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3] WeedCash ๋ณดํŒ…์„ ๊ณ„์† ์‹œ๋„ํ•ด๋ณด๊ณ  ์žˆ์Šต๋‹ˆ๋‹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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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다시 WeedCash에 글을 남기신 분들께 보팅을 시도하고 있는데, 되는 분이 있고 안되는 분이 있고, 또 같은 분인데도 어떨 때는 되고 또 어떨때는 되지 않고 하네요. 스캇봇에 의해 시차가 발생하는 건지 제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어떤 메카니즘이 있는 건지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뭔가 이쪽도 Voting Mana 같은게 있지 않나 싶네요..)

어찌 보면 WeedCash 쪽에서 남의 집살이를 하고 있는 셈인데, 뭐 한국인 특유의 집들이 겸 얼마나 잘 지은 집인지 둘러 보자는 셈 쳐야겠죠. 저도 SCOT 생성과 운영에 대한 내용을 다시금 정독해 보고 있는데, 이게 그리 쉽고 만만하게 덤벼들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잘 구성하고 운영해 나간다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켜 낼 수도 있겠더군요.

어제 WeedCash 관련하여 와글와글 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그 동안 스팀엔진, 스팀엔진 기반 토큰, 키체인 등에 익숙해진 분들과 아직 그쪽에 접근하지 않았던 분들의 참여 속도가 확연히 달려 보였다는 것입니다. 스팀잇은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어요. 어느 정도는 확장되어 나가는 흐름에 동참하지 않으면 스팀잇을 통해 누리는 재미가 많이 반감되겠지요.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기회 역시 새로운 길에서 나올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면 3학년 학습은 만만치 않는 법이죠. 하지만 2학년 때는 그렇게나 이해하기 어렵고 진도가 안나가던 2학년 학습 내용이 막상 3학년이 되고 나면 한결 수월해 보입니다. 스팀잇이 SCOT를 통해 3학년이 되고 있으니 이런 흐름을 기회로 빨리 스팀 엔진, 토큰, 키체인 등을 후다닥 마스터 해두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면 뒤를 보지 않고 앞만 보면서 동참해 나갈 수 있을테니 말이죠.

(위드캐쉬 쪽에 기본 세팅되어 있는 한글체가 참 예쁘네요. 글쓰는 맛이 좀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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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dCash์— ๋Œ€ํ•œ 1์ฐจ voting์„ ๋งˆ์ณค์Šต๋‹ˆ๋‹ค.

연어입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weedcash에 대한 포스팅을 살펴보며 보팅을 해 보았습니다. 몇 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있네요. 그리고 저에게도 많은 생각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1) 많은 kr community 유저들이 weedcash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weed에 어울리지 않는 성격의 글 대부분이지만 SCOT을 이용한 새로운 세상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고 있는 것이죠.

(2) @epicgames 와 같은 게임 계정과 @yabapmatt 같은 계정까지 참여하고 있네요. 이런 점으로 보아 WeedCash가 잘 안착될 수 있는지 많은 사람들로 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SteemEngine 에 WEED 토큰의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약 1 STEEM 의 가격에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 같네요. WEED 토큰에 대한 가격 산정이 쉽지 않을텐데, 아마도 1 WEED = 1 STEEM 이란 등가 공식 부터 적용해서 시작해 보려는 심리가 아닐까 합니다. 이는 Steemit의 세상과 WeedCash의 세상을 동시에 놓고 누가더 잘하나 비교해 보려는 마음의 작용인가요?

(4) 오늘 WeedCash 보팅을 해보면서 스팀잇 만을 염두에 두었던 밸런스 세팅을 좀 바꾸어야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오늘의 가장 큰 소득이 이것 같네요. 이런 점은 직접 WEED 토큰을 매입하고 Staking 해서 포스팅과 보팅까지 해본 사람만이 쉽게 체득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5) 역시 많은 분들이 WEED 토큰을 매입하기 보다는 보팅을 받는 쪽부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WEED 토큰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자금을 투입해 직접 테스트 하는데 대한 부담감도 큰 작용을 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KR 이웃들의 과감한 도전이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뭐 어떻습니까? 언제나 직접 뛰어들어 테스트하는 몸빵 과정에는 연어가 있으니까요.

