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어학용 부계정 두 개를 따로 만들어 봤습니다. 급하게 생각나는대로 지어 본건데 ‘영어 공부 / 중국어 공부’란 의미로 각각 @studyenglish, @studychinese 라고 명명하였습니다. @jack8831 계정과 서로 연동지어서 포스팅하려고 하는데, 가능하면 부계정에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내용만 담고 기타 잡소리(?)들은 본계정에 담아볼까 합니다. 상당수 어학 강의와 교재들이 공부할 내용보다 부가적인 설명만 잔뜩 들어가 있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리 바람직한건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잡다한 설명들이 공부 의욕을 고취시키고 배경 지식을 늘려주는데 효과는 있겠지만, 배우는 사람에게 지식을 제공하고 익혀야 할 내용을 훈련시키는게 아닌 그저 ‘어학을 공부하고 있다’ 는 자기최면 효과만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jack8831 계정에서는 들어두면 나쁘지 않는 참고적인 내용만 읊어볼까 합니다.
아무래도 중국어쪽 보다는 영어쪽이 내용을 채워나가기에 수월할 것 같네요. 왜냐하면 우린 일단 영어란 외국어를 의무적으로 교육 받았고 이래저래 많은 경로를 통해서 어느 수준 이상의 지식을 쌓아두었기 때문입니다. 기초적인 발음 같은것도 어지간하면 다들 익혀 보셨을테고요. 하지만 중국어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는 중국어를 마스터한 입장도 아니고, 어쩌면 공부거리를 적어가면서 저도 실력을 키워야 할지 모르겠네요. 다만 제가 중국어를 익혔던 경로가 꼬마 때부터 아빠를 따라 중국에 살며 10여년 동안 한족 학교를 다녀야 했던 대학생에게 1:1 과외를 받았고(나름 돈 많이 들었음), 북경 출신에 유명 중국어 어학원 대표 강사로 일하며 한국어 교육 박사 과정을 마쳤던 옛 여자 친구에게(돈 더 많이 들었음) 혼나면서까지 철저히 익혀두었던 ‘본토 발음’이 있긴 한데.. 뭐 스팀잇 특성상 텍스트 위주의 설명일 수밖에 없으니 최대한 머리를 굴려 이 부분도 보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어의 경우엔 결국 저를 믿기 보다는 저의 뒷배경(?)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겠군요. 하하.
@StudyEnglish : 말하려는 의미를 심플하고 빨리 문장으로 만들어 내기 @StudyChinese : 여행에서 써먹기 좋은 기초 내용 익히기
우선 각 계정의 공부 컨셉을 잡아 봤습니다. 중국어는 상대적으로 명확합니다. 중국어를 배운적이 없는 데도 여행지를 다니기 위해 급한대로 ‘여행 중국어’ 같은 책을 사서 공부하거나 들고 가는 경우가 있지요? 어학 실력이란게 많이 쌓으면 쌓아 둘수록 유용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필요하다면 벼락치기로라도 배워서 써먹어야 하는겁니다. 중국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도시에서 젊은 분들과 대화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생각보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습니다. 거의 한국어화 된 영어 표현들이 있지요? 중국엔 그런것도 별로 없습니다. ‘오케이 O.K’나 ‘땡큐 Thank you.’ 정도는 알아듣는데.. 예를 들면 우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화기를 ‘폰 phone’이라고 말해도 다들 알아듣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지요. 사정이 이러다 보니 어딜가든 손짓발짓하고 쉬운 영어 단어로 몇 마디 하면 다~ 통한다(사실 그렇긴 합니다)는 신념으로 중국땅을 밟았다간 자칫 낭패를 겪을 수가 있지요.
