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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마카오 여행에 대하여 이야기해 볼까요? 제가 말씀드릴 마카오에 대한 여행 정보는 저의 직접적인 경험, 여행 정보를 통한 공부, 그리고 마카오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들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마카오 여행 키포인트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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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머니를 모시고 어떤 테마와 순서로 마카오 구경을 시켜드릴지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무작정 유명 관광 구역을 답사하기 보다는 키 포인트를 먼저 잡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음은 제가 잡아본 마카오 여행에 대한 키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1) 마카오의 위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호텔 구경 (2) 포르투갈의 향내가 남아있는 건물과 문화 (3) 중국 남쪽 지역의 삶이 배어있는 문화 (4) 작지만 큰 꿈을 이루어 가고 있는 현장

이상 네 가지 특색을 먼저 뽑아보고 나니 여행할 곳은 물론이고 눈여겨 볼 구경거리가 자연스럽게 정해지게 되더었습니다. 사실 이런 분류는 직접적인 경험은 물론이고 틈틈이 마카오의 역사와 특징을 공부해 두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럼 간략하게나마 마카오의 역사를 훑어보고나서 위 네 가지 포인트를 하나씩 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간략히 살펴보는 마카오의 역사

(Captured by Google.com)

먼저 마카오의 위치와 지형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지도를 하나 뽑아보았습니다. 위 지도를 보면 아주 간단한 사실 몇 가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사실 마카오 여행에 있어서는 이런 소소한 소소한 정보들이 큰 도움이 됩니다.

(1) 마카오는 홍콩보다 서쪽에 있다. (2) 마카오는 홍콩에 비해 면적이 매우 작은 구역이다. (3) 마카오는 대륙에 붙어 있는 부분과 섬처럼 보이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4) 마카오는 중국 대륙중 주해시(Zhuhai, 珠海)와 접경해 있다.

먼저, 홍콩보다도 서쪽에 위치한 마카오는 배를 타고 전 세계를 누볐던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전진기지가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중국쪽으로 들어와 본격적으로 활로를 펼치기에 좋은 지역이었지요. 포르투갈은 이미 약 500년 전부터 마카오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영국이 홍콩에 식민지를 둔 것보다 300년 정도 앞선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홍콩이 활성화 되기 전까지 마카오는 바다를 통한 중국과 서양의 교류에 교두보 역할을 해 온 셈이었지요.

하지만 그 오랜기간 동안 마카오를 두고 포르투갈과 중국 사이에서는 비교적 큰 분쟁거리가 없었나 봅니다. 위 사진은 포르투갈 남자와 중국 여인이 다정스럽게 꽃을 주고 받는 동상을 찍어본 것인데, 양 국가의 평화스러웠던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포르투갈령으로 시간을 축적한 마카오는 결국 1999년 중국으로 반환되며 ‘마카오 특별행정구역’으로 새롭게 발돋음하게 됩니다.

하지만 마카오는 좁은 면적과 덥고 습한 날씨.. 어쩌면 자원이라고는 비교적 풍부했던 해산물 정도를 빼고는 우리처럼 사람밖에 없었나 봅니다. 나름 무역을 중심으로 발전을 꾀해 보려 했으나 홍콩이 그 지위를 차지하면서 부터 관광업, 특히 카지노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흥을 일으키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특히 최근에 중국 대륙에서 부호들은 물론 수많은 관광객들이 밀려들며 나날이 그 위상을 높여가고 있지요. 한 때 미국의 라스베가스가 중국발 특수를 좀 누리는가 싶었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들이 마카오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바람에 라스베가스는 그냥저냥 정체된 카지노 도시로 남아버리게 되어버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중국 부호들의 돈질이란게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제 눈에는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보였습니다.

어쨌든 이상이 줄이고 줄인 마카오에 대한 간략한 역사적 배경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각각의 키 포인트별로 관광테마를 꾸며볼까요?

(1) 호텔 구경부터 시작하자!

