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코인이 왜 왓따일까? - 장기 투자  측면에서

스팀 코인이 왜 왓따일까? - 장기 투자 측면에서

연어입니다. @dakfn 님과 댓글이 오가던 중 이런 말씀을 남겨두셨더군요. 순간 극 공감하며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스팀 코인은 정말 ‘왓따’입니까? 이제 막 스팀잇을 시작하신 분들이라면 반신반의 하실겁니다만, 저는 투자자 입장에서 @dakfn 님의 이야기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고’나 ‘최선’의 선택이라고 까지 말하긴 어렵더라도, ‘장기투자’ 측면에서 보면 스팀 코인이 정말 매력덩어리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삼성전자 Vs 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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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대학 입학 후 아르바이트 삼아 개인 과외 교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과반을 선택한 여고생에게 수학을 가르치기로 했었는데, 학생 어머님이 급히 고교 수학을 미리 예습하려는 중3 남동생을 가르쳐주길 원하시더군요. 아무래도 남자 대학생에게 사춘기 여고생의 교습을 맡기기가 좀 꺼림직하셨던가 봅니다. 뭐 저야 남자애들을 가르치는게 훨씬 신경도 덜 쓰이고 좋았으니 나쁠거야 없었죠.

어머님이 하도 교육에 극성이고 간섭이 심하셔서 스트레스를 받았던지라 목표했던 성과를 내주고 1년에 가까웠던 수업을 끝마치게 되었습니다. 무척 홀가분한 순간이긴 했는데.. 펀드매니저 생활을 할 때 문득 그 시절 받았던 과외 비를 꼬박꼬박 무언가에 투자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계산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생각했던 주식 종목이 바로 ‘동서’였습니다. 흔히 ‘동서식품’으로 알고 있는 종목이죠. (동서와 동서식품은 원래 다른 회사입니다만 투자 측면에서는 같은 회사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제가 동서를 선택했던 이유는 바로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동서가 한국의 대표적인 배당주 중 하나였고, 다른 이유는… 그 집 가장이셨던 분이 바로 동서식품의 임원이였기 때문입니다.

요즘엔 학생 때부터 피터지는 취업 전쟁에 돌입하는 살벌한 세상이 되었지만 적어도 IMF 이전에는 한국 사회가 그리 각박하지는 않은터라 대학생이란 적당히 놀기도 하면서 사회 진입을 준비해가는 터전이기도 했죠. 그런 분위기상 저도 과외비를 받았다 하면 몇 일내로 다 써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일단 ‘마르떼 프랑스와조 저버’나 ‘게스’ 청바지만 샀다하면 과외비의 절반은 날려버렸으니까요. 학생 신분에서 보면 시간당 임금이 꽤 비싼게 과외 수입인데.. 이래나 저래나 늘 용돈 부족하고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동서’란 종목의 과거 기록에 기초하여 당시 받았던 과외비로 주식 매입을 시뮬레이션 해보았고, 장기간 고배당주로 손꼽히는 종목의 특성대로 배당으로 받는 금액은 다시 재투자하는 방식의 산술을 해나갔습니다. 그리고는..

놀라 자빠질 뻔했지요.

아마 1년 간 받은 과외비로 동서 주식만 매입하며 배당 재투자를 감행했다면 아마 저는 지금쯤 코인투자고 나발이고 어디 해외 해변가에 저녁놀을 바라보며 모히또 한잔을 들이키고 있었을 겁니다. 그만큼 투자수익 결과는 쇼킹했고 배당, 다시 말해 투자자산이 정기적으로 뱉어주는 현금흐름의 위력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동서는 매우 비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이자 피터지는 IT 시장에서 살아남은 세계적인 우량종목입니다. 여기엔 아무도 이의가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늘 긴장해야 하는 세계 시장의 각축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늘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야 합니다. 그러니 어마어마한 수익의 많은 부분을 또 시설이나 기술개발에 재투자해야 하지요. 반면에 커피 믹스 같은 기호품을 바탕으로 성장한 동서(동서는 외견상 동서식품의 포장지를 공급하는 회사로 되어있음)는 상대적으로 대규모의 시설투자나 기술개발 비용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커피 같은 기호품을 향한 사람의 취향은 급격히 변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식료품 개발 등에 들어가는 연구 비용은 상당히 적은 수준으로도 가능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회사는 발생되는 수익의 많은 부분을 배당으로써 주주에게 환원해주는 것입니다. 담배, 카지노, 정유 등의 회사들이 필연적으로 이런 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주주들이 그렇게 해주길 원하니까요.

