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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처음으로 공식적인 제안을 한 번 하고자 글을 남겨봅니다. 먼저 링크를 걸어보겠습니다.

https://steemit.com/help/@ludorum/need-your-help-my-house-burnt-out

많이들 아시다시피 @ludorum 님께서 2주 전에 남겨주셨던 글인데, 친구분의 소중한 집이 화재로 소실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습니다. 많은 회원분들께서 아픔을 나눠 주셨고 십시일반으로 소정의 지원도 해주셨습니다. 경황이 없으셨을텐데 마음의 위로가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ludorum 님께서도 정말 큰 역할을 해주셨는데, @ludorum 빠른 판단과 대처 덕분에 저희들도 안타까운 소식을 알게 되었고 조금이나마 작은 힘들을 나눠 드릴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오늘 저녁은 제가 정말 오랜만에 오롯이 스팀잇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마침 단비가 내리고 있던 차에 뉴스에서는 곧 장마가 다가온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헌데 문득 화재를 당하셨다던 그 친구분의 근황은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글을 찾아보니 오늘 2주일이 지난 시점이였습니다. 사고 수습이란게 그리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해 본다면 곧 있을 장마 소식은 그분께 결코 반갑지 않을 것 같더군요. 현장 사진을 보니 거주하셨던 곳은 단독주택 같았습니다. 당장의 거처라도 제대로 마련되었는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부터의 글은 제가 @ludorum님의 친구분께 보내는 글이기도 합니다. 화재 소식을 접하고 한 번 쯤은 보내드리고 싶었던 내용이기도 한데.. 2주가 된 시점이니 적절한 때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봤습니다.


친구분께..

안녕하세요? 저는 @jack8831이란 아이디를 쓰고 있는 스팀잇 회원입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ludorum님과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인연으로 선생님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놀라고 막막하셨겠습니까? 늦었지만 심심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선생님의 소식은 제게 조금은 특별한 느낌으로 전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걸음마를 막 뗄 무렵 저희 집 또한 화마로 잿더미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너무 어릴 때인지라 그 때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어쩌면 사람이 살면서 겪을 수 있는 희박한 일 중 하나인데, 저는 여태껏 어머니로 부터 이 사실을 딱 한 번 밖에 들은 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아버지로 부터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원래 말수가 적으신 분이시기도 하지만요.

제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중학교 때 쯤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문득 부모님의 어릴 적 사진이 몇 장 없는 것이 이상하여 여쭤본 것이 발단이었는데, 어머니는 손에 끼고 계셨던 결혼반지를 보여주시며 담담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가 어머니 등에 엎혀 댕길 무렵, 그리고 제 동생이 갓난아기였던 추운 겨울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저와 동생을 데리고 이웃집 아주머니 댁에서 함께 담소를 나누고 계셨는데, 이웃 한 분이 급히 달려와서 저희 집에 불이 났으니 빨리 가보라고 재촉을 하시더랍니다. 소방차가 와서 불을 끄고 있던 중이었고, 집은 이미 잿더미로 변한 상황이었다군요. 경찰과 소방서 직원들의 제지에 발만 동동 굴리며 그 현장을 지켜보셔야 했답니다. 그 때 저의 부모님은 불과 서른도 되지 않은 때였고, 두 분 모두 상경하여 어렵사리 마련한 보금자리가 눈앞에서 사라지던 순간이었습니다.

나중에 소방차가 모두 지나간 후, 진화를 위해 뿌린 물 때문에 어머니는 발목까지 차오른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건질만한 물건이 없는지 살펴보셨고, 간신히 몇 장의 사진들.. 그리고 달랑 결혼반지 하나만 건지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반지를 보여주시면서 담담히 이야기 해주셨지요.

젊은 부부가 감당하기엔 끔찍한 사고였을 것입니다. 우선, 추운 겨울에 당장의 거처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합니다. 아마 친구분께서도 경험하셨을거라 생각되지만 큰 일을 당했을 때 이를 당장 해결하는 것은 그리 녹록치 않은 일입니다. 이웃 친지의 도움도 한계가 있고 서로 어려움을 나누는 것도 어느 선 이상은 어렵게 됩니다. 저희 부모님은 간신히 작은 공장을 운영하고 있던 친척분의 도움으로 공장에서 짐 창고처럼 쓰고 있던 다락방 하나를 얻어 다시 살림을 시작하셨습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집이 화재보험 가입을 안하는 상황인데 당시에는 어떠했겠습니까? (요즘엔 다행히 아파트라면 단체 가입을 해두곤 하지만요)

그리고 경찰의 조사를 통해 사건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화재의 원인은 이웃집에 홀로 살고 있는 젊은 청년의 방화가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아마 어디선가 스트레스를 받았던지 대낮부터 술에 취한채 화풀이 삼아 저희 집에 석유통을 붓고 불을 지른 것이 비극의 원인이었고, 자세히 알아본 결과.. 그 이웃 청년은 정신에 약간 문제가 있던 사람인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디선가 심한 고문을 당해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저희 부모님로서는 어디서 보상을 받기란 요원한 일이었죠. 그냥 무일푼으로 나앉은거나 진배 없었다고 합니다.

헌데 참으로 이상한 일은 왜 그런 일대의 사건을 자식인 제게조차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그 점이 궁금했습니다. 헌데 나이를 좀 먹고 철도 들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부모님이 살아오시면서, 자식들을 키워오시면서 그보다 더 한 일들도 겪으셨겠구나.. 더 힘들고 막막한 상황이 많으셨겠구나.. 그러니 그냥 그런 일은 한 때의 사건 정도로 묻어두셨구나.. 하고 말입니다. 재미있게도, 저희 어머니께서는 서럽고 고생한 얘기를 넋두리처럼 늘어 놓으실 땐 되려 이런 말씀만 하십니다.

“느그 아버지가 네 동생을 갓 낳고 몸도 성치 않은 나한테 종가집 장손이라 제사 지내야 한다고 닥달을 하더라. 어찌나 서럽던지.. 확 그 때 헤어졌어야 했는데..”

여성분이셔서 그런지 어렵고 경망한 일은 그냥 대수롭게 넘겨도 아내로서 남편에게 괘씸(?)한 일들은 가슴에 꼭꼭 담아두시더군요. 수 백번 이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보금자리를 어처구니 없이 잃었던 이야기는 그냥 흘려버리셨습니다. 그리고 자식 키우는 재미와 책임감으로 여태껏 살아오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렇습니다. 어쩌면 제가 아닌 저희 부모님이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것이 더 어울릴지 모릅니다. 아픔을 직접 겪은 분이시니 그 누구보다 어렵고 막막한 마음을 이해해 주실 수 있으실테니까요. 하지만 저희 부모님을 오랜기간 지켜봤던 저 또한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당당하게 딛고 일어서 두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내셨습니다. 물론 사정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지만 부디 힘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큰 도움은 안되더라도 주변의 사람들이 작은 도움을 꾸준히 이어가 준다면 많은 의지가 될 것입니다. 아마 친구분과 친구분 부모님 모두 훗날 이 사건을 담담히 말씀하실 수 있을 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상황이 많이 좋아져 있을때라 확신합니다. 부디 기운 내시길 바랍니다.


