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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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예전 여의도 정치권에서 큰 선거를 치르기 위해 밤낮으로 일할 때의 일입니다.한 번은 중요한 전략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멤버 한 분이 우연히 회의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자그마한 유리 어항 안에 눈이 갔다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란 듯 외쳤습니다.
“엇, 새끼다!”
다들 깜짝 놀라 쳐다보았더니..왠걸.. 그 자그마한 어항 안에 있던 두 마리 열대어(구피) 말고도 뭔가 쬐끄마한 것들이 헤엄을 치고 있던거지요. 암만 봐도 새끼 같은데.. 막 회의를 시작할 때는 두 마리 빼곤 그런 것들이 없었거든요. 전 뭔가 알같은게 있다가 부화된건가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는데.. 이윽고 2~3연타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어! 새끼가 나온다!” “어머낫! 아빠가 새끼를 잡아 먹으려 하고 있어요!”
순간 회의 테이블은 난장판(?)이 되었고, 국가의 미래니 정권 획득이니 선거 승리니 하는 것들은 순간 휘발되고 말았습니다. 멤버들 모두 출산중인 어미 구피와 막 태어난 새끼 구피들로 부터 고약한 애비를 떼 놓느라 정신이 없었으니까요.
대충 사건은 수습됐고.. 헌데 정말 이 쪼그만 열대어가 새끼를 낳은 것인지 서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물고기 중에서도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 종이 있다는 것을 몰랐을 때라 마치 사람이 알을 낳은 것을 본 것처럼 놀랬었지요. 헌데 문제는 여기서 부터 였습니다.
여의도 빌딩들 사이로 많은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다니는 시간에 꼭 맞춰 자그맣고 예쁘장한 어항에 형형색색 열대어들을 담아 파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한 여직원이 회의 탁자가 너무 썰렁하다고 어항 하나를 사다가 올려 놓은 것이었죠. 헌데 졸지에 새끼들이 20여 마리가 생겨버렸는데 그 중 두 세 마리는 애비에게 먹혀 버린것 같고.. 여하튼 이 17~18여 마리의 새 생명들을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상황이 된것이죠.
예상하셨겠지만 일단 제가 그 임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하도 꼬물꼬물거리는 녀석들을 신기한듯 물끄러니 바라보고 있으니 이구동성으로 저한테 임무를 떠넘기거죠. 저는 녀석들을 유리병에 담아가지고 집에 와서 급한대로 큰 락앤락 통에 물을 채워 방생(?)을 해두었습니다. 막 태어났을 땐 황란이라고 하나요? 임시로 영양분을 스스로 보충할 수 있는 알단지 같은걸 몸에 붙이고 나오니 모이를 구할 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혹시 몰라 빵부스러기를 가루처럼 빻아 뿌려주었고요.
이때부터 저의 ‘생태 관찰’ 관찰도 시작되었는데, 일주일 정도 락앤락 통에서 자라던 녀석들이 영 심심해 보여 아파튼 단지 정원에서 조약돌 몇 개를 슬쩍 훔쳐다가(?) 거처에 넣어 보았습니다. 아, 그랬더니 놀랍게도 이 녀석들의 행동이 활발해지는 것이 확연히 보이더군요. 느낌에는 아무 좌표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북극성과 별자리를 찾은 선원처럼 뭔가 기준이 되는걸 찾은 것 같았습니다. 왠지 녀석들이 안정감을 찾은 것처럼 보였으니까요.
