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의 다시보는 영어 (34) with : 일단 붙여놓고 가는 with

연어의 다시보는 영어 (34) with : 일단 붙여놓고 가는 with

연어입니다. 주말이 시작되었네요. 이 번 주말에는 영어편 연재로만 달려볼까 합니다. 준비 되셨나요?

오늘 급히 채워 놓고자 하는 단어는 바로 with 입니다. 상당히 많이 쓰는 전치사임에도 불구하고 순서를 뒤로 돌린 이유는 with가 일종의 ‘깍두기’이기 때문이죠. ‘깍두기’ 아시죠? 여기 두기도 애매하고 저기 두기도 애매하지만.. ‘에라 그냥 여기 붙어 있어라..’ 이런 상황말입니다. ㅎㅎ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하나의 tip입니다만, 어떤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전치사 리스트 상에서 순간 골라잡으려 하는데 마땅한 전치사가 없다 싶으면? 그냥 ‘에라, with 너라도 그냥 붙어 있어라’ 하고 with를 선택해 주시면 됩니다. 그냥 붙여두고 가는거죠. 그런데 이게 왜 tip이 되냐구요? 자, 한 번 생각해 봅시다.

한국어와 영어의 관계(?)에서 보면 이런 경우가 발생합니다. 영어 문장을 한국어 문장으로 바꿀때는 어지간해서는 표현이 가능한데, 유독 한국어 문장을 영어 문장으로 바꿀 때는 턱~하고 막히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쉬운 단어 몇 개일 뿐인데 이게 매칭이 잘 안되는거죠.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많으실 겁니다. “한국어로 해석하기는 쉬운데, 이걸 내가 영어 문장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네, 전 이런 경우를 대표하는 단골손님이 with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전치사에 비해 어려울 이유도 없는데 이상하게도 (영어->한국어)로는 쉬우나 (한국어->영어)로는 난해하기만 한 비가역적 상황을 만드는 대표적인 단어, 바로 with 그 넘!! 하지만 연어가 with에 관해 한국인에게 적합한 솔루션을 한 번 제안해 보려 합니다. 아까 말씀드렸죠? with를 ‘깍두기’처럼 취급해보자… 여기엔 발상의 변환이 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치사마다 ‘각각 분명한 역할이 있다’ 고 생각해 왔습니다. 네, 물론 맞는 얘기죠.

1번 타자 - 어떻게 하든 출루부터 하고 봐라. 2번 타자 - 1번 좀 어떻게든 전진시켜라. 3번 타자 - 이쯤 되면 점수 좀 내봐야 하지 않겠니? 잘 쳐봐. 4번 타자 - 야, 애들 좀 홈으로 깔끔히 불러들여라. 네 힘을 보여줘.

뭐 이런 식이랄까요? 헌데 전치사 중 한 녀석쯤은 소소한 역할들을 뭉뚱그려 챙기는 전천후 선수로 두면 무척 편하지 않을까요? 네, with가 바로 그런 다용도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뜻은 별게 아닌데 그 역할은 무궁무진해지고, 공교롭게도 이런 상황이 영어를 배우는 한국인을 미궁으로 빠뜨립니다. 영어권에서는 전천후 선수일지 몰라도, 한국어에서는 어떤 상황에 불러들여야 할지 확실한 개념이 안 잡히는 것이죠. 자, 어수선한 설명을 좀 정리하자면 제가 제안하는 with에 대한 사고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 방식] 1. to : 무슨 무슨 뜻 2. for : 무슨 무슨 뜻 3. of : 무슨 무슨 뜻 4. with : 무슨 무슨 뜻 5. from : 무슨 무슨 뜻 …

이렇게 with를 포함해 모두 각각의 역할로 규정지어 버리면 with는 정작 자기 역할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적어도 영어를 해보려는 한국인 입장에서는요. 하지만 이렇게 카테고리를 바꿔보면 어떨까요?

[새로운 제안] 1. to : 무슨 무슨 뜻 2. for : 무슨 무슨 뜻 3. of : 무슨 무슨 뜻 4. from : 무슨 무슨 뜻 … 10. with : 기타 대충.. 뭐 표현하기 애매한거 죄다 쓸어담아서… 여기다 댈꼬(?) 가자..