(6) 내일의 진행은 어떻게 될 것인지 저도 정말 궁금하네요. 이후 과정을 지켜보며 저도 더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영감(inspiration)이란 것이 그냥 쉽게 얻어지는 법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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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2] WeedCash์— ๋Œ€ํ•œ KR ์œ ์ €๋กœ์„œ์˜ ์˜๊ฒฌ์ž…๋‹ˆ๋‹ค.

연어입니다. 아까 테스트 삼아 WeedCash 툴이 아닌 weedcash 태그만을 이용해 글을 남겨보았습니다. 그래도 weed 보팅이 작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듯 하네요. 이번에는 정식으로 WeedCash 툴을 활용하여 글을 남겨 봅니다.

어쩌다 보니 어제가 아닌 오늘에서야 SCOT을 활용한 (아마도) 1번 타자 WeedCash 를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뭔지 잘 감이 안오던 차라 돈 좀 날린다 생각하고 소량의 Weed 토큰을 구매 후 테스트를 해 보았지요. 그리고 마찬가지로 어렴풋이나마 좀 알겠다 싶어 1,000스팀 정도를 질러 Weed를 재구매 후 스테이킹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보며 어떻게 돌아가는 시스템인지 체득하고 있는 중이네요.

@glory7 님도 열심히 몸빵(?) 테스트 중이신 것 같은데, 짧은 시간이나마 제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표현하자면 ‘가슴이 떨린다’ 정도 되겠네요. @glory7 님께서 우려하시는 대로 이러한 시도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정말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설령 오늘 박아넣은(?) 돈이 큰 손실로 돌아선다고 해도 결코 아깝지 않을 체험을 하는 것 같네요. 왜냐하면 이 기분은 마치..

스팀잇이 처음 론칭 되었을 때 참여했던 소수들만이 느낄 수 있었던 기분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스팀잇의 론칭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개척의 길이었을테니 말이죠. 그리고 저는 지금 저도 모르게 제 안에 잠재되어 있던 묘한 억울함을 털어내고 있는 기분이기도 한데, 바로 스팀잇 초창기에 꽤나 소외 당했던 KR 이웃분들이 적어도 이 실험 공간에서만큼은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페이아웃에 하루 정도가 걸린다는 것 밖에는 모르지만, 나름 돈질해서 채워놓은 Weed 토큰파워로 KR 유저 분들에게만은 큐레이팅을 열심히 해드려 봤습니다. 다만, 보란듯이 선빵을 날려주고 계신 몇 몇 분에게는 100%의 풀보팅을 드렸고, 이후 보팅파워를 차등하며 많은 분들께 보팅을 선사해보고 있네요.

뭐, 보팅을 난사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더 끌어올리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달리 보면 지금 시장을 넓히고 활성화하는 단계이기도 하니까요. 어쨌든 평행이론처럼 느껴지는 (스팀잇 저 건녀편의) WeedCash에 대한 오늘의 몸빵 테스트는 그 어느때 보다도 저의 기분을 업시켜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날이네요. 이제 죽어도, 아니 죽기는 좀 그렇고.. 스팀잇을 접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접을리는 없겠죠. 더더욱 스팀잇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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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2]

연어입니다. 오늘의 가장 놀라운 뉴스로 불꽃을 뿜고 있는 BTC의 상승세가 아닐까 했는데, 아무래도 제 마음속 탑뉴스는 SCOT을 활용한 https://www.weedcash.network 과 WEED 토큰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금 이 글도 테스트 삼아 써보는 것인데, SCOT에 대한 설명이 딱히 눈에 팍 들어오지 않았던 터에 WEEDCASH를 몸빵삼아 직접 해보니 정말 혀를 내두르게 되네요.

한동안 스팀엔진과 새로 출시된 게임토큰 채굴 등으로 시간을 잘 때우다가(?) 슬슬 루즈해져갈 타이밍이었는데 BTC가 오르던 말던 당분간 SCOT을 탐구하면서 스팀잇의 발전에 동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주 부터는 더욱 흥미로운 하루하루가 펼쳐지겠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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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1] J ์ด์•ผ๊ธฐ

연어입니다. 비트코인이 800만원까지 찍으며 반등 무드를 만들고 있네요. 기념으로 저의 자전적 이야기를 두서없이 적어 올려볼까 합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두며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때는 고3, 계절로는 지금쯤의 일인 것 같다. 하루는 다른 고등학교로 배정 받았지만 자주 만나던 중학교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토요일에 이대 근처에서 얼굴 좀 보자는 것이었다. 날씨도 좋겠다, 딱히 주말 약속도 없던 나는 시간에 맞춰 이대 앞에 있는 호프집인지 경향식 집인지 알쏭달쏭한 곳을 향했다. 친구는 나를 반겼고, 약속대로 ‘환상의’ 돈까스를 주문해 주었다. 열심히 썰던 나의 나이프 질을 멈칫하게 만든 녀석의 얘기가 시작되었다.