이제 여러분께 이야기를 돌리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저희 집의 실화이고 저 또한 거의 잊고 지냈던 기억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도 소식을 접해 듣고 약간의 보탬이 되고자 소정의 SBD를 보내드리긴 했습니다만, 종종 이후의 소식이 어떤지 궁금하곤 했습니다. 스팀잇 커뮤니티 특성상 2주 정도 지난 소식은 새로운 글과 소식들에 밀려 시야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많다면 많은 정성들이 모였지만 추운 겨울 못지 않게 여름 장마 또한 보금자리를 잃으신 분들에게는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처음으로 제안 드립니다. 우선 @ludorum 님께서 친구분의 최근 근황을 좀 알려주셨으면 하고요, 추가적인 지원을 한 번 모아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2차 모금이라고나 할까요? 최근 커뮤니티에 가입해 주신 분들도 많아졌고, KR에서의 하루가 한달이 변한 것처럼 변화 무쌍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빨라진 속도에 적응되다 보면 지나간 소식은 그냥 묻힐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2주 밖에 안된 소식아니었던가요?

이전처럼 @ludorum 님께서 다시금 도움 요청을 해주신다면 @ludorum님께 소정의 성금을 보내 친구분께 전달 될 수 있도록 하고, 혹시 제 글에도 보팅이 된다면 일주일간 적립된 SBD를 전액 @ludorum님께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적립되는 스팀파워는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공정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스팀 분배에 대한 내용을 이참에 다시 한 번 확인해보고 이런 경우 어떻게 처리들 하셨는지 확인해 공익에 위배되지 않는 방향을 찾아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들 되시길 바랍니다.

  • 연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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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μ–΄μ˜ 단상 : μŠ€νŒ€μž‡ λ¬Έν™”

연어입니다. 오늘은 스팀잇 커뮤니티를 둘러싼 스팀잇 문화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까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본격적으로 해외 여행을 자유롭게 시작할 수 있었던 시점은 아마도 김영삼 정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영영 ‘김영삼 정부 = IMF 나락’이란 등식에서 자유롭지 못하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세계화’라는 슬로건을 주구장창 외쳐대며 한국 국민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일조한 정부이기도 합니다. ㅋㅋ

저는 그 즈음 한 유명 신문에 게재되었던 칼럼 하나를 기억하고 있는데,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 유럽같은 선진국에 가보면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데도 멋진 문화가 있다
  • 급하지 않은 사람들은 오른 편에 줄지어 있어 왼쪽 편에 통로를 내준다.
  • 급한 사람은 왼쪽 통로로 빨리 올라갈 수 있다. 오른편의 배려 덕분이다.
  • 이러한 규칙이 암묵적으로 준수되어 매우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하다

사실 칼럼을 기고한 사람이 의도하는 바는 뻔했습니다. 글에서 풍기는 뉘앙스란게 있쟎아요? 그 뉘앙스에 맞춰 버전을 바꿔보면 이런 메세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을 좀 비아냥거리는 느낌이긴 했습니다. 흠흠)

  • 유럽은 선진국이라 에스컬레이터 하나를 타도 폼나게 타더라. 우린 뭐냐?
  • 걔들 봐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서 갈 사람은 오른쪽, 바쁜 사람은 왼쪽을 이용한다. 캬~
  • 서로서로 알아서 룰을 지키는데 어깨부딪힐 일이 있겠나? 비켜달라고 징징대길 하겠나?
  • 요런 것만 봐도 선진국은 선진국이더라. 우린 아직 멀었다.

Captured by Google.com 그러고 보면 위 사진과 같은 풍경은 지금에야 당연지사지만, 당시엔 매우 생소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럼 어땠냐구요?

Captured by Google.com 뭐, 이런 느낌? ㅋㅋ 급히 지나가야 한다면 마음 단단히 먹고 ‘잠시만요’를 읊으며 뚫고 지나가야 하겠죠?

그러나 신기하게도 언제부턴가 우리도 칼럼 기고가의 동경(?)처럼 우측 standing/ 좌측 going의 룰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그 간 정부의 캠페인도 있었던 것 같고, 한국인처럼 성격 급한 사람들겐 뻥 뚫린 추월차선(?)을 두는건 반가워할만한 일이었겠죠. 그러니 이내 정착의 단계로 들어섰던 것 같습니다.

Captured by Google.com

자, 그런데 요새는 무슨 얘기가 나옵니까? 언제부턴가 한쪽서기 말고 양쪽서기를 하자고 난리입니다. 사람들이 한쪽에만 서다보니 무게 배분에 문제가 생겨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난다나요? 이게 정말 공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얘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 답을 주실 수 있는 분 계신가요? 댓글 좀 부탁드립니다 ㅋㅋ) 어쨌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에스컬레이터 고장의 공범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대해서 그 옛날 칼럼을 기고하셨던 분은 어떤 대답을 들려주실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나 동경하던 모습이 핀잔과 지탄으로 돌변해 버린 상황에 대해서도 말이죠. (요즘 유럽은 어떤가요? 해결책을 찾았나 모르겠습니다. ㅎ)

저는 이런 것이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서서히 달궈지며 생기고 변화되기 마련이죠. 새로운 문화가 정착되는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시행착오도 겪게 되지만 일단 정착이 되면 그 또한 변화되기 어렵습니다. 암묵적 합의와 동조도 필요하고, 실행에 옮기기 까지 큰 시간차를 딛고 가야 합니다. 다들 처음엔 쭈뼛쭈뼛 하거든요. 그렇지 않나요?

이렇듯 한 문화는 분명 변화해 가지만 그 속도는 생각보다 더디고 때론 불가역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들의 급한 성질에 버티며 에스컬레이터 양쪽을 당당히 차지하고 서있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는 스팀잇의 완전 초기 가입자가 아니기 때문에 최초에 스팀잇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어떤 합의나 제안, 암묵적 동의가 있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영어권 유저와 KR을 중심으로 뭉친 한국인 유저들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룰과 관행을 만들어 왔는지도 정확히는 모르고 있죠. 그건 여러분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중요 단계 단계마다 기존의 관행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제안이 있었을 것이란 점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인식이지요.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도덕성, 책임감, 매너의 문제는 반드시 따라다닐 수밖에 없으며, 이는 효율적이고 발전적인 전략의 제시와는 별개의 문제일 수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팀잇 커뮤니티 역시 그 설계나 운영에 있어 철학적인 문제와 맞닿게 됩니다.