즉, 확실한 역할을 지는 각각의 전치사들과 대충 쓸어담아주는 with.. 이렇게 말입니다. 자, 그렇다면 with의 본 사용처는 무엇일까요? 예의상(?) 한 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뭐 우리가 기억하는 ‘함께, 같이’ 일색일까요? 나와랏 네이버! 자, 한국어 뜻풀이 몇가지를 한 번 봅시다

  1. ~와 함께 <- 역시.. 이걸 빠뜨릴 순 없겠군요.
  2. ~을 가진, ~이 달린 <- ~이 달린.. 이건 좀 마음에 듭니다.
  3. ~로, ~을 써서
  4. ~에 대해
  5. ~을 포함하여 … 기타 약 20여 개의 뜻으로 나타내는군요. 아.. 이거 다 외워서 될 일이 아니겠죠?

결국 with를 잘 쓰려면 약간의 언어적 센스가 필요합니다. 한국인 입장에서 말이죠. 딱히 확실한 용도에 맞는 전치사를 골라잡기 어려운데 뭔가 문장에 달고 가야겠다 싶으면 일단 with를 고르세요. 중국집 가서 뭘 골라야할지 애매하면 짜장면을 고르듯이 이도 저도 아니면 걍 with! 비닐 봉투에 이것저것 일단 담고 보자는 심정으로 with를 찍는 습관을 들이시고, 나중에 확인해서 더 확실한(적합한) 전치사가 나타나면 그쪽으로 갈아타시면 됩니다.

거꾸로, 외국 친구들이 문장에서 with를 쓰더라? 기존의 사고방식대로 ‘~와, ~와 함께..’로 해석하지 마시고, 짜슥.. 일단 문장에 말할 대상을 달고 댕기는구나.. 그다지 중요치 않을 수도 있는 무언가를 살짝 델꼬 가는구나.. 라고 받아들이셔도 됩니다. 자, 그렇다면 이렇게 with를 뜻풀이 하지 마시고 어른이 손잡고 아이 챙기듯 심플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하신 후 다음 예문들을 읽어 봅시다. 당연지사 문장은 네이버에서 따왔습니다. 세세한 뜻은 신경쓰지 마시고 [with + 대충 붙이고 가는 내용] 정도로 가볍게 보시기 바랍니다.

  1. A living room with a high ceiling <- 거실 + (뭐 그닥 중요하지 않지만.. 굳이 부가설명한다면 천장이 높네)
  2. Korean trade with the United States <- 한국 무역 + (뭐 그닥 중요하지 않지만.. 굳이 대상을 보자면 미국이네)
  3. He is free with his money <- 그 녀석 프리하네 + (뭐.. 굳이 설명하자면 돈 쪽에)
  4. He was tired with hard work <- 그 사람 피곤했다네 + (뭐.. 따지고 보면 일 많이 해서)
  5. Talk with me! <- 얘기해(Talk)! + (뭐.. 누구랑 하겠어? 바로 나지)
  6. He is armed with a pistol <- 그 남자 무장했다 + (뭔가 봤더니 권총이라네)

자, 좀 과한(?) 뉘앙스지만 제가 한 번 제 방식대로 사족들을 붙여 보았습니다. 여기서 특히 눈여겨 볼만한 문장은 6번째가 되겠습니다. 이런 류의 문장에 제가 대표적으로 꼽는 ‘비가역적’인 문장입니다. 한국어로 해석은 그런대로 되는데 영어로 만들때는 잘 안되는..

이렇게 따져봅시다.

He is armed with a pistol. He is armed / with a pistol.

핵심이 pistol(권총)입니까? be armed(무장한, 싸울 준비가 된)입니까? 네, 핵심은 be armed입니다. 그리고 기자같은 사람이 귀찮게 자꾸 물을 수 있겠죠? 뭘로 무장했대? 라고요.. 우리도 귀찮게 답변하면 됩니다.. 아 몰라.. 그게 중요한가? 뭐 권총같은걸로 한거 같어.. 덜 중요하지만 일단 설명은 해둬야 하니 그냥 with로 갖다 붙이고 가봅시다. 그렇게 습관을 들이면 이전보다 쉽게 with를 골라낼 수 있습니다.

정말이지 with는 우리에게 중요한 전치사인 것 같습니다. with를 예전보다 쉽게 골라잡을 수 있으면 됩니다. ‘~와 함께’란 명확한 뜻을 나타낼때가 with를 쓰곤하는 우리에게 with를 친근히 사용해볼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을겁니다. 다른 솔루션도 많겠으나 오늘은 ‘일단 붙여놓고 갈 때’ 골라잡자라는 것이 연어의 제안입니다. 자꾸 사용해 보세요. 꽤 친숙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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