“나 얼마전에 가출했어. 요즘 여기서 먹고 자면서 일하는데, 여기 주방장 형이 돈까스도 끝내주게 하거든. 네 생각이 나서 불러본거야.”

이런, 교육자 집안에 꽤나 모범적이었던 녀석이 가출씩이나 하다니! 나는 정색을 하며 물었다.

“근데 왜 하필이면 이대 앞이냐?” “야, 이왕이면 다홍치마 아니겠냐”

얘기를 들어보니 시시컬컬한 이유로 욱해서 나온거 같은데 모양새를 보아하니 오래 버티지는 못할 듯 싶었다. 곧 집에 들어가겠거니 하고는 그간 나름대로 동네 좀 개척해 본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노래방이란 곳을 가게 되었다. 녀석 얘기로는 부산에서 유행하던 노래방이란게 이제 막 서울에 상륙했다는 것이었다.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포맷 그대로 노래방 기계는 500원짜리 동전을 넣어야 한 곡을 재낄 수 있었고, 친구가 만원 짜리로 바꿔온 동전 20개로 각자 10곡씩 부르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선택한 곡은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나의 타오르는 감수성을 대변할 회심의 선곡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yqcDZsQZpA

얼마 지나지 않아 동창 녀석은 예상대로 집과 자신의 학교로 컴백했고, 이내 가을로 접어들게 되었다. 학력고사 세대라면 기억할지도 모르지만, 당시 고3의 가을은 8번 정도의 전국 모의고사를 연타로 치르며 지원할 대학교와 학과를 정해야 하는 긴장감 가득한 시즌이었고, 그런 분위기 덕분에 고3이었던 우리는 많은 알리바이를 만들 수 있었다. 우리들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전략은 선생님과 학부모 사이에서 모범적이고 성적이 우수한, 지금으로 치자면 일명 ‘엄친아’들끼리 같은 독서실에 다니는 것이었다. 각자 집에다가 하는 얘기는 뻔했다. 학교에서 자습하는 건 효율이 떨어지고.. 누구랑 누구도 어느 독서실에 다니니 거기가 더 공부하는데 좋을거라는데 감히 어느 부모가 오케이 하지 않겠는가?

살벌한 고3의 풍경을 예상했다면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으나, 어머니들의 자랑이었던 ‘8학군의 전사’들은 더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겠다기 보다는 누가 더 많이 놀고서도 성적을 유지해 나가는 천재인지 증명하는 배틀중이었는지도 모른다. 수험생이니까 저녁은 든든히 잘 먹어야 했고, 저녁을 잘 먹었으니 소화도 시키고 스트레스도 풀 겸 노가리 시간을 가져야 했다. 그러다 밤 10시가 되면 너나할 것 없이 독서실 건물 지하에 있던 노래방에 모여들었다. 500원 짜리 동전을 넣어야 했던 기계는 몇 개월만에 진정한 한국식인 선불제로 바뀌어 있었고, 우리는 스트리트 파이터를 하고 남은 지폐나 동전들을 모아 2시간 정도 부를 만큼만 선불로 지불하였다. 그렇게 자정이 될 때까지 두 시간 남짓 노래를 부르다 보면…

드디어 우리의 구세주 독서실 총무형이 1차 알바를 마치고 2차 알바인 노래방으로 입성하셨다. 노래방 스크린에 툭-툭- 두 시간이 더 튕겨졌고, 이건 총무형만의 반가운 인사였다.

‘얘들아, 나 왔어~ 걱정말고 잘들 놀아’

거의 매일 빠짐없이 4시간의 노래 파티가 지속될 수 있는 데에는 총무형의 든든한 후원이 큰 몫을 하였다. 덕분에 나는 노래방에 입성한지 채 반년이 되지 않아 선곡책에 알고있던 거의 모든 곡을 한 번씩 부를 수 있었고, 더 이상 부를게 없던 나머지 마침내 우리의 영원한 피날레 곡으로 자리잡은 명곡을 꺼내들었다. 밤 10시 부터 새벽 2시까지 이어진 뜨거운 10대의 우정을 기리며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AND1Ynbjb0c

*초록빛 자연과 푸른 하늘과.. 하나뿐인 인간의 별 지구를 위해서..

