면서 절대 일반 승용차를 위협하거나 위용을 과시하지 않았으며, 조심조심 제 나름대로 추월을 시도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지요. 대개 박스형 차량이 대부분인 이유는 자칫 도로에 물건이나 내용물을 흘릴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한국 고속도로에서는 종종 여기저기 차량에서 쏟아진 내용물이 널부러져 있기 마련인데, 적어도 제가 지나다녀 본 아우토반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수준 높은 실력의 운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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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선을 메인으로 달리는 승용차들은 또 어떤가요? 좌우 깜빡이, 안전 거리 등등을 칼같이 지키며 달리더군요. 쌍라이트(상향등), 경적소리, 칼치기, 위협운전 등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승용차 운전자들의 운전실력들도 수준급입니다. 어떻게 알 수 있냐구요? 가장 쉬운 방법은 운전자들이 ‘slow in - fast out’이라는 운전 공식을 잘 지키느냐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captured by Google.com)

Slow in - Fast out 이란게 뭘까요? 원심력과 구심력때문에 코너를 도는 차량은 일종의 쏠림 현상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쏠림 현상은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자칫 차가 전복되거나 주행 선로를 이탈하는 위험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안정감 있는 코너링을 위해서는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 미리 속력을 줄여야 하고, 코너를 빠져 나올 때 속력를 높여줘야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코너의 정점에서 부터 속력을 높여가는 것이죠. 실제 운전을 할 때는 코너링 전에 악셀레이터를 떼서 차의 속력을 떨어뜨린 후,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오히려 악셀을 밟아가며 속력을 높여가야 합니다. 이것이 원심력을 이겨내는 실제 방안이죠.

여러분도 이런 운전 습관을 갖고 계신지요? 대개의 여성 운전자분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시더군요. 여성 분들께 물어보면 오히려 코너링에 들어서고 나서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 대부분입니다. 정말 위험하지요. 코너링을 돌 때 속력을 떨어뜨리면 (대개 그렇지는 않지만) 흡사 차가 전복될 것 같은 상황에 처해집니다. 당연히 승차감도 안 좋지요. 쏠리는 느낌을 몸으로 받아내야 하니까요. 남자분들도 절반 정도는 잘 모르시던데.. 그래서 저는 코너링을 돌 때마다 앞 차들의 운전 습관을 체크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코너링에서 후미등이 켜지면서 속력을 줄여간다면.. 음.. 좀 경계하는 편이지요.

헌데 정말 정말 특이하게도, 독일 도로에서는 모든 운전자들이 코너링을 돌 때 철저히 slow in - fast out을 실천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와.. 할머니고 할아버지고 예외가 없었어요. slow in - fast out 뿐이겠습니까? out - in - out 이라는 스킬도 잘 구사하더군요. 물론 도로가 좀 좁은 편이라서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만, 뭐랄까.. 이 독일 운전자들의 운전에 대한 소양과 기술 수준은 분명 한국보다 한 두 단계 위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 out - in - out 은 뭐냐구요?

여러분들도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계신 운전 스킬일겁니다. 바깥쪽에서 시작하여 코너의 안쪽을 지나 다시 바깥쪽으로 빠져 나오는 기술이죠. 왜 이렇게 할까요? 네, 바로 원을 크게 그리기 위해서입니다. 원을 크게 그린다는 것은, 즉 코너링을 크게 도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평평한 직선에 가까운 모양새를 그리기 때문입니다. 쩝. 이거 죄송합니다. 어쩌다 여러분께 운전 강의를 ㅋㅋ (베테랑 분들께 실례했네요. 양해 바랍니다. 이야기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ㅋ)

자, 원점으로 돌아와서..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얘기가 뭐였을까요? 네! 매너도 좋은 운전자들이 운전 스킬까지 좋더라.. 바로 이거죠. 운전 실력과 소양이 이렇게 받쳐주는데 어찌 기분이 편하지 않았겠습니까?