마카오를 엿볼 수 있는 시작점으로서 최고의 선택은 바로 호텔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마카오는 아직까지 에어비엔비(Airbnb)같은 숙박업이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어 어지간하면 호텔에 투숙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호텔도 수준과 종류가 많겠지만 역시 마카오하면 으리으리한 별 몇개 달린 호텔에 묵어봐야 하죠.

마카오 호텔들을 구분해 본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좀 오래전에 지은 호텔들과 최근에 지은 호텔들을 구분해서 보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오래전 지은 호텔들은 역시나 조금 오래된 시가지에 모여있고, 최근에 지은 호텔들은 대개 타이파(Taipa)라고 하는… 음.. 우리로 치자면 서울의 강남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에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스탠리 호(Stanley Ho, 何鴻桑)라고 하는 한 때 카지노를 거의 독점했던 사람을 중심이 된 마카오 자본으로 건설된 호텔들, 그리고 서양의 자본이 유입되어 지은 유명 호텔 플랜차이점들을 구분해서 구경해 보는 방법입니다.

위 사진에 나온 호텔이 그 유명한 마카오 베네치안 호텔입니다. 이 호텔을 비롯하여 몇 몇 호텔이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 삼성, 현대, LG 등의 거대 그룹이 있고 각각의 계열사들이 포진해 있다고 하면 마카오에는 호텔 프랜차이즈들이 대기업 그룹 역할을 하고 있고, 각각의 호텔들이 계열사 역할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빈말이 아니고 이곳 저곳 호텔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그런 위용을 느낄 수 있게 되죠.

위 사진은 베네치안 호텔 옆에 있는 파리지앤 호텔의 에펠탑입니다. 제가 폰카로 대충 찍은 것인데도 위용이 대단하지 않나요? 그러고 보면 타이파에 있는 호텔들 중에는 각각의 확실한 테마를 바탕으로 지은 것들이 많습니다. 베네치안 호텔이 이태리 베네치아(베니스)를 모티브로 했다면, 파리지앤은 프랑스 파리를 담고자 했지요. 각각 한 컷 씩만 맛배기로 보실까요?

[물의 도시 이태리 베네치아를 복원한 베네치아 호텔.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인공 하늘을 통해 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답니다]

[중세 유럽 귀족 사회를 재연한 파리지앤 호텔. 호텔 전체에 흐르는 고풍스러운 음악이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켜 줍니다]

최근 짓는 마카오 호텔들은 서로 다리나 쇼핑몰로 연결되어 있어 딱히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호텔들을 지나다닐 수 있습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습하고 더운 날씨를 피해 다닐 수 있고, 호텔 측에서는 많은 고가품들을 진열해 둔 진열장을 사람들이 지나게 되니, 그야말로 ‘머리’를 하나 참 굴린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저희 어머니께서는 각 호텔들을 건너다닐 때마다 장엄한 규모와 휘황찬란한 인테리어에 감탄을 하셨습니다. 마카오에 대한 첫 인상을 확실히 각인시켜드렸고, 나중에 말씀해 주셨지만 당신이 생각하셨던 마카오에 대한 이미지나 개념이 완전히 바귀어버린 계기가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만큼 마카오에서 호텔들의 위용은 대단합니다. 그러니 제가 마카오 여행의 1번 타자로서 호텔 구경을 꼽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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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독후감 κ²½μ§„λŒ€νšŒ μž…μƒ μ†Œκ°μž…λ‹ˆλ‹€. [λΆ€μ œ: μŠ€νŒ€ νˆ¬μžμ— λŒ€ν•˜μ—¬]

연어입니다. 글 제목에 감히 ‘제1회’라는 문구를 맘대로 넣어 보았습니다. 이런 좋은 이벤트가 종종 열렸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본 것인데, 주최자이신 @oldstone님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바톤을 이어받아 개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저는 심사위원이셨던 @happyworkingmom님의 발표 소식을 한 대형마트에서 카트를 끌며 장을 보던 중 지인을 통해 받게 되었습니다. 설령 선정작에 포함되더라도 큰 떨림 같은 것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소식을 들으니 순간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스팀을 비롯한 알트장이 꿈틀거리다보니 알게 모르게 코인장 자체에 마음이 쏠려 있었던 것 같은데, 당선 소식 한 방으로 다시 스팀잇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기분입니다.