스팀잇의 구성 체계를 보면 과연 이게 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되어 설계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어찌 보면 매우 정치적이고, 자본주의 생태계적이면서도, 내부 구성원들의 암묵적 합의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움직이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그렇게 운영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 안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논의되고 있죠.

KR은 어떨까요? 사실 KR은 #KR로 명명하는 하나의 태그(tag)일 뿐입니다. 하지만 KR은 카테고리이자 공동체이기도 하죠. 한국 유저에겐 베이스캠프이자 인큐베이터이기도 합니다. 어떨 땐 보호막이 되기도 하네요. KR 없이 덩그러니 스팀잇에서 활동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첨엔 망망대해를 헤엄치는 기분일걸요? ㅎㅎ

어쨌거나 KR은 나름대로의 문화를 만들어 왔고, 또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주요 하드포크 시점이 되면 그에 앞서, 또는 그에 맞게 핀트를 맞춰가고 있기도 하지요. 제가 눈여겨 보는 점들도 있습니다. 별도의 대화창을 열어두기도 하고, 큐레이션을 두고, 프로젝트도 열고, 파워를 임대하고.. 적어도 커뮤니티로서는 참으로 건전한, 그러면서도 공동의 이익과 개인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합의점을 모색해가고 있지요.

하지만 변수도 많습니다. 뭔가 미래가치는 열려있다는 건 알겠는데 그만큼의 불확실성도 큽니다. 결국? 정해진 답은 없다는 얘기죠. 네, 맞습니다. 분명 스팀잇은 아직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요. 다만 좋은 방향, 합리적인 방향을 함께 모색해 나가다 보면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힘냅시다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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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μ–΄μ˜ 단상 : 제 발둜 μ°Ύμ•„μ˜¨ 외ꡭ인 방문객, κ·Έλƒ₯ λ†“μΉ μ˜λƒ!

연어입니다. 간밤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네요. 외국인 방문객 한 분이 제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같이 한 번 보실까요?

처음엔 전 왠 낯선 분이 장문의 소설이라도 쓰고 가셨나 했습니다. 헌데 방문객인 @nyinyinaing 님은 서두에 이렇게 밝히고 있네요.

“당신이 포스팅한 글이 어떤 내용인지 몰라서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보았습니다”

오호라~ 그러고 보니 장문의 글은 제가 포스팅한 글을 구글 번역기를 통해 번역해 둔 것입니다. 다분히 자기 PR의 성격도 섞여 있는 듯 합니다만 (만약 자기PR 용도도 있었다면 성공한 케이스네요. 저는 이미 이 분의 댓글에 보팅을 해드렸으니까요 ㅋ) 어쨌거나 이 분의 번역 작업이 순간 제게 흥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럼 이 분은 어디서 온 분이셨을까요? 한 번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름이나 생김새로 봐서는 아시아에 살고 계시거나 동양계 분이신 것 같습니다.

헌데 이 분이 남기신 글중에 독특한 글자가 보이더군요. (아, @jejuinfarm 님의 글을 리스팀 해둔 것도 보입니다) 그래서 이 글자가 어느 나라의 글자인지 한 번 확인해 보았습니다.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네, 가장 쉬운 방법은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는 겁니다. 어느 나라의 글자인지 인식을 해주니까요.

네, 아무래도 이 분은 미얀마(구 버마) 국적의 스티미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반갑습니다 @nyinyinaing 님. ^^

그 다음 저의 궁금증은, 과연 구글 번역기를 통해 한국어로 쓴 제 글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당연히 제 글은 한국분들을 위해 쓴 것이고, 그러다 보면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나 비속어, 요상한 단어들이 곳곳에 섞여 있었을테니까요. 그러할진데 이해가 된다? 정말? Really? 그래서 제 원문과 번역문들을 한 번 비교해 보았습니다. 구글번역기가 제 표현들을 거의 직역했을테니 역으로 해석했을 때 우리식으로 이해되기만 한다면 충분합니다. 언어란 것이 어쩌면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다 이해될 수 있으니까요.


원문 :

번역문:

오호~ 하지(夏至)라는 단어도 번역이 되나요? 확인해 봅시다.

오! 정말이었어! ㅋㅋㅋ 그런데 이게 한국 단어 때문입니까? 아니면 한자 때문입니까? 위에는 ‘한국어를 감지함’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말이죠.

에라이~ 그럼 그렇지. 네. 위 단어를 인식할 수 있었던건 한자어 덕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 않다’의 ‘하지’로 먼저 인식하나 보네요. 음.. 어쨌든 해석이 애매한 단어에는 한자어를 달아두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지혜를 하나 얻었습니다.

어쨌거나 @nyinyinaing 입장에서 봤을 때, 저의 첫 인사는 이해가 됐을 것 같습니다.

  • 하지를 지났으니 밤이 깊어질 것이다.
  • 전에 ‘당신은 어떻게 스팀잇에 오게되었나’라는 글을 읽었으나 찾지는 못하고 있다.
  • steemit에 오기까지 꼬인부분이 좀 있었다.

이 정도면 서두의 맥락은 충분이 이해되는 것 같습니다. 우~~ 계절이나 날씨, 기후 등에 대한 인사법은은 외국에서 통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냥 완전 한국식으로 ‘식사들 하셨습니까?’로 하지 않고 저도 모르게 인터내셔널한 인사법을 썼지 않나 싶습니다. small twist란 표현도 보이네요. 이 의미가 정녕 원문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로 실제 쓰이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구글 이미지를 보면 유추할 수 있지요.

구글이미지가 보여주는 small twist에 대한 결과입니다. 주로 세세하게 꼬인 머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만, 저 형체를 본다면 어떤 의미로 쓴 글인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아, 구글은 아직 steemit이란 고유명사를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군요! 한 번 확인해 보았습니다.

에스토니아어라.. 그럼 페이스북은?

혹시 ‘얼굴 책’ 뭐 이렇게 번역되는건 아닌가 했는데.. ‘페이스북’으로 정확히 인식되고 있군요. 아래 코멘트를 보시면 구글번역기가 페이스북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 스팀잇은 아직 갈 길이 멀군요. 스팀잇이 구글에서 바로 해석되는 그 날까지 열심히 뛰어 봅시다. 파이팅 한 번 외치고 다른 번역으로 한 번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거참 재밌네요. 전 그런대로 이해가 되는데..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제가 번역된 모든 문장을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는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문장은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에 의해 발생되는 소소한 오역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들을 한 번 뽑아 보았습니다.