그렇게 두어 주가 흐를 무렵..이번엔 녀석들이 무척 심심해 보여 이런 저런 바위처럼 보이는 돌덩어리와 구멍 뚫린 조형물들, 그리고 블록들을 아기자기 구성해서 넣어 보았지요.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은 신나게 놀며(?) 쏘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안에 있는 내용물을 제끼고 이 녀석들의 움직임 궤적과 패턴만 뽑아 본다면, 이렇게 몇차례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확연히 달라진.. 즉, 더 다채롭고 복잡하며 다이나믹해진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이죠. 저는 이 관찰 경험을 통하여,
‘거주 환경의 중요성’
을 이저보다 훨씬 진지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집안의 방과 거실, 가구, 사무 공간, 여가 시설, 공원, 아파트 단지 등의 생활 시설 등등의 모든 구조와 배치 등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그 짜임새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심리적-행동적 결과를 야기하는지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헌데 이는 비단 물리 공간적 경우에만 해당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천상 관계 지향형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엮이며 돌아가는 사회와 커뮤니티 역시 위와 같은 구조적 환경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그렇기에 풍성하고 잘 구축된 관계에서 풍성한 만족감과 새로운 동력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기에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이왕지사 덩그러니 물만 가득 채워진 락앤락 통이 아닌, 이래저래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로 배치되고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다양한 장치들로 가득한 업그레이드판 락앤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가꾸고 있는 이 스팀잇 공간도 잘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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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두 달 정도 지속된 하락장에서 스팀 추가 매입에 들어간 돈을 계산해 보니 제네시스 한 대 값이 나오더군요. 3,500원 대에서 잡은 물량이 많아 평단이 그리 좋지는 않은 관계로.. 1,8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 계산해 보면 아반떼 한 대 값은 날려 소나타 한 대 값 정도로 쪼그라든(?) 상황입니다. (왠지 이렇게 표현해야 사람들이 투자에 대한 체감을 쉽게 하더군요. ㅋ)
어차피 ‘가격이 빠져서’ 샀다기 보다는 스팀잇에서 뭔가 해보고 싶은게 있어 추가 매입했기 때문에 이렇게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낙담하거나 그런건 없습니다. 저번에 말씀드린대로 저는 제 나름대로 코인 매입 타이밍과 매도 타이밍을 잡아내는 방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코인 보유 비중을 대폭 줄이거나 다 털어내야 할 시점이라도 스팀이나 EOS같은 장기 투자용(?) 코인들은 별도의 투자 대상으로 보유 수량을 더 늘리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지요. 그저 이번 스팀 추가 매입도 긴 호흡을 갖고 큰 수익으로 바꾸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그렇게 될거라 믿고 있지요. 까짓거.. 제네시스 한 대 값이 페라리 값으로 바뀔지 누가 압니까?
주요 코인들의 2주간 가격 변화를 체크해 보는 @investmentreport 를 살펴보면 최근 한 달 간은 스팀코인의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가팔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락 초반에는 제법 하락세를 잘 버텨주던 것이 중반 이후로 맥을 못 춘 것이지요. 이 정기적인 리포트는 특정 코인 가격이 오를 때 힘있게 오르지 못하거나 내릴 때 선방하며 내리지 못하면 절대적으로든 상대적으로든 투자 메리트를 상실한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주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참고 : api를 이용해 업비트에서 시세를 가져오는데 종종 문제가 발생하곤 해서 간혹 리포트가 지체되는 경우가 있음)
헌데 저에게 스팀이란 코인은 이렇게 ‘사고나서 더 비싸게 팔아 차익을 챙기는’ 트레이딩용 대상이기도 하지만, 스팀잇과 연동해 자산을 키워나가기 위한 투자 대상이기도 하니, 이렇게 가격이 빠지는 구간에 들어서면 한 쪽은 매도, 다른 한쪽은 추가 매입으로서 서로 신호가 상충되는 말이죠. 뭐, 그러거나 말거나 투자자로서 이럴 때 해야하는 행동은 명쾌합니다.
(1) 스팀을 추가 매입하여 파워를 더 키워둔다. (2) 보상으로 받는 스팀, 스달도 팔지 않고 스파로 업해둔다. (3) 더 적극적이고 꾸준한 활동으로 개인의 인지도를 높여 둔다. (4) 만약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었다면 이참에 여유를 만끽한다. (5) 고정적인 보상 수익을 염두로 설계된 프로젝트에 참여해 본다.
여기서 (3)과 (4)는 상반된 측면이 있어 보이나요? 어렵지 않습니다. 아직 활동에너지가 고갈되지 않았다면 이참에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두고, 그간 꾸준한 활동을 유지하느라 지쳐있었다면 조금은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잡으면 된다는 것이죠. 물론 저는 더 꾸준한 활동을 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다시 스팀 시세가 회복되며 전체 커뮤니티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할 때 가장 큰 수혜를 입겠다면 말이지요. 이것이 스팀잇에서 ‘준비된 유저’가 되는 가장 빠른 길 중에 한가지인 것입니다.