그랜다이저는 생명을 건다.. UFO 군단을 무찌른다..

(에블바디!!) 그랜다이저! 그랜다이저! 그~랜 다이저~~!*

우리는 고향별을 잃은 우주의 망명자이자 목숨을 걸고 제2의 고향 지구를 지켜주던 듀크프리드 왕자의 기상에 경의를 표하였으니, 아마도 듀크프리드 왕자는 전기 대학에 우수수 낙방한 우리 모두에게 경의를 표했을 것이리라. 쩝…


어쩌랴, 이과반이었던 우리였기에 싸인을 미분하면 코싸인이 되고, 코싸인을 미분하면 마이너스 싸인이 되는 우주의 진리를 익히며 마징가 Z든 그랜다이저든 만들어낼 수 있는 공학박사 김박사의 길을 따랐어야 했거늘.. 그저 우주 파일럿 듀크프리드 선배에게 폭 빠졌던게 죄라면 죄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몇몇 녀석은 잠시 후기 대학에 몸을 싣기도 했지만 우리 ‘8학군의 전사’들은 각자의 취향과 선택에 의해 한강 북쪽에 있던 모 학원과, 남쪽에 있던 모 학원으로 헤쳐모이게 되었다. 물론, 나 역시 재수 생활을 맞이하는 경건한 심정으로 둘 중 한 학원에 몸을 싣게 되었다. 아, 뼈아픈 재수 생활을 경험한 선배들에게 자문을 구했음은 물론이다. 나의 세 번째 기준..

“선배님, 어느 학원이 더 물이 좋을까요?”


나라고 놀기만 했으랴, 그래도 내 인생이 걸린 일인데 말이다. 그렇게 자못 진지한 자세로 수험 생활에 임했으나.. 왠걸? 공부만을 하겠다는 나의 의지를 꺾어버린 두 가지 상황에 새로 맞닥뜨리게 되었다. 첫 번째는 마지막 학력고사에서 첫번째 수학능력 시험(+ 본고사)로 바뀐 제도였다. 100% 동의할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막대한 암기를 요구했던 학력고사의 병폐를 없애고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판별해 내겠다는 수학능력 평가시험은 기존과는 사뭇 다른 문제 패턴이었는데, 좋게 말하면 암기를 ‘지양’하고 종합적 판단을 ‘지향’하겠다는 거고, 더 좋게(?) 말하자면 암기에 대한 부담을 확 떨어내는 것이었다. 바꿔 말하자면..

더 이상 암기에 매달리지 않아도 시험을 쳐볼 수 있는 길이 열렸으니.. 도통 노는걸 병행하지 않으면 공부 진도가 나가지 않던 몹쓸병이 다시 도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었다. 단순한 지식을 외우기 보다는 ‘종합적’인 지식과 인식이 필요한 새 제도에 그간 교과서 이외에 엄청난 양의 독서를 즐기고 온갖 다큐멘터리에 심취해 있던 나로서는 그야말로 물만난 연어가 되었던 것이다. 내 머릿 속에는 (지금 생각하면 꽤 잘못된) 하나의 함수식 결과가 도출되었는데,

새 입시제도 = 대충 공부해도 성적이 나오는 제도..

가 된 것이었다. 학력고사에 비해 수능시험은 워낙 광범위하고 규정짓기 어려운 영역까지 다루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해도 한 방에 성적이 잘 붙지 않는데, 이건 바꿔 말하면 그닥 공부를 하지 않아도 한 방에 성적이 잘 내려가지도 않는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런 성격의 시험에 듀크프리드 왕자와 함께했던 공부 습관은 결국 후자 쪽에 포커싱을 맞추게 되었던 것이다.