제가 경험한 실화입니다. 중국어 수업을 두 번인가 들었을 즈음, 갑자기 상해 출장이 잡혔습니다. 스마트폰이 없었을 때라 10,000개의 어휘가 담긴 중국어 단어장을 하나 사들고 나섰는데, 발음기호도 다 익혔겠다 좀 번거롭더라도 단어장만 뒤적이면 아쉬운대로 의사소통은 될거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어떤 빌딩 안 스타벅스에서 차를 마시다가 화장실을 가려고 하는데 도통 건물안에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마침 경비원 한 분이 있길래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물으려고 사전을 펼쳐들었는데.. 아 이런… 10,000 개의 단어 안에 ‘화장실’이란 단어가 없지 뭡니까? 그 많은 단어들 속에 ‘화장실’이란 중요한(?) 단어가 눈을 씻고 봐도 없던거에요. 할 수 없이 화장실을 설명하기 위해 이 단어 저 단어 뽑아 들었죠.
tollet… W.C… rest room… 화장실 (한국식 발음) 화~좡~쉴~ (엉터리 중국식 발음)
이거 손짓 발짓 몸짓 하기에 ‘화장실’ 의미는 좀 꺼림직하고 해서 계속 말로만 읊어봤는데.. 아.. 정말 미치겠더군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때 처음으로 중국에선 우리에겐 일상 용어로 쓰이는 영어 단어가 통하지 않는다는걸 알았습니다. 결국 경비원의 ‘팅부동(무슨 소린지 못 알아 듣겠다)’이란 표현만 배워가지고 왔지요. 건물안에 화장실이 없을리 없다는 신념으로 뒤지고 뒤져 찾아내긴 했지만.. ‘화장실’이란 중요한 단어를 왜 만 개 씩이나 되는 리스트에 올려두지 않았는지 편집자를 원망해야할지 저의 미천했던 중국어 실력을 원망해야 할지.. 어쨌든 저에게도 그런 흑역사가 있었습니다.
또 하나. 중국으로 여행을 가서 현지인에게 뭔가 물어보면 영어로 물어보든.. 떠듬거리며 중국어로 물어보든.. 대답은 죄다 속사포 같은 중국어로 돌아옵니다. 당황할 수밖에 없지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 왠 외국인이 떠듬떠듬 ‘강남.. 어디 있어요?’라며 여러분께 길을 물어 보았다고 합시다. 아마 여러분은 좀 떠듬거리더라도 영어로 대답을 해주려 한다거나, 한국어로 대답을 해주려 해도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상대방을 배려해서 천천히, 그리고 쉬운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 이해시켜주려 하겠죠.
여기.. 아니고.. 저~기.. 저~기.. 길 건너.. over there.. 사거리.. 거기서 더 가면.. more .. more.. 거기가 강남…
뭐 대충 이런 식으로라도 말입니다. 즉, 우리의 사고 방식으로는 낯선 사람에게 잘 설명하는 방법은 마치 아이에게 설명하듯 쉬운 단어로 천천히 말해주는 것입니다. 쉬운 단어로 천천히 얘기해주면 상대방이 보다 잘 알아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렇지 않나요? 하지만 중국은 좀 다릅니다. 일단 말을 많이 하지요. 비유 하자면, 제가 떠듬떠듬 중국어로 ‘동방명주 탑 어떻게 가야하나요?’라고 물어봤다고 칩시다. 아마 대부분 반응은 이렇죠.
“아.. 동방명주? 일단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서 버스를 타요. 7 정거장 쯤 가면 동방명주가 나오죠.”
이런 얘기를 속사포처럼 얘기하면 제가 잘 못 알아 듣겠죠? 약간 못 알아들은 표정을 짓고 있으면 이분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 중국어를 잘 못하니까 내 얘기를 한 번에 못 알아듣는구나. 그럼 더 잘 얘기해 줘야겠네’ 그러고는 말을 더 많이 합니다. 단어를 많이 얘기하고 설명을 길게 하면 그 중에 알아듣는 단어도 많아질 것이고, 계속 길게 설명하면 그 중에 알아먹을 표현도 있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버스 타는걸 잘 이해 못하시는구나. 저기 보이죠? 저기? 1층에 가게. 거기서 오른쪽으로 돌으라니깐. 오른쪽으로 팍 돌아요. 팍 돌아서 30 걸음 정도 걷다보면 버스 정류장이 나올거에요. 거기서 버스를 타면 되는데, 아무 버스나 타지 말고 파란색 버스를 타. 503번이나 217번 버스를 타면 돼요. 503번이나 217번. 그 다음에 딱 일곱 정거장만 가면 되거든요. 거기서 내리면 바로 앞에 동망명주가 있을거에요.”