(1), (2)의 경우 핵심은 스파를 늘려두는 것이지요. 스파를 늘린다는 것은 스팀잇 내에서 지분을 늘리는 것과 같습니다. 스팀잇에서 강력한 힘과 넘쳐나는 보상의 원천은 결국 스팀파워이지요. 평소 만만치 않은 스팀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며 가격이 떨어지기만을 고대하고 있다가도, 정작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스팀잇과 스팀 자체에 불안한 마음이 일어 지갑을 열는데 주저하고 말지요. 이게 유저 대부분의 마음일 것입니다. 저런.. 그럼 투자자가 가져야 할 용기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재미있게도.. 스팀 투자자로서 이런 상황에 더 질러볼 수 있는건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정작 스팀잇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스팀잇 안에 가득한 투자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들, 스팀 코인에 대한 내용들, 블록체인 세상에 대한 많은 전망들, 그리고 이 곳 스팀잇에 돈을 지르고 입성한.. 그리고도 모자라 틈만 나면 추가 구매에 나서는 기인(?)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 판단할 수밖에 없는게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스팀코인과 스팀잇에 대한 투자 결정을 스팀잇 밖에서 자문을 구하기 보다는 이 안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여러 내용을 통해 종합적으로 내렸으면 하는 것입니다.
(5)에 대한 얘기도 조금 언급해 볼까 합니다. 저는 (5)번이야 말로 스팀코인이 대부분의 투자 코인들과 차별되는 정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대부분의 코인들이 POW인 관계로 채굴에 뛰어들지 않는 이상 고정적인 추가 수익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사실 POW에서 채굴이란 것도 고정적인 수익이라고 할 순 없죠. (비교적) 고정적인 생산 활동이라고나 할까요? 그나마 POS코인이나 마스터노드류의 코인들이 고정적인 이자를 안겨주긴 하지만, 이는 개발자들의 최초 설계 단계에서 이미 정해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스팀잇은 다릅니다.
스팀잇이란 커뮤니티에선 누구든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그 아이디어를 시스템 내에 구축할 수 있습니다. 포스팅과 큐레이팅이라는 활동을 통해 보상이 발생하며 넘나듭니다. 이 구조를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죠. 여기에서 최초 어느 누구도 보장해 주지 않던 수익 발생이 가능하게 된 것이죠. 정확히 말하면 보상의 일부 또는 전부를 누군가에게 나눠주거나 넘겨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커뮤니티 내에서 새로운 또는 진일보된 아이디어로 제기되고 합의되며 구현됩니다. 그리고 참여하게 되죠. 그렇게 합의된 대로 새로운 보상 분배가 이루어집니다. 이것을 어떻게 고정적으로 할 수 있느냐도 여러 아이디어에 의해 구현될 수 있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loteem(로팀) 이 아닐까 합니다. 로팀은 일반 참여자들(보터)에게는 복권당첨의 기회를, 로팀 프로젝트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겐 하루 네 차례의 고정적인 이익 배분이 실시됩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초반 예상과 달리 일정 비율 이상의 참여자들을 이끌어내는데 까지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큰 잡은 없이 꾸준하게 실행되고 보상의 배분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하나의 프로젝트로서 잘 안착된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 로팀을 통해 꾸준히 보상을 챙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복권 당첨도 한 번 ㅋ) 매일 네 번씩 들어오는 스팀달러 보상이란게 지금은 별로 커보이지 않아도 향후 스팀과 스달 시세가 오르게 되면 만만치 않은 보상으로 다가올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즐길 수 있는 짭짤한 소득인 셈이지요.
한 이웃의 심플한 아이디어로 구현된 ‘저자 보상’ 프로젝트도 칭찬해 볼만 합니다. @soosoo 님의 블로그를 보면 고정적으로 여러 프로젝트들이 실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종종 @soosoo님의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7일 후 페이아웃 되면 더 이상 보상을 챙길 수 없었던 한정된 구조 속에서 소소하게라도 꾸준히 보상을 챙겨갈 수 있게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낸 데 있습니다. 운영자는 특정 테마로서 포스팅들을 분류하고 정리해 놓습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포스팅을 게재하면 보터들이 보팅을 해줍니다. 이 보팅에 의해 새로운 보상이 발현되고, 이것을 적절히 (아직은 N빵 분배이지요) 원작자들에게 분배해 줍니다. 다행히이런 취지를 좋게 평가해 주는 한국 고래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의 꾸준한 보팅에 의해 수많은 작가와 선생님들이 꾸준한 보상을 챙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저도 스팀잇 활동 초기에 남겨두었던 영어 공부 시리즈가 있어 이 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헌데.. 상당히 짭짤합니다. ㅋ
대표적인 것을 두 가지만 들었지만.. 사실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통해 정기적인, 또는 언제든 참여를 통해 보상을 분배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것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고정적인 보상은 알게 모르게 유저를 스팀잇 안에 더 붙잡아 두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수익을 소소하다고 포기해 버릴 수도 있고, 타인에게 팔거나 증여하거나 해서 넘겨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짜 투자자들은 이런 정기적인 수익을 좋아하기 마련입니다. 건물주가 그렇고 주주가 그렇습니다. 월세를 받고 배당을 받는 재미를 느껴버리면 그 투자처에 믿음을 갖고 오래 쥐고가려 하기 마련입니다. 아마도.. 제가 이번 하락장에 삐까번쩍한 차 한대 뽑아 폼을 잡는데 쓴게 아니라 이 곳 스팀잇에 스파를 늘리는데 돈을 써버린 이유도 결국 소소하지만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익의 맛에 취해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포스팅과 큐레이팅을 통해 얻는 정신적 만족과 유용한 정보 습득도 있지만, 오늘의 주제는 ‘투자자로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만 한정해서 얘기해 본 것입니다.