탄탄한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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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인가요? 이번엔 도로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군요. 아우토반이라고 해서 땜질 한 군데 없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드문드문 땜질한 흔적도 보이곤 하지만, 확실히 도로의 탄탄함이 남달랐습니다. 저도 귀국 후에 아우토반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며 알게 된 사실인데, 아우토반 도로는 하층 구조를 매우 탄탄하게 다져놓은 지반 위에 깔아둔 것이고, 그 두께 또한 일반 고속도로의 두 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아스팔트 두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곳까지 구성되어 있는 도로 전체를 말하는 거지요. 마치 카스테라처럼 말이죠. 진갈색의 카스테라 껍질이 아스팔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도로란 것도 몇 단계의 겹층 구조라고 합니다.

헌데 이 도로가 매우 탄탄하다는 것은 운행을 해보면 바로 느끼게 됩니다. 곡면도 그리 많지 않고, 대개는 쭉쭉 뻗어 있거나 심한 곡률이 없어 운전 시야도 좋고 직진성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죠. 그게 바로 아우토반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음푹 패인 곳이 한 군데도 없어서 비가 와도 웅덩이지는 곳이 없다는 것이죠. 이건 제가 직접 비오는 상황에 확인한 바인데, 게다가 배수 또한 완벽해서 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현상을 최대한 잡아내더군요. 김진표씨가 아우토반 운행 영상에서 외친 소리가 기억나시나요?

“물이 고여있는데가 하나도 없어요!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 말이죠!”


연어가 마귀에 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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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X-drive 4륜 주행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4륜은 저속에서는 알기 힘들지만 고속에서 안정성을 좀 더 느낄 수 있게 되지요. 탄탄한 도로에 성능 좋은 타이어.. 좋은 차와 좋은 도로가 만나 특유의 안정감을 뽐내더군요. 2차선에서 시속 150km 정도로 달리던 저는 조금씩 1차선을 넘보기 시작했습니다. 아.. 날씨는 왜이렇게 좋대! 상쾌한 기분이 전신을 감싸더군요. 150km/h는 어지간해서 달려보지 않는 속도였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최고로 달려본건 기껏 170km/h. 외국 친구들을 데리고 동해로 새해 첫 해돋이 구경을 가다가 시간에 늦을까봐 동해쪽 고속도로를 달린게 최고였거든요. 그리고 간혹 160km/h를 밟는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밟으면 뭐합니까? 속도 줄이라고 네비게이션은 삑삑대고, 여기저기 카메라가 호심탐탐 제 주머니를 노리고..

하지만 여기 아우토반은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규정만 잘 지킨다면 말이죠. 저는 깜박이를 켜고 1차선으로 옮겨 본격적인 악셀 공력을 뽑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도로는 4차선, 전방 시야도 멀리 잘 보이는 도로에 들어섰으니까요. 차들도 비교적 띠엄띠엄 달립니다. 1차선은 텅 비고.. 2차선도 널럴하네요.

160 km/h.. 170 km/h..

이 때쯤 조수석에 있던 소심한 친구가 말하더군요.

“야, 운전하고 있는 넌 잘 모르겠지만, 몸이 뒤로 쏠리는게 느껴진다”

180 km/h.. 이미 저의 최고 속도는 깬지 오래입니다. 190 km/h.. RPM이 슬슬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200 km/h..

드디어 200! 제 평생 관심도 없던 시속 200km를 밟은거지요. 오… 이건 여행 계획에 없었던 건데… (전 아우토반에서도 그냥 정속주행 + 연비운전을 하려 했습니다) 저도 남자인가요? 200km를 찍은 쾌감이 차분하게 다가왔습니다. 왜 차분했냐고요? 아우토반에서 달리는 것은 ‘광란’이 필요하지 않거든요. 그냥 매너 지킬거 다 지키고 차의 성능과 주변 여건이 충분할 때 지를 뿐이니까요!

다시 한 번 기록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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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시속 200을 찍었던 도로는 약간 능선을 타고 다니는 코스였습니다. 도로는 낮은 언덕배기들을 몇 개 지나는 코스였는데 그 길에서 200km/h를 찍었던 것이죠. 저는 200 고지를 밟아봤다는 만족감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또 뭐야.. 마지막 언덕을 넘고 나니 정말 완벽한 직진 코스가 갑자기 나타난 것입니다. 정말 정말 완벽한 직진이었어요. 그리고 1차선은 텅 비었습니다. 몇 km 앞이 훤히 보이는데 차 한대도 없이 뻗어있는 1차선! 그리고 2차선에 달리는 차들은 띠엄띠엄 자신들만의 속도를 준수하면 추월차선은 쳐다도 보지 않으면 달리고 있었습니다. 아아…

