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스팀잇에서 고정적인 투자 소득을 늘릴 수는 없는 걸까요?

[단상] 스팀잇에서 고정적인 투자 소득을 늘릴 수는 없는 걸까요?

연어입니다. 저는 이곳 스팀잇에서만은 경험주의자에 가까운 마인드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스팀잇 특유의 매우 교묘하고도 복잡한 역학 구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스팀잇 구력(?)이 길어질수록 그나마 믿을 만한건 경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커집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론도 정답은 아닙니다. 사람은 늘 자신의 경험을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이해하기 십상이니까요.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극단적인 주장 만큼은 배제하자’ 였습니다. 다행히 우리 커뮤니티도 이런저런 논쟁 끝에 양 극단에 해당하는 주장은 자중하거나 양보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 국회보다 한결 낫다 싶기도 하네요) 헌데, 자주 논의에 오르던 내용 중 하나로서..

‘좋은 포스팅론’

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포스팅론’이란 제가 임의로 붙여본 말인데.. ‘수준이 높고 정성을 들인 포스팅이 더 주목 받고, 그에 따른 더 큰 인기와 보상을 받아가는 것이 스팀잇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라는 의견을 그리 표현해 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가치관은 스팀잇에서 일찍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거나 큰 자금을 투자해 활동을 시작한 유저들의 막강한 영향력 속에서 쉬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던, 오로지 정성어린 글과 좋은 컨텐츠를 무기로 활동해 나갈 수밖에 없던 저자본의 유저들로 부터 큰 지지를 받기 마련이었습니다. 여기엔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려 노력하는 선배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이후 좋은 역량을 지닌 후배들이 어떻게 스팀잇에 들어와 활동을 펼칠 수 있겠냐는 걱정이 담겨있었지요. 상당 부분 맞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헌데 ‘좋은 포스팅론’에는 그 자체로서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설령 좋은 포스팅에 결국 많은 지지와 큰 보상이 따라온다는 논리가 십분 맞다고 쳐도, 사람들이 그런 포스팅과 작가를 발굴하고 지지해 줄 때까지 버텨낼 수 있냐는 문제가 가장 현실적인 부분일 것입니다. 몇 번 포스팅 해보다가.. 또는 한 두 달 활동해 보다가 실망감만 안고서 접고 나가는 (아, 탈퇴는 불가하군요 ㅎ) 유저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요. 그러나 어느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좋은 포스팅을 꾸준히 생산해 내는 유저에게 큰 보상이 가야하는게 맞다면, 그 만큼의 수준이 되지 않는 포스팅 밖에 생산해 내지 못하는 유저들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물론 답도 없습니다. 그래도 타협점은 있습니다. 대개 경험에 의해 어느 정도 인정된 답변이지요. 적당히 투자도 하고.. 적당히 좋은 포스팅도 올리고.. 왠만하면 꾸준히 활동하고.. 이웃들과도 좋은 소통을 통해 존재감을 유지하자.. 뭐 그런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이 이상의 답안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답은 아닐지라도 모범 답안은 되겠지요.

결국 우리는 ‘정답’을 찾기보다 ‘모범 답안’을 찾는 쪽으로 포커싱을 하는가 봅니다. 그래도 이런 암묵적인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이전보다 조금은 뭔가 시도해 보는데 부담이 덜할 것 같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타고 저도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보고 있는데요.. 제가 주안점으로 두는 부분들은 이러한 점들입니다.

  1. 많은 kr 이웃들이 ‘투자 소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2. 이런 ‘투자 소득’을 작더라도 꾸준히 받을 수는 없을까?
  3. ‘투자 소득’ 재원 마련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방법은 없을까?

저는 ‘좋은 포스팅’이 스팀잇의 주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공감하고, 스팀잇에 과감히 투자를 감행한 유저들에게 더 많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보상 체계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영역에서 이미 많은 노력들이 있어왔고, 그 중 일부는 안착했으며, 또 일부는 여론의 뭇매를 맞거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미완의 논제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저는 하나의 답안을 내리기 보다는, 하나의 문제 의식이 생기면 이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방향쪽으로 가닥을 잡아보려 합니다.