블록체인이 그 생명을 계속 해 나갈 수 있다면 영원한 하락장은 없습니다. 포스팅 작가로서, 투자자로서 이래저래 심란한 마음이 일겠지만 부디 제 글을 읽고 조금은 기운을 내셨으면 합니다. 이미 추가로 날린 아반떼 한 대 값보다는 오늘 어디선가 투자해 둔 곳에서 들어온 0.05 SBD에 더 열광(?)하고 있는 ‘스팀잇 빠’로서 한 번 말씀드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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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저는 이곳 스팀잇에서만은 경험주의자에 가까운 마인드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스팀잇 특유의 매우 교묘하고도 복잡한 역학 구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스팀잇 구력(?)이 길어질수록 그나마 믿을 만한건 경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커집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론도 정답은 아닙니다. 사람은 늘 자신의 경험을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이해하기 십상이니까요.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극단적인 주장 만큼은 배제하자’ 였습니다. 다행히 우리 커뮤니티도 이런저런 논쟁 끝에 양 극단에 해당하는 주장은 자중하거나 양보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 국회보다 한결 낫다 싶기도 하네요) 헌데, 자주 논의에 오르던 내용 중 하나로서..
‘좋은 포스팅론’
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포스팅론’이란 제가 임의로 붙여본 말인데.. ‘수준이 높고 정성을 들인 포스팅이 더 주목 받고, 그에 따른 더 큰 인기와 보상을 받아가는 것이 스팀잇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라는 의견을 그리 표현해 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가치관은 스팀잇에서 일찍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거나 큰 자금을 투자해 활동을 시작한 유저들의 막강한 영향력 속에서 쉬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던, 오로지 정성어린 글과 좋은 컨텐츠를 무기로 활동해 나갈 수밖에 없던 저자본의 유저들로 부터 큰 지지를 받기 마련이었습니다. 여기엔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려 노력하는 선배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이후 좋은 역량을 지닌 후배들이 어떻게 스팀잇에 들어와 활동을 펼칠 수 있겠냐는 걱정이 담겨있었지요. 상당 부분 맞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헌데 ‘좋은 포스팅론’에는 그 자체로서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설령 좋은 포스팅에 결국 많은 지지와 큰 보상이 따라온다는 논리가 십분 맞다고 쳐도, 사람들이 그런 포스팅과 작가를 발굴하고 지지해 줄 때까지 버텨낼 수 있냐는 문제가 가장 현실적인 부분일 것입니다. 몇 번 포스팅 해보다가.. 또는 한 두 달 활동해 보다가 실망감만 안고서 접고 나가는 (아, 탈퇴는 불가하군요 ㅎ) 유저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요. 그러나 어느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좋은 포스팅을 꾸준히 생산해 내는 유저에게 큰 보상이 가야하는게 맞다면, 그 만큼의 수준이 되지 않는 포스팅 밖에 생산해 내지 못하는 유저들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물론 답도 없습니다. 그래도 타협점은 있습니다. 대개 경험에 의해 어느 정도 인정된 답변이지요. 적당히 투자도 하고.. 적당히 좋은 포스팅도 올리고.. 왠만하면 꾸준히 활동하고.. 이웃들과도 좋은 소통을 통해 존재감을 유지하자.. 뭐 그런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이 이상의 답안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답은 아닐지라도 모범 답안은 되겠지요.
결국 우리는 ‘정답’을 찾기보다 ‘모범 답안’을 찾는 쪽으로 포커싱을 하는가 봅니다. 그래도 이런 암묵적인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이전보다 조금은 뭔가 시도해 보는데 부담이 덜할 것 같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타고 저도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보고 있는데요.. 제가 주안점으로 두는 부분들은 이러한 점들입니다.