청춘 영화 ‘비트’를 보면 정우성이 고소영이 남겨 주었던 삐삐가 울리길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간혹 중국에 묶였던 계정이 풀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며 마냥 기다리고 있는 제 모습이 그런 것 같습니다. 계정이 더욱 꽁꽁 묶이기 전에 자금이라도 회수해야겠다며 처분했던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이 현재 각각 매입 평단의 50배와 40배로 치솟고 있습니다만, 한 번 철수를 시작해 버리면 다시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바로 투자의 세계인지라 저는 여전히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에 대해서는 먼 산만 바라보는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당시 이더를 중국에서 거래할 방법이 없어 전량 라이트코인으로 바꿔버렸는데 그 역시 50배로 부풀려 있는 상황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맨 처음 암호화폐에 발을 들였을 때 비트코인을 사두면서 @leesunmoo님과 개당 1억 갈 때가 분명히 올테니 그때까지 쥐고 가자며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입니다. 저도 나름 투자세계에서 먹고 살았던 사람인데.. 굳이 첫 매입 평균가였던 25만원선이 아니더라도 100만원에 사든 200만원에 사든 1억까지 쥐고 가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중간에 내린 말에서 다시 타려고 하면 여간 껄끄러운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대개 스팀이나 여타 코인을 사기 위한 매개체로서 사용했고, 되려 저의 애정(?)은 스팀이나 EOS쪽에 더 쏠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스팀이나 EOS도 언젠가 비트코인처럼 날개를 펼칠날이 온다면 비트코인과 그 순서만 다를 뿐 큰 투자수익을 얻는 것은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대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지요. 아.. 그 때 스팀 살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으면 왕창 뿔린 돈의 일부만 스팀을 다시 매입해도 대박이 연속되는건데 말이야..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렇게 되는 일이 쉬운 일일까요? 이 쪽에 투자해서 불린 돈으로 다시 저쪽을 투자해서 다시 불리고.. 이건 마치 분당에 있는 농토로 큰 보상을 받았던 어떤 농부가 천직인 농사나 짓겟다고 다시 일산에 땅을 샀는데 일산 역시 개발지구가 되어 보상을 또 받게 되고.. 할 수 없이 예전에 농사짓던 분당 옆 판교에 농지를 매입하자마자 다시 판교가 개발지구로 발표나고.. 뭐 이런 얘기와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조금만 욕심을 줄이고 현실적인 기회를 잡겠다면 한 번 내지는 두 번의 큰 흐름만이라도 제대로 타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 가급적 그 흐름을 즐기며 굳건히 버텨보는 것인 더 효과적인 방안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저는 스팀잇에 터전을 잡고 있는 스팀 투자자는 이런 측면에서는 매우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투자에서 수익이란 것이 꼭 시세 차익에서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배당같은 것도 무시 못할 수익인 것이지요. 제레미 시겔(Jeremy Siegel)의 명저 ‘투자의 미래(The Future for Investors)’를 보면 배당을 재투자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잘 증명되어 있습니다. 저는 채굴자가 아닌 일반 유저에게도 보상을 배분하는 스팀잇의 시스템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감행했던 1인입니다. 물론 제가 투자를 했던 초기에는 조금 더 자본가에게 유리했던 것 같습니다. 굳이 포스팅을 하지 않더라도 스팀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유저에게 배분되는 비율이 더 높았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물론 포스팅을 ‘노동’의 측면으로 인식한다면 보팅을 통해 얻게 되는 보상들을 온전히 ‘배당’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가요? 여러분이 스팀 코인에 투자를 하고 나서 애정어린 시각으로 여기저기 스팀에 대한 이야기를 쏟고 다닌다고요.. 어쩌면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해 놓은 투자처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홍보를 하고 다니지 않나요? 그런 면에서 스팀잇은 천편 일률적인 투자처 소개나 자랑을 떠나 일상의 관심사는 물론 많은 내용들을 이야기하며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새로운 장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좋은 정보도 주고 받고, 또 지루할 수 있는 투자 기간 동안 좋은 포스팅도 교류하면서 보상을 꼬박 꼬박 챙겨나가는 것이 이 얼마나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얻은 보상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시 재투자하는 것이 바로 제레미 시겔이 강조하는 파워풀한 투자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고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투자시간을 좀 더 길고 여유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틈틈이 저가에 스팀 매입도 해놓고 보팅을 통한 수익도 재투자하거나 유용하게 사용해 두고.. 이것이 통상 뮤추얼펀드가 투자 금액을 분산하며 모아가는 것처럼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퍼부울 수 없는 평범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과정 속에 @oldstone님께서 주최하신 이런 경진대회도 투자진행 과정이나 결과에 너무 큰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는 우리에게 의미있는 행사로서 즐거움과 보상금은 물론,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시간보내기를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이벤트가 되는 것입니다.

