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오늘 우연치 않게 @clayop님께서 계획하였던 스팀-마스터노드가 이미 가동 중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 스팀-마스터노드에 대한 계획 사항을 읽어본 적이 있긴 했는데 벌써 테스트에 들어갔다는 것 까지는 몰랐네요. 왜 몰랐을까 생각해보니.. 그 즈음에 저는 온 정신이 ‘건강한 몸관리, 행복한 인생’에 빠져있어서 그랬나 봅니다. 에라이..일이 밀리거나 말거나 오후엔 하던 일을 멈추고 @steemmano 계정을 중심으로 그간 있었던 다양한 의견 교류와 실제 운영 되어온 내역들을 유심히 살펴 보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스팀-마스터노드가 일반적인 마스터노드처럼 기술적인 시스템으로 세팅되어 돌아가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헌데 많은 분들이 남겨 놓으신 포스팅과 댓글들을 읽어나가다 보니 조금은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마도 @seungjae1012님께서 포스팅해 두신 글 (https://steemit.com/kr/@seungjae1012/38u4e4)의 다음 댓글 설명이 이 특성을 가장 잘 압축해 놓은게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이건 마스터노드가 아니라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개념이라고 봅니다. “
이 마스터노드의 운영 과정과 여러 의견을 읽어내려 가면서 저는 이런저런 감회에 젖어들고 말았습니다. 바로 스팀잇이란 커뮤니티의 알 수 없는 힘에 대해서 말이죠.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사실 전 제가 스팀잇에 투자했던 자금과 시간들을 아까워해 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은 늘 상대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를테면 당시 스팀을 사서 파워업을 했던 시기에 차라리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사뒀으면 어땠을까.. 뭐 이런 생각 말이죠. 물론 저는 스팀잇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나름 적지 않은 돈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투자해 두었고, 그 결과로서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무려 ‘계좌 블록(block)’이라는 웃지도 울지도 못 할 경험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깡그리 코인 투자금을 날려먹고도 쿨하게 ‘뭐, 그런가 보다’라고 넘기며 다시 시작한 것 중 하나가 스팀잇이었는데… 저도 나름대로 잠수 구간을 포함해 기복이 있긴 했지만 오늘날까지 글쓰고 보팅하며 터줏대감 소리까지 듣고 있네요. ^^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한번은 국내 투자자들 중 엄청난 수익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분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그분께서 자신의 성공 요인 중 한 가지를 살포기 꺼내주시더군요. 투자 특성상 여러가지 거래 전략을 짜 놓게 되는데 아무래도 성과가 좋은 쪽으로 포커싱을 맞추다 보니 한동안 개별적으로 성능이 우수했던, 또는 우수해 보이는 전략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부분보다는 아쉽고 불안한 부분이 더 많기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감내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죠. 그러다 문득 지금까지 하던 방식을 달리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호기심에 그간 눈여겨 보지 않았던.. 이른바 ‘빌빌대던’ 전략들을 포트폴리오에 투입해 보았고, 이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도 그렇거니와 실전 결과에서도 전체 포트를 매우 강건한(robust) 상태로 만들어 주더라는 것입니다.
강건(robust)하다는 것은 예측과 달리 움직이는 실전에서 갈팡질팡하는 시세를 무난히 받아내주는 것일테고, 메인이 되는 전략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 소소해 보이던 다양한 전략들이 그 충격을 받아내 주어 전체적으로 큰 충격 없이 성과를 반등시킬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다시 시세의 흐름이 포트폴리오에 유리하게 펼쳐졌을 때 메인 전략들을 중심으로 힘껏 날아오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메인’ 전략이란 것이 더 성능이 우수한 뭐 그런 뜻은 아닙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큰 리스크를 지되 시세 흐름이 유리하게 펼쳐질 때 더욱 수익을 크게 받아내려는 전략이죠. 어쨌든 그 분 얘기의 핵심은..