저는 ‘좋은 포스팅’이 스팀잇의 주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공감하고, 스팀잇에 과감히 투자를 감행한 유저들에게 더 많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보상 체계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영역에서 이미 많은 노력들이 있어왔고, 그 중 일부는 안착했으며, 또 일부는 여론의 뭇매를 맞거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미완의 논제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저는 하나의 답안을 내리기 보다는, 하나의 문제 의식이 생기면 이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방향쪽으로 가닥을 잡아보려 합니다.
참고로.. 우린 우리도 모르는 사이 유저들의 account 지갑을 한 번 열어보곤 그 총량으로 부의 순위를 평가하는 습관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실제 자산과 스팀잇 안에서의 자산이 비례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의례 그려려니 받아들인다는 것이지요.
만약 전 재산이 2억원 남짓한 사람이 1억 원 어치의 스팀파워를 보유하고 있고, 30억 자산이 있는 사람이 100만원 어치의 스팀파워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시다. 이런 상황에서 100만원 어치의 스파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1억 원 어치의 스파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스팀잇의 발전을 위해 ‘고래급(또는 돌고래급)’ 큐레이팅과 자기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인정될 수 있는 일일까요, 아닐까요? 이런 가정이 뭔가 알쏭달쏭하고 그리 합당하지도 않게 느껴진다면 우리는 그냥 현실을 현실 그대로 인정하고 시작하는게 나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보유 스파가 많고 적은데 따른 메리트의 유무,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에 따른 인기의 유무, 포스팅을 꾸준히 하고 못하고에 따른 격차의 유무,
이 모든 것을 그냥 그대로 인정하고 들어가자는 것이지요. 다만, 필요에 의해 뉴비나 스파 보유량이 적은 피래미에 우호적인 서포트를 할 수도 있고, (제가 해보려 했던) 조금은 스파 보유량도 있고 활동도 어느 정도 해온 유저들이 더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작업도 가능할 것입니다. 핵심은 누군가가 문제 의식을 갖고 그것을 해결해 보고자, 또는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지지하고 긴 안목으로 지켜봐주는 주변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물론 우리 kr은 그런 노력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부정할 순 없네요.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문제 의식에 따른 해결이나 보완을 시도하려는 분들이 언제까지 자신의 스파를 기증하고, 시간을 들이고, 고생하고.. 그럴 수 있겠냐는 점입니다. 저는 이런 서포터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이익과 보상을 챙겨줘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1인입니다. 그래야 더 꾸준히 할 수 있고 제대로 할 수 있는 법이지요.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좋은 취지’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의 태반이 현실적인 문제, 즉 보상의 문제 때문이지요. 곳간에서 인심나는 법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프로젝트가 실시된다고 할 때 저는 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두지위해 가는 사람들이나 운영에 관여하는 사람들에게 할당되는 이익을 커뮤니티가 쿨하게 인정해 주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확보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까지는 kr에서도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인정해 줄 수 있는 재원을 어디서 끌어올 것이냐 입니다. 가장 빨리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기부’일 것입니다. 실제 스팀잇 내에서는 스팀이나 스달로 기부금을 쏴 줄수도 있으니까요. 그 다음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보팅 기부’이지요. 보팅을 통해 가치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하긴, 원래 스팀잇에서 포스팅과 큐레이팅으로 발생되는 보상은 채굴에서 발생하는 보상을 쉐어받은 것입니다. 그것이 포스팅에 보팅한 것이든 셀프보팅한 것이든 스팀잇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굴러가게 서포트하는 증인 보상에서 쉐어된 것이지요. 물론 스팀잇 활동 유저가 없다면 증인의 역할의 의미가 없는 것이기에 이 스팀잇은 모든 유저와 모든 증인이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운명이기도 합니다) 헌데, 직접적인 ‘기부’는 상당한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보다는 십시일반 성격의 보팅을 통한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현실적이고 합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어떤 식으로든지 재원을 마련하고, 그 재원을 재분배 해 나가는 시스템 속에서 현재 우리가 느끼는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스팀잇을 PoB (Proof of Brain)이라고 했던가요? 머리를 잘 굴려 좋은 구조로 아이디어를 내면 까짓것 못 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전에 살짝 언급해 본적이 있지만.. 이런저런 몸빵 테스트를 통해 스팀잇 내 작은 문제점들을 보완해 갈 수 있는 방안들을 탐구중입니다. 물론 정답도 아니고 모범 답안도 아닙니다. 하지만 뭐라도 시도해 보지 않고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볼 바에야 뭐라도 시도해 보면서 주변 분들의 의견과 질책을 얻어내는 것이 더 빠른 길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그런 생각이 있는 분이시라면 용기를 내서 시도해 보셨으면 합니다. 알게 모르게 지금껏 그런 시도를 통해 스팀잇 생태계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데 기여해 주신 분들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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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때를 기다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경지는 모든 준비가 끝난 후에서야 가능한 것이니 한 동안은 ‘때를 준비한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우리 스티미언에겐 그 ‘때를 준비할’ 타이밍이 아닐까요?