경진대회 입상 소감에 뜬금없이 코인 투자 이야기가 나와서 어리둥절하시겠지만, 제1회 경진대회가 진행된 약 일주일 동안 우리는 또 스팀잇에 애정을 좀 더 가질 수 있는 동기도 얻게 되었고, 제대를 기다리는 군인들이 순간 순간 잘 보낸 시간에 흡족해 하는 것처럼 스팀이 큰 가격을 형성할 그날이 좀 더 가까워졌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실이 독후감 경진대회 입상이라는 영광과 기쁨에 더하여 큰 의미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제가 심사위원이셨던 @happyworkingmom님의 댓글을 통해 밝히기도 했지만, 한 때 글을 쓰는 일을 도맡아 해야했던 (빡쎘던)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독후감 경진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맞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알고 보면 전공은 공학이었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글과 관련하여 그 누구에게서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거나 코칭을 받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좀 용기를 내 보았습니다. 사실 ‘독후감’이라는 컨텐츠가 요구하는 ‘포맷’을 기계적으로 맞춰가면 그런대로 더 독후감다운 독후감을 써볼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happyworkingmom님께서 마찬가지로 ‘독후감’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위주로 글을 평가하셨다면 대회의 마무리는 사뭇 그 성격이 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함께 울고 웃으며 교류하는 스팀잇 KR 멤버의 한 명으로서 저도 그 성격에 맞는 글을 남기고자 했고, 다행히 @happyworkingmom님께서도 지극히 인간적이고(?) 스팀잇 유저스러운 관점에서 평가를 진행하다 보니 제 글 가치 이상의 점수를 받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쨌든 다시 한번 개최자, 심사위원, 참가자, 그리고 응원해주시고 함께 즐겨주신 모든 분들께 이 영광을 돌리고자 합니다. 상금으로 받는 스달을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그냥 아무 고민없이 제가 꿀떡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런 저런 명분과 감사의 마음으로 좀 뿌려볼까 하다가.. 자칫 저의 행동이 부담스러운 선례로 남을지 모른다는 핑계로 말입니다. ^^ 어느 유명한 분의 시상 소감 말씀을 좀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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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λ¨Έλ‹ˆμ™€μ˜ 마카였 μ—¬ν–‰ ν›„κΈ°..(1) 단상

연어입니다. 먼저 여러분의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어머니와의 마카오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왔습니다. 늦은 밤 비행기를 이용해서인지 피곤함이 쉬 가시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뿌듯하네요. 안전 사고 없이 건강하게 여행을 잘 마치신 어머니께도 이 글을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자, 그럼 슬슬 여러분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볼까 합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여행