자.. 어떻습니까? 속칭 ‘멘붕’이 오지요. 가뜩이나 처음에 대답한 것도 잘 못 알아 들었는데 말을 더 빨리, 그리고 많이 해대면 이젠 들어도 들은게 아니게 됩니다. 결국 이분들의 ‘친절한’.. 그러나 나에겐 낭패인 이 상황을 종료시키는 방법은 딱 하나죠. “팅부동(무슨 말씀이신지 못 알아 듣겠어요” 하던가 “즈다오러(알아들었습니다)” 하던가 말이죠. 이렇게 종결시키지 않는한 중국분들의 친절함(?)은 계속 될겁니다. ㅎㅎ
결론은.. 그래도 조금이나마 중국어를 배우고 가면 좋다는거죠. 말씀드린대로 중국 사람들의 특성상 괜히 어설프게 중국어를 꺼내들면 더 복잡해지는 상황이 펼쳐지긴 하지만, 그래도 이분들 입장에서 쌩판 모르는 영어로 말을 걸어오는 것보다 좀 어눌하더라도 중국어로 말을 물어오는게 훨씬 친근할테니 말입니다.
영어는 어떨까요? 영어 조기교육 세대를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와 비슷한 연배시거나 윗 세대 분들에게 영어란 참 골치아픈 녀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소한 중학교 때부턴 영어가 의무 교육이었음에도 이른바 ‘입시 영어’란 병폐에 찌들어 있었으니까요. 그 이후로도 토플이나 토익이니 해서 줄줄이 시험을 위한 영어에 혹사 당하며 삽니다. 읽는건 그럭저럭 되는데 쓰려고 하면 막막해지고.. 말은 떠듬떠듬 어떻게라도 해보겠는데 들으려 하면 안 들리고.. 그 뿐인가요? 말하는건 쉽냐 이거죠. 뭔가 말을 하려고 하면 ‘I(나)’ 까지 나오는데 그 다음에 무슨 동사를 채워 넣어야 할지 머리가 멈춰버리죠. 왜 그렇습니까? 배워본적이 없으니까요. 배우고 익혀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 상황에 바로 답을 찾을 수 있겠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요새 한국에서도 이런 입시형 영어, 일본식 교육의 영어, 죽은 영어에 대한 반성이 치열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하여 다양한 솔루션이 나오고 있죠. 조기 유학도 그 일환입니다. 조기 교육, 조기 유학.. 좋죠. 여유가 되고 여건이 된다면 아이에겐 해 줄 수 있는 옵션입니다. 그런데 엄마 아빠 세대는요? 이분들에겐 이미 조기 유학이란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습니다. 많은 강사들이 이전에 배운걸 싹 지워버리고 새롭게 담으라고 합니다. 그게 가능할까요? 시험에 매달려 지금껏 기계적으로 외우고 익혀놓은 많은 것들을 다 버리는 것도 쉬운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뭔가 잘 못 배운건 맞으니 ‘새롭게’ 뭔가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길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학원도 등록해 보고, 새벽녘부터 전화 영어도 해보고, 직장 다 때려치우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영미권으로 짧게나마 어학 코스를 다녀보기도 하지요. 헌데 막상 사회 생활이 시작되면 다 엄두도 못 낼 말들입니다. 좀처럼 짬을 내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너무 피곤해요. 일에 매이는 것만으로도 피곤한데 어학까지 배울 에너지가 없는 겁니다. 늘 고갈된 삶이죠. 그래서 1월 1일의 독한 의지는 곧 사라지게 되죠. 그렇게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일년 이년이 가는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제가 내린 결론은 ‘고쳐쓰자’였습니다. 잘 못 배운거 인정하고 들어가자는거죠. 하지만 많이 배워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눈만 뜨이면 됩니다. 가장 좋은건 정말 영미권 애들이 생각하고 말을 만들어 가는 방식을 철두철미하게 배우는 것이지만 그게 현실적이지 못한다면 타협을 봐야 합니다. 