어쩌다 보니 최근 포스팅 작업이 뜸했지만 저도 나름대로 바쁘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간 제 나름대로 만만치 않은 금액을 들여 스파를 추가 매입해 나갔지요. 주로 제 계정보다는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사들였는데, 스팀 가격이 3,500원일 때 부터 시작해서 구매 평단이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제가 투자자로서 스팀을 바라보는 관점은 ‘싸게’ 사기 보다는 ‘빨리’ 사는 것에 맞춰져 있으니 언제나 매수에는 머뭇거림이 없지요. 생각이 이러하니 다른 코인에 대해서는 몰라도 스팀에서 만큼은 성공적인 투자자로 남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스팀이 0에 수렴하든.. 10만원을 뚫어보든 둘 중 하나의 가격에 닿아주길 바랄 뿐입니다. 대개의 투자자들은 ‘손실’을 싫어하지만 프로 투자자들은 ‘손실’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을 더 싫어하는 법이지요. 앗싸리 ‘손실’을 확정시키고 더 나은 투자처를 찾아 나서는게 향후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 역시 이 스팀잇 활동과 스팀코인에 대한 투자는 다 날려먹거나 대박이 나거나 둘 중 사이에서 행해지는 것이고, 물론 제 나름대로의 판단으로 손실을 인정하고 스팀 코인을 전량 처분할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지만 저에게 스팀 가격이 0이 먼저 될 것이냐 10만원이 먼저 될 것이냐고 물어보신다면 당연지사 후자 쪽에 손을 들어줄 것입니다.
‘코인 푸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팀잇 활동은 필연적으로 보상이 들어오게 되어 있고, 이것은 (시세 변화를 떠나) 수익임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늘 ‘스팀코인 푸어’인데.. 이넘의 스팀잇이란게 뭔지.. 자꾸 뭐를 좀 해보려고 하면 ‘스파가 필요해’란 결론에 들어서니 매번 추가로 지갑을 열게 만드니까 말이죠. 종종 이 스팀잇이 돈을 벌어주게 하는건지 돈을 더 들이게 하는건지 알쏭달쏭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유인책이 결국 저를 더욱 굳건한 스팀코인 투자자로 말들어주고 있지요. 이미 이런 생리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코인 투자에서 보유 수량의 중요함을 잘 알고 있기도 하고.. 구매 평단을 떠나 계산해 보면, 스팀 가격이 10만원이 되었으때 5천 스파를 보유하고 있으면 5억 자산이, 5만 스파를 보유하고 있으면 50억 자산이, 50만 스파를 보유하고 있으면 500억 자산이 되는 것이기에 시세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저 꾸준히.. 그리고 가끔은 팍팍 지르면서 스파 보유량을 쌓아가려는 것입니다.
저도 사람이다 보니 가끔 스팀 가격이 초염가 세일일 때 더 구매해두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휴지같은 가격에서 코인을 주워담는다는 것이 말로는 쉬운 법이지만 불현듯 생각되는 공포감에 선뜻 행하지 못하는 법이지요. 이걸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블록체인 세상에 대한 믿음, 스팀과 스팀잇에 대한 가능성, 그리고 보유 물량을 늘려가겠다는 투자자로서의 전략 뿐인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 삼박자를 잘 활용해 왔겠지요. 저 또한 그런 투자자가 되고 싶습니다.
부계정까지 합쳐 대충 계산해 보니 저도 곧 5만 스파 클럽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조금 더 노력해야겠지만..뭔가 ‘이거다’ 싶은게 떠오를 때 까지 이런저런 몸빵 테스트를 해보며 5만을 채워 가보려 합니다. 실험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겁니다. 포스팅과 보팅에 쓰는 스파가 많이 줄어들어 단기적으론 커뮤니티에 큰 보탬이 못 되어드리고 있지만 조만간 더 좋은 아이디어를 들고 돌아와 보따리를 풀어보도록 하지요.