언제부턴가 이젠 더 이상 늑장을 부려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점점 나이를 드시고 계시니까 말이죠. 자꾸 이런 저런 조건을 맞추려 하다보니 시간만 흐르고 있는 생각이 들었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일단 저는 벼락치기 하듯 여행 일정을 먼저 잡아버리고 준비할 것들을 밀고 나갔습니다. 여행의 시작점은 ‘여유’가 아닌 바로 ‘추진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미 있는 여행을 계획하는 중이시라면 조금 무리인가 싶더라도 시작점을 찍어버리시는 것이 어떨까요? 바꿔 말하자면 ‘저질러 보자’는 겁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여행하는 데는 많은 난관이 따라다닙니다. 아이가 너무 어려서.. 너무 바빠서.. 생활에 여유가 없어서.. 그 뿐인가요? 아이들은 사춘기에 들어서면 또래를 찾아 떠납니다. 좀처럼 부모와 함께 있으려고 하지 않지요. 그렇게 커가는 듯 하다가 훌쩍 군대를 가버리거나 더 넓은 세상 찾아가겠다고 떠나버리기도 합니다. 철 좀 드나 싶으면 안타깝게도 사회 속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정신을 못차리기 시작합니다. 종종 부모 자식간 관계가 서먹해지기도 하고.. 이렇게 되면 선뜻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는 표현 자체가 건네기 어려워지지요.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달리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용기를 내는 수밖에요. ‘함께 여행을 가자’고 돌려서 얘기하는겁니다. 사랑한다는 표현이 멋쩍을 때 함께 여행을 가보자고 권해보는건 어떨까요? 서먹해진 관계를 바꿔보고 싶을 때 역시 같이 여행을 떠나자고 얘기를 건네보는 겁니다. 새로운 여행지가 선사하는 해방감과 신선한 자극.. 지금껏 막혀있던 분위기를 반전시켜 주는 도우미로는 이 이상 좋을게 없지요. 그러니 조금만 용기를 내서 시작해 보십시오. 약간의 자금과 짧더라도 여행에 온전히 할애할 수 있는 시간.. 이런 조건만 한 번 만들어 보시면 긍정적인 화답이 올 것입니다.

눈에 담는 풍경들, 그리고 추억들

여행에 필수인 것이 바로 카메라지요.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진이라도 남겨야 기억을 남길 수 있게 되는데.. 하지만 사진으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순간 다가오는 느낌들.. 사진으로는 결코 복원할 수 있는 미묘한 색감이나 빛의 향연들.. 어쩌겠습니까?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눈으로 감상하고 마음 속에 담아낼 수밖에 없겠지요. 함께하는 여행에서 이런 순간에 맞딱드린다면 순간의 감동과 기억을 진정 ‘함께’ 하는 것이겠죠? 부디 그런 행운이 자주 따라다니길 바랍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곧 새로운 자극을 찾는 여정입니다. 익숙하고 지루한 일상과 터전을 떠나보는 것, 그것이 여행이 주는 신선함입니다. 새로운 풍경과 문화는 우리들을 다시 아이로 만들어 버립니다. 접하는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가 그런 것이겠지요.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런 새로움이 익숙해지게 되면 슬슬 그리움이 몰려옵니다. 내 집.. 내 가족.. 내가 먹던 음식들.. 그리고 익숙한 사람들.. 집에서 멀리 떠나면 다시 집을 그리워하는 아이처럼 평소 내가 접하고 있던 많은 것들이 그립고 소중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여행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감정이 변하고 교차하는 과정에서 함께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정을 더 느끼게 되지요. 바로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그 이유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들..

여행을 마무리 할 무렵, 한참 사진을 찍어드리고 있던 저는 문득 제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여러분처럼 저역시 여간해선 생각할 일이 없는 사실이지요. 아마도 어머니께서 아들과의 여행을 즐겁에 여기시는건 한 가족으로서 여행을 함께 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 힘든 산통을 겪으며 세상을 보게 된 자식이 어엿하게 자라서 여행 친구가 되어준다는 것만으로도 대견스러워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에 미치자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어머니라는 그 이유만으로도 존경을 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마련한게 너무 늦은건 아닐까 하는 후회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위로가 함께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자꾸 더 맛있는 것을 드시게 하고 싶고, 더 멋지고 재미있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고.. 옛날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해주신 것 그대로 되돌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참 이상하네요. 어버이날이 와도 이런 생각은 잘 안하는 저인데.. 무슨 연유로 늦게나마 철이 들고 있는건지 저도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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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λ¨Έλ‹ˆμ™€μ˜ 마카였 μ—¬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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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마음까지 을씨년스러워지는 것 같더니 밤사이 눈이 신나게 내려버렸네요.