또 하나 맞닥뜨리게 된 상황은 고3때 골치를 앓았던 수학 점화식을 벼락치기로 마스터한 것이었다. 기억들 나시는지 모르겠지만, 점화식은 극한으로 이어지고, 극한은 미분으로, 그 미분은 또 적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연결 고리를 가진다. 게다가 나는 이과 선택이었기 때문에 삼각함수 미적분이니 뭐니 해서 그야말로 점화식에서 부터 잘 점화(?)가 되지 않으면 모래로 지은 탑이 되는 셈인데, 변명같지만 고2, 고3때 미적분 파트쪽을 맡아주셨던 수학 선생님의 영향으로 나의 점화식에 대한 지식은 매우 꼬여있는 상태였다. 학창시절에는 내가 이해를 잘 못하는건지, 선생님이 헷갈리게 가르쳐 주신건지 알쏭달쏭했는데, (선생님께는 좀 죄송한 얘기지만) 재수할 때 그나마 3일 정도 수업을 듣고 나서야 점화식-극한-미분-적분을 연결짓는 개념을 말끔히 머릿속에 박아 넣을 수 있었던 걸 보면 뭔가 고교때 나와 수학 선생님과의 궁합은 최악이 아니었다 싶다.

일단, 이과 지망생에게 치명적이었던 들쑥 날쑥한 수학 성적이 벼락치기 여부과 상관없이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되자 부모님께는 또 다른 알리바이가 생기게 되었다. 뭐, 그저 자식만 믿는 부모님 입장에서야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고 있으면 아들 녀석이 나름 마음을 잡고 재수생활에 임하고 있나보다 싶겠지만, X버릇 남 못 준다고.. 우리 멤버들은 각자에 최적화된 방법으로 출중한 모의고사 성적을 유지하며 죽어라 놀기에 바빴던 것이다. 정말,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갈때 선배형들이 얘기해준 진리가 있었는데.. 바로..

“걱정마라. 고3이 더 논다”

였는데, 이 패러다임은 한 해 더 이어져 “걱정마라, 재수생이 더 논다”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노래방이든 비디오방이든 매년 새로운 놀이방이 생기던 시절이었고, 노래방과 오락실에 싫증을 느끼던 우리에게 재수 학원가의 새 친구가 있었으니, 바로 당구장, 노바다야끼, 그리고 온갖 민속 주점들이었다. 결국 학원은 출석 기록을 위한 곳이었고, 예의상 한 두 시간 수업을 들어준 후 같은 고교 삼수형들과 함께 탈출하던 빠삐용의 생활로 가득한 곳이었다.


말이야 이렇게 적었지만, 수험생 특유의 분위기에 휩씁려 나름 공부에 매진하던 초기 학원 생활을 보낼 때였던 것 같다. 당시 학원가를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런가 모르겠지만 (여자 화장실은 어떠했을지 모르겠으나) 남자 화장실 안은 그야말로 칸칸이 온갖 음담패설 낙서와 그림들로 가득차 있었다. 내가 여기에 대해 적쟎이 쇼크를 먹었던 것은 나름 전국에서 성적으로 난다긴다 하는 학생들이 모여있던 수준에 걸맞지 않게 유치찬란과 빵꾸똥꾸스런 낙서로 도배가 되어 있던데 있었다.

한번은 큰 일(?)을 보려고 칸막이 안에 쪼그려 앉았는데 정면 문짝에 검은 유성펜으로 적힌 글귀가 하나 보였다. (순서대로 읽으며 생각해 보시길)

이 화살표를 따라 왼쪽을 보시오. ————–(90도 꺾여 이어지며)————-> 이 빙신아! 여기가 오른쪽이지 왼쪽이냐?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이 조롱섞인 낙서에 욱했던 나는 그날로 파란 유성펜을 하나 샀고, 그 다음날 부터 틈틈이 2층부터 8층인가 10인가까지 짝수층(홀수층이던가?) 마다 있던 모든 남자 화장실 칸칸 마다 나만의 새로운 낙서를 적기 시작했다. 일명 93년 학원가를 뜨겁게 달궜던 작가 ‘J’의 등단은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J란 필명은 내 이름의 이니셜이기도 했고, 졸업했던 고등학교에도 적용되는 이중적인 이니셜이기도 했다. 그리고 비교적 내가 좋아했던 알파벳이기도 했는데, 어쨌든 파란 유성펜으로 갈겨나간 작품(?)들 끝에는 늘 동그라미 안에 자리잡은 J라는 필명을 적어두었고, 이 이름이 학원 안의 남학생들 사이로, 그리고 간접적으로 여학생들 사이로, 더 나아가 한강 건너 라이벌 학원생들에게 까지 전해지는 데는 그닥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 소설을 비롯한 현대문학과 고전문을 가리지 않고 교과서나 필독 교양서적 수준에 나올 작품을 모두 수험생 입장에서 느끼는 소회를 담아 패러디했고, 나름 낙서로서 뽑아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감형 낙서를 입혔던 것이다. 내가 J라는 필명의 낙서쟁이라는 것은 학원내 동창 몇 명과 소수의 친했던 삼수-사수 형들만 알고 있었고 고맙게도 이들 모두 나를 아끼는 마음에 J라는 존재를 비밀리에 붙여줬는데, 이런 비밀스런 익명성을 유지했던 덕분에 별의별 에피소드를 겪기도 했다.