먼저, 첫 번째 경우입니다. 한국어에서는 아무래도 주어를 생략하는 경우가 태반이지요. 결국 문맥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번역기는 그런 역량이 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I 나 We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나오고, 실제 우리가 원한 바와는 다른 주어를 끼워 넣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한 번 보시죠.

글의 중간에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살펴보았습니다’ 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이 문장에 주어를 갖춰준다면 ‘그리고 저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살펴보았습니다’ 쯤 되겠지요. 하지만 구글번역기는 주어를 We로 잡아주었네요.


그리고 본의 아니게 성적인 표현이나 의미가 상당히 바뀌어 번역이 되는 경우입니다. 몇 가지 찾아 봤습니다.

음.. penny는 작은 동전을 의미할텐데.. 마치 ‘티끌 모아 태산’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한국어에서 ‘돈질’은 일단 돈으로 퍼붓는 것을 의미하지요? 아무래도 뉘앙스가 완전 바뀐 대표적인 예인듯 싶습니다.

아니, 구글번역기님.. 이거이거… 저랑 @clayop 님이랑 무슨 사이라고 글을 이렇게 번역해 주십니까? -_-;; 이게 다 제 잘못이지요. (聖恩)이라고 의미만 달아두었더라도 이런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텐데… 죄송합니다 @clayop님 . 본의 아니게.. ㅋㅋ


자, 어떠셨습니까? 지면 관계상 모든 번역을 설명드릴 순 없겠죠? 저는 이 분의 번역글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본인의 글이 월드와이드하게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일겁니다. 그럴려면 영어나 특정 외국어로 번역을 해서 글을 올려야 하죠. 이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영어를 좀 하시는 분들도 ‘거의 완벽한 번역’은 해야 올릴만하다고 여길 수 있구요.

최근에 KR이 급부상하면서 슬금슬금 외국인 유저들이 한국 분들의 글을 탐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운 좋게 한국인 친구라도 있으면 모를까, 이분들이 해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아마도 번역기를 사용하는 것일테죠. 제 글이 어떻게 번역되었나 보니, 제가 판단하건데 문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고 평이한 표현만 사용한다면 그들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오호라! @nyinyinaing 님이 번역하신 문장과 제 원문을 비교하면서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내가 영어에는 자신없는 사람이지만, 나의 글이 국경과 언어를 떠나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두 가지 버전의 글을 올려 보는겁니다. 한국분들을 위해 맛깔나는 글을 한 번 써주시고, 별도로 번역을 위한 (한국어로 된) 글을 다시 써보는거지요. 제 글을 통해 얻은 힌트를 요약해 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1. 가급적 모든 문장에 주어를 넣어줍니다. 영어 특성상 대개의 문장은 주어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2. 긴 표현은 짧게 나누어 줍시다. 문장이 길다보면 번역기가 오역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집니다.

  3. 해석이 여러 가지로 될 수 있는 동음이의어는 가급적 한자로 코멘트해줍시다. 의외로 번역률을 높여주더군요.

  4. 지나친 은유적 표현이나 한국식 표현들은 원래의 뜻으로 바꿔줍시다. 원 글의 맛은 떨어지겠지만 외국 친구들이 원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쪽에 초점을 맞춰기 위해 어쩔 수 없겠죠.

자, 이렇게 몇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글을 다시 써보면 확실히 글다운 글은 아니게 됩니다. 하지만 글의 성격이 주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설명을 하는 데 있다면 그다지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용을 충실히 이해할 수 있다면 설령 문학적인 내용이라 하더라도 인간으로서의 감동은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제게는 @nyinyinaing 님을 향한 소소한 프로젝트가 생겼습니다.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1. @nyinyinaing 님이 제 글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 글을 다른 한국어 버전으로 바꿔 보겠습니다.

  2. 어렵게(?) 발걸음해주신 외국인 @nyinyinaing 님과 이웃다운 이웃이 한 번 되어보겠습니다.

개인적인 이 프로젝트를 해보면 미얀마 분과 KR 커뮤니티와의 작은 교류를 한 번 이어가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여러분은 영어를 하지 못해도 이 스팀잇 세상에서 어떻게 외국인 친구를 만들어 볼 수 있는지, 언어라는 장애 요소를 뚫고 어떻게 나의 글을 널리 알릴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구경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머지는 다음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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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μ–΄μ˜ 단상 : μ €λŠ” μ΄λ ‡κ²Œ μŠ€νŒ€μž‡μ— μ°Έμ—¬ν•˜κ²Œ λ˜μ—ˆμŠ΅λ‹ˆλ‹€.

연어입니다. 어제가 하지(夏至)였다죠? 이제 조금씩 밤이 더 깊어지겠습니다. 얼마전에 ‘여러분은 어떻게 스팀잇에 참여하게 되셨나요?’라는 주제로 글을 올리신 분이 계셨습니다. (리스팀 해두지 못해서 어떤 분이셨는지 급히 찾으려 하니 좀 어렵네요. 확인 되는대로 수정하거나 댓글에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에게도 스팀잇에 가입하기까지 작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 같네요.

제게 이쪽 세상을 처음 소개해 주신분은 바로 @leesunmoo 님입니다. 와우~ 놀라셨나요? 네, 현재 KR 커뮤니티에서 @leesunmoo 님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봤을 때 저는 처음부터 줄(?)을 잘 잡은 행운아나 마찬가지였습니다. https://steemd.com/@leesunmoo 를 통해 확인해 보니, @leesunmoo 님은 2016년 5월 15일에 8,615번째로 가입한 스티미언이셨군요. 제가 기억하기론 스팀잇이 시작된 것도 그 즈음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정말 초기에 가입한 선견지명을 갖춘 분이 아니셨나 합니다. 참고로 스팀잇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data)가 필요할 때는 https://steemd.com 를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특정인의 자료를 보고자 하면 https://steemd.com/@계정 이렇게 이용하시면 되고요.

그렇다면 저는? https://steemd.com/@jack8831 를 통해 확인해 보면 8월 21일에 약7만 번째 가입자로 등재되어 있군요. 한 3개월 차이가 나는 셈인데, 저는 이 기간 동안 @leesunmoo 님으로 부터 3번 정도의 가입 권유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스팀잇을 설파하셨던 것은 아니고, 그냥 뭐 좋은게 있다.. 네가 활동하면 참 좋을 것 같다.. 글이나 컨텐츠를 잘 생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다.. 등등의 다소 뜬금없는(?) 얘기였습니다.

제가 평소 @leesunmoo 님의 인품이나 식견을 염두에 두고 ‘이 분이 뭔가 얘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와 가치가 있기 때문일거야’ 라 생각하고 재깍 스팀잇을 열어보았다면 지금 저의 포지션은 매우 달라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반응은 ‘뭐지?’ 정도 였으니까., 그렇게 시간만 더 허송세월 한 셈이었죠.