‘외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야말로 전형적인 ‘외탁’이라 할 수 있는데 생김새와 성격이 외가쪽 식구들을 무척이나 닮았지요. 어머니께서는 종종 저를 물끄러미 보시다가 ‘거울을 보는거 같네’라고 말씀하실 정도입니다. 골격도 외삼촌들과 많이 닮았고.. 성격도 내성적인 아버지 쪽과는 달리 쾌활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외향적 성격입니다. 외가쪽 식구들의 복사판이죠. 사람들이 말하길 어미 입장에서도 자신과 더 닮은 쪽 자식에게 마음이 살짝쿵 더 간다고 하던데.. 뭔가 닮은 구석이 있으면 핏줄이란 끈이 조금 더 작용하는게 사람이라는 존재인가 봅니다.

아들과 아버지와의 관계란 것이 엄연히 존재하듯이 아들과 어머니 사이의 관계 역시 정의내리기 힘든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성격이 비슷해서인지 저는 비교적 어머니와 대화도 잘 되는 편입니다. 사춘기때는 대화도 잘 안 통하고 속도 썩여드렸지만 말이죠. 가끔은 이런 모습에 아버지께서는 부러움 반 질투 반 보시는 것 같던데.. 어쨌든 제 입장에서 볼 때 어머니와 대화하는 것이 더 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어머니는 요즘으로 치면 ‘~맘’ 시절부터 여러 모임에 자주 참석하셨습니다. 자식들을 통해 알게 된 학부모분들, 동네에서 알게 된 이웃분들.. 이런 분들과 오랜 기간 친목을 다져오시면서 틈틈이 모아둔 회비로 국내외 여행을 다녀오셨지요. 제가 보기엔 그 정도 회비로도 해외여행이 되나 싶긴한데.. (역시 패키지의 힘은 무시 할 수 없군요) 커피값 정도의 소소한 금액들을 꾸준히 모아 이런저런 여행을 다니셨던 것 같습니다.

한 달전.. 문득 어머니와 단 둘이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부모님께 효도 여행을 보내드릴 계획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두 내외분이 느긋하게 여행을 다녀오실만한 시간을 맞추는게 어렵더군요. 그래서 이럴바에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차라리 제가 시간이 맞는 분과 함께 짧막하나마 여행을 다녀오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이번엔 어머니가 저와 시간이 잘 맞더군요. 비록 주말을 이용해야 하는 타이트한 여정이지만요.

부랴부랴 시간에 맞는 여행지를 고르는데 난관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직장에 매여있는 저 때문이었습니다. 금요일 밤 늦게나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할 수 있는 여정을 짤 수밖에 없었고.. 왕복, 편도, 경유 등 모든 일정을 뒤져보다가 그나마 시간대가 얼추 맞는 행선지로서 마카오로 결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참 이상하군군요. 마카오에 세 번씩이나 가게 되니까 말이죠. (카지노와 운명의 한 판이 또 시작되는가..하며 재미있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리고 재미있고 추억 가득한 여행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어머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만들어봐야겠습니다.

밤사이 눈이 많이 왔는데 비행기가 뜨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한가지 걱정이라면 가뜩이나 밤 늦게 출발해 새벽녘에야 도착할텐데 연착마저 되면 어머니께서 많이 피곤하시지 않을까하는 점입니다. 어머니께서 빨리 잠자리에 드셔야 저도 카지노로.. 어머나.. 딱 걸렸나요? ㅋ

이제 눈도 보았으니 겨울이 왔다는걸 확실히 실감하게 되네요. 월동 준비들 잘 하시고 기회가 된다면 틈틈이 마카오 여정도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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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μ‚Όλ―ΈμŠˆνΌμŠ€νƒ€μ¦ˆμ˜ λ§ˆμ§€λ§‰ 팬클럽

연어입니다. @oldstone님의 독서경연대회에 많은 분들께서 참여하고 계시네요. 그렇다면 연어도 한 번 참여해 볼까요? 제가 들고 온 작품은 바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입니다.


사진 :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022045&memberNo=64576


작품과의 만남

#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 갑자기 생각났다. 같이 서점 좀 갔다오자.”