저는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맞딱뜨릴 수 있는 위험요소는 뭐지? 차도 많지 않고, 1차선은 텅 빈 채 직진으로 뻗어있고, 차는 BMW!, 도로도 완벽, 운전자들도 매너 만땅.. 어디선가 튀어 나올 차, 사람, 동물, 물건 그 어떤 것도 없는 조건에서 오직 불안한 것은 타이어! 펑크가 나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현실적으로 이 상황을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었습니다. 순간 타이거 제원을 생각해 보았지만, 그냥 BMW에 장착 되어 있으니 아무 문제 없겠단 생각이었습니다. 속도계가 260km/h 까지 있으니 그 정도는 버틸 수 있는 타이어겠지.. !

저는 다시 악셀을 밟았습니다. 이번엔 차근히 밟는게 아니었지요.

“이번엔 좀 폭풍 질주 할련다.”

폭발적인 변속을 기대하며 풀악셀…

정말 운전자인 저도 몸이 뒤로 젓혀질 판이었습니다.

150 km/h.. 160 km/h.. 170 km/h.. 180 km/h..

순시간에 급 180으로 끌어 올린 후

190 km/h.. 200 km/h..

슬슬 디젤엔진이 요동치는 것이 느껴집니다. 참고로.. 이때는 일반 디젤유를 사용했고, 나중에 고급 디젤유를 써 봤는데 이거 정말 대박이더군요..

210 km/h.. 220 km/h..

친구가 슬슬 “으… “ 하고 신음소리를 내더군요. 운전은 제가 하는데.. ㅋㅋ

그리고 뒤에서 자고 있던 운전 베테랑 친구3이 깨어났습니다.

“뭐냐? 뭔 운전이 이렇게 터프해..?”

음… 친구가 깨버릴 정도로 박력있었나요? 200고지를 넘어서 220고지까지 급상승 할때 우리의 친구 BMW는 준마에서 야수로 변해버렸습니다. 차가 쉬 흔들림 없이 정말 속력 그 하나만을 위해 모든 퍼포먼스를 뽑아냈지요.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이 차는 240km/h에 리미트가 걸려있었습니다. 더 밟았다고 하더라도 240에서 멈췄을테니.. 전 어지간한 속력은 다 내 본것이었죠. 일반 디젤유, 컴포트 모드로 달린 것인데, 만약 고급 디젤유와 스포츠 모드로 달렸다면 또 어떤 느낌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의 170km/h기록을 독일에서 220km/h로 갈아치우며 든 느낌은 오히려 편안하고 안전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지요. 이런 도로에서라면 포르쉐로 달릴만 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왠지 한국에서 목숨걸고 과태료 걸고 질주하는 청춘들이 안타까웠어요. 그냥 우리에게도 이런 도로, 그리고 이런 도로를 운영할 수 있을만큼의 기술, 자본, 운전 문화가 저별에 깔려있었다면.. 이렇게 편안하고 안전하며 재미있게 속력을 맘껏 만끽할 수 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제가 만약 한국에서 포르쉐를 몰던 사람이라면.. 그냥 처분했을지도 모르겠군요. 적어도 한국 도로는 아직 포르쉐가 달릴만한 곳이 아닌 것 같았거든요.

다음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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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μ•„μš°ν† λ°˜(Autobahn)을 달리닀 (4) λ§ˆμΉ¨λ‚΄ μš΄μ „λŒ€λ₯Ό μž‘λ‹€

연어입니다. 여러분께서 기다리시는 내용이 다름아닌 저의 드라이빙일터이니, 가급적 곁가지는 다 쳐버리고 제가 운전한 내용 위주로 말씀드려볼까요?