한 번은 내 존재를 알고 있던 삼수 형들과 함께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다른 반의 삼수형 한 명이 친한 재수생 후배와 함께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더니 어제 저녁에 J 녀석한테 격려의 저녁을 사줬다는 둥 하며 거짓 친분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J가 바로 옆에 있는데 그런 뻥(?)을 치고 다니다니.. 옆에 있던 형들은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고 그 중 한 명은 진짜 우리 J에게 밥 한 번 쏴야겠다며 내 머리를 쓰담아 주기도 했던 것이다. 간혹 새로 남긴 작품에 감격한 형들은 쉬는 시간에 문을 박차고 들어와 나를 껴안기도 하고, 뭐 여하튼 소수의 누군가에게는 J란 존재를 알고 지낸다는 것만으로 입이 근질근질한 자랑거리가 되었던 셈이었다.

교실에서든, 복도에서든, 학원 옥상에서든 J에 대한 얘기가 바글바글했고.. 한 번은 한강 건너 학원쪽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서 놀고 있을 때, 간혹 문학작품을 넘어 유행가에 붙였던 패러디 가사 그대로 노래 부르는 친구들을 보고 깜짝놀라 물었더니..

“이 가사 몰라? 요즘 우리 학원에 유행인데?”

할 정도로 그 파급력이 만만치 않았던 것 같았다. 재미있었던 것은, 한 명의 스타가 나오다 보니 여기에 도전장을 내미는 필력가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고, 또 누군가는 J를 포함한 모든 작가(?)에 대한 인기투표를 하기 시작했는데, 조금 냄새(?)나는 일이기도 했지만 그 투표난에 양심적인 투표를 하기 위해 ‘몇 층 남자 화장실 몇 째 칸’에 기필코 찾아 들어가 한 표를 행사하고 오는 학원생들이 많았으니 이것 또한 나로서는 당혹스러우면서 마음 뿌듯한 일이기도 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J가 1등, 그리고 언제나 당돌한 도전장을 내밀었던 ‘Dr.Communist’가 2등이었는데.. 혹시나 이 두 필명을 기억하는 분이 있다면 이 이야기가 그리 허황된 거짓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아실 것이라 본다.

하나둘 패러디 작품에 대한 작가들이 등단하고, 그 작가들의 작품들에 인기 순위를 먹이다 보니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각 작품과 작가에 대한 품평이 이루어졌는데, 이런 품평 또한 남자 화장실 칸칸 마다 적히기 시작했던 것이다. 언제부턴가 화장실 낙서를 지우기 바쁘던 아주머니 분들이 화장실 낙서를 그대로 유지하기 시작했고, 이건 아마도 정말 말도 안되는 음란패설형 그림과 낙서에서 나름 지성(?) 품격(?)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보존하고 일손도 더는 일타쌍피성 결정이 아니었나 싶다.

이쯤되니 아침부터 당구장 가랴, 야구하러 가랴, 야구 보러가랴 정신없던 학원(을 빙자한) 스케줄 속에서도 꾸준한 작품 게재만이 팬들에 대한 사랑과 은총에 보답하는 것은 물론이고 힘들고 지루한 재수 생활에 한줄기 기쁨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학원 만은 꾸준히 나가게 되었던 것 같다. 스팀잇처럼 보팅 하나 있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맹랑했던, 어찌보면 ‘그래봐야 낙서 수준’에 기물을 더럽히는 객기에 불과했던 것이기도 하나, 용케 대학에 붙어 새로 알게된 친구들에게서도 ‘네가 바로 J였냐!’는 반가운 소리와 함께 인생 지기를 만난듯한 반응을 느낄 수 있었고, 군생활 못지 않게 답답하고 지루했던 시간들을 그런 재미로 덜어갈 수 있었기에 재수생들만의 끈끈한 우정을 쌓는데 J의 역할은 매우 컸던 것 같다. 이제 시간이 많이 흘러 모두에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차 희미해져 버렸겠지만 아마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갔다면 여전히 나는 그렇게 파란 유성펜을 들었을 것 같다.