참고로.. 우린 우리도 모르는 사이 유저들의 account 지갑을 한 번 열어보곤 그 총량으로 부의 순위를 평가하는 습관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실제 자산과 스팀잇 안에서의 자산이 비례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의례 그려려니 받아들인다는 것이지요.

만약 전 재산이 2억원 남짓한 사람이 1억 원 어치의 스팀파워를 보유하고 있고, 30억 자산이 있는 사람이 100만원 어치의 스팀파워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시다. 이런 상황에서 100만원 어치의 스파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1억 원 어치의 스파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스팀잇의 발전을 위해 ‘고래급(또는 돌고래급)’ 큐레이팅과 자기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인정될 수 있는 일일까요, 아닐까요? 이런 가정이 뭔가 알쏭달쏭하고 그리 합당하지도 않게 느껴진다면 우리는 그냥 현실을 현실 그대로 인정하고 시작하는게 나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보유 스파가 많고 적은데 따른 메리트의 유무,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에 따른 인기의 유무, 포스팅을 꾸준히 하고 못하고에 따른 격차의 유무,

이 모든 것을 그냥 그대로 인정하고 들어가자는 것이지요. 다만, 필요에 의해 뉴비나 스파 보유량이 적은 피래미에 우호적인 서포트를 할 수도 있고, (제가 해보려 했던) 조금은 스파 보유량도 있고 활동도 어느 정도 해온 유저들이 더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작업도 가능할 것입니다. 핵심은 누군가가 문제 의식을 갖고 그것을 해결해 보고자, 또는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지지하고 긴 안목으로 지켜봐주는 주변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물론 우리 kr은 그런 노력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부정할 순 없네요.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문제 의식에 따른 해결이나 보완을 시도하려는 분들이 언제까지 자신의 스파를 기증하고, 시간을 들이고, 고생하고.. 그럴 수 있겠냐는 점입니다. 저는 이런 서포터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이익과 보상을 챙겨줘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1인입니다. 그래야 더 꾸준히 할 수 있고 제대로 할 수 있는 법이지요.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좋은 취지’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의 태반이 현실적인 문제, 즉 보상의 문제 때문이지요. 곳간에서 인심나는 법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프로젝트가 실시된다고 할 때 저는 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두지위해 가는 사람들이나 운영에 관여하는 사람들에게 할당되는 이익을 커뮤니티가 쿨하게 인정해 주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확보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까지는 kr에서도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인정해 줄 수 있는 재원을 어디서 끌어올 것이냐 입니다. 가장 빨리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기부’일 것입니다. 실제 스팀잇 내에서는 스팀이나 스달로 기부금을 쏴 줄수도 있으니까요. 그 다음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보팅 기부’이지요. 보팅을 통해 가치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하긴, 원래 스팀잇에서 포스팅과 큐레이팅으로 발생되는 보상은 채굴에서 발생하는 보상을 쉐어받은 것입니다. 그것이 포스팅에 보팅한 것이든 셀프보팅한 것이든 스팀잇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굴러가게 서포트하는 증인 보상에서 쉐어된 것이지요. 물론 스팀잇 활동 유저가 없다면 증인의 역할의 의미가 없는 것이기에 이 스팀잇은 모든 유저와 모든 증인이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운명이기도 합니다) 헌데, 직접적인 ‘기부’는 상당한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보다는 십시일반 성격의 보팅을 통한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현실적이고 합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어떤 식으로든지 재원을 마련하고, 그 재원을 재분배 해 나가는 시스템 속에서 현재 우리가 느끼는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스팀잇을 PoB (Proof of Brain)이라고 했던가요? 머리를 잘 굴려 좋은 구조로 아이디어를 내면 까짓것 못 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전에 살짝 언급해 본적이 있지만.. 이런저런 몸빵 테스트를 통해 스팀잇 내 작은 문제점들을 보완해 갈 수 있는 방안들을 탐구중입니다. 물론 정답도 아니고 모범 답안도 아닙니다. 하지만 뭐라도 시도해 보지 않고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볼 바에야 뭐라도 시도해 보면서 주변 분들의 의견과 질책을 얻어내는 것이 더 빠른 길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그런 생각이 있는 분이시라면 용기를 내서 시도해 보셨으면 합니다. 알게 모르게 지금껏 그런 시도를 통해 스팀잇 생태계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데 기여해 주신 분들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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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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