세 번째로 전화를 주셨을 땐, 조금 더 구체적으로 권유를 하셨습니다. 그 때 처음 ‘스팀잇’이란 도메인을 알려주셨구요. 이건 뭐.. 모르긴 몰라도 “얌마, 그만 좀 땡깡부리고 받아 먹어 봐”라는 심정이셨을거에요 ㅋㅋㅋ 그 때는 더 이상 어찌 거절할 수가 없더군요. 세 번씩이나 권유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테니 속는(?) 셈치고 한 번 확인해보자고 생각한게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답변 드린게

“네, 근데 지금 제가 곧 휴가를 가야해서요, 휴가가 끝나는 대로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공항으로 갈 준비 중이에요”

이건 예약해 둔 E-ticket 인증샷입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제가 드린 답변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이 자리를 빌어 밝힙니다. ㅋ 어쨌든 4박5일의 휴가를 마치고 오자마자 약속대로 가입을 했지요. 그 날이 바로 작년 8월 21일이었나 봅니다.

여러분은 스팀잇을 접하고 어떤 생각들이 드셨나요? 저는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마치 제 머리 속에 세 개의 엔진이 돌아가는 듯 했지요. 이미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대한 개략적인 지식은 있던 상황인지라 스팀이란 암호화폐와 연동되어 돌아가는 블록체인 기술이 SNS 형태로 포장되어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게 벌써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건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한쪽은 블록체인 기술이 뒷받침 하고 있고, 한쪽은 그러거나 말거나 모른다는 듯 열심히 글과 작품들이 생산, 소비, 교류 되며, 또 한 쪽에서는 열심히 평가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그야말로 살아움직이는 생태계더군요. 지금에 비하면 좀 덜 활성화 되긴 했었지만 그건 KR 기준일 뿐이구요. 이미 KR 바다 건너 영어권에서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대고 있었습니다.

그 때서야 왜 @leesunmoo 님이 저를 이 세계로 데려오려고 했는지 깨닫게 되었지요. 한 편으로는 글 좀 쓰고 뭔가 창작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무대가 될 것이었고, 그리고.. 저도 처음부터 느꼈지만 당시 KR은 영어권 커뮤니티에 비하면 정말 초라했어요. 힘이 없었죠. 힘은 곧 보팅 파워와 보상액에서 드러났습니다. 당시래봐야 제 경험으론 불과 1년도 안된 시점이긴 하지만, 그 때는 그야말로 @clayop 님과 @renohq 님 두 분이 커뮤니티를 먹여 살리고 있는거나 다를 바 없었거든요. 제가 좀 놀랜 것은 그 때도 @leesunmoo 님은 상당한 스팀파워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보팅파워는 정말 미약했었습니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말씀드리자면,

  1. @jack8831 글 하나 올리다. -> $0.03 (저도 시작하자 마자 스팀파워 모으는데 돈 좀 질렀습니다)
  2. @leesunmoo 님 저를 갸륵히 여기셔 보팅 한 번 해주시다 -> $0.70(이정도만 돼도 눈에 띄긴 했지요 ㅋ)
  3. @renohq 님 저를 더욱 어여삐 여기셔 보팅 한 번 쏴주시다 -> $5.07 (왠지 하루 음료수 값은 번 것 같더라)
  4. @clayop 님 간밤에 미국에서 성은을 입게 해주시다 -> $20.05 (KR 커뮤니티에선 대박이더라!)

이제 하드포크19로 인해 추억(?) 속으로 사라진 에피소드지만 @leesunmoo 님과 @renohq님께서 보유하신 스팀파워에 비하면 보팅력은 정말 안타까울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clayop님의 파워는 두드러진 편이었지요. @renohq 님도 컨텐츠를 판단하는 안목이 탁월한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한 번 믿음을 주면 계속 보팅을 해주셨지요. 비단 저 뿐만이 아니라 초반에 KR에 서식하던 많은 생선들에게 플랑크톤을 아낌없이 주신 분이죠. (최근 활동은 좀 뜸해 보이시던데 중요한 일에 매진하고 계신가 봅니다.)

기본적인 KR 생태계의 축은 이러했습니다. 제 기준으로는요. 그리고 지금 원로(?) 대접을 받고 계신 멤버분들이 있으셨어요. 이 분들이 제가 가입한 시점부터 활동해오신 것을 더듬어 본다면 정말 정말 눈물겨울 정도입니다. 왜냐고요? KR은 정말 힘이 없었다니까요. 오죽했으면 @leesunmoo 님이 제게 스팀잇을 처음 보여주실 때,

“한국 사람들의 컨텐츠는 정말 괜찮다. 근데 아직 힘이 없어. 영어권 애들은 허접한 내용을 갖고도 몇 백, 몇 천불 보팅을 받아가. 하지만 우리는 기껏해야 몇 불 받아내기도 힘들고. 몇 십불 받았다고 대박 소리 한다니깐? 그럼 둘 다 해야해. 영어 잘하는 친구들이 어떻게 하든 KR 밖으로 나가서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 교류를 해야 해. 그리고 KR도 스스로 힘을 키워야겠지. 능력있고 탁월한 친구들이 계속 들어와 줘야하고, 스팀도 많이 쌓고 부를 키워야 해. 그래야 힘을 키울 수 있어”

아마 저를 움직은 7할은 그 사명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KR을 키우겠다는게 아니라 KR에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분위기 띄우는데는 제가 일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지요. 아마도 @leesunmoo 님은 제 그런 성향을 가장 잘 알고 계신 분이었을 겁니다. 그런분께 삼고초려(?)하게 만들다니.. 저도 참 대책없는 후배였네요 ㅋㅋ

자, 그럼 가입하자 마자 한 일이 무엇이었느냐? 전 일단 스팀잇의 생태계를 살펴보았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을 본 것이 아니라 운영 시스템을 살펴 보았지요.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반드시 글을 한 번 올리려 합니다) 컨텐츠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 지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거래들을 유심히 살펴 보곤,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단 돈질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스팀파워를 돈으로 모았지요. 자본주의 경제의 축소판이기도 한 이 스팀잇에서는 가능하면 일찍부터 스팀파워를 모으고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스팀파워는 곧 스팀잇이란 기업의 지분이 아니던가요? 제게 컨텐츠 생산은 그 다음의 문제였습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면 결국 스팀의 가치는 올라가게 되고, 스팀잇의 구조상 혜택의 일정부분은 반드시 스팀파워를 지닌 분들에게 재분배 될 것이었습니다. 결국 지분이 많아야 했고, 한국 사람들이 모여있는 KR이 힘이 없던 이유엔 고래가 많지 않던 이유와 더불어 전체적인 스팀파워의 보유량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영향도 있었을겁니다. 고래급은 되어야 스팀파워를 진짜 파워답게 쓸 수 있던 구조라 어쩔 수 없었겠지요.