그래도 소수의 누군가에게는 93년의 J가 가슴속 친구의 한 명으로 남아있지는 않을까…


매우 비건설적이고 엉뚱한 스토리이긴 해도, 이 또한 제게는 바꿀 수 없는 추억이 된지 오래입니다. 그 때 왜 제가 펜을 들어 기묘한 낙서 문화를 만들어갔는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패배 의식 속에 자조하는 수준의 낙서를 인정할 수 없었고, 재수 생활은 엄연히 패배가 아닌 재도전이라는 메세지를 던져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한 문제, 두 문제 차이로 대입 당락이 갈리던 시절에 그 아픈 상처를 조금은 승화시키고 싶었고, 재수생이라는게 사실 별거 없지만 그래도 나름 머리 좋고 공부 꽤나 한다는 친구들이 모여있던 곳이기에 자뻑이라 불리지라도 어느 정도는 긍지를 갖고 도전에 임하는 분위기를 일으키고 싶었지요. 매일 고개를 숙이고 책에 얼굴을 파묻어야 했지만, 적어도 나만의 공간(?)에서 자유를 만끽할 때 만큼이라도 그 글들을 읽으며 위트에 웃고, 얘기하며 떠들고, 안주거리로 삼으며 스트레스를 좀 털어내는 데 요긴했다는 것 만으로도 저는 운명 공동체에 대한 소명은 다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문득, 저도 오랜 기간 잊고 살았던 이 스토리가 생각난 것은 스팀코인과 스팀잇을 쥐고 지쳐가는 우리의 모습이 마치 그때 학원 수험생 때의 모습과 묘하게 겹쳐서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스팀잇 공간에 오신 분들 모두 이유불문 나름 시대를 빠르게 좇아가는 분들이라고 보는데, 우리 주변에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이 중에 암호화폐에 투자를 하고, 그것도 스팀잇 같은 공간에서 글과 기회를 나누며 동참할 줄 아는 인원은 또 몇 명 쯤 될까요?

그렇기 때문에 그 의견이야 어떻든 오늘도 이렇게 글을 남기고 읽어 보는 스팀잇 이웃 여러분 모두 또 하나의 J가 아닐까 합니다. 대장주 비트코인이 800만을 넘어섰던 날인 만큼 아직 그 수혜가 스팀까지는 오지 못했더라도 이번 주말만은 서로를 격려하고 다독여주는 분위기로 마무리 짓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그런 기념으로 에블바디 그랜다이져로 대동단결 할까요?

그랜다이저! 그랜다이저! 그~랜 다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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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0] ์ŠคํŒ€์ž‡ ๋…ผ์Ÿ๊ณผ ๊ด€๋ จํ•˜์—ฌ

연어입니다. 스팀 가격이 바닥에 머물 때나 한껏 치솟았을 때마다 늘 크고 작은 분쟁이 있어왔습니다. 최근에도 이전 만큼은 아니지만 여러 입장과 의견들이 나오고 있네요. 뭐, 저는 늘 그렇듯 양쪽 입장과 중재자 입장에 서있는 모든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편입니다. 사실 개개의 글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최소한 한 부분씩이라도 공감되고 납득이 되는 부분들이 있고, 저 또한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100% 확언할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지요.

스팀잇 블로그란게 참으로 묘해서, 아니 상대 블로그를 훑어보는 사람의 마음이란게 묘해서라고 해야하나요? 어쨌든 누군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기던가, 아니면 나를 욱하게 만드는 글이지만 화가 좀 가라 앉으면 다시금 읽어보겠다고 리스팀해 둔 글이라도 있을 때, 지나가던 누군가는 리스팀된 글의 작가나 글의 내용만으로 블로그 주인장도 같은 부류, 일명 ‘짝짝꿍’으로 도매금하곤 하지요. 그래서 경청하고픈 글들이 있어도 때로는 리스팀하는데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뭐, 남 눈치보며 사는게 그닥 좋은건 아니지만 말이죠.