슈투트가르트를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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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 둘째 날, 화창한 날씨 아래 저희가 아침부터 달려간 행선지는 남부에 있는 슈투트가르트(Stuttgart)였습니다. 발음하기도 애매한 그 도시는 대체 왜? 네, 바로 포르쉐와 벤츠 박물관이 있기때문! 운전병 출신인 친구 2명은 여행지에 대한 코드가 좀 맞는 편인가봅니다. 이 두 친구가 차 박물관에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첫 행선지가 슈투트가르트가 되었고, 저희는 마인 강변을 따라 뻗어있는 아름다운 도로를 지나 큰 도로로 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스트리아를 향해 뻗어 있는 3번 도로를 타고 가다 81번 도로를 따라 우측을 빠지면 슈투트가르트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 3번 국도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뉘른베르크로 연결되고, 여기서 체코나 오스트리아 방향으로 갈리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도로라고 할 수 있겠군요. 여전히 운전은 소심남자 친구2가 하고 있었습니다.

소심한 친구2의 운전대 한 컷을 잡아 봤네요. ㅋㅋ 트램(Tram)과 일반차 도로가 혼재되어 있는 독일 시내의 모습도 담겨 있군요. 하늘에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선들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북동쪽에서 남서쪽을 가로지르는 5번 도로와,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향하는 3번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프랑크푸르트, 우리는 3번 도로를 탈 준비를 하였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차선과 차선 사이 도로폭이 꽤 넓어 보이지만 실제 운전을 할 때는 조심스러울 만큼 폭이 좁은 편입니다. 독일에서는 이상하게 사진에 보이는 빨간 트럭같이 매우 큰 박스형 트럭만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요, 정말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트럭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육중한 트럭들도 속도나 거리에 대한 룰을 잘 지켜주기 때문에 한국에서 처럼 위압적인 모습보다는 오히려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곤 하더군요.

동화같이 멋진 전경을 만끽하며 달린 우리는 드디어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아하, 인증샷 한 컷씩만 올려볼까요?

요거이 포르쉐 박물관..

그리고, 요거이.. 벤츠 박물관.. 이 곳 슈투트가르트는 포르쉐와 벤츠 박물관이 있을만큼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서 위상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연어, 운전대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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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길목에는 독일에서 유명한 아울렛 매장이 있었습니다. 2차 행선지를 가는 여정에선 드디어 제가 운전대를 잡게 되었지요. 자, 다시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렌트한 차량의 스펙은 신형 BMW 520d X-drive~ 적어도 달리는데 만큼은 그리 꿀리지 않는 스펙이였다 이 말씀. 하지만 말씀드린 것 처럼 저는 과속 운전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BMW 520d는 제게 ‘연비 좋은차’와 크게 다를 바 없었습니다.

살이 찐 이유겠지만, 역시 BMW는 차 안이 좁아~ 라고 궁시렁 대면서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BMW는 특별한 조향감각을 자랑하지요. 주행을 시작하니 전자식 감응장치를 바탕으로 하는 핸들 감각이 아우토반 도로와 만나 완벽한 직진성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오.. 이거 괜찮은데..? 슬슬 입질이 오기 시작하는 타이밍이었습니다.

경험해 보면 독일 도로들은 정말 확고히 체계가 잡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네를 누빌 수 있는 작은 길부터 우리의 고속도로 같은 큰 도로까지 갈 때는 몇 단계를 거쳐 진입하게 되어 있는데, 이 때마다 표지판의 색깔 등이 바뀌고 공통적인 룰을 느끼게 되지요. 큰 도로를 향해 나가다 보면 마치 기어를 변속해 올라가듯이 차와 운전자가 슬슬 달아오르는 마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아.. 이러시면 안되는데..

BMW에는 운전자가 속도나 네비같은 몇몇 중요한 정보들을 전방을 보며 바로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요. 전 이런 기능이 번거롭다고 생각했는데, 아우토반에서는 매우 유용했습니다. 왜냐하면 장착되어 있는 네비게이션은 그다지 규정속도를 재깍재깍 얘기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워낙 표지판을 필요한 만큼만 제공하다 보니 여차하면 내가 어느 속도까지 달릴 수 있는 구간에 놓여있는지 놓치기 쉬웠죠. 아무래도 독일 도로 사정에 익숙치 않은 외국이이어서 그랬나 봅니다.