제가 추정한 바로는 당시 제 스팀파워 순위는 KR에선 15~20위권을 달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전체 순위상으로는 600~800등을 오가는 정도였는데, 당시 가입자가 십만명을 좀 넘는 정도였으니까 약 0.5%권의 순위는 지키고 있었지요. 그렇다면 그 당시 제 판단은 어땠을까요? 전 결코 그릇된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제 스팀파워 순위는 600 후반대를 지키고 있는데, 가입자 수는 두 배가 되었음에도 순위가 그다지 변하진 않았습니다. 비록 최근 활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스팀을 좀 더 매입하긴 했습니다만, 활동을 중지했던 기간에 대한 보상만큼만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얘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돈을 먼저 들이면서 스팀잇 활동은 시작하지는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KR이 더 큰 힘을 갖추려면, 양질의 컨텐츠를 우리끼리 만들고 소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음과 같은 삼박자가 잘 맞아줘야 하지요.

  1. 영어권 시장을 뚫어야 합니다. 결국 스팀의 태생은 영어권이었습니다. 우리는 변방의 운명을 벗어나긴 어렵습니다. 최근 KR이 성장함에 따라 차츰 외국인들도 우리와의 교류를 시도하고 있더군요. 번역기를 써가면서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더욱 교류를 주도해야 겠죠. 의사 소통에 별 문제가 없는 분들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2. 스팀파워를 계속 쌓아야 합니다. KR에 ‘존버’라는 용어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좋은 현상입니까? 스팀이 발전한다는 전제하에, 아! 아직 베타버전이쟎아요? 론칭까지 한 번 가야하는거 아닙니까?.. 뭐 어쨌든 발전한다는 전제하에 KR이 스팀파워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제 예전보다 돌고래급, 그리고 개복치급(?)의 역할이 중요해 졌습니다. 두터운 중산층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잘 사는 나라입니다. 중산층 정도의 여유로운 소비가 돌고 돌아야 경제가 윤택해지지요. 마찬가지로 소수 고래를 통한 낙수효과(?)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아직 스팀이 초기인 이 시점에 좋은 컨텐츠로 스팀을 받고, 또 여유가 된다면 스팀을 매입도 하고.. 이렇게 스팀세상에서의 지분을 늘려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3. 양질의 컨텐츠를 통해 새로운 유입자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다행히 KR 커뮤니티엔 ‘건전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것 같습니다. 물론 스팀잇 전체가 그렇겠지요. 힘이 있으신 분들도 그 힘을 좋은 방향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참으로 감사드릴만한 일이고 서로 배우고 독려할만한 가치입니다. 제가 스팀잇을 처음 둘러 봤을때 힘있는 사람들이 그냥 보팅으로 돈이나 벌려 하고 온갖 횡포질을 일삼는 모습이 보였다면 전 스팀잇을 쳐다도 보지 않았을겁니다. 하지만 인덕, 경륜, 지식, 책임감 모두 잘 갖추신 분들이 대부분이셨지요. 오늘은 @leesunmoo @clayop @renohq만 말씀드렸지만 @dubi님이 연재하시는 내용안에 계신 원로분들이 모두 그러하셨습니다.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시지요.

한 가지 좀 죄송한 것은, 제가 여건상 글질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leesunmoo 님께서는 저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시간낭비’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솔직히 그런 점이 있긴 합니다. 자신의 무대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요. 그래도 최대한 스팀쪽에 신경을 써보고자 합니다. 외국인 친구도 같이 활동하고 있고, 그 친구의 활동이 제게 새로운 자극이 되기도 하고요. 그래도 가장 큰 자극은 역시 하드포크19네요. 이제 주변에 계신 많은 분들이 중산층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었으니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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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μ–΄μ˜ λ‹€μ‹œλ³΄λŠ” μ˜μ–΄ (35) μ „μΉ˜μ‚¬ λΆ„λ₯˜ μ—°μŠ΅ - 힘의 λ°©ν–₯에 λŒ€ν•˜μ—¬

연어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보도록 할까요? 하드포크19도 됐겠다, 한번 달려봅시다. 자, 지금부터는 세세한 설명은 제끼고 간략한 코멘트 위주로 읊어 가겠습니다. 여러분 머릿 속에 기초 지식만 좀 잡혀있다면 문제될 건 없습니다. 다만 중간 중간 다시 내용을 확인해 보십사 하는 내용은 링크를 걸어두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짬이 되신다면 아래의 두 글을 속독하고 오셨으면 합니다. 바로 go와 come에 대한 글인데, 속독으로 핵심만 파악하시면 되니까요.

go : https://steemit.com/kr/@jack8831/11-go-go come : https://steemit.com/kr/@jack8831/12-come-come

핵심만 말씀드리자면, go/come을 ‘가다/오다’로 기억하지 마시고 ‘발산/수렴’의 이미지로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go가 발동이 걸려 에너지가 밖으로 분출, 발산되는 것이라면 come은 반대로 응축, 수축, 가깝게 수렴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어렵지 않죠? 다시 정리합니다.

go : 발동, 발산, 분출 come : 응축, 수축, 수렴

자, 그렇다면 이와는 별도로 몇 개의 전치사를 뽑아 다시 음미해 볼까요? 최근에 새로 가입하신 분들도 있고하니 좀 어수선하더라도 각 전치사별로 링크를 걸어 두겠습니다. 기억이 안나시는 분들도 한 번씩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뭐.. 맘에 드시는 설명이 있거든 보팅도 좀 해주시고요 ㅋㅋ

  1. to : https://steemit.com/kr/@jack8831/2-to
  2. for : https://steemit.com/kr/@jack8831/3-for
  3. of : https://steemit.com/kr/@jack8831/14-of
  4. off : https://steemit.com/kr/@jack8831/14-of
  5. on : https://steemit.com/kr/@jack8831/16-on-on
  6. from : https://steemit.com/kr/@jack8831/13-from-from
  7. in : 옴마야.. in은 글이 없었나 보네요? -_-;;
  8. out : https://steemit.com/kr/@jack8831/23-out-of-out-off
  9. up : 옴마야.. up도 없었군요 ( ;)
  10. down : up이 없는데 down이라고 있겠습니까..

왠지 이빨이 몇 개 빠진 기분이지만,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자, 위 내용들이 기억 나시는지요? 제가 대충 함축된 의미로 다시 나열해 보겠습니다.