어쨌든 이번 논쟁은 그나마 서로의 감정선을 심하게 건드릴만큼 피터지는 것은 아닌지나 찬찬히 여러 의견들을 곱씹어 보며 읽을 여유(?)가 있었습니다. 참으로 다 공감되고 새겨들을만 하며 반성도 해보고 좀 더 나은 행동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내용들이 아닐 수 없네요. 마침 오늘 @oldstone님께서 글 한 편을 올려두셨던데, 저는 이 상황에 이 정도의 논제와 글의 톤이 스팀잇 유저분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전달하는데 딱 적당하지 않나 싶어 리스팀 해두었습니다. (한 때 @oldstone 님도 피터지는 논쟁에 뛰어들어 불을 한껏 뿜어대실때도 있었죠 ㅋㅋ)

저는 포스팅 된 의견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oldstone님의 논지 전개 방식을 한 번쯤 배워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글의 톤을 부드럽게 썼든 격노해서 썼든 늘 본인의 입장, 판단 근거, 그리고 무엇보다 대안 제시를 빠뜨리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글은 상당히 짧으면서도 밸런스가 잘 갖춰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나의 주장을 강하게 어필하거나 문제 제기를 하거나 할 때는 특정 내용에 비중을 강하게 둘 수도 있겠죠. 그러나 사람이 다 그렇듯 한 쪽에 너무 강한 비중을 둔 글을 접하다 보면 동조를 하든 반대를 하든 한 쪽 의견에 대한 카드를 내밀게 되는 법입니다. 하긴, 논쟁이란게 그렇긴 합니다만..

아마도 저는 많은 분들이 제시하는 스팀잇의 이런 저런 문제, 심지어 스팀잇의 생존 여부에 대해서도 꽤나 낙관적인 편에 속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아직 스팀잇이 돌아가는 메카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불완전하지만 나름 잘(?) 돌아가고 있는데 대한 저력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약간 괴변처럼 들리겠지만 이렇게 질문 드려보면 어떨까 싶네요…

“어떻게 하면 설립자나 재단이 존경받고, 증인이 신뢰받고, 고래는 고래대로 피래밋은 피래밋대로 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을 투자한데 대한 만족을 느끼며, 오래 참여한 사람은 오래 참여한대로, 또 최근 참여자들은 최근 뛰어든 데 대한 만족을 느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외국 유저들은 외국 유저들대로, 자국 유저들은 자국 유저들대로 유대감을 느끼고 공존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걸까요? 어떻게 하면 그 어떤 다른 코인에 대한 투자보다 스팀 코인에 투자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만족할 수 있는건가요?”

여기에 대한 완벽한 답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물론, 우리는 아무리 이상주의자라 하더라도 현실에 이런 완벽한 무언가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비교적 이상주의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이 스팀잇이 저렇게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다면 (잠시 기쁨에 취해있을 수는 있을지언정)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사이비’에 빠진것일 테니 말이죠.

그러나 제가 스팀잇을 늘 좋게 바라보는 이유는 이율배반적으로 이것이 ‘꽤’ 불합리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 입장에서 보냐에 따라 다른 쪽 입장이 썩 맘에 들지 않는 것이죠. 제 성향인건지.. 그저 살면서 체득하게 된 저만의 생각인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래요. 뭐, 비유해보자면.. 질럿 입장에서 보면 미친듯한 사정거리에 포격을 가하는 시즈탱크가 ‘말도 안되는’ 것이죠. 그러나 시즈탱크 입장에서 보면 하늘에서 기관총을 갈겨대는 스카우트가 미워 죽겠는데 정작 시즈는 대공포를 쏠 수가 없습니다. 죽을 맛이겠죠. 그러나 이런 불합리한 요소들이 크게 보면 스타크래프트를 끌고가는 밸런스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패러다임은 다른 곳에 있을 겁니다. 대부분 의견 제시자들이 ‘그래도 스팀잇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거나 있었다’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극단적으로 ‘망할거야/흥할거야’를 외쳐도 그건 변함이 없는 것 같네요. 애정이 있는 곳에 비판도 있는 법이니까요. 어쨌든 스팀잇에 대한 애정이 깔려 있기에 작게는 밸런스 조정에 대한 부분, 좀 크고 길게는 스팀잇이 더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언급을 해주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건설적인 논조와 당당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의견을 주고 받는다면 정답을 찾거나 정답에 가까워지는 것 까지는 어렵다고 해도, 최소한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만은 막을 수 있겠죠. 저는 이런 가능성 자체가 열려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입니다.

어느 이웃분께서 말씀해주셨네요. 이럴 때가 바닥이더라… 저도 정말 이 명제가 다시금 확인되는 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같은 심정이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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