여러분 모두 낙담하지 마시고 꾸준히 포스팅도 하시고, 이런저런 이벤트에도 자주 참여하시면서 스팀잇 활동을 즐기셨으면 합니다. 굳이 SMT성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이미 스팀잇은 그 자체로 많은 이벤트를 해 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많이 활성화 되어 스팀잇 생태계가 더 북적거렸으면 하네요. 그리고 그 중심에 늘 KR 커뮤니티가 있길 바랍니다.
오늘 너무나 좋은 날씨인데.. 오랜만에 낮잠만 푹 잔 관계로 괜시리 억울해 집니다. 제일 친한 친구한테 마실 좀 댕겨와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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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실로 오랜만에 글을 남기네요. 그간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기도 전에 방금 선거 출구조사 결과부터 보게 되었습니다. 뭐.. 이번 선거는 삼척동자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선거인지라 딱히 판세 예상이라고 말할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체크 포인트라고 하면 자유한국당이 대구-경북을 얼마큼 지켜내느냐, 충남 터줏대감이었던 이인제 후보와 현 제주도지사 원희룡 후보 측이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으로 부터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느냐 정도였습니다.
잠시나마 정치권에 몸을 담그다 보니 한때 함께 일했거나 직간접적으로 알고 지낸 분들이 이번 선거에도 여기저기 포진해 있더군요. 몇몇 대결지는 치열하게 싸우는 양측 모두가 아는 분들로 채워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미 정치권 바깥 세상으로 물러나 있으니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제 나름대로 이번 선거에서 생각해 볼만한 문제 두 가지를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워낙 싱겁게(?) 판가름난 결과라 굳이 정치평론가들의 세세한 분석 이야기를 끌어오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하지만 유권자인 우리는 이 선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한번쯤 각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저에게 이번 선거를 딱 한마디로 요약해 보라고 한다면 바로 ‘문재인 Vs 홍준표’라고 정리하겠습니다. 지금껏 이렇게 단순 명료한 선거전이 있었을까 싶네요. 결국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리인이 되었고,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홍준표 대표의 대리인이 된 셈입니다. 다만 한쪽이 그 후광을 누렸다면, 다른 한 쪽은 덕분에 쪽박을 찬 꼴이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집요한 대통령 물고 늘어지기가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넘어 극렬한 반감까지 일으켰다는 점입니다. 판세 분석? 별반 필요 없는지도 모릅니다. 홍준표 대표에 대한 반감.. 딱 그거 하나로 이번 선거의 많은 부분이 이해되는 것이니까요. 결국 홍준표 대표의 (문재인 대통령을 심판해달라는) 바램과 달리 유권자들은 되려 홍준표 대표를 심판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모든 초점이 쏠려 심판을 당한 자유한국당과 그 반사이익까지 흠뻑 누리게된 더불어민주당 이외에는 그 어떤 정당도 설 자리가 없는 선거가 되고 만 것이지요. 유일한 무소속 당선자(가 확실시 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경우, 당선이 유력시 되는 광역단체장들 중 가장 낮은 득표율(간신히 50%를 넘을 듯)로서 가까스로 커트라인을 넘은 것이 그러한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쯤되면 우리는 11년전(2007)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현재 자유한국당 비극의 시작은 여기서부터니까요. 당시 ‘이명박 - 박근혜 - 원희룡 - 고진화’ 4명의 후보로 시작되었던 당내 후보 선거는 중간에 홍준표 후보가 추가로 참여하고, 동시에 고진화 후보가 후보 토론 도중 객석에 있던 당원들과 말싸움을 벌인 끝에 사퇴함으로써 결국 ‘이명박 - 박근혜 - 원희룡 - 홍준표’ 4강의 격전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을 포개보면
경선 1위. 이명박 - 대통령 역임. 현재 어디 들어가 계심 경선 2위. 박근혜 - 대통령 역임. 현재 어디 들어가 계심 경선 3위. 원희룡 - 당적을 바꾼 후 다시 무소속으로 간신히 제주도지사 재선 (유력) 경선 4위. 홍준표 - 현 자유한국당 대표. 선거 말아드심.