이 표식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그 어느 곳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속도 무제한 구역을 알려주는 것! 남자들의 피를 들끓게 만드는 표식이지요. BMW에서 전방 화면에 이 표식을 자꾸 보여주니 편리하기도 하고, 전반적인 운전 흐름을 재빨리 파악할 수도 있었는데, 대개 2차선 도로에서는 속도 제한을 두는 편이고, 3차선 이상의 도로가 되면 무제한으로 바뀌는 편이었습니다. 독일 도로에서 (과속) 운전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딱 한 가지 있는데, 이건 나중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다음 글에서는 오로지 ‘속도 무제한 코스’에 대해서만 언급해 보도록 할까요? 피끓는 남자분들은 꼭 다음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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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μ•„μš°ν† λ°˜(Autobahn)을 달리닀 (3) λ„λ‘œλ₯Ό λŠλΌλ‹€

연어입니다. 해가 질 무렵 본격적인 운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친구2였고, 저는 조수석에 앉아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실 도움을 주는 척 하면서 독일 여자들은 얼마나 이쁜가 창밖을 쳐다보기 바빴습니다. 음.. 독일 여자 예쁩니다. 한국 여자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독일 여자의 매력이 어디 있는지는 아우토반 이야기 시리즈가 끝날 즈음 번외편으로 적어보겠습니다.

피곤함이 적은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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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빠져나온 후 바로 외곽도로에 진입하여 숙소가 있는 마인강 주변까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주목한 점은 도로와 주변 환경이 얼마큼 정비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어느 도로를 달리든 시인성이 좋고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여 운전의 피로감이 매우 적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다 시피 광고판 같은 것들이 거의 없고요, 안내표지판도 꼭 필요한 지점에 필요한 만큼의 정보만 글이나 기호로 표시되어 있더군요. 게다가 독일은 마치 도로와 건물이 들어서 있는 구역을 철저히 구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시내를 벗어나면 도로 주변에 지어놓은 건물들은 당췌 볼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고속도로만 하더라도 도로 주변에 공장, 모텔, 심지어 아파트 단지까지 온갖 건물들을 떼로 보기 마련인데 말이죠.

게다가 우리 나라에서 여기 저기 볼 수 있는 규정속도 위반 카메라, 교통정보수집용 카메라, 보안용 카메라 등등도 (교묘하게 숨겨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이지 않고, 속도 무제한 구역을 벗어나면 나타나는 규정속도(제 생각에는 규정속도라기 보다는 추천속도의 개념이 강한 것 같았습니다) 표지판 정도만 빼놓고는 시야에 들어오는 운전 간섭이 거의 없어 정말 정말 운전이 편안하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실제로 운전을 해 보아도 이에 따른 피로감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과속을 하든 어쩌든 네비게이션에서 규정 속도를 지키라고 땡땡거리는 잡소리(?)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독일에서도 규정속도 위반이라는게 있긴 하겠지만, 제 경험상 독일 운전자들은 도로표지판에 적혀 있는 제한 속도보다는 전체적인 도로상 흐름을 더 중요시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한 속도가 ‘80km/h’로 적혀있어도 그 이상 달려도 전혀 문제가 없는 흐름에 있으면 모두가 그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는 대개 제한 속도를 넘기며 달리고 있으면 어쨌든 ‘잠깐 속도 위반하고 있는 것 인정한다’란 기분이 드는데 말이죠.

아, 가능하면 앞으로 D-tube를 통해 틈틈이 찍어둔 주행영상을 같이 올려보려 합니다. 위 사진도 영상에서 캡쳐한 장면이거든요. 어떤 영상을 올리던 여러분이 보실 수 있는 장면은

(1) 절대 우측으로 추월하지 않는다 (2) 안전 거리를 칼같이 지킨다

라는 아주 단순한 사실입니다. 제 운전 습관은 철저히 독일식이었을까요? 사실 저는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거리 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설령 과속을 한다고 해도 안전거리만 잘 지켜진다면 위험도는 매우 낮아진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거리를 두게 되면 누군가 꼭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옵니다. 그것도 칼치기로 말이죠. 제가 독일의 운전자들을 사랑하게 된 계기는 바로 철두철미한 안전거리 유지! 저는 평소 운전할 때 앞보다는 뒤를 더 자주 보는 편인데, 한국에서는 뒤에서 달려드는 차량들 때문에 끔찍할 정도입니다. 특히 신호 대기를 하고 있으면 뒤에서 달려드는 차가 정말 정차를 할 것인지 내 차 뒤를 박을 태세인지 구별이 안 될 때도 많지요. 그렇지 않나요? 하하하. 헌데 독일 도로에서는 뒤에 오고 있는 차량들 모두 저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유지해주니 그렇게 마음이 안정되고 편할수가 없더라 그 말씀이죠.