제법 쌀쌀했던 14년 전의 어느날.. 함께 홍대에서 소줏잔을 기울여 주던 B형은 그만의 방식으로 나의 넋두리에 화답을 해주었다.

“인생에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한테 한 권씩 선물해 주고 있는데.. 네가 열 한 번째 쯤 될려나 싶다. 집에 가서 편한 맘으로 읽어봐”

내 마음 속 영원한 베스트셀러.. 언제든 힘들고 지칠때 찾아가 품에 안길 수 있는 어머니 같은 존재.. 나는 이 책을 취기 속에서 그렇게 만났던 것이다.

삼미슈퍼스타즈와 함께 한 성장기

삼미슈퍼스타즈를 기억하시는지? 내 기억을 들추어 보더라도 삼미슈퍼스타즈는 한국 프로야구가 낳은 ‘패배의 화신’이었다. 늘상 두들겨 맞는 동네북이자 패배에 얼룩져 비운 속에 사라진 팀 삼미슈퍼스타즈… 이 책은 인천이 연고인 삼미슈퍼스타즈를 응원하며 자라온 한 소년의 성장기로 부터 시작된다. 책의 말미 무렵 삼미슈퍼스타즈에 대한 반전에 이르기까지.. 장담컨데 이 책을 붙잡는다면 배꼽이 빠질 만큼 키득거리다가도 어느 순간 눈가에 눈물이 핑돌고 있는 기묘한 경험을 맛볼 것이다. 어떻게 장담하냐고? 나 또한 그랬으니까 말이다.

차라리 OB를 응원했다면 주인공의 유년 시절은 사뭇 달라졌을까? 원년도 우승팀 OB가 아닌 삼미슈퍼스타즈를 응원했던 그는 삼류대학 출신이란 이유로 늘 승진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던 아버지를 통해, 그리고 야당 출신 국회의원 지역구란 이유로 개발에서 밀리며 발전이 더디기만 한 동네를 통해 세상이란 냉정한 경쟁과 승부를 요구하는 프로의 세계와 다를바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프로의 세계에서 승자로 남기 위해 학생의 본분인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그리고 그 즈음.. 운명처럼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경기를 응원하게 되고 자신의 과거와도 이별을 고한다. 마침내 일류대 출신으로서 사회에 발을 디디며 마이너가 아닌 메이저 인생을 꿈꿀 수 있게 된 주인공..

감동, 그리고 두 번의 되새김질..

# 얼큰하게 취했을 법도 했지만 나는 취하지 못했다. 알콜 따위로 마음의 고민을 털어낼 수 있었다면 백번이라도 취했을 것이다.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와 선물 받은 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밤을 꼬박새며 키득거리던 나는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침내 서러웠던 무언가를 털어내듯이 미친듯이 울기 시작했다. 바로 삼미슈퍼스타즈를 통한 첫 번째 카타르시스였다.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예상했던 길을 던져버리고 새로운 나만의 길을 가고자 했던 나는 2년이란 시간 동안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헌데 나를 힘들고 지치게 했던 것은 새로운 길을 가는데 따른 어려움이 아니었다. 정작 선택했던 길을 해명하고 이해시키는데 더 많은 힘을 소모해야 했다. 어느 순간 부터는 그냥 결과만을 보여주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결과에 승복하니까..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것을 이해해주려 하니까.. 이런 철부지 같은 생각이 내 자신을 더 극도로 몰아붙였던 것일까? 체력은 축나고 신경은 날카로워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점점 외로워져갔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 한 명 쯤은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동질감이랄까? B형을 찾아갔던 이유였다. 유일하게 나의 상황과 답답함을 이해해줄 것같던 친구의 사촌형.. 그 형은 나와 비슷한 길을 먼저 밟은 사람이었다. 나는 그 형에게서 어떤 위로와 이해를 바랬었나 보다. 하지만 형은 내게 두 마디 뿐이었다.

“네가 말 안해도 다 안다.”

그리고 책을 건네주면서 했던 한 마디..

“조금은 쉬어가도 돼. 천천히 말이야..”

그렇다. 그게 바로 이 책의 메세지였다.