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비극의 시작은 MB계열과 친박파 무리의 싸움 속에서 차세대 지도자 감들이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가지 못하고 그저 줄서기에 급급했으며, 특히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며 친박-비박의 풍파가 있는 동안, 친박이든 비박이든 ‘박’ 정권은 차기와 차차기를 이어갈만한 그 어떤 젊은 정치인도 허용하지 않으며 그 자리를 낡고 찌든 정치인과 검증조차 되지 않은 새파란 풋내기로 채워나갔던 데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엔 차세대 정치인이 크는 것을 새끼 호랑이를 키우는 것처럼 두려워하던 박근혜 대통령의 편협한 판단이 크게 작용했고, 딸내미 뻘 되는 박 대통령에게 머리를 굽신거리며 비위를 맞추기 급급했던 구세대 정치인들도 크게 한 몫 했던 것입니다.
결국 새 주자로 발돋음해야 할 40대 중후반 정치인들과 당에서 기반을 잡고 큰 정치를 도모해야 할 50대 초중반 주자들이 그저 들러리로 남거나 한 때 받았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힘으로 근근히 버텨가며 내실을 다지지 못했던 것입니다. 특히 50줄에 들어선 386 출신 대표 정치인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세 명만 보더라도 각각 자유한국당, 무소속, 바른미래당으로 갈라진 꼴이 되었고, 그것도 내실 들여다 보면 당적을 바꿨다가 다시 돌아온 자유한국당, 당적을 바꿨다가 탈당한 무소속, 당적을 바꿨다가 다른 당과 합당한 정당이란 참으로 어느쪽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입장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런 판국에 아무리 개인 역량이 뛰어난들 힘 한 번 제대로 써볼 수 있었겠습니까?
아마 이번에 1,000(?)명의 광역단체장을 뽑았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유권자의 심판이 새정부와 대통령에게 향하는게 아니라 제1 야당에게 향한 듣도 보도 못한 선거 결과이다 보니, 민심의 심판을 받게된 정당과, 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게 된(유권자가 지켜주려 했는지도..) 정당.. 이 두 정당이 아닌 모든 정당이 존재감을 상실한.. 특히 두어 정당은 그 존폐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고 말았습니다. 단순히 남북 화해무드, 북미회담 이슈에 묻혀버렸다고 하기엔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하겠습니다. 참으로 재미있겠도.. 표심은 곧 돈으로 직결됩니다. 국가 보조금 뿐만이 아니라 각종 후원금까지 고려하면 유권자로 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표를 얻어내지 못한 정당은 그 기치가 어떻고 정체성이 어떠하였든 결국 다른 정치권력에 흡수되거나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번 선거가 정치 지형에 있어 실질적으로 전국을 아우르는 총선(국회의원 선거)와는 조금은 다르지만 분명 국민의 부름을 받는 일꾼을 배출해 내지 못하는 정치권력, 정치정당은 어떤식으로든 사라지거나 거듭나야 할 운명인 것입니다. 하지만 뭔가 새롭게 재창출 되기엔 시대 정신, 유력 정치인, 신선함.. 그 어떤 것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더불어민주당 이회의 정당들은 암울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참으로 걱정이라면 걱정이군요.
선거 결과에 대한 화살이 홍준표 대표에게 쏟아지긴 할겁니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서.. 본인은 정면돌파 하겠다고 나서겠죠. 당분간 시끌시끌 하겠습니다만.. 홍준표 대표의 (조금은 이상한) 리더십을 대체할만한 정치 리더십을 찾아내지 못하면 지금과 별반 다를바 없이 흘러갈지도 모르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운명입니다. 설령 홍준표 대표가 책임을 지고 정치 2선으로 물러난다 하더라도 호시탐탐 기회가 생기면 다시 전면에 나설 상황이죠. 이래나 저래나 자유한국당은 당분간 참 곤혹스러운 나날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욕을 많이 먹는 홍준표 대표라 하더라도 (본인이 의도했든 안했든) 한 가지 희망의 씨앗을 뿌려둔 것이 있습니다. 당내 박근혜 대통령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기치로 과감한 인적 쇄신을 단행했던 것이지요. 이게 인적 쇄신이라기 보다는.. 일단 친박 세력, 그리고 한 때 친박이었던 비박 세력들을 당내에서 몰아내고 당대표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 했던 의도였는데, 어쨌든 이 작업이 지금은 눈에 띄지 않지만 향후 4~5년 정도가 흐르면 이 사람들이 지금과는 다른 정치 자산을 만들어 내며 당을 재건할 인재가 될 것입니다… 아니 적어도 지금의 자유한국당이 기댈만한 희망은 여기 밖에 없는 것이지요. 자유한국당의 제대로 된 승부는 그 때서야 가능할 것입니다. 그 씨앗을 잘 키워내야만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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