참고로, 일주일 가까운 기간동안 도로에서 칼치기 하는 차량을 단 한대도 볼 수가 없었으니, 혹시 여러분께서 칼치기 하는 차량을 독일에서 보게 된다면 독일로 갓 넘어온 한국 운전자가 아닐까 추정해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친구2의 소심한 성격을 거듭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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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사람의 성격을 의외의 상황에서 발견할 수 있게 마련인데요. 당구를 친다거나, 바둑을 둔다거나, 술을 마신다거나 말이죠.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도로 위를 달리다 보니 각각의 운전 습관이나 성격이 더욱 도드라지게 발현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운전할 때 나타나는 친구2의 성격이 ‘조심스럽다’라고 생각했는데.. 음.. 아무래도 ‘소심하다’ 쪽에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지나친 ‘과감’ 못지않게 ‘소심’ 또한 운전 상황에서는 위험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운전 또한 결국 현재 인지할 수 있는 데이터와 상황을 총합하여 최선의 행동을 신속하게 결정하고 밀고 가야하는 행동의 연속이 아닐까요? 충분히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뭔가 결정한 듯 하다가 순간 머뭇거리게 되는 찰나 내 자신을 위험 속으로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친구도 운전엔 베테랑이고, 나름 운전병 출신에 여러가지 운행 차량을 다뤄본 경험이 있으니 그런 위험 상황까지 빠지게 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머나먼 타국에 와서 친구의 일면을 알게된 것도 여행의 재미중 하나가 아니었나 합니다. 사실 친구2는 그리 오래 알게된 친구는 아니다보니 아직 서로 잘 모르는 부분이 있긴 하지요. 당구 칠때는 꽤 과감하던데.. 운전은 음.. ㅋㅋㅋ


한국에서의 160km와 독일에서의 16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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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아니, 알수는 있되 그 이유가 매우 복합적입니다. 앞에 보여드린 캡쳐 사진은 160km/h의 속도로 ‘가볍게’ 달리고 있을 때 찍은 사진인데, 보시다시피 2차선 주행속도가 그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100km/h 정도로 달리고 있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지요. 저만 하더라도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 고속도로에서 가급적 130을 넘지 않으려 하는데 이 곳 독일에서는 160km/h 정도의 속도가 그다지 빠르게 느껴지지도 않고, 심지어 위험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캐기 위해 독일 아우토반에서의 운전 포인트를 하나 하나 캐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즉 하드웨어의 측면과 소프트웨어의 측면이 있었습니다. 하드웨어로는 도로 설비 포장 및 정비 기술, 자동차의 성능 등을 꼽을 수가 있겠고, 소프트웨어의 측면으로는 자동차 운행을 돕는 인도 방식과 전반적인 운전자들의 운전기술, 습관, 규칙 등을 말할 수 있겠지요. 자, 이제 아우토반 운전에서 속도 무제한 구역을 신나게 펌프질하며 달릴 수 있는 비밀에 접근할 차례입니다. 제가 이런 점을 파악한 후 얼마나 신나게 달릴 수 있었는지 상상이 가시나요?

다음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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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μ•„μš°ν† λ°˜(Autobahn)을 달리닀 (2) 잘 μ •λΉ„λœ λ‚˜λΌ 독일

연어입니다. 아우토반 이야기 많이 기다리셨죠?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엔지니어의 자부심으로 가득찬 나라,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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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프랑크프루트 마인강 숙소 근처에서 찍은 공사 현장 중 한 컷입니다. 건물 공사 현장을 직접 보면 깔끔하고 정교하게 조립해 나간 보조물들이 또 하나의 작품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한 컷 더 볼까요?