동서에 대해 조금 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작년인가 사상 처음으로 배당금이 전해와 같이 동결되었을 뿐, 적어도 약 25년 간은 배당금을 매년 무려 15%씩 향상시켜온 슈퍼 슈퍼한 종목인 것입니다. 25년을 언급한 이유는 제가 찾아볼 수 있는 과거 자료가 25년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걸 계산해 본다면 첫 해에 100만원이던 배당금이 약 25년 후에는 3,300만원까지 올라가는 셈입니다. 게다가 그 배당금들을 허투로 쓰지 않고 재투자한다면 이후 발생되는 수익은 더욱 어마어마해지죠. 왜 이런 계산이 성립되는 걸까요?

비밀은 바로 주가란 것은 기업이란 실체와 달리 들쑥날쑥 하는 반면 실제 기업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비교적 안정된 실적을 올려주기 때문입니다. 배당은 주식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발생한 수익에서 분배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종 기업은 건실하게 운영되면서 수익을 잘 내고 있음에도 어떤 이유로 인해 주가가 폭락해 있거나 지지부진해 있다면 그 배당금으로 주식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오르는 대로 좋겠지만 만약 주가가 제 값을 못 받고 있을 때가 주식 보유 물량을 크게 키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되는 것이고, 이렇게 불려 놓은 물량 덕분에 시세가 탄력을 받으면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커지면서 동시에 배당금도 더더욱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헌데.. 이런 상황이 바로..

스팀잇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스팀 코인은 그 자체로는 별 영향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팀은 스팀잇이란 실체와 결부되어 매우 걍력한 강점을 지니게 됩니다. 우리는 스팀잇을 단순히 SNS, 소통과 교류를 하는 공간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 잠시 그런 상식을 완전 배제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냥 스팀잇이란 곳이 오로지 투자측면에서 볼 때 밖의 시세가 불리하면 안에서 어느 이상의 가치를 보전해 주고, 그 기회를 바꿔 말하면 주식.. 아니 스팀이란 코인의 개수를 보다 크게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곳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스팀잇이 스팀 코인 보유자에게 제공하는 특별한 서비스인 것입니다.

저는 장기간 이 서비스를 이용해 왔고, 초반에 스팀의 총량, 즉 스팀파워를 빨리 비축하기 위해 크던 작던 보상액이 나오면 스팀파워로 전환을 해두었습니다. 이렇게 스팀파워를 살찌우게 되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보상액도 점점 커지지요. 게다가 스팀달러 가격이 껌값일 때는 내부에서 convert 해주는 서비스를 활용해 보다 많은 스팀으로 전환하고 이걸 다시 스팀파워로 충전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처럼 스팀달러 시세가 스팀보다 크게 높을 때는 convert가 아닌 내부 마켓에서 보다 많은 스팀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하지요.

제 이야기의 핵심은.. 스팀잇이 사람과 사람이 포스팅하고 평가해주는 커뮤니티 공간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보팅하고 돈 나오고 이런 체계가 아닌 장기 투자자가 유리하도록 적절한 장치가 되어있는 매우 스페셜한 시스템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팀 코인의 보유자는 여타 다른 코인 보유자와 달리 (또는 보다 월등하게) 코인 보유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비트코인이 달리고 있어도 (아쉽지 않은건 아니지만) 비교적 룰루랄라 스팀 총량을 키워가는데 주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그렇게 좀 불려 놓은 물량으로 스팀잇의 재미를 더 많이 누려야 하겠지요. 여러분께서도 이런 시스템의 원리를 잘 이해해 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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