  1. to : 쭉 연결되는
  2. for : 머릿속에 염두에 두는
  3. of : 아직 떨어져나오지는 못한
  4. off : 팍 떨어져 나온
  5. on : 접착제처럼 붙는
  6. from : 꼬리표
  7. in : 안으로 들어가는 (뭐, 우선 급한대로 ㅋ)
  8. out : 밖으로 나오는 (워, 우선 급한대로 ㅋ)
  9. up : 에너지 업 (이제 업/다운은 한국어가 다 되었어요. 뉘앙스 이해 될겁니다)
  10. down : 에너지 다운 (이제 업/다운은 한국어가 다 되었어요. 뉘앙스 이해 될겁니다)

속독으로 다시 한번 되뇌여 보시기 바랍니다. 다 익히셨나요? 그래도 한 번 더 ! ㅋㅋ

자, 이제 이 10개의 전치사를 한 번 줄세워 볼까요? 청팀 백팀처럼 말이죠. 기준은 ? 네, go/come 각각의 뉘앙스와 어울리는 전치사로 말이지요. 눈으로 읽기 쉽게 다시 한 번 나열해 드리겠습니다.

  • go , come
  • to , for , of , off , on , from , in , out , up , down

개중에는 양쪽다 써도 될 듯한 것들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럼 그대로 분류해 보세요. 이 작업을 할때는 기존에 공부해 두었던 동사+전치사의 숙어 같은건 다 무시해 버리십시오. 어차피 그런 지식 갖고 있어봐야 방해만 될테니 말이죠. 저도 지금 바로 기존 지식 다 버리고 한 번 분류해 볼까 합니다.

  • to : go, come
  • for : go, come
  • of : come
  • off : go, come
  • on : go, come
  • from : come
  • in : come
  • out : go
  • up : go
  • down : come

요걸 각 동사별로 재분류 해보니

go to / go for / go off / go on / go out / go up

come to / come for / come of / come off / come on / come from / come in / come down

자, 저는 이렇게 마무리 했습니다. 뭐.. 제 머릿속에 배경지식나 입에 이미 붙어버린 표현이 아닌 것은 어색해서 제꼈을지도 모릅니다만, go/come과 각 전치사의 기본 의미를 고려했을 때 학생인 저라면 이렇게 한 번 분류했으려니 하는 겁니다. 지금은 맞다 틀리다를 위한 과정이 아니니까 여러분도 맘 편하게 한 번 분류해 보시구요, 댓글로 한 번 숙제(?)하듯 한 번 적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우리 어차피 서로 얼굴도 모르쟎아요~ 쪽팔릴거 뭐 있겠어요? 팍팍 적어 봅시다. ㅎㅎ 숙제 검사나 지적질(?) 없으니까 말이죠.

자, 여러분 모두 나름대로의 기준이나 감으로 분류를 해보셨을 겁니다. 근데 여러분이 판가름 했던 기준이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실 수 있나요? 여기는 제가 제시하는 지식이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이 만들면 바로 여러분의 지식과 기준이 되는 것이죠.

저는 이 경우에 ‘힘의 방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go와 come의 본질이 그러하다면 결국 발산과 수렴은 힘의 방향이 반대거든요. 밖으로 뻗으려는 힘과 안으로 응축하려는 힘.. 그리고 그 방향.. 이 기준으로만 본다면 확연히 구분되는 전치사도 있고, 어느 쪽이는 두루두루 쓸 수 있는 전치사도 있는거겠죠. 자, 여러분은 어떤 기준을 두셨나요?

다음 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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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μ–΄μ˜ 단상 : λŒ€μ€‘ μ‚¬νšŒλ₯Ό μ‚΄μ•„κ°€λŠ” μ§€ν˜œ (ν•˜λ“œν¬ν¬19λ₯Ό μ ‘ν•˜λ©°..) How to live in Mass Society

연어입니다. 사실 아침의 깜짝쇼는 깜짝쇼가 아니었음이 하드포크19에 대한 설명들이 이어지면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수학적으로 생각해도 체감으로 느껴봐도 고래가 아닌 유저들에겐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이렇게 당근(?)이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질 때 열심히 뛰는 말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아니, 연어인가요? ㅎㅎ

이번 산타클로스님의 선물을 접하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변화된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까? 바뀐 세상에서 어떤 행동이 현명한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분들이 친절한 설명과 전략적인 제안을 해주고 계십니다. 그러고 보면 이 스팀잇 코리아에는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 많네요. 뭐.. 길에서 차 접촉 사고라도 나면 서로 안지겠다고 삿대질하는 한국 사람들이지만, 그런 일만 없다면야 이렇게 떡하나라도 나눠 먹으려는 좋은 사람들 아니겠어요? ㅋ

어쨌든 저는 이번 하드포크19 혁명(?)을 대하며 여러분께 대중 사회를 살아가는 지혜 중 한 가지를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그냥 제가 경험을 통해 인생의 작은 지혜로 여기고자 했던 내용일 뿐이지만, 어쩌면 지금 상황에 딱 적합한 것이 아닐까 해서 조심스레 말씀드려 봅니다.

The Queen of the Rink, Yuna Kim 영원한 빙상의 여왕, 김연아 Captured by Google.com

새로운 여왕의 탄생을 알린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기억하시나요? 정말 가슴 조마조마한 순간이었지만, 결국 김연아 선수는 해내고 말았습니다. 그 때 한국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얼마나 큰 선물을 주었던가요? 한 나라를 대표하는 한 명의 선수였지만 전 세계인이 동경할 수밖에 없는 은반의 역사상 최고의 요정이, 아니 여왕이 탄생했던 순간이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나서도 김연아 선수는 2014년을 향해 뛰었습니다. 높은 인기에 대한 부담감, 늘 달고 다니는 부상, 최고의 선수를 향한 시기와 오해 등등.. 어쩌면 갓 스무살 남짓한 나이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 뿐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는 특유의 뚝심과 배짱으로 이겨나갔습니다. 소치 올림픽을 향한 새로운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김연아 선수는 이미 스케이팅 그 자체를 사랑하고 즐길 줄 알 만큼 성숙해 있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포용력과 여유로움은 아마 나이에 비해 많은 경륜을 통해 나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Yuna Kim, 2014 2014년 소치 올림픽 때의 김연아 Captured by Google.com

조금 더 어엿해진 김연아 선수.. 그녀는 다시 2014년 소치 올림픽 무대에 섰습니다. 저는 이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왜냐하면.. 2010년 때와 달리 저는 2014년 파이날에서의 김연아 경기는 시청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였냐구요? 제 대답에 실망하실까봐 답변드리가 참 머슥하네요. ㅎㅎ 바로..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그랬습니다”