‘정말 무엇이든 허투로 버릴 것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별반 눈에 띄지도 않고 성과도 미미해 보여 소홀히 대했던 많은 전략들이 결국 전체 포트폴리오를 강화시키고, 그럼으로써 조금 더 공격적인 투자를 감내할 수 있게 되어 그 자신감으로 시세가 한 껏 날아오를 때 투자 성과를 극도로 올릴 수 있었다는 얘기였습니다. 트레이딩과 투자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여러 노하우를 익혀나갈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사가 1순위이다 보니 (코인 시세 빼고요…) 녹즙 같은 것에도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평소 과일이나 야채를 우유나 두유와 함께 갈아마시는 걸 좋아하던터라 이참에 제대로 공부해 봐야겠다 싶더군요. 헌데 공부를 해 나가다 보니.. 녹즙을 만들 때도 여러가지 야채를 같이 섞는 것이 영양학적으로 매우 좋은 결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각의 야채가 지닌 성분들이 주변 야채들이 지닌 영양소의 체내 흡수율을 높여준다는 원리죠. 저는 이것이 비단 야채를 믹스해 즙을 짜내는데만 있지 않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스팀잇은 ‘민주적’이라기 보다는 스팀파워와 연동한 ‘힘의 차등’ 성격이 큽니다. 쉽게 얘기해 100SP를 지닌 유저보다 1,000SP를 지닌 유저가 영향력도 크고 보상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작동하게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스팀잇은 커뮤니티 공간이기도 합니다. 각 유저가 지닌 파워는 다를지언정 우리는 각자 포스팅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게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또한 잘 노출되고 보상을 이끌어 내기에 파워가 작용하겠지만요) 어쨌든 SP 여부와 상관없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은 그 나름대로 큰 힘을 발휘합니다. 이것이 여론의 힘이지요. 아무리 유저 본인이 옳다 생각하는 바가 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반대 의견을 게진한다면 주춤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 갑자기 ‘스달깡’ 생각이 ㅋㅋ)
자, 그렇다면 그 반대는 어떨까요? 우리는 이런 여론을 조금은 더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 kr에서는 어떤 이웃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될 때 ‘걱정 반 / 응원 반’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새로 시도하는 내용이 전체적인 보상 배분이나 스팀의 가격 상승에 비추어 어떤 결과를 이루어 낼 지 고민들이 깊어지다 보면 옥신각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제가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도가 자타공인 ‘테스트’라고 한다면 그 결과의 흐름이 어느 정도 파악될 때까지 해보자고 독려하는 건 어떠할까요? 그 결과가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고 느껴진다면 시퍼렇게 눈뜨고 있는 우리 유저들이 어느 시점에 ‘Stop’을 외칠 것입니다. 저는 그 시점에 기존의 시도가 계속 끌고 갈만한 것인지 아닌지 다시 논쟁을 통해 결론지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종종 파워가 높은 유저들의 시도가 무섭게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팀잇 재단 정도가 된다면 모를까 아직 우리 kr 내에서 커뮤니티는 물론 전체 시스템에 큰 악영향을 미칠만한 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왕이면 아직 스팀잇이 베타 버전에 머물고 있을 때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떤 시도는 좋은 결과를, 어떤 시도는 안 좋은 결과를… 이렇게 각각 다른 시도가 전개 된다면 그 충격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닥 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제목에 언급한 것처럼.. 저는 만약 스팀잇이 만개한다면 그 힘이 ‘다양함’에서 비롯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시도.. 다양한 의견과 반성, 격려 말이죠. 헌데 스팀잇에 아직 나아가 길이 멀리 남아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는 이웃들을 이를 격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여깁니다. 예전에 @leesunmoo님의 제안으로 kr-market이 활성화 된 적이 있었습니다. @asbear님 같은 분들은 보팅봇과 같은 시스템이 허용한 기술을 통해 전체 커뮤니티에 좋은 영향을 주려고 시도하십니다. @oldstone님 같은 분은 스팀잇의 성격에 맞는 활용처가 어디에 있을지 끊임 없이 연구하고 계십니다. 그 시도의 일환으로 개인 언론사, 소규모일지라도 확고한 특성을 갖춘 언론사를 시도하고 계십니다. 그 뿐인가요?@leesol 님과 같이 웹툰을 이용한 홍보 방식을 개척하고 계신분도 있고.. 여하튼 때로는 그 방식을 놓고 옥신각신하기도 하지만 저는 이런 모든 시도들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어떠 한 유저의 시도가 전체 시스템을 망가뜨리기엔 우리 다수 유저들의 힘이 그보다 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스팀잇이 지금껏 돌아가던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원래 저는 경험주의자라기 보다는 이상주의자였습니다. 때문에 ‘몸빵’을 통한 경험보다는 머릿속 상상을 먼저 해보는 타입인데.. 이상하게도 이 곳 스팀잇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몸빵 테스터’이기도 합니다. 어지간한 시도엔 가급적 다 참여해 보려 하니까요. 그래서 조만간 조건이 갖춰지는 대로 스팀-마스터노드에도 참여해 보려 합니다. 아무래도 직접 경험해보고 직접적인 당사자 위치에 놓이게 된다면 이게 좋더라 안 좋더라.. 라고 의견을 게진할 때 좀 더 심도 깊은 논지를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이라도 한 번 참여해 보고 싶군요.
아.. 저의 스팀잇 몸빵 테스트는 언제 쯤 끝날 수 있을런지.. ㅎㅎ (베타 버전이 끝나면 몸빵은 그만 해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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