어떻습니까? 잘 정리정돈 된 모습을 볼 수 있지요? 반듯하고 안정되게 엮여있는 구조물들이 제게는 정말 인상 깊은 장면이었습니다. 가끔 유럽인들이 살고 있는 일본에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사실 이보다 더 찍고 싶었던 장면은 바로 공사현장이나 건물 인테리어 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공들의 연장과 공구 박스들이었습니다. 차마 진지하게 일하고 있는 분들 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기가 미안해서 찍지는 못 했는데요, 제가 본 모든 작업공 분들은 자신의 공구를 매우 소중하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군인이 총기를 다루고 관리하듯 말이죠.

우리나라에서 보면 대개의 공구상자들이 여기저기 긁혀있고 흙먼지 뒤집어 쓰고 있고.. 그렇지 않나요? 헌데 이분들의 공구상자는 정말 깨끗하고 그 안에 공구들도 모두 가지런히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작업복에 부착되어 있는 공구주머니에도 광이 날 정도로 잘 관리된 연장들이 꽂혀있었고,얼굴에는 ‘내가 바로 엔지니어야’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해 보였습니다. 우와.. 제가 독일 엔지니어링의 힘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순간이었죠.


뽀대나는 렌트카 - 독일의 서비스를 느끼는 순간

자, 아우토반을 달리려면 무엇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차와 면허증이겠죠? 그 중 면허증에 대해 정리해보자면,

(1) 여권 (2) 국제면허증 (3) (한국)면허증

이 세 가지가 한 세트로 필요합니다. 국제면허증을 발급받는 방법은 어렵지 않게 찾아보실 수 있을테니 패쓰~

관건은 바로 차를 렌트하는 것이겠군요. 저도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지 못해 대충 알아보긴 했지만, 분명 AVIS같은 렌트서비스보다는 독일 현지 브랜드가 더 저렴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고른 회사는 바로 SIXT(독일 발음으로 ‘직스트’?)였습니다.

(captured by Google.com)

서비스가 상당히 괜찮아서 귀국 후 찾아보니 100년 정도 된 회사더군요. SIXT렌트카를 이용하는 방법도 찾아보니 자세히 설명해 놓은 블로그들이 있더군요. 전 아무 정보도 없이 그냥 (한국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예약을 해버렸는데요. 충분히 시간을 갖고 준비하신다면 차근차근 어렵지 않게 하실 수 있을겁니다. 다만, 보험에 대한 부분은 매우 중요하니 꼼꼼히 체크하신 후 예약을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외국인 입장에서 낭패를 당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 옵션만큼은 최고 사양으로 넣는 편입니다.

일행 중 한 명이 강력히 주장해서 성사될뻔한 차종이 벤츠 S클래스였는데요, 뭐.. 이유는 간단합니다.

(1) 독일에 가면 벤츠지! (2) S클래스는 독일에서도 먹히는 차야! (3) 뽀대나게 좀 다녀보자!

헌데, 최종 합의를 본 차종은 E클래스. 지금 생각해도 S클래스를 선택하지 않은 건 탁월했는데요. 이유인즉슨, 유럽은 유럽.. 도로와 주차장이 너무 좁아서 도통 S 클래스로는 답이 안나오더라..였습니다. 여러분께서도 현지 도로와 주차장 사정을 감안하여 너무 길거나 큰 차량은 가급적 피하시길 바랍니다.

어쨌거나.. 아무리 한국에서 온라인 신청을 해두었다 하더라도, 결국 현지 부스에 가서 직원과 대화를 나누며 인적 사항을 확인받고 여러 옵션에 대한 선택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바꿔 말하면 영어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죠. 이때부터 땀이 날 것 같다고 지레 겁을 먹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스팀잇 KR에는 ‘연어의 다시 쓰는 영어’ 시리즈가 있기 때문이죠.

대화를 통해 확인 받는 부분들은 대강 이러합니다.

(1) 신원 확인 - 여권 등으로 확인 받으면 됩니다. (2) 운전자 확인 - 제1운전자, 제2운전자를 신고합니다. (3) 혹시 바로 인계받을 수 있는 차량으로 변경 여부 (4) 연료를 어떻게 인계할 것인가 여부

(3)의 경우는, 예를 들어 세단을 신청해 두었어도 혹시 SUV나 밴으로 선택하면 바로 차를 인계해 줄 수도 있다.. 뭐 이런 내용입니다. (4)는 연료를 가득찬 상태로 받은 후 반납할 때도 가득 채워서 주겠느냐 뭐 이런 내용이구요. 모두 그리 어렵지는 않은 내용입니다.