네. 사실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파이날 경기는 새벽 2시쯤 부터 시작이었고, 김연아 선수의 순서는 대략 새벽 4시 경으로 예상되었을 거에요. 당시에 저는 별을 보고 출근해서 별을 보고 퇴근하는 생활에 쩌들어 있었습니다. 뭐, 지금도 별반 다를바 없긴 하네요. 워낙 차 막히는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러시아워에 걸리느니 일찍 나가고 만다는 집념으로 보통 새벽 4반에서 5시에는 일어나 출근길에 올랐기 때문이죠. 뭐, 변명인가요? ㅎㅎ

김연아 선수는 이미 앞선 경기에서 월등한 실력으로 앞서 있었고, 왠지모를 감동은 이미 2010년에 만끽한 것 같고.. 직접 보나 나중에 뉴스를 들으나 이미 경기 결과에 제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평소 일어나던 시간대에 일어나기로 결심을 했고, 그건 바로 김연아 선수의 경기 시청을 건너 뛰겠다는 선언이었지요. 저는 그렇게 몇 시간, 아니 몇 십분 더 잠을 청할 수 있었고.. 일어나서 부시시한 눈으로 확인한 결과는 은메달이었지요..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결과였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김연아 선수의 아쉬운 은메달은.. 제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어요. 아마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면 저는 그냥 ‘효율적으로 산’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하고 말았을 겁니다. 헌데, 온 국민이 울분해 했던 은메달이 제 마음에는 경종을 울려주었지요. 왜 그랬을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속으로 무척이나 아쉽고 억울했을지도 모르지만, 승자에게 영광을 돌리고 응원해준 국민에게 감사하며 자기 자신을 대견해 하는 모습을 김연아 선수를 보면서 저는 뭔가 큰 반성을 하기 시작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가 김연아 선수와 같은 시대에 태어나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더군요.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적인 재능이 어느 한국인에게 있었고, 정말 우연히 그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그 재능을 살리기 위한 가족의 헌신과 본인의 피눈물 나는 노력.. 국민의 성원.. 그 성원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지원.. 그럼에도 높아만 가는 국민들의 기대, 그리고 애틋한 염원..

이 모든 상황과 변수들이 엮이고 엮여서 우리는 당대에 김연아 선수를 만날 수 있었으니, 아마 우리의 후손들은 지금의 우리를 ‘행운의 세대’로 볼 수 있을 만큼 대단히 희박한 확률에 당첨된 것 아닐까요? 하지만 저는? 네, 그냥 쿨쿨 잤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노력에 비하면 새발의피도 되지 않을 만큼의 노력(?)만 하면 되는데, 그럼 신나게 응원해 줄 수 있었을텐데.. 전 별것 아닌 이유(그 때는 나름 중요한 이유였겠죠. 수면은 중요해..라고 하면서) 때문에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던 겁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너무나 아쉬운 것들로 넘쳐나지 않나요? 박찬호 선수 같은 예를 들 수 있지요.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한국 최고의 선수가 국내 팬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제 발로 걸어서 한국에 왔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야구장을 가지 않았어요. 딱히 한화 팬이 아니라서 그렇기도 했지만 ‘박찬호’는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였으니 그건 변명도 안되는거죠. 어쩌면 저는 역사 속의 인물이 뛰는 경기를 그냥 또 흘려보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지난 번 마카오 여행때 저는 양양 @yangyang 님과 함께 마이클 잭스 copy show를 보고 왔습니다. 마이클 잭슨과 비슷한 분이 마이클 잭슨이 되고, 많은 실력파 댄서와 뮤지션들이 함께 어우러져 마이클 잭슨의 일생과 작품을 재해석한 공연이었죠. 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인 무대였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은 진짜 마이클 잭슨이 그 자리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네, 마이클 잭슨은 한국에 공연도 왔었는데… 그리고 그 공연장 근처에 살고 있었지만 저에겐 그냥 남의 나라 얘기였어요. 문득 마이클 잭슨이 그리워 지는군요. 지금 타이머신을 타고 다시 돌아간다면 저는 마이클 잭슨의 공연을 꼭 보고 말겁니다.

TV로 시청하든, 직접 표를 끊고 찾아가 보든.. 그러고 보면 우리는 이미 이 대중화 된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말이에요. 그런 역사적인 무대가 있기 까지 많은 사람들이 노력과 도전이 있는데, 그 결과물에 참여하고 만끽하는데는 몇 천원, 몇 만원.. 비싸봐야 몇 십만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깨달고 말았습니다. 때로는 공짜로도 가능하고요.

그 때 제 인생관이 조금은 더 열렸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아이가 없지만 만약 아이가 있다면 이렇게 얘기해줬을 것 같아요.

“BTS(비트쉐어 아님) 공연한다는데 넌 안가니?”

“왜요? 저 공부할건데요?”

“아니, 지금이 아니면 BTS 공연을 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안 간다고?”

“아빠, 남들은 공부 안하고 그런데나 다니냐고 뭐라 하는데, 아빤 왜 그래요?”

“너도 살아보면 알겠지 뭐.. 근데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가서 맘껏 친구들과 즐기고 오지 않을래?”

대중 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분산(분배)된 상품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 그리고 마찬가지로 분산된 상품을 통해 저렴한 값으로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험 같은 상품도 원리는 그러합니다. 사고 처리 비용에 대한 리스크를 통으로 모아서 분산하고, 그 분산된 만큼 저렴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죠. 멋진 콘서트나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엄청 난 제작비를 들여 만든 작품은 우린 상대적으로 매우 싼 값으로 쉽게 만끽할 수 있습니다.

저의 제안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생활에서 나름대로 아끼고 저축하고 투자하고.. 미래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늘 긴축 재정을 염두에 두고 살지요. 하지만 인생에서 정말 다시 못 올 기회들이 대중화 사회 덕분에 저렴한 비용과 손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다가온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자구요. 좋은 영화가 나왔으면 기분 좋게 보고 즐기면 됩니다. 그렇게 지불한 비용은 또 좋은 영화를 만드는데 쓰이겠지요. 선순환 되지 않겠어요?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저렴한 비용과 넉넉한 위장으로 만끽해 줍시다. 직접 온갖 산해진미 재료들을 다 모으겠다면 조선시대 왕이 아니고서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아니, 조선시대 왕이라고 해도 요즘 흔하게 갈 수 있는 뷔페집 요리는 못 만들지도 몰라요. ㅎㅎ

자, 스팀잇이 하드포크19가 조금은 다른 세상을 열어주었습니다. 이 새로운 물결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맘껏 즐깁시다. 좋은 글 많이 쓰고, 많이 읽고, 좋은 글 있으면 보팅 잘 해주고, 아니다 싶으면 팽~해주고..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전에는 고래 보팅 한 번 받으려고 너무 머리 굴려야 했어요. ㅋㅋ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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