쉬어가도 된다는 것.. 까짓것 다 던져버려도 된다는 것.. 애초에 ‘프로’와 ‘승부’라는 미명하에 압박해오는 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 꼴찌가 아닌 꼴찌를 ‘선택’했던.. ‘프로’를 던져버리고 ‘야구’에 집중했던 삼미슈퍼스타즈처럼 그렇게 나는 또 한 명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멤버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나는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걷는 다는 것 자체로 남의 기준과 이목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음 속엔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던 것이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그것이 마음의 짐이 되고 부담이 되어 내 자신을 짓눌렀던 것은 아닐까? 어쨌든 책 ‘삼미슈퍼스타즈..’와의 만남은 내겐 큰 전환점이었고, 이후로는 내 자신의 기준과 생각에 충실하며 중심을 잡아올 수 있었다. 힘들긴 했지만 선택엔 후회가 없었다. 바쁘긴 했지만 미련은 없었다. 그야말로 ‘마지막 팬클럽’의 일원으로서 자칫 허망할 수 있는 세상살이에 나만의 마음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10여 년의 시간을 (역설적으로) 쉼없이 달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위기가 다시금 찾아들었다.

다시 손에 쥔 삼미슈퍼스타즈

두 번 째 위기는 10여 년이 지난 후 조용히 찾아왔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는 듯했다. 이 이상 차분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난 복잡해져 있었다. 때마침 태어나서 처음으로 난독증(難讀症) 같은 증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한 순간도 책을 놓지 않았다. 책을 쥐고 있는 것은 습관이었다. 침대에 누운채 졸음에 책을 놓쳐 얼굴에 떨어뜨리고 나서야 비로소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던 나였다. 헌데 언제부터인가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눈은 글자를 읽어나가고 머리속은 다른 생각에 빠져들었다. 눈과 머리가 따로 노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첫 페이지가 넘어가면 다른 생각에 빠져들다가 십여 페이지를 지나서야 화들짝 놀라며 첫 페이지로 다시 돌아오기 일쑤였다. 책은 그냥 무의식으로 읽을 뿐..

나중엔 입도 가세하였다.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 자그맣게 소리를 읖조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눈도 글을 읽어나가고 입으로 소리를 내며 따라가는데, 생각은 여전히 따로 놀았다. 무언가 답을 찾는 사람처럼 몽롱한, 아니 믹스된(mixed) 생각 속에서 좀처럼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생각이야 늘 하는 것이니까 문제가 아닌데 정작 당황스러운 것은 좀처럼 책이 읽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긴, 어느 순간부터 왠만한 책들은 나를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어쨌거나 책이 읽히지 않는다는 것은 신기하기도 하고 고민스러운 부분이기도 했다.

어느날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다시 쥐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10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이 책을 한 20권은 선물했던 것 같다. 그 형이 내게 주었던 것 처럼.. 나 역시 자신만의 고민에 빠져있거나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에 지쳐있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한 권씩 선물했던 것이다. 헌데 그러다 보니 정작 내 방에는 이 책이 없었다. 언젠가 내 방에 놀러왔던 친구가 그 책을 빌려갔었나 보다. 나는 인터넷을 통해 2003년도 1쇄 판을 어렵게나마 구했고 그렇게 삼미슈퍼스타즈를 다시 손에 펼쳐들었다.

그리고 그날.. 나의 난독증은 씻은듯이 사라졌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되어야 할 때

# 지금이야말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되어야 할 때가 아닐까? 이건 스팀잇 활동에 지쳐가는 kr 유저들에게 던지고픈 명제이자 제안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마지막 팬클럽’이 갖는 의미를 보다 또렷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삼미의 팬클럽은 곧 인생을 자각하는 주인공이다. 자기 마음내키는 대로 살아보는 것, 아니 적어도 그렇게 살 수 있다고 호기를 부리며 여유를 되찾는 것.. 어쩌면 스팀의 시세 등락에 일희일비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보일 때까지 마음 졸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저라면, 박민규 작가가 전하는 조금은 여유있는 세상살이 방법을 한 번쯤 받아들여보는 것이 어떠한지?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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