자, 그리하여 렌트에 성공한 차량은? 바로 위 사진에 나온 내용과 같습니다. 예약은 벤츠 E클래스로 해 두었지만, 실제 배정된 차량은 동급 차량인 ‘신형 BMW 520d 오토 X-drive’ 차량이 되겠습니다. 신형에 오토미션, 그리고 4륜 되겠네요. 제가 LIM 부분은 물어보지 않았는데요.. Limited가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Limited로 추정하는 이유는 친구가 아우토반을 풀로 달리다보니 리미트에 걸려버렸기 때문이거든요. 하하. 어쨌거나 네비게이션도 달려 있고, 딱히 블랙박스같은건 옵션에 없었기에 그냥 넘어갔습니다.

어떤 친구가 유럽에서 네이게이션이 오작동할 경우가 많으니 보조로 앱을 좀 깔아두고 가라고 해서 Sygic이란 앱을 깔긴 했는데요. 결론적으로 BMW에 장착된 네비게이션은 길안내를 아주 잘 한 편이라서 앱은 따로 쓰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외국인이라 그렇게 셋팅을 해 둔 것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네비게이션은 걸걸한 아주머니 목소리로 영어 안내를 해주더군요.

전반적으로 차량은 아주 완벽한 상태로 정비되어 나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최상의 상태로 왔습니다. 한국에서 차량을 이정도로 관리해서 빌려주나 싶을 정도였지요. 차량의 청소상태만으로도 독일의 완벽주의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렌트 차량을 인도받다 - 달려보자 BM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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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받은 차량은 이제 갓 10,000킬로를 달린 신형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1만 킬로정도 달린 차의 주행 느낌을 가장 좋아하는데요. 어느 정도 길도 들였겠다, 새 차 냄새도 남아있겠다.. 저에게는 딱이었습니다. 프랑크프루트 공항 지하1층 주차장에 가면 여러 렌트차량 코너들이 있고, 이 곳에서 차량을 넘겨 받아 주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첫날은 친구2가 숙소인 호텔까지 차량을 몰았지요. 참고로,

(1) 친구1 : 군 운전병 출신, 운전광, 속도광 (2) 친구2 : 군 운전병 출신, 평소 소심 (3) 연어 : 운전병 출신 아님, 연비운전 좋아함.

뭐, 대충 이런 성향들이 있긴 합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그리 멀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외곽도로를 좀 달린 후 시내에 진입한다고 볼 수 있는 정도였지요. 일단 유럽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은 처음이었으므로 빠른 시간내에 현지 도로 규칙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독일 도로를 달린 첫 느낌은 이러했습니다.

(1) 도로가 좁다! (2) 도로 좌우회전이 마치 로터리를 이용하는 듯하다 (3) 도로 주변에 최대한 자연경관을 사용하였다 (4) 바닥에 선들이 너무 복잡해 보인다

한국, 미국, 중국과 같이 도로가 넓은 나라에서 운전하던 사람에게는 도로가 극히 좁아 보일 수 있습니다. 유럽 도로가 좁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느낌이 색다르더군요. 재미있는 것은 바로 (2)번인데, 독일에서의 좌우회전은 한국에서 좌우회전을 하는 것과는 매우 다른 기분이 들더군요. 제 추리가 맞다면, 기본적으로 로터리를 이용하는 습관이 적용된 것 같습니다. 딱히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본격적인 아우토반 도로로 나가고 들어오는 내용을 설명할 때 자세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3)은 마치 남산길이나 북악스카이웨이길를 달리는 것처럼 도로 주변이 수풀로 우거진 곳이 많기 때문에 적어둔 얘기입니다. (4)은 자전거, 트램, 자동차들이 섞여 달리는 도로이다 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바닥을 보면 온갖 방향들을 안내하는 선들이 엮여 있어서 좀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만.. 이 역시 운전을 하다보면 금방 적응 되므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자, 오늘은 차를 인도받고 도로에 나간 이야기까지만 간략히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본격적인 운전을 시작하면서 경험하게 된 차량에 대한 부분, 독일인들의 운전 문화, 도로 등에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진짜 맛배기는 다음 글부터 되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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