비록 시험을 위해, 입시를 위해, 일본식 교육 방법으로, 암기식으로, 반쪽짜리 죽은 교육을 받았다 하더라도 우린 이미 많은 지식을 축적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걸 제대로 써먹을 줄 모르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를 뿐입니다. 조금만 고쳐쓰면 되는거에요. 저는 다만 그 방법을 맛배기로 알려드릴 뿐입니다. 하지만 장담컨데.. 기존에 갖고 있던 지식 체계를 조금만 비틀어주면 한국인으로서, 한국어를 마스터한 사람의 입장에서 영어란 언어의 구조와 체계가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네. 말을 만들어 갈 수 있지요. 진짜 원하던게 그것 아닙니까? 내가 하고픈 말을 어떻게든 만들어 내는 것 말이죠.
이른바 ‘패턴 영어’가 위력을 발휘하는 건 그 때 부터입니다. ‘패턴 영어’는 매우 실용적이고 좋은 훈련 방식이지만, 정작 내 스스로 말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모르는 상황에서는 이것도 하나의 ‘암기식 영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숙어’가 되는거지요. 우리가 학창시절에 외워둔 숙어가 없어서 말을 못 만들어 내는건가요? 그런건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약간 시간이 걸리고 능숙하지는 못하더라도 말을 만들어내는 성취감을 맛봐야 합니다. 내가 만들어낸 표현이 상대방에게 이해가 되면 되지요. 그 단계를 경험하면 그 때 부터 영어는 진짜 언어가 됩니다. 언어를 배우는 목적이 결국 의사 표현, 그리고 그 의사 표현을 통해 상대와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이니까요. 다만 그 표현이 이해는 되는데 완벽하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조금 가다듬을 필요가 있겠지요. 여기엔 영미인의 독특한 표현 방식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예외적인 사항들이죠. 우리도 그런건 많습니다. 모든 언어가 원칙으로 돌아가지는 않거든요. 어법상 예외에 해당되지만 이미 정형화된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걸 좀 더 정교하게 익해보자는거지요. 그게 바로 ‘패턴’ 연습이 큰 도움을 주는 경우입니다. 매번 말을 할 때마다 머릿속으로 만들어낼 필요를 더는거지요. 이미 만들어내는 방식을 익했고, 어지간하면 꽤 적절한 표현을 만들어낼 줄 안다면, 이제 말을 효과적이고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영미 친구들이 가다듬어 놓은 표현을 깔끔하게 끌어다 쓰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치중하는 부분은, 우리 모두 말은 못해도 가장 답답해 하는 부분.. 즉 표현하고픈 내용을 영어로 만들어내는 첫 발입니다. 첫 스타트 부분이죠. I~, You~… 이렇게 문장을 만들어 보려고 하다가 주어가 지나면 앞이 깜깜해지는 벽을 넘어서자는 것이죠. 이것만 넘기면 이후 여러분의 영어는 탄력을 받을 겁니다. 괜히 비싼돈 내고 영어 강의를 들을 필요도 없지만 (여기 스팀잇 kr에 멋진 강연들이 이미 넘칩니다.) 설령 돈과 시간을 들여 공부를 한다 해도 그 때부터는 진짜 피가되고 살이되는 살아있는 영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단계를 넘기위해 부딪히는 문제들이 무엇인지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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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부계정입니다. 지금 